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웹소설 채널

32.



연결되는 세계(폐쇄서점~라스트 리조트~) 




방과후, 교실에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중 하라 선배가 왔다. 나는 다가온 유우토를 무시하고, 그녀의 앞으로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선배!」 


「괴, 굉장한 미소군요. 저기, 요전은 감사합니다. 코바야시양이 수업을 받는다, 라기보다 교실에 온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라……」 


아직 1학기다. 코바야시 선배, 이러면 졸업할 수 없을텐데. 


「아니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에요. 핫핫하」 


「코쿠타카군에게는 정말로, 어떤 답례를 하면 좋을지」 


나는 하라 선배의 얼굴을 훔쳐본다. 여기서 스스로 「답례를 주세요」라고는 죽어도 말할 수 없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지금은 아직 움직일 때가 아니다. 참고 또 참는다. 


「하하, 뭐, 고전은 했네요」 


수고를 은근슬쩍 높여본다. 하라 선배는 약간 눈을 가늘게 뜬다. 웃는 것인지, 아니면 이쪽을 평가하고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하고, 불안해진다. 순간에, 바지 주머니에 있는 도장을 만지작거린다. 


「정말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코바야시양은, 아마, 둔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코바야시양은 유급하고 있습니다. 이미 성인이 되었다고도 들었습니다. 솔직히, 꽤 위험한 상황에 있습니다. 학교 측에는 졸업의 전망이 없는 학생을 언제까지나 놔둘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온정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걸 말하고 싶은 거야, 이 사람은. 나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하라 선배는 미소를 띄워 보였다. 


「위기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둔함은, 때로는 다른 사람의 분노를 사겠지요」 


둔해? 그 사람이? 마치 자신에 대해서처럼 화가 난다. 코바야시 선배는 둔하지 않다. 민첩하다. 사람의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실에 들어가기 어렵다. 자신이 이물로서 다루어지고 있는것을 깨닫고 있다. 그렇지만, 말대답할 수 없었다. 하라 선배가 말하는 것도 잘못되지 않았다. 오히려, 올바르다.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그러한 일은 알고 있어. 


「아마, 하라 선배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지요. 거기에 우수합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사람의 기분이라는 걸 모릅니다」 


「코바야시양에게도 같은 것을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뿐이다. 선배는 사과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단지, 사실만을 고한다. 


「그렇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코쿠타카군,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해줬습니다. 앞으로는 코바야시양이 스스로 어떻게든 하겠지요」 


하라 선배는, 스스로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뭔가 답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그렇다. 나는, 답례를 갖고 싶었다. ……이 사람에 대해 좋아했었다. 동경하고 있었다.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 


하라 선배는 조금 놀란 것 같았다. 나의 태도에, 라기보다,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것 자체에 대해서 반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눈부신 듯이 눈을 가늘게 떠, 상냥한 음성으로 말한다. 


「코쿠타카군은, 코바야시양을 좋아하네요」 


나는 수긍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부정도 하지 않았다. 거기에 있는 것은 역시, 사실뿐일지도 몰랐다. 






나는 그 날, 곧바로 집에 돌아가, 저녁식사를 만들었다. 평소보다 시간을 들인 탓인지, 메구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들어버렸다. 


아무것도 아니라 말한 나를 보고, 메구는 작게 수긍했다. 






「오빠. 놀아요」 


방에서 괴상하게 큰 개미떼를 마구 쏴죽이는 게임을 하고 있을 때, 메구가 쟁반에 쥬스와 과자를 갖고 온다. 아직 9시 전이라고 해도, 있다가 이빨을 닦으라 말해두자. 


「그럼 메구는 2P로」 


「에~, 싫어요. 그런 대량 살육자를 낳을 것 같은 게임」 


「무슨 말을 하고 있어. 나는 지구를 방위할 뿐이다!」 


「그렇지만 그레네이드로 아군을 날리고 있잖아」 


정확하게는 무능한 부대장만을 노리고 있지만, 말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좀더 귀여운 게임을 하고 싶어요」 


「그런 건 내 방에는 없어. 있다고 하면, 미연시 정도?」 


대체로, 거치용 하드라면 격투게임이나 액션 같은 것들 뿐이다. 


