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웹소설 채널

31.



연결되는 세계(반합증명~다크 크라이 라이트~) 




「아, 로쿠타카군」 


「안녕하세요, 선배」 


점심시간에 옥상에 얼굴을 내미는 것도 익숙해졌다.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라이프워크와 같은 것이다. 코바야시 선배도 나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진 것 같았다. 


「……조, 좋은 날씨구나」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인다. 조금 전부터 쭉, 선배는 내가 가져온 물건에 시선을 쓰고 있다. 뭐, 이것이 최종병기야. 효과적인 것 같아 최상이다. 


「선배. 오늘은 다양하게 이야기를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하라에게 부탁받은 것이라면, 거절한다」 


「하라 선배에게 부탁받은 것은, 코바야시 선배를 수업에 참가시키는 것 뿐입니다. 흥미예요. 저는, 선배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것은 반드시, RPG에서 컬렉터 도감을 채우는 것 같은 것이다. 결코 사랑 따위는 아니다. 내 타입은 꽃마저 그 아름다움 앞에서 부끄러워하다 못해 죽고 싶어할 정도로 아름다운 하라 선배니까. 


「어떻게 옥상에 출입하고 있는 겁니까. 열쇠라든지 있습니까?」 


「……응. 시타야 선생님에게 받았다」 


시타야? 라니, 그런 교사 있던가? 


「이미 다른 학교에 갔지만. 비밀이야, 하고 이것을 받았다」 


코바야시 선배는 제복의 버튼을 풀고 앞가슴에 손을 넣는다. 나는 순간 손으로 눈을 가린 척 하고 거기를 응시했다. 그러자 끈이 달린 열쇠가 나왔다. 과연. 그것이 옥상 열쇠인가. 


「열쇠, 그러한 식으로 갖고 있었네요」 


「……나, 왠지 뭔가를 잃어버리는 일이 많아서. 이렇게 하면 잃어버리지 않는다」 


넘어지거나 할 때 떨어뜨리는 걸까. 주머니에 단돈을 넣어주고, 등 뒤를 휙 밀어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러면, 왜 수업에 나오지 않습니까?」 


「……로쿠타카군과는 관계없다」 


「혹시 따돌림입니까? 알겠습니다. 누구에게 당하고 있는지 말해주세요. 하라 선배에게 곧장 일러바칩니다」 


「다르다. 그리고, 하라에 빚을 지고 싶지는 않다」 


거기는 가르쳐 주지 않는 건가. 그렇다면 다른 것을 물어보자.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나로서도, 초등학생마저 경멸할 정도의 바보같은 질문이라 생각한다. 


「먹을 수 있다면, 뭐든 좋아」 


「플라스틱이라든지?」 


「아니, 그것은 무리였다」 


시험했나. 


「……어릴 적의 이야기다. 뭐든 입에 넣어 버린다. 나쁜 버릇이다」 


「정말입니까」 


코바야시 선배에 대한 건 잘 모르겠다. 우선, 핑크빛 찐빵급으로 잘 먹는다는 것은 알았다. 그렇다면 음식으로 낚으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재차 판단한다. 나는 꾸러미를 풀고, 뚜껑을 열어, 여러 가지 색의 반찬을 선배에게 과시했다. 


「……아, 아아. 도시락이다. 게다가 수제?」 


「제 여동생이 만들었습니다. 친구에 먹이고 싶다고 했는데, 솜씨가 늘었으니 오케이야, 라고 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선배는 어디에선가 나무젓가락을 꺼내, 깨끗하게 두쪽냈다. 반응 빠르다. 그러나, 그렇게는 안 돼. 


「이런, 기다려 주세요. 이것을 먹고 싶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비겁하다」 


도시락을 앞에 두고, 기다려. 개라도 참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선배는 눈가에 눈물을 띄우고 있다. 젓가락을 짤깍짤깍 움직이며, 난폭하게 숨을 쉰다.. 


「수업에 나간다면, 이 도시락을 드립니다」 


「나가지 않는다면?」 


「쌀 한 톨도 주지 않습니다. 자, 어떻게 합니까?」 


「……크, 우, 우우우우」 


선배는 머리를 안는다. 아아, 역시 효과적이었다. 조금 불쌍한 생각도 들지만,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줬으면 한다. 


