일본 웹소설 채널

48.


 각성하는 세계 (그래도 나는 기다리지 않아)





「속공으로 학생회에 직접 담판하러 가죠」


「어, 그래」


나는 부실(임시)의 소파에 엎드려서 만화를 읽고 있었다. 마츠키도 똑같이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갑자기 일어나서는 그렇게 선언했다.


학생회의 습격이 있고 나서 일 주일간, 우리들은 비가 내리니까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뭐든지 장마의 탓으로 돌리고 현실을 잊으려고 하고 있었지만, 마츠키는 한 발 앞서 꿈에서 깨어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꿈꾸는 것 같은 기분이다. 라고 할까 만화에 열중하고 있다.


「의욕 넘치는구나아」


「오히려 선배야말로 말도 안 돼요. 이렇게 편안한 장소를 빼앗겨 버리는 거라고요?」


확실히 편안한 곳이다. 하지만 둘도 없는 장소인 건 아니다. 하라 선배에게 싸움을 거는 것 같은 행동은 피하고 싶은 거다.


「지금, 선배는 『우리 집에 내 방이 있고 말이야』 라든지 생각하고 있겠죠. 하지만 말이에요. 선배의 방에는 나라고 하는 꽤나 귀엽고 가슴이 큰 존댓말하는 후배가 없습니다」


「……너 말이야, 가끔 굉장히 자신만만해지는구나. 장난치지 말라고, 나를 바보취급하지 마. 확실히 내 방에는 마츠키 요이라고 하는 여자아이는 없다. 하지만 있든 없든 관계없다고. 왜냐고? 만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만질 수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지. 만약 코쿠타카 로쿠스케라고 하는 사람 앞에 마츠키 요이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존재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기분은 거짓말이 아냐. 거짓말이 아니라고 한다면」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나는 마츠키의 흉부를 응시했다. 그녀는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토해냈다.


「한심해. 남자라면 좀 더 꿋꿋하게, 확실히 말하면 어떻습니까. 빙빙 돌려서 가슴을 만지고 싶다든가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알았어. 만지게 해 줘」


「어머, 남자다워……. 하지만 단호히 거절하겠습니다. 선배에게 주물러지면 머리가 어떻게든 되어 버릴 테니까요」


「뭐야 그건, 말한 의미가 없잖냐! 이제 됐어! 됐다고 할까 처음부터 너의 가슴 따위엔 흥미 없었고! 가슴이라니 지방의 덩어리잖아, 다시 말하면 살덩어리잖아. 너라고 하는 인간의 게으름이라든가 해이함이라든가, 글러먹은 부분이 담겨 있는 거잖아. 그런 걸 만져 버리면 쓰레기가 전염된다. 한시라도 빨리 격리되어야 한다고. 젖가슴 아파르트헤이트해야 해」


「으, 그런 말을 들으면 분하네요」


마츠키는 소파에 엎드려 있는 내 옆으로 달려들어 왔다. 흔들린다, 흔들린다고. 뭐가 흔들리는지는 절대 말하진 않지만.


「보세요, 만져 봐도 괜찮다고요」


「시끄러 가까이 오지 마, 절대 안 만져. 그것보다 거기 서 있으면 텔레비전이 안 보여. 방해되니까 비켜라」


「뭣……! 가까이에 삼차원의 Breast가 있는 거에요? 지금이라면 만져도 아무 패널티도 없는 서비스를 해 드리고 있는 거에요?」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모아올리거나 마구 주무르는 마츠키. 나는 울 것 같아졌다. 얼마나 한심한 거야 이 녀석.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오. 죽을 때까지 여자아이와 사귈 수 없는 선배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 아닌가요!」


「안 만져, 안 만진다고」


「*만지세요! 만져 봐 주세요오. 으랴, 만지라고 코쿠타카! 폼 잡으면서 현자인 체 하지 말라고요!」

*?って! ?ってみてくださいよっ。オラっ、?れや石高! かっこつけって賢者?取ってんじゃあないですよ!


「뭘 하고 있습니까, 두 사람은」


나는 방해물(가슴)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어느 새 들어온 걸까, 학생회장 하라 선배가 있다. 굉장히 기막혀하고 계신다.