「……오빠는 여동생과 함께 그런 게임을 하고 싶은거야?」 


「시뮬레이션 계열에서, 메구가 선택사항이 나올 때 우왕좌왕하는 건 보고 싶어」 


유우토나 히야마군도, 삼지선다의 제왕인 내게는 미치지 못해도, 미연시 경험자다. 패턴을 읽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플레이를 봐도 그리 놀랍지 않다. 재미없다. 역시 초보가 플레이해, 개발자가 기대한 곳에서 죽거나 곤란해하는 걸 보는 게 재밌다. 


「최근은 격투게임 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아, 그래. 건슈팅 하자 건슈팅」 


「결국 쏘는 거잖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메구는 건슈팅용의 컨트롤러를 재빨리 준비하기 시작한다. 플레이하는 것은 오락실에서 이식된 타이틀로, 협력 플레이에도 확실하게 대응이다. 






다음날, 나는 메구에게 받은 도시락을 갖고 학교로 향했다. 점심시간은, 유우토들과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옥상에는 가지 않았다. 왜일까, 스스로도 잘 모른다. 


5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 유우토는 내 근처의 의자에 앉아, 점심시간에 대해서 물어봤다. 


「어째서 우리랑 밥 먹었어? 전에 말하고 있었던 용무라는 건 끝났어?」 


「조금 전도 말했지만, 뭐, 처음부터 굉장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만이야」 


나는 단지, 하라 선배에게 부탁받아 코바야시 선배랑 이야기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끝났다. 그렇다면 이제, 옥상에 갈 의미는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흐응. 뭐 좋지만. 그럼, 방과후는 역전에라도 갈까?」 


「응, 아아, 그래」 


……아니, 다르다. 다른가. 나는 별로, 누군가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에 옥상에 간 게 아니다. 나 자신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코바야시 선배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위험했다. 성우에 '님'을 붙이는 오타쿠처럼 기분나쁜 생각에 물들어 있었다. 


「미안 유우토. 역시, 됐어. 역전은 다음에 갈게」 


「아아, 역시, 용무가 있는 거야?」 


「뭐, 그래. 빼먹을 수 없어, 이 녀석은」 


「그런가」 유우토는 조용히 웃는다. 뭐든지 간파하고 있는 것 같은, 자랑스러워 하는 얼굴이다. 그렇지만 싫지 않다. 


「그러면, 잘 모르겠지만 힘내라」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방과후를 기다렸다. 






옥상에 향하자, 문에 열쇠는 걸리지 않았었다. 약간의 기대와 불안을 안으며, 나는 문을 느긋하게 열어간다. 석양이 눈에 들어와, 잠시만 눈을 감았다. 


선배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빙글빙글 근처를 둘러보며 한숨을 쉰다. 그 사람이니까, 열쇠 잠그는 걸 잊고 돌아간 걸까. 단념하고 등을 돌리는데, 사람의 그림자를 봤다. 


석양에 비추어진 그 실루엣은, 틀림없이 코바야시 선배의 것이었다. 출입구 옆에 있는 사다리를 올라, 거기에 가만히 들어앉고 있다. 그러니까 발견되지 않았던 것일까.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거다. 


선배는 하늘을 보고 있을 뿐 움직이지 않았다. 


「말, 해줬으며 좋았을텐데」 


「……로쿠타카군에게, 미움받았다고 생각했다」 


「오를게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나는 사다리를 단번에 뛰어올라, 선배의 옆에 들어앉는다. 그녀는 여기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별로, 신경쓰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단지, 어제는 여기에 오지 않았던 게 아닌가」 


코바야시 선배의 음성에는 비난의 기색이 섞여있다. 본인이 눈치채고 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왠지예요. 왠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선배는 알고 있을까. 우리들의 사이에는 약속 같은 게 없었다는 것을. 애매하고, 붕 떠있어, 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기뻤다. 코쿠타카 로쿠스케라고 하는 존재에 대해서, 선배는 많이 의식해주고 있다. 