「수, 수업에 들어가면, 도, 도시락은 먹어도 괜찮겠지?」 


「뭐 아무래도 이 전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안 된다는 것도 그거니까. 우선 오늘은 오후 수업만으라도 받아주신다면야」 


「……2교시 정도만 교실에 있으면 도시락이. 그렇지만, 우우, 우우우우」 


그렇게 말하면서, 선배는 이미 계란부침을 젓가락으로 잡고 있다. 프라이드가 없다고 말할까,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달까, 자신에게 약한 사람이었다. 


「참고로, 수업하러 나가신다면 오늘은 과자도 준비했습니다. 오독오독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이에요」 


「잘 먹겠습니다」 


「드세요」 


순식간에 도시락 상자가 깨끗하게 비어간다. 선배의 젓가락 다루기는 민첩했다. 우물우물하며, 정말모 맛있는 것처럼 먹는구나. 아아, 그렇다. 다음엔 나도 뭔가 만들어 가져올까. 이런 식으로 먹어준다면, 만드는 쪽도 기쁘다는 거다. 






도시락을 먹어치운 선배는 두손을 모아 머리를 내렸다. 


「……잘 먹었어요. 매우 맛있었다. 로쿠타카군의 여동생에게, 안부 전해줘」 


「알겠습니다. 그러면, 약속은 지켜주겠죠?」 


선배는 과자를 오독오독 먹으며 수긍한다. 좋아. 이런 걸 바로 맹활약이라고 하는 거다. 하라 선배도 필시 기뻐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다. 결혼이다. 식은 언제 올릴까. 


「……그럼, 나는 이걸로」 


「아, 기다려주세요. 선배가 교실에 들어가는 걸 지켜봅니다」 


「뭐?」 


큰일났다는 표정의 선배가 뒤돌아 본다. 응? 


「설마, 이대로 도망치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배는 결코 나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전에도 도망치려고 했고. 우선, 평소부터 땡땡이 치는 사람이다. 신용은 할 수 없다. 예비종도 울고 있고, 괜찮겠지. 


「그렇다면 가볼까요, 선배」 


「아와와」 


분명히 당황하고 있지만, 선배는 결국, 자신의 교실에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 같다. 옥상을 나와, 3년의 교실이 이어지는 복도를 척척 나아간다. 나는,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복도에 있는 다른 상급생의 눈이, 조금 신경쓰여 버린다. 


「아, 코바야시양이다」 


「정말이다. 오랜만이네~」 


아무래도, 땡땡이의 단골은 이래저래 유명한 것 같다. 바로 그 본인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척척 교실에 들어갔다. 그 순간, 안이 소란스러워진다. 나는 열려있던 문의 틈새에서 그 모습을 관찰하기로 했다. 


코바야시 선배는 자신의 의자에 앉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녀가 수업에 빠지던 사이에 자리 바꾸기가 있던 것 같다. 선배는 어디에 앉으면 좋을지 알지 못하고 내내 서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동안이다. 신경써준 여학생이 그녀를 안내해, 억지로 앉게 한다. 라니, 어이. 교과서와 필기용구는 어쨌어. ……뭐, 수업에 출석만 해주면 문제 없다. 


「어머나, 코쿠타카군? 무슨 일인 것입니까?」 


뒤를 돌아보자, 다음의 수업에 사용할 교재를 가진 하라 선배가 여기를 엿보듯이 보고 있었다. 


「했어요, 선배. 교실의 안을 봐주세요」 


「조금 소란스러운 것 같습니다만……아, 아앗」 


하라 선배는 가지고 있던 교재를 떨어뜨려 버린다. 어느 정도의 충격을 받은 걸까. 코바야시 선배는, 도대체, 언제부터 수업에 빠졌던 거지. 졸업이라든지 괜찮은 걸까. 


「코바야시양, 결국 제 마음을 알아주셨습니까!」 


달려가는 하라 선배. 코바야시 선배는 토끼와 같이 도망쳤다. 그녀의 접근을 알아차리자마자 의자에서 일어서, 교단 위에 서, 오지 마 하고 위협하기 시작한다. 클래스메이트나 복도에 있던 학생들은, 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두명을 본다. 


「왜, 도망칩니까?」 


「……네가 오기 때문이다. 말했겠지. 나에게 가까워지지 말라고」 


「그랬습니다만, 가까워지지 않으면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너는, 거리가 가깝다. 그렇게 다가오지 않아도 이야기는 할 수 있다. 나는 하고 싶지 않지만」 


「심합니다, 너무합니다!」 


……얼마나 미움받고 있어, 하라 선배. 전생으로부터의 인연이나 뭐 그런 건가? 그 하라 선배를 이렇게 싫어하는 것은, 이 학교에서도 코바야시 선배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가까워지고 싶어도 접근할 수 없는데. 사치스러운 사람이다. 