「……코쿠타카 군, 저, 전의 사건은 착각이라고 말했었지요」

 

「네, 말씀 그대로입니다.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녀석이 마음대로 날뛰고 있을 뿐입니다」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회장. 지금, 나의 여자로서의 매력이 시험받고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알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까?」


「전혀 모르겠어요. ……놀고 있어도 괜찮겠습니까. 지난 일주일간, 여러분을 학생회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기다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잠깐 상태를 보러 오면 이렇습니다. 실망했습니다」


좀 더 강한 어조로!


「코쿠타카 군은, 좀 더 좋은 사람이라고 할까, 올곧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때렸던 것도 반성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좀 더 빨리 사과할 생각이었는데, 그랬는데……!」


하라 선배는 나를 강하게 응시했다. 몸이 마비되는 듯한 기분이 되었다.


「선배」


「뭔가요」


「당신은 역시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선배. 저는 당신의 기대를 배반할 생각은 없습니다」


「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어요」


「내일, 학생회실에서 기다려 주세요. 좀 더 착실한 부원을 데려갈게요」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닐 거라고 믿어 보겠습니다」


나는 크게 끄덕였다. 선배가 돌아가고 나서, 나는 소파에 깊이 몸을 묻었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도와줘.


「멋있는 체 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에요. 하아, 선배는 정말로 어쩔 수 없을 정도로 폼을 잡네요」


*거짓말로부터 진실이 나온다는 말도 있고, 이렇게 된 이상 할 수밖에 없다.

*?から出た?, 일본 속담. 거짓말은 했지만 결과적으로 진실이 되었을 때 하는 말.





다음 날, 나는 클래스메이트나 아는 사람들에게, 손이 닿는 대로 마구 권유를 했다.


『뭐? 싫은 게 당연하잖냐』


『벌써 다른 동아리 들어가 있고……』


『그것보다 전에 빌려 간 돈이나 갚으라고』


『왜 내가 너랑 어울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귀찮아. 달라붙지 마, 끈질기기는』


거절한 녀석들 전원 줘패주겠어.


이런 이유로 아무에게도 대답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실패했더라도 마츠키가 있다. 그 녀석은 부장이기도 하고 당연히 빠릿빠릿 노력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나는 한 발 앞서 부실에서 뒹굴면서 결과를 기다리기로 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부실로 갔지만, 문이 잠겨 있지 않아서 무지막지하게 싫은 예감이 들었다. 살짝 안을 들여다보면, 스낵 과자를 먹으면서 로봇물 애니를 보고 있는 마츠키가 있었다.


「야이, 왜 게으름피우고 있는 거야!」


「아, 선배. 정말, 역시 *바리라고 할까요~. 너무 알기 쉬워서 재미있…… 무슨 일입니까? 세상의 종말이 바로 내일로 다가온 것 같은 표정을 짓고 계시네요」

*バリってる, 로봇물 애니메이션의 애니메이터/감독, 오오바리 마사미의 독특한 연출이나 작화의 특징을 줄여서 부르는 말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야! 선배에게 허세 부려 버렸다고!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


마츠키는 애니를 일시정지시키고, 엣헴 하고 귀엽게 헛기침을 했다.


「침착하세요. 저도 그냥 여기서 애니나 보고 있던 건 아닙니다」


「혹시, 부원을」


「아뇨! 전혀 모으지 않고 있어요. 그 정도가 아니라 권유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그렇지 않습니까. 제가 오타쿠라는 걸 아는 건 일부 사람들뿐이고, 앞으로 널리 알려 나갈 생각도 없습니다. 게다가 오늘 이 시점에서 곤란해하고 있는 건 코쿠타카 선배뿐이고, 저에겐 아직 일 개월 이상의 유예가 남아 있으니까요.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하지 않고, 내일도 하지 않고, 모레가 되면 해야만 한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겠죠」


이런 쓰레기에게 친구가 있을 리가 없잖아. 이런 *초노급 쓰레기와 즐겁게 놀 수 있는 녀석은, 정말정말 마음이 넓은 천사거나, 동류의 악마뿐일 거다.