나는 선배를 보려고 얼굴을 들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쓸쓸한 듯, 슬픈 듯. 황혼에 녹아버릴 듯한, 덧없는 표정으로. 


「……로쿠타카군. 이제, 여기 오지 않는 게 좋다」 


말하고, 선배는 일어선다. 


「아니, 나 같은 것과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싫은 일을 당하기 때문에, 입니까?」 


선배는 대답하지 않고,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뛰어내렸다. 뒤쫓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착지에 실수해 엉덩이를 문지르고 있는 걸 보고, 힘이 빠져버린다. 


「선배, 저는!」 


「……바이바이」 


손을 흔들고, 코바야시 선배는 문을 열어, 나갔다. 나중에 남겨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분간, 석양이 떨어져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날 점심시간, 옥상의 문으로 향하자 열쇠가 잠겨있었다. 아무리 힘을 넣어도 열지 않는다. 쓸데없었다. 미련이 남아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려 온다. 기대해 뒤돌아보자, 거기에 있었던 것은 선배는 선배여도 하라 선배 쪽이었다. 


「안녕하세요. 코바야시양은 오늘 쉰답니다」 


「아아, 그랬습니까」 


설령, 그렇지 않아도 여기는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지내기가 불편해져, 선배의 옆을 빠져나가려 한다. 


「아직 답례를 하지 않았네요」 


「괜찮다고,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코바야시양은 집에 있어요. 가게를 돕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저에게 답례가 된다고 생각했습니까?」 


하라 선배는 작게 수긍했다. 분하지만, 정답이었다. 


「어제, 직원실에 용무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담임의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코바야시양이 학교를 그만둘지도 모른다고」 


「그런, 거짓말」 


그렇지만, 예감은 있었다. 어제 본 코바야시 선배의 표정은, 뭐라고 말할 수 없을만큼 덧없었다. 마치 마지막 작별을 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건 그 사람의 문제야. 나같은 문외한이 말해도 어쩔 수 없잖아. 


그대로, 나는 굳어져 버린다. 아직 학교는 끝나지 않았다. 빠져나가서 만나러 가는 건가?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 만나서 어떻게 하지? 의미 같은 건 없다. 아마, 아무것도 없다. 나와 선배 사이에는 아무 것도 없다. 뭘 해도, 이젠 소용없다. 


「가지 않습니까? 코바야시당은 이미 개점해 있어요」 


「……가도, 어떻게 할 수도」 


「그렇습니까. ……헤타레네」 


하라 선배는 경멸하는 듯한 시선을 던지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떠나간다.. 또, 남겨져버린 듯한 생각이 들었다. 






「여~어, 로쿠스케~. 용무라는 건 이제 끝났지? 역전에서─」 


유우토는 히죽히죽 웃고 있다. 지금만큼은 이 녀석의 바보같은 면상이 고마웠다. 


「히야마군은?」 


「동아리에 갔어. 심심하고. 별로 여기 길게 남아있으면 쿠로갸루라던가에 이끌려서 귀찮아」 


여자가 부르는 게 귀찮다, 고? 사치스러운 녀석이다. 나의 마음이 검게 물든다. 


「그런가. 부럽구만」 


「……뭐야. 분위기 나쁜데. 아직 뭔가 더 있어? 포기 못 할 것 같아?」 


「아무것도 없어」 


허풍이었다. 


「뭐, 그런가. 하지만, 그런 얼굴로 놀러가도 어쩔 수 없는데. 머리 좀 식히는 게 어때? 아르바이트라도 갔다와」 


「아르바이트?」 


「어, 집에 돌아가도 게임만 할 뿐이겠지. 용돈이라도 벌고, 또 놀러가자. 아, 그러고 보니 신작 게임도 나왔을 거고」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비생산적인 행위에 빠질 정도로라면, 유키씨와 꺄악꺄악 우후후 하고 싶다. 나는 동의하고 상점가로 향했다. 






나의 아르바이트처, 사카키바라 서점은 오늘도 조용했다. 