나도 슬슬 교실로 돌아가자. 지금은 그 둘 중 누구도 냉정하지 않다. 방과 후나, 아니면 내일이라도, 이야기를 들으면 되겠지. 






방과후, 유우토는 학생회에. 히야마군은 PC부에 가버렸다. 하라 선배에게서 포상을 받고 싶었지만, 특별히 소식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오랫만에 아르바이트에게 가기로 했다. 


사카키바라 서점. 상가 구석진 자리에 있는, 무너져가는 책방이다. 아르바이트라고 해도, 가금 청소를 하거나 가게보기라는 명목의 독서로 시간을 보내면 될 뿐인 간단한 일이다. 게다가, 점장은 미인이었다. ……어라? 내 주위에는 미형밖에 없는 듯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페이드아웃 해가는 히야마군의 얼굴). 


「그런 이유로,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오래간만이군요, 코쿠타카씨」 


우리의 점장인 유키씨는, 처음 봤을 때는 유령인가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고, 멍하니 있는 사람이었다. 뭐 지금도 멍하니 있지만. 


여기서의 아르바이트는, 출근하고 싶어지면 출근하고, 돌아가고 싶어지면 돌아가는, 대우가 좋은 것인지 아르바이트는 어떻게든 좋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 사양이다. 급료는 그 날 중에 건네받는다. 유키 상 가라사대 「우리는 언제 가게를 정리하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라는 것이다. 그리 큰 돈은 손에 들어오지 않지만, 용돈벌이에는 딱 좋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손님은 오지 않기 때문에, 카운터에서 의자에 앉아, 그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으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버리는 상태다. ……괜찮을까? 


「코쿠타카씨, 단 것은 좋아합니까?」 


「네. 플라스틱 이외의 먹거리라면 뭐든 좋아해요」 


「어머, 플라스틱입니까」 


유키씨는, 가끔 나를 응석부리게 하려고 한다. 뭔가 이유를 대며 과자를 주거나 보살피려 한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는 반항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할까 저항하는 의미같은 건 없었다. 


「실은, 코바야시당의 양갱을 받았습니다. 곧바로 가져올게요」 


「아, 그런, 신경쓰지 마세요」 


코바야시당이라면, 이 근처에서 유명한 화과자 가게다. 우리의 부모님은, 저기는 전통 있는 가게니까 비싸고 맛좋다고 말하고 있던가. 비싸다=맛있다는 것도 미묘한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아르바이트 따위에게 낼만한 건 아니다. 


「사양하시지 마세요. 먹지 않다가 상해서 버리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닙니다. 혼자 먹어도 맛있는 것이라면, 두 사람이면 더욱 맛있게 느껴질테니까」 


그렇게까지 들으니 먹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할까 사양하고 있는 것은 겉치레로, 사실은 나도 양갱 먹고 싶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은 사양않고, 잘 먹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라며 유키 상은 식후의 차를 마셨다. 품위있는 모습이다. 나의 주위에는 없는 타입이다. 


「무슨 일인가요?」 


「코바야시당의 외동따님에 대해 생각해 냈습니다」 


「헤에, 아는 사람입니까」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코바야시씨는 저희 단골이기도 하니까요」 


의외다. 그런 인연이 있었다고는. ……그러고 보니, 사카키바라 서점도 꽤 전부터 있는 가게이고. 


「저기의 따님이라면, 부자로, 아마 품위있는 분이겠죠」 


규중의 영애라고 할까, 전통 있는 화과자점의 딸이라는 직함은, 아마 이 나라 톱클래스의 상표 아닌가. 하지만, 유키씨는 복잡한 심정을 담아 미간을 찌푸린다. 


「다른 분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품위있다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아이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만……」 


「뭐, 여러가지 있겠지요. 그러고 보니, 제가 아는 사람 중에도 코바야시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살 위의 선배입니다만」 


「그랬습니까. 괜찮으시다면, 어떤 분인지 이야기를 들어도」 


「물론입니다. 그게 말이죠」 


나는 코바야시 선배에 대해서 생각해 낸다. 왠지, 입 안의 양갱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잘 먹는 사람이군요. 그리고, 잘 넘어지거나 해서 상처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사람입니다」 


「…………타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제가 아는, 코바야시당의 따님과 닮아 있습니다」 


설마. 아니, 하지만, 그래도, 그러나. 