*弩クズ


「젠장, 아직 시간이 있어. 나는 부원을 찾아 보러 갈 테니까」


「네~? 소용없다니까요. 여기서 저랑 게임이나 하죠. 애초에 말이에요, 노력하면 그 학생회장이 코쿠타카 선배에게 답례라도 해 준다는 말입니까? 부원을 모아 오면 사귀어 주기라도 합니까? 가슴을 마음대로 만질 수 있게 해 줍니까?」


아, 악마 같은 녀석. 나는 선배에게 답례를 받고 싶어서 노력하는 건 아니다. 물론 속셈은 있지만, 그런 건 나중 문제다. 나는 그저, 하라 선배에게 오해받은 채로 있기 싫다. 코쿠타카=쓰레기라는 방정식은 착각이라고 소리 높여 말하고 싶을 뿐이라고.


「소용없어요. 분명 헛수고로 끝납니다. 선배가 여러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던 걸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부 상대조차 되지 않았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굳이 덧붙이자면, 코쿠타카 선배에게는 더 이상 말을 걸 만한 지인도 없을 테죠. 선배는 모르는 타인에게 말을 걸 정도의 멘탈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요. 방법이 없습니다」


닥쳐라. 거기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금방 부원을 데려와 줄 테니까.





교내를 헤매이며 걸어다니길 수십 분. 나는 포기했다. 무리인 건 무리다. 식당 앞의 자판기에서 주스를 사서, 벤치에 앉아 학생회실 같은 교실의 창문을 바라본다. 아아, 저기서 하라 선배는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나 같은 녀석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겠지.


「참을 수가 없구만」


꿀꺽꿀꺽 캔 주스를 들이킨다. 돌아가서 잠이나 자자.


「찾아냈다고 코쿠타카 로쿠스케」 응?


어쩐지 작고 얇은 녀석이 있었다. 파카를 입고 있는데, 이 녀석은 여기의 학생일까.


「나, 나에 대해 잊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나야, 타카노 하루카다」


「아, 아아~ 응. 기억하고 있어 기억하고 있다고」


타카노하루카. 생각해 냈다고. 장소 불문하고 승부를 걸어 오는 이상한 녀석이었다. 서둘러 떠나자.


「그럼 난 용무가 있어서」


「기다려 줘. 나는 약속을 지켰어. 미즈사와라고 하는 워리어에게 도전했다. 그리고 졌다. 아니 패배는 아니야」


혼자서 중얼중얼 말하기 시작했다고 이 녀석.


「그러니까 승부다」


바보 아냐 하고 거절해 버리고 싶었지만, 나는 이 녀석에게 중학생 시절이라는 약점을 잡혀 있다. 암흑기라고 해야 할 중학생 시절은 타인에게 알려져서는 안 돼. 적당히 상대해 주지 않으면.


「그럼, 가위바위보로」


「기다려 주세요 코쿠타카 선배」


「우와아 어디에서 나온 거야!?」


나와 타카노는, 자판기 그림자로부터 나타난 마츠키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그녀는 흐흥 하고 웃고 있었다.


「가위바위보로 대결을 끝내기에는 너무 미지근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이건 부원 획득의 찬스에요. 거기의 보쿠 소녀를 미디어 크리에이트 얼티메이트부에 입부시킵니다. 싫으시다면, 선배가 중학교 육상부에 있었을 때, 사토라고 하는 선배에게 반했는데 완전히 실패했던 이야기를 그 학생회장들에게 폭로합니다」


「너, 너어! 너어어어!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거야!?」


다가서지만, 마츠키는 나의 팔을 훌쩍 피했다. 젠장. 이 녀석들의 입을 막을 필요가 있다.


「……알았으니까, 타카노와 승부할 테니까, 그러니까, 그것만큼은 말하지 마. 비밀로 해 주세요」


「*좋소이다」

*よござんす


나는 타카노를 바라봤다. 그녀는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지만, 나와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조금 기뻐진 것 같았다. 어째서 이 녀석이 나에게 달려들어 오는 건지는 모르지만. 도망칠 수는 없어. 나는 승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감개무량하다. 나는, 너를 뒤쫓아 이 학교에 왔다. 겨우 보답받는구나. 자, 승부다. 나와 너의 승부니까, 당연히……」


「당연히, 게임으로 승부네요」


「……방금 전부터, 이 사람은 왜 나와 너 사이에 끼어들어 오는 거냐. 두 명이 만났다면 승부의 내용은 정해져 있는 거 아닌가」


「달리기, 입니까?」


「그런 거다」 라고 타카노는 끄덕인다.


