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웹소설 채널

39.


극복하는 세계(전격)


 


 


 


6교시가 끝나고, SHR도 끝난다. 어제의 일로 혼날까 하고생각했지만 아침에는 아무 일도 없었고, 타카노가 우리에 대해서 폭로한 것도 아니다. 세이프 세이프, 완전 세이프.


 


완전히 기분이 풀린 나는 평소의 세 명이서 모여 교실을 나가려고 했다.


 


「코쿠타카, 잠깐 따라와라」


 


불러세워졌다. 한순간 나의 움직임이 굳어진다. 유우토의 안경이 어긋나고, 히야마군의 땀이 콧등을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


 


「두 번은 말하지 않아」


 


「……어, 어째서 나만……두, 두 사람 모두, 잠깐만 기다려 줘」


 


탁 하는 효과음이 보일 정도의 기세로 유우토와 히야마군, 두 쓰레기가 아무 말도 없이, 아무것도 보지 않은 척 뛰쳐나갔다. 어이, 굉장히 빠르잖아 저 녀석들.


 


뒤를 돌아보자, 미즈사와는 초조한 듯 출석부를 휘두르고 있다. 안 된다. 도망갈 수 없다. 그녀의 상태를 알아차렸는지, 클래스메이트들은 거미새끼 흩어지듯 교실에서 도망쳐간다.


 


아무도 남지 않은 교실. 미즈사와는 말없이 나를 향해 손짓했.


 


「선생님. 하나만 약속해주세요. 부디 그 손을 더럽히지 말아 주세요. 당신의 예쁜 손이 저처럼 더러운 녀석의 피로 물드는 건 참을 수 없습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뿐입니다」


 


「한 가지 말하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고통을 주는 방법은 몇 가지나 있다」


 


나는 단념하고 미즈사와의 앞에 섰다. 그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 사람의 눈이 있으니 직원실에서 이야기할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모두 돌아가버린 것 같다. 여기서 이야기할테니 적당한 의자에 앉아라」


 


「이야기라니, 역시……그러니까, 어떤 일입니까」


 


「걸리는 게 몇 가지나 있나, 너는」


 


귀여운 척 「데헷☆」하는 느낌으로 혀를 내밀까 하고 생각했지만, 목을 졸려서 혀를 싹뚝 잘리는 이미지가 머리를 지나가 자제했다.


 


미즈사와는 근처에 있던 의자를 끌어, 나를 마주보고 앉는다. 거리가 왠지 가까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언니에 대해서다. 어때. 그 사람은 건강히 지내고 있나」


 


「……헤에」


 


맥이 빠진다. 분명히 어제의 술래잡기에 대해 듣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무튼 잡담이라는 걸 알면 기분이 편해진다.


 


「그런데 선생님이 직접 물어보면 좋지 않나요」


 


「언니는 그 날을 경계로 내 전화를 받지 않게 되었다. 가게에 가도 「돌아가 주세요」라고 말할 뿐 제대로 상대해주지 않는다」


 


「아아, 역시 걱정이네요, 유키씨에 대해서」


 


후, 하고 미즈사와는 입가를 올렸다. 시니컬한 미소다.


 


「그 사람은 반쯤 은둔자다. 타인과 별로 관계를 갖지 않는다. 언니가 죽고 있으면 시체를 최초로 찾아내는 것은 누구일까. 아무튼 시체가 발견되면 내가 대응하는 처지가 된다. 걱정이라고 말하면 걱정이다. 하지만, 과연, 나는 정말로 언니의 몸을 걱정하고 있는 걸까 어떨까」


 


「……하, 하아. 그렇지만 건강해요. 저도 거의 매일 아르바이트에 가고 있고」


 


「흐음, 매일이라. 그러고 보니 아르바이트의 허가는 받지 않았었지, 코쿠타카군」


 


「무, 무슨 말씀이신지」


 


「뭐 좋다.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던 걸로 되어 있으니까.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는 상관없다. 단지, 다른 교사에게 발견되어도 감싸지는 않아」


 


물론입니다. 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그 때도 지금도 어째서 놓쳐준 겁니까. 혹시 유키씨에게 약점을 잡혔다던가」


 


두근거리면서 물어봤다. 미즈사와의 약점이 있다면 다음에 유키씨에게 물어보자.


 


「약점……이라고 말할까, 너에게는 빚이 있었지. 그것을 갚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다른 녀석에게는 아무것도 말하지 마」


 


「아~, 역시 그런 것이었습니까」


 


「정말이지. 너도 의외로 약삭빠른데.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나를 도운 것 아닌가?」


 


「아뇨, 그건 아닌데요」


 


미즈사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분명 다르다. 만약 그 때, 접사다리 위에 있던 게 미즈사와라는 걸 알았더라면 접근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하는 것을 들켜버렸을 거고. 아니, 애초에 방치할 수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냉혈한은 아니니까.


 


「몸이 마음대로 움직였을 뿐이라서요」


 


「흥, 그런가. 뭐, 그럼 그렇다고 해두자. ……아아, 이제 됐다」


 


「아, 그럼 이만」


 


나는 허둥지둥 일어선다.


 


「또 부를지도 모르겠지만, 그 정도는 상관없겠지?」


 


즉, 미즈사와가 유키씨의 상태를 가끔 물어볼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이 자리에서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겠지, 라고도 말하고 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어제 있던 일도 잊어주지」


 


「엣?」


 


미즈사와는 의자를 원래 위치에 되돌리고, 교실을 나가 문을 탁 닫았다. 역시 무섭다.