「단지, 코쿠타카씨의 한 살 위라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네요. 확실히, 이미 성인이 되었을테니」 


「아아, 그렇다면──────────!?」 


그렇다면……그렇다면, 설마. 






집에 돌아가, 냉장고 안이 비었기에, 메구와 함께 슈퍼에 쇼핑하러 갔다. 문득 생각나서, 식재료를 넉넉하게 사, 내일의 도시락을 만들기로 했다. 나와 메구와 코바야시 선배의 세 명분이다. 


저녁식사 후, 내가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메구가 히바곤이라도 보는 듯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본다. 


「뭐야. 왜 그러는 거야. 아직 배고파?」 


「아니요, 오빠가……그, 내일, 도시락을 만드는 거야?」 


「뭐. 전에 말했던 친구에게」 


흐응, 하고 메구는 재미없다는 듯 중얼거리더니, 툭 하고 말했다. 


「여자군요」 


움찔 해버린다. 어떻게 알았지. 


「하지만, 오빠가 일부러 유우토군이나 히야마씨에게 만들어줄 리 없는걸. 그리고, 오빠에게는 그 외의 친구는 없을 것 같으니까」 


「그, 그래서 여자라고?」 


「사내아이가 뭔가를 할 때는, 대체로 여자가 관련되어 있지 않아?」 


일단 확인해두자. 메구는 초등학생이다. 나의 여동생은, 사실은 루프라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다음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기 시작했다. 도중, 메구가 와서 도와줬다. 간이 싱겁다, 맵다, 시어머니 같은 말을 하기 시작해서, 그 이상 성가신 일도 없었지만, 그녀 나름대로의 배려였을지도 모른다.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자신이 만든 것을 먹이는 것은 처음 하는 체험이다. 첫체험이다. 


「그럼 갔다올게」 


「네, 잘 다녀오세요. 왠지는 모르지만, 힘내라고 해둬요」 


그건 고맙군. 든든하다. 






「왠지, 오늘은 너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절대 무리고 쓸데없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발렌타인 데이 때 교실에 남아있는 중학생 같구나」 


「그만둬 트라우마 파내지 마」 


유우토에게 오랜 상처의 딱지를 뜯겼다. 


「코쿠타카~, 너, 오늘도 식당 안 갈래?」 


「어. 너희는 학생식당의 아줌마가 만든 우동이라도 먹어라」 


「아줌마에게 사과해!」 


미안하다. 


「그보다, 히야마군이나 유우토, 과자 같은 거 갖고 있는 거 없어?」 


「갖고 있을 리 없겠지」 


「아, 미안. 치쿠와밖에 없어」 


코바야시 선배는 도시락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뭐, 어쩔 수 없다. 오늘 아침은 제법 노력했다. 새로운 메뉴에도 도전해, 실패해버렸지만, 그건 내가 먹을테니 문제없음. 단지, 맛있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옥상에 가니 선배의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열쇠는 열려있다. 매점이나 화장실에라도 가고 있는 것일까. 우선, 적당하게 기다려볼까. 


이번 분기에서 가장 마음에 든 애니송을 흥얼거리며 도시락 꾸러미를 펼친다. 그러자 시선을 느꼈다. 휙 얼굴을 올리자, 급수탑 저편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뭘 하는 겁니까, 선배」 


코바야시 선배는 가만히 여기를 응시하고 있다. 경계되고 있는 것 같다. 


「……로쿠타카군, 혼자인가?」 


「예, 뭐」 


「그렇다면 좋다」 


아아, 나를, 이라기보단 하라 선배를 경계하는 것인가. 어제, 도대체 뭐가 있었지. 


「선배, 점심은 벌써 먹었습니까?」 


「응. 방금 전 빵을 몇 개. 그리고 주먹밥과, 그리고」 


어느 정도 먹는 거야, 이 사람. 위가 우주랑 연결되어 있나. 


「도시락을 가져왔습니다. 괜찮다면 부디」 


선배가 조금 전부터 도시락에 시선을 쓰고 있는 건 눈치챘다. 그녀는 꿀꺽 하고 침을 삼킨다. 