그러나 마츠키는 고개를 흔들었다.


「인정할 수 없어요. 타카노 씨. 코쿠타카 선배는 확실히 옛날에는 대단했던 거겠죠. 분명, 정말 달리기가 특기였을 거에요. 그렇지만 말이에요, 지금의 코쿠타카 선배에게는 체력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좋아, 달려라』 라고 해 봤자, 50미터도 온전히 달릴 수 없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은 타락한 생활을 보내 왔기 때문입니다. 애니의 DVD를 사러 다니는 마라톤은 특기겠지만, 보통의 마라톤이라면 십 분도 버티지 못합니다. 페어하지 않다는 겁니다」


심한 말투지만 그 말대로, 내 전성기는 이미 떠나가 버렸다. 거기다 타카노는 지금도 단련하고 있겠지. 가만히 핥는 것처럼 관찰해 보았지만, 이 녀석은 할 수 있다. 날씬하고, 육식동물 같은 몸매를 가지고 있다. 달리기에 특화된 형태의 몸이다. 그런 녀석과 *나란히 달려 봐도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んでヨ?イドンしたところで


「그럼, 어떻게 하면……」


「요점은 속도로 코쿠타카 선배에게 이기고 싶으신 거겠죠. 그렇다면 이겁니다」


마츠키는 주머니로부터 밀봉이 뜯기지 않은 트럼프 상자를 꺼냈다.





스피드.


트럼프를 사용하는 게임이다. 말장난이라고 할까, 그런 걸로 타카노가 납득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정말 의외로, 보통으로 승낙했다. 그래도 괜찮은 거냐 타카노 하루카.


「우와아, 대단한 부실이구나, 이건 NERD라는 녀석인가」


「실례네요, OTAKU라고 불러 주세요」


부실에 돌아온 우리들 세 명은 테이블 위를 정리하고, 스피드 승부의 준비를 시작했다. 부정 행위가 없도록, 마츠키는 새로운 트럼프 상자를 뜯어 조커를 치웠다. 52장의 카드를 솜씨 좋게 셔플해선, 한 장씩 나와 타카노에게 나눠 주기 시작했다.


「그럼, 룰을 확인할게요. 여러분 플레이어는 4장의 카드를 앞에 놓습니다. 나머지는 손패로 가지고 있어 주세요. 이번엔 『스피드』라는 구호를 말하면 게임 스타트입니다」


나는 손패를 적당히 셔플하면서, 타카노의 상태를 살폈다.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트럼프를 노려보고 있다.


「저기, 나를 뒤쫓아 왔다든가 말하고 있었지」


「응. 나는 최근까지 States에 있었다」


「그런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본 변두리까지 트럼프나 하러 온 거구나, 너는」


「아니얏. 나는 너와 승부를 하러 왔다!」


아~ 아~ 화났다 화났어.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서는 타카노도 마츠키도 적이다. 성가신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둘 다 나의 약점을 알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할까. 다루기 쉬운 쪽을 쓰러트린다. 다루기 쉬운 쪽은 당연히 굴곡이 없는 바디와 분위기를 가진 타카노다. 그녀는 냉정해 보이지만 의외로 격정적이다. 반면에 마츠키는 무리다. 이 녀석을 어떻게든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정도밖에는, 내가 살 길이 남아 있지 않다.


타카노를 도화공작부에 입부시킨다.


그러기 위해서, 좀 더 타카노를 도발해서 화를 내도록, 냉정함을 잃게 만든다.


「두 분, 룰은 제대로 들어 주세요」


「그 정도는 알고 있다니까. 그렇지?」


「응. 스피드 중시의 게임이라면 나의 특기 분야다. 절대로 지지 않아」


「그렇습니까. 그럼 룰 설명은 생략할게요. 두 분이 좋으신 타이밍에 시작해 주세요」


나와 타카노의 시선이 맞았다. 그녀는 끄덕이고, 나도 끄덕였다. 『스피드』라고, 동시에 게임 시작의 구호를 고했다.


스페이드 7, 다이아 6, 펼쳐진 카드는 2장, 나는 낼 수 없다. 타카노는 히죽 웃었다. 위험해. 궤도에 오르게 해 주면 불리해진다.