책을 읽고, 시계의 바늘이 움직인다.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만이 실내에 있었다. 이야기의 가경에 도달했을 추리소설을 일단 접어두고, 옆에 있는 유키씨를 살짝 훔쳐본다. 그녀는 시집을 읽고 있었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코쿠타카씨. 안절부절 못하고 있네요」 


「네? 그, 그렇게 보입니까?」 


「그렇다고 할까요. 뭔가,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긴 것처럼 보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나는, 생각하는 일이 얼굴에 나와버리는 타입인 걸까. 스스로는 포커페이스라고 믿고 있었지만. 


「조금, 그, 싸움을 해버렸습니다. 그 사람과 이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유키씨는 책을 닫고 나를 응시한다.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은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싸움을 해도 하지 않아도, 만날 수 없는 사람과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연만 있으면 또 만날 수 있습니다. 인생이란 그러한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인연, 입니까」 


「이라고 조금 전 읽은 책에 써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유키씨는 살짝 웃었다. 장난스러운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 말이 맞을지도. 


「그렇지만, 싸움을 했다고 하는 분과 한번 더 만나, 화해하려는 노력을 잊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끽소리도 못할 정도의 정론이다. 그렇지만, 두려움도 있다. 코바야시 선배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까. ……뭐, 정말로는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피해질 뿐이지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왠지, 걱정을 끼쳐 버려 미안합니다」 


「아니요, 좀더 걱정하게 해줘도 아무렇지 않아요」 


「아니아니, 과연 그건 좀」 


「…………그렇습니까」 


어? 왠지 유키씨의 눈이 어둡게 흐려진 듯한 생각이 든다. 어째서일까. 이상한 걸 말한 것 같진 않은데. 






책을 끝까지 읽었는데, 유키씨가 몹시 미안한 얼굴로 머리를 숙였다. 


「하나, 부탁을 해도 좋을까요」 


「저기, 저는 아르바이트이니까, 좀더 혹사해도 상관없어요?」 


「터무니 없습니다」 터무니 없는 것인가. 


「방금 전 단골의 손님에게서, 책을 갖다줬으면 한다는 연락이 있었습니다. 30분 후에 가지러 온다고 했습니다만」 


과연. 문제없다. 


나는 유키씨에게, 주문받은 책의 메모를 받고 둘이서 가게 안을 찾아다녔다(유키씨도 책의 장소를 정확하게는 파악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윽고 세 권의 책을 찾아낸다. 덧붙여서 문고본 뿐이었다. 그것을 봉투에 넣어, 앞으로는 손님이 오는 것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코쿠타카씨. 조금 전 제가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 네, 물론입니다」 


「다행이다」라며 유키씨는 작게 끄덕여, 왠지 못된 장난을 치는 듯한 미소를 띄웠다. 






사카키바라 서점의 문이 덜컹덜컹 움직였다. 이 가게의 문은 문지방이 비뚤어져, 문을 비스듬히 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게 되어있다. 손님은 단골이면서도 모르는 것 같다. 보기 힘들었던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 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예약하고 있었던……」 


엉덩방아를 찧은 사람이 있었다. 젊은 여자다. 그녀는 매우 이상한 로고가 들어간 셔츠 위에 심록색의, 「코바야시당」이라는 자수가 가슴에 들어간 에이프런을 입고 있었다. 


「……스, 스토커다」 


그렇게 말하고, 여자는, 코바야시 선배는 나를 가리킨다. 


어째서. 물을 것도 없었다. 나는 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코바야시당은 우리의 단골 손님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되는 것은 당연, 할지도 몰랐다. 


「스토커가 아닙니다. 일어설 수 있습까?」 


선배는 내가 뻗은 손을 잡지 않고 스스로 일어선다. 


「……돌아간다」 


「기다려주세요」 


「너와 이야기할 것 따위, 없다」 


휙 등을 돌리는 선배. 