「……여동생에게는 미안한데」 


「아아, 아니요, 오늘은 제가 만들었습니다」 


「뭐? 네가?」 


대단하다며 선배는 아이처럼 눈을 빛내고 있다. 그리고, 조금 슬픈 듯 시선을 내려깐다.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게 먹어도 괜찮은 건가?」 


「오늘은 조건 같은 것도 없습니다. 아, 감상을 말해준다면 기쁘겠네요」 


「로쿠타카군이 후광을 두른 것처럼 보인다」 


선배는 어디에선가 꺼낸 나무젓가락을 들고 도시락통을 잡는다. 하지만 그쪽은 실패작 쪽이다. 


「아, 자, 잠깐, 그쪽은 안됩니다」 


그러나, 선배는 이미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고 있다. 변함없이 빠르다. 그리고 망설임이 없다. 둔한 주제에 판단은 민첩하다. 


「……맛있다 맛있다」 


행복하게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나 달걀부침을 먹고 있다. 하지만, 그거, 내 판단으로는 실패작이지만. 어쩌지. 


「아, 저기, 눌어붙었고, 그쪽은 간이 너무 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응? 아니, 맛있다. 로쿠타카군은 대단하다. 요리를 할 수 있는 남자는 인기라고 말하고」 


이상한데. 혹시 자신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숙성, 같은 거라도 된 걸까. 아침에 먹어 보았을 때는 빌어먹게 짰지만. 


「하나 먹을게요」 


먹어본다. 씹어본다. 맛본다. 아, 안돼, 이건. 


「매웟! 죄, 죄송합니다. 이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맛있는데」 


「맵지 않습니까?」 


선배는 머리를 옆으로 흔든다. 진짜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쪽도 부디」 


「좋은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선배는 이미 아스파라거스를 집고 있다. 그쪽은, 개인적으로는 잘 된 쪽이라 생각한다. 


「맛있다 맛있다」 


……조금 전과 감상도 표정도 변함없다. 왠지 복잡한 기분이다. 맛있다고 말해주는 것은 기쁘지만. 으음. 


「어느 쪽이, 그, 맛있었습니까?」 


「어느 쪽도」 


아, 알았어. 아마, 이 사람은 혀도 바보같다. 






도시락 2인분의 대부분을 위 속에 넣어버린 코바야시 선배지만, 전혀 아무렇지도 않으 느낌이었다. 그녀는 호리호리하고, 먹은 만큼은 어디 다른 차원으로 날아가고 있는 걸까.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스타일이다. 클래스메이트의 여자가 들었다면 빡쳐 날뜅 것 같다. 


그런데 그런데, 하라 선배와의 결혼 루트는 확정됐고, 어제 유키씨에게 들은 것을 확인해두자.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신경쓰였다. 


「선배는, 사카키바라 서점을 압니까?」 


「……아아, 거기엔 신세를……왜, 네가 알고 있지?」 


나로부터 거리를 벌리려고 했을 것이다. 일어선 선배는 펜스에 머리를 부딪쳤다. 


「왜가 아니고요, 저는 거기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습니다. 코바야시당이라는 화과자 가게는 저희 단골 같네요. 아, 그러고 보니 선배와 이름이 같구나」 


「……그, 그런가. 아마라고 할까, 틀림없이 착각이다. 응」 


「외동딸이 있던 것 같은데요, 잘 먹고, 잘 넘어지는 사람 같아요. 마치, 코바야시 선배같은」 


「무례하다. 나는 확실히 남보다 조금 더 먹는 걸지도 모르지만, 넘어지지는 않는다」 


거짓말 하기는. 바로 지난번도 계단에서 우당탕 굴렀잖아. ……그러나, 어째서 숨기려고 하는 걸까. 


「뭐, 선배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 때, 내 배에서 고르륵 소리가 났다. 선배가 반 이상 먹어버렸기 때문에, 텅 비기 직전이던 것이다. 


「……아아, 미안. 내가 과식했기 때문에. 대신 이것을」 


선배가 보낸 것은 포장된 만쥬였다. 화과자를 손으로부터 만들어낸 것처럼 보여, 어떤 미연시를 떠올려 버렸다. 


「고맙습니……응?」 


그런데. 그런데 말야, 만쥬 포장지에 제대로 「코바야시당」이라고 하는 가게 이름이 들어가 있는데. 진심으로 하는 걸까, 이 사람은. 