「기다려 타카노. 나는 네가 가지고 싶다」


삐끗 하고, 타카노는 움직임을 멈췄다.


「후, 후…… 뭘 말하기 시작하나 싶었는데」


「괜찮겠냐? 너는 이런 트럼프 따위로 나와 승부를 내도 좋은 거냐? 좀 더 제대로 납득할 수 있는 승부가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냐」


「그래서, 내가 갖고 싶다니 잘 모르겠는데. 소용없어. 나를 당황하게 하려고 해도」


「네가 필요하다. 이런 승부는 무효로 하고, 저기 있는 마츠키 같은 쓰레기도 무시하고, 우리 둘이서 승부해서 결착을 내자」


나는 손패를 테이블 위에 두고 일어서서, 타카노에게 쓱 다가갔다. 그녀는 조금 뒤로 물러선다.


「뭘 하고 있는 거야」


「첫눈에 반했다. 타카노, 나, 네가 엄청 좋아」


타카노는 가만히 내 눈을 들여다본다.


「……조금 기쁜 일을 말해 주는구나. 나도 마찬가지야. 처음으로 네가 달리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나는 너를 뒤쫓아 왔다」


「*서로 마음이 같다면 문제는 없겠지」

*?想いなら


「제정신이야? 나는」


「눈감아」


「아, 야……」


나는 타카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녀는 눈을 감는다. 어쩐지 조금 강아지처럼 떨고 있었다. 나는 되돌아 본다. 마츠키는 팟 하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던 카드를 집어들고, 나는 카드를 차례차례 내 간다.


「에? ……아, 아앗! 비겁하잖앗! 내 기분을 가지고 놀다니. 그런 것보다 부정 행위잖아, 심판!」


마츠키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카드를 낼 수 없었을 텐데」


「아뇨, 코쿠타카 선배는 조커를 사용했으니까」


「조커? WHY!?」


「로컬 룰입니다. 이 부실에선 조커를 모든 숫자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설명은 생략해 버렸습니다만」


「조커는 처음에 빼 버린 게 아니었나」


「그건 아마 타카노 씨가 잘못 본 거겠죠」


「그렇다고 해도 이상하잖아!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조커를 사용하지 않은 거야. ……아, 그, 그런가! 내가 눈을 감았을 때 손패를 바꿔치기했구나!」


바보가. 이미 늦었어. 네가 뛰어들어 온 곳은 거미집이다. 마츠키라고 하는 성격의 뿌리까지 석은 한 여자의 성이다. 그 시점에서 넌 이미 패배하고 있었던 거야.


나는 마지막으로 남은 카드를 내면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창문을 열고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타카노는 푹 기가 죽어 있었다. 소파 위에 쭈그려 앉아서는, 뭔가 투덜투덜 중얼대고 있었다. 확실히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해냈어요 선배. 일단 한 명, *부원, 넌 내 거야! 입니다」

*部員をゲットだぜ、です


「너한테는 사람의 마음이 없는 거냐」


「선배도 말로 흔들고 있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거네요. 선배의 손패를 적게 나눠 준 보람도 있다고 하는 겁니다」


어, 그랬던가.


「진상은 신만이 알고 있을 겁니다만」 재앙신 같은 녀석.


「자아 타카노 씨, 당신은 오늘부터 울트라 미디어 크리에이트부 어나더 코드의 일원입니다. 빨리 입부 신고서에 이름을 적어 주세요」


「비겁하다. 나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겠어」


「패배는 패배에요. 확실히 우리는 조금 치사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기는 간파하지 못했던 쪽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애초에, 키스 기다리는 표정을 지었으면서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요」


타카노는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마츠키. 어디까지 이 녀석을 추격하면 기분이 풀리는 거야.


「그런 표정 짓지 말아 주세요. 아시겠습니까. 입부하면 이전보다 좀 더 코쿠타카 선배에게 가까워집니다. 리벤지의 찬스도 다가와요. 뭣하면 제가 세팅 해 드려도 상관없어요. 저는 당신을 응원할게요. 그래요, 꿈꾸는 사람을 저는 좋아하니까」


타카노는 기뻐 보이는 얼굴이 되었다. 이 녀석 글러먹었다. 가까운 장래에 사기라도 당할 것 같아.