「아니, 예약하고 있었던 책을 가지러 왔겠지요?」 


상당히 오랫동안, 선배는 그 자리에 내내 서있었지만, 단념한 듯 돌아봐, 나를 무시해 성큼성큼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나도 점내로 돌아간다. 선배는 책을 빨리 건네줬으면 하는 것 같았지만, 유키씨는 우후후 하고 미소지으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는 나를 보고, 살짝 눈을 가늘게 뜬다. ……혹시, 지원사격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하는 것은 하나다. 


「선배」 


「……나에게 후배는 없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선배는 반응하고 있다. 


「학교를 그만둔다는 거 정말입니까?」 


삐걱 하고, 코바야시 선배의 어깨가 떨렸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고, 누구에게 들었냐고 말하고 싶은 듯한 시선으로 여기를 보고 있다. 


「학교를 쉬고 가게를 돕는다는 거, 정말이네요」 


「그거 뭐 어쨌다고. 로쿠타카군과는 관계없다」 


「가게를 잇는 것은 싫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문을 닫고 벽에 등을 기댔다. 


「확실히 말했다. 하지만, 좀 더 싫은 일이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이제 학교에는 갈 수 없다. 가고 싶지 않다」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전에, 네 덕분으로, 아니, 너의 때문에 수업에 들어간 적이 있었지. 그 때 생각했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역시, 옥상에 혼자서 있을 때가 편하다고」 


눈을 감는다. 바람을 맞고 있는 선배를. 황혼에 손을 흔드는 선배가. 함께 밥을 먹고, 맛있다고 말해 준 선배를. ……선배밖에 기억나지 않아.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정말로 그것밖에 없었겠지. 코바야시 선배가 얼마나 노력해 학교에 대해서 생각해내려 해도, 옥상에 대해서밖에 없겠지. 왠지, 매우 싫은 기분이었다. 


「부모가 시키는대로 되는 것은 싫지만, 하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도 안다. 예를 들어, 강한 의지가 있으면 된다. 이것을 하고 싶다. 자신은 이렇게 되고 싶다는 것만 있으면. 하지만, 없다. 반드시,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런 것은 없다. 그러니 주위에 맞춰갈 수밖에 없고, 사실 맞춰가는 게 편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옥상에서. 혼자서」 


「……응. 그렇다」 


「그렇다면 선배는……저와의 일도 아무래도 상관없었겠죠」 


약간 시간을 두고, 선배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시계의 바늘이 짤까닥 움직였다. 






「저는 선배에 대해서 아무래도 상관없다거나, 그런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선배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보고 싶지 않았다. 나를 떼어버릴 생각이라면, 어째서, 그런 식으로 슬픈 듯 하고 있는 거야. 


「선배하고 만나, 이야기한 것은 잠깐 뿐일지도 몰랐지만, 그 뿐이라면 싫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좀 더 선배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너는」 


좀더 이야기하고 싶다. 여러 가지 것을 물어보고 싶었고, 들어주었으면 했다.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그렇게 한정된 시간과 장소여도 상관없다. 


「책임을 져주세요. 저는, 선배에게 저의 처음을 바쳤으니까」 


「너!?」 


조금 전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선배가 얼굴을 올려, 왠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뺨은 주홍으로 물들어 있다. 그리고 어느새 유키씨는 자취을 감추고 있었다. 그러나, 안쪽의 방에 이어질 미닫이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처음이라니, 무엇을……」 


「네? 아니, 도시락입니다. 저, 다른 사람에게 만들어준 적은 지금까지 없어서」 


「……그, 그런가. 아니, 그렇겠지만. 조금만 놀랐을 뿐이지만」 


뭘 놀라고 있어. 


「어쨌든, 나는 학교에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아니, 돌아가주세요」 


「……그것도」 


선배는 나의 눈을 가만히 본다. 무기질로 어딘가 로봇 같은 눈동자이지만, 그것은 확실히 흔들리고 있었다. 


「하라에게 들었기 때문인가. 그 녀석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인가」 


비난하는 듯한 시선을 받고 나는 생각한다. 어째서, 여기서 하라 선배의 이름이 나올까. 지금은 나와 선배의 문제야. 그 사람은 관계없다. 