「코바야시당이라고 쓰여있습니다만, 이건」 


「응? 아. 다르다. 이것은 역시 안된다」 


「역시 그렇겠죠! 숨기지 않아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좋잖아요. 화과자점의 외동딸. 훌륭한 직함이에요」 


그러나, 선배는 심하게 낙담한 듯 무릎을 끌어안는다. 좋던 나쁘던 알기 쉬운 사람이다. 


「……별로.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화과자 마음껏 먹을 수 있지 않아요?」 


「그렇기는 하다」 먹는 건가.. 


「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부모가 시끄럽다」 


아아, 하고 납득해 버렸다. 그런가. 머지않아, 선배는 가게를 이어야 하는 것인가. 혹은, 누군가와 결혼해 그 사람에게 가게를 물려받게 한다거나. 어느 쪽이건, 그녀의 진로는 정해져 있다. 고민도, 생각하는 것도 있는 걸까. 나 같은 녀석은 레일이 깔려있는 쪽이 고마운데. 


「나는 가게는 물려받고 싶지 않다」 


「뭔가, 꿈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없다」 


단언했다. 딱 잘라버린다. 


「그렇지만, 화과자 직공이 되면 큰 일이다. 준비 같은 걸로 가게에 쭉 있기 때문에, 다른 걸 먹을 시간이 없다. 나는 최근, 역 앞의 케이크 상점이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화과자만 먹고 살게 된다니, 상상만 해도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 


「별로, 그, 다른 음식이라도 마음대로 먹으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안돼!」 


선배가 일어선다. 그녀의 무릎에서 마른 소리가 났다. 


「아버지나 어머니도 허락해 주지 않는다. 양과자를 먹으면 미각이 상한다고 말한다. 생각할 수 없다」 


「그건 좀 과언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내 혀는 이미 이상해졌으니까」 


「어이」 


믿을 수 없어. 스스로 말했잖아. 어제부터 준비한 시간을 돌려주면 좋겠다. 뭐야. 뭐야 이제. 뭘 먹어도 맛있다고 말할 것 같지 않은가. 


「그렇지만, 맛있는 것은 맛있다.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리고 아마 미각도, 직공과는 거리가 멀게 엉성하지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안다」 


「무엇을 말입니까」 


「애정이야」 


애정……이라고? 


선배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비운 도시락 상자를 가리켰다. 


「요리를 만들어 주는 사람의 기분이다. 네가 만들어준 것은, 먹는 사람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기분이 가득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맛있었다. 고마워, 로쿠타카군」 


아. 


왠지, 뭘 말하면 좋을까. 머릿속이 뜨거워져서, 휘저어지는 듯한 기분이다. 아마 나는 지금, 기뻐서, 부끄러워서, 코바야시 선배 에 대해서, 조금 좋아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잘난 척 하는 표정은 그만둬주면 좋겠다. 


「요리에는 애정이 가득차 있는 편이 좋다. 짠맛은 강한 것이 좋다. 후후, 지당한 말이다」 


하나 알았던 것이 있다. 선배는 역시 코바야시당의 따님이었던 것이다. 즉. 


「저기, 선배」 


「……뭐지? 아아, 내일도 도시락을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라면」 


「선배는 몇 살입니까?」 


핏기가 사라진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건가. 선배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파래져, 펜스 너머의 푸른 하늘과 동화하기 시작했다. 





선배는 전함의 이름을 닮은 과묵 캐릭터처럼, 일절 이야기를 하지 않고, 눈을 맞추지 않고,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대답해주지는 않았지만, 그 반응을 보니 대체로 알겠다. 


「설마. 설마 선배가, 졸업식보다 먼저 성인식을 맞이한 사람이었다고는」 


「마, 말하지 마. 말하지 말아줘」 


QED다. 역전에서 당당히 술을 마시던 건 그런 거였나. 


「즉, 몇번이나 유급해 교실에 있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에 마구 땡땡이쳤습니까」 


「……로쿠타카군은 심한 녀석이다」 


좀더 복잡한 이유가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이야. 


「부모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까?」 


「아니, 적어도 고등학교 정도는 나오는 편이 좋다고. ……라니, 교사처럼 묻는 건 그만두면 좋겠다」 


「이걸로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고, 할아버지의 이름은 언제나 하나라는 겁니다」 


코바야시 나츠메. 3학년(몇 번째나). 화과자점 「코바야시당」의 외동딸. 성인. 대식. 술꾼. 바보. 땡땡이. 곱슬머리. 미각치. 


「속성이 과다하다 못해 쓸데없네요」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바보취급 당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의외로, 날카로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