나와 마츠키는, 부원이 된 타카노를 데리고 학생회실로 향했다. 이걸로 하라 선배와의 약속을 지켜냈다고 생각하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실례합니다」 하고、마츠키는 노크를 하고 나서 학생회실의 문을 드르륵 열었다.


「아아, 여러분인가요」


하라 선배가 대답한다. 그녀는 가장 안쪽의 책상에서 무언가 기록하고 있었지만, 손을 멈추고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부실의 안은 좁았다. 높은 책장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쓸데없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뭐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는 골판지 상자는 바닥 곳곳에 널려 있어 움직이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 쪽 분은」


하라 선배는 타카노가 있는 걸 눈치채고는, 조금 놀란 것처럼 보였다.


「최근 전학해 온, 2학년의 타카노 씨네요」


「네. 그리고, 우리 울트라 미디어 크리에이트부 어나더 코드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과연」 하고, 하라 선배는 서랍을 열어 서류를 꺼내곤, 거기에 무엇인가 기입하기 시작했다.


「도화공작부는 지금부터 부원이 세 명, 이네요」


마츠키는 키히히 하고 웃었고, 타카노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어떤가요. 이제 두 명 더 모으면 불평은 없겠지요」


「처음부터 불평할 생각은 아니었지만요. ……그것보다도 코쿠타카 군. 약속을 지켜 주었네요. 조금 다시 보았습니다. 라고 말하면, 내려다보는 느낌이네요. 죄송합니다」


「당치도 않아요. 좀 더 위에서 내려다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단지, 해야 할 일을…… 아뇨, 당연한 일을 보통으로 했을 뿐이니까」


「앞으로 두 명, 이 시기에 부원을 모으는 일은 큰 일이겠지만, 노력해 주세요. 응원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상태로, 옆을 살짝 바라보았다. 마츠키는 빌어먹게 시시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쯤 하고 폐회하도록 할까요. 그럼 선배님들, 내일 만나요」


어쩐지, 마츠키의 기분이 나빴던 것 같구나. 모처럼 새로운 부원이 들어왔는데, 뭐가 불만인 걸까.


마츠키는 혼자서 총총 걸어나갔다. 나는 타카노의 상태를 살펴보고, 뭔가 이상한 말을 듣기 전에 돌아가려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반응한 것처럼, 그녀는 나를 뒤쫓아 온다.


「너는 강아지냐」


「무심코 반응해 버리는 거야」


역시 강아지 맞잖냐.


「기다려 줘, 저기」


나는 계단을 삼단뛰기로 달려 내려간다. 신발장에서 구두로 갈아신는다. 타카노는 빠릿하게 나를 마크하고 있다.


「역시 아직 달릴 수 있잖아」


「따라오지 말라고」


「싫다. 나는 계속 너의 등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바로 옆에 네가 있어. 네가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단념할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런가. 타카노는 진짜로 내가 좋은 걸까. 아냐. 확실하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 같은 건 아무렇게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올 리가 없어. 이 녀석은 마츠키에 비하면 슬퍼질 정도로 빈약하지만, 그런데도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으니까 싫어지지 않는다. 솔직히 귀엽다.


「저, 저기, 그런데 말이야. 혹시, 나를 좋아하는 거냐」


「나? 응, 당연하잖아. 나는 너에 대해 존경하고 있고, 사이좋게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코쿠타카 로쿠스케, 의외로 간단하게 인생이라는 이름의 게임을 클리어했습니다.


「알았다. 고마워. *사귀자!」

*付き合おう!


「*……사귀자니, 어딘가 같이 가자고?」

*……付き合うってどこに?


오래 전에 사용되던 빌어먹을 농담도 지금이라면 용납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끝없이 어디까지나」


타카노는 입을 멍하게 벌리고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그녀는 힘차게 수긍했다.


「나는 오늘 같은 날을 계속해서 기다렸다. 분명, 태어났을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계속. 코쿠타카 로쿠스케, 나는」


「로쿠스케로 좋아. 오늘부터 이름으로 불러 줘」


「그래, *로크스케!」

*ロクスケ


달려들어 온 타카노를 끌어안았다. 아~~~ 부드러워~~~ 가느다란 주제에, 여자아이는 어째서 이렇게 폭신폭신한 걸까. 엄청 좋은 냄새도 나고.


틀림없어. 나는 지금 행복의 절정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