「……너는, 하라와 즐겁게 하고 있으면 괜찮지 않은가」 


하지만, 선배는 말했다. 그녀의 말은 마치 원망처럼도 들렸다. 


「그 녀석이 머리가 좋고, 이야기하고 있으면 반드시 즐거울 것이다. 나는 말주변이 없고, 지식이 없다. 음식에 대해서밖에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하라가 미인이고, 귀염성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뭡니까. 선배. 저를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하라 선배가 아니고, 당신이 좋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싫다」 


「……그렇지만」 


어떻게 말하면 알아줄까.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내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 이미 선배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풀어버리려고 했지만, 여기서 떼어놓으면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들어 팔에 힘을 넣었다. 


「선배는 학교가 싫습니까?」 


「……그렇다」 


「그럼, 쉬는 시간은. 점심을 먹는 것은 싫습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냐는 듯한 눈으로 선배는 이쪽을 응시한다. 


「문화제는? 체육제는? 수학 여행은? 즐거운 것 같은 일도 싫습니까? 선배는 즐거운 일도 싫습니까?」 


선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니 알 수 있다. 이 사람은 반드시, 학교가 싫은 게 아니다. 물론 이벤트가 싫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선배는. 


「당신은 반드시, 혼자가 싫다」 


「아, 아니……」 


꽉, 손을 잡는다. 조금 전보다 강하게. 선배는 뭔가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입을 다물어 버렸다. 


「……너는 어째서, 나를. 그렇게까지 신경쓰는 거야」 


어째서일까. 


아니, 이미 알고 있다. 그 날, 그 때, 내가 만든 도시락을 먹어 주었을 때로부터……아니, 반드시 좀 더 전부터 좋아하게 되었을 거다. 어쩐지 너무 청춘 같아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숨기고 있으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저에게는 꿈이 없습니다.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 생각났습니다. 저는 좀더, 선배에게 맛있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선배가 웃고 있는 얼굴을 보고 싶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이 정도다. 


「……마」 


「네?」 


내가 선배의 얼굴을 보자, 그녀는 시선을 딴 데로 돌려, 얼굴을 피했다. 


「연상을 조롱하지 마」 


보통 여자아이 같아서, 코바야시 선배가 죽을만큼 귀엽게 보여서, 나는 얼굴이 헤실헤실 풀린 걸 보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였다. 


「선배. 당신은 전에, 선배와 가까워지면 싫은 일을 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당신과 가까워질 수 없는 게 싫다는 걸 확실히 알았습니다」 


나의 오른손이 선배의 왼손을 잡고 있다. 그녀는 조금만 힘을 빼고, 살며시 맞잡아줬다. 


「로쿠타카군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걸까」 


「일 년 주세요. 할 수 있다면, 실현된다면, 앞으로 일년만 기다려주세요」 


「……일년?」 


「저와 함께 졸업합시다」 


쥐 죽은 듯한 정적이 귀를 찌른다. 나는 선배의 모습을 엿보듯, 훔쳐보듯 그녀에게 눈을 돌린다. 


「조금 전 말한 이벤트도 함께……체육제에서 이인삼각 합시다. 문화제에서 가게를 둘러보고 싶고, 함께 수학여행에 가고 싶다. 저는 선배와, 좀 더 쭉 함께 있고 싶다」 


물론, 실현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선배에게는 선배의 사정이 있다. 앞으로 일 년 더 유급해달라니, 그런 어리광이 통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내 기분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것마저 어리광이라 한다면, 나는 이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단념하자. 그리고 두 번 다시 화과자는 먹지 않는다. 


「로쿠타카군」 


손이, 손가락이, 느긋하게 풀린다. 나는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선배는 조금만 허리를 숙여, 나와 시선을 맞춰온다. 


「나는, 특별한 것은 필요없다. 네가 말하는 이벤트도, 사실, 그다지 마음은 뛰지 않는다」 


그렇지만, 하고 선배는 말하고, 작게 미소지었다. 


「너의 도시락은 또 먹고 싶다」 


「만들어요. 절대. 절대로 맛있다는 말을 들을 테니까」 


「응. 말할게.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