 


 


 


 


 


그 뒤로 나는 주에 몇번이나 미즈사와에게 불려가게 되었다. 클래스메이트가 없는 교실에서 만나거나 학생 지도실에서 만나거나 직원실에서 만나거나 도서실에서 만나거나. 장소는 여러가지지만, 이야기의 내용은 서로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키씨에 대해서다. 미즈사와가 묻는 건 대개 오늘 언니는 어떤 것을 먹고 있었나~라던가, 가게의 청소는 어떻게 되었는가~ 같은 것들. 유키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왠지 스파이가 된 기분이다.


 


「어이, 듣고 있나 코쿠타카」


 


「아, 죄송해요. 지금은 잠깐 코쿠타카가 아니라 피셔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참고로 오늘은 직원실이다. 의자를 가져와, 미즈사와의 책상의 옆에서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근들어 조금 재미있는 것을 알게 됐다. 미즈사와라는 교사는 인간적인 감정을 갖지 않은 자율병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다. 불려갔다고는 해도, 나와 이야기하는 내용은 별 일 없는 잡담이다. 그런데 그녀는 다른 교사가 지나가자 삐끄덩 하고 반응해 갑자기 설교를 시작한다.


 


 


 


「언니는 남자를 보는 눈이 정말로 없다」


 


「네에」


 


(다른 교사가 우연히 지나간다)


 


「그러니까 나는----코쿠타카, 너는 느슨해지고 있다. 철저하게 근성을 다시 단련해줄테니 각오해라」


 


「네에?」


 


 


 


이런 상태다.


 


미즈사와는 우리 학교의 교사 중에서는 젊은 편으로, 즉 후배이자 말단이다. 멋대로 하는 것이 발견되면 혼나겠지. 무슨 일이 있으면 교장에 고자질하면 되겠네.


 


「후우. 차라도 마실까. 너에게도 주지」


 


「아, 잘 먹겠습니다」


 


「다른 선생이 오면 그 원고용지에 반성문을 쓰고 있는 척 해라」


 


뭐, 응. 이런 상태다.


 


 


 


 


 


「여어, 코쿠타카. 너 큰일이구나. 진짜로 동정한다구」


 


「과연 불쌍하구나……」


 


「다음에 음료수라도 사줄게」


 


「로쿠스케, 우리는 절대로 말려들게 하지 마」


 


그 폐해라고 말할까. 나는 학년에서 가장 불쌍하게 여겨지는 존재로 전락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는 또다시 미즈사와에게 불려갔다. 오늘은 학생 지도실에서 기다리라고 들었다. 학생 지도실은 물건이 적다. 긴 책상과 파이프 의자와 뭔가 이상한 파일이 들어간 찬장이 몇 개나 있을 뿐이다. 방도 좁고.


 


나도 완전히 익숙해진 상태로, 지도실에 들어오면 의자에 앉아, 가방에서 과자와 쥬스를 꺼내 편히 쉬기 시작한다. 일단 책상의 위에는 국어사전과 원고용지, 필기구를 늘어놓고 있기 때문에, 음식만 숨기면 변명도 확실하다.


 


「미안, 기다리게 했군」


 


미즈사와는 지도실에 들어와 문의 열쇠를 잠근다. 그녀는 그대로 창에 다가가 촤악 하고 커튼을 닫았다.


 


「그러고 보니 너의 성적에 대해서 다른 선생에게 들었다만. 시험 점수에 대해서다.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 오늘은 유키씨에 대해서가 아니었습니까」


 


「무서워하지 않아도 좋다. 어차피 삼자 면담으로 괴롭혀줄테니. 즐거움은 나중으로 미뤄두지」


 


쿡쿡 하고 목 안쪽으로 웃음을 삼킨 미즈사와는 자와 마주보는 의자에 앉았다. 문득, 나는 왠지 떠오른 것을 말했다.


 


「선생님 혹시 한가하신가요」


 


미즈사와는 눈썹만을 움직여 반응했다.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망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겠지」


 


그녀는 웃었다. 자조 섞인 그것은 우리 같은 아이는 할 수 없고, 저절로 떠오르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나는 동아리의 고문도 하고 있다. 너희들의 진급이나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그 밖에도, 뭐,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교사가 해야 할 일은 많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나라도 어른이다. 확실히 생각해 너를 불러내고 있으니까」


 


별로 미즈사와를 걱정하는 건 아니지만.


 


「고문이라고, 무슨 클럽이었지. 확실히, 그러니까, 신구류의 고무술……?」


 


「그런 건 우리 학교에는 없다. 나는 과자 클럽의 고문이다」


 


나는 무심코 뿜어버렸다. 순간 입가를 가리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미즈사와의 모습을 조심조심 확인해 본다. 그녀는 이해하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상한가, 그렇게」


 


「네?」


 


「과자 클럽의 고문. 그렇게 말하면 다들 웃는다」


 


의외로 심각한 표정이다. 신경이 쓰이는 걸까. 그렇다면 좀 더 평소의 행동을 떠올린다면 좋겠다.


 


「뭐랄까, 가정적인 이미지가 나지 않습니다. 아마」


 


과자와 미즈사와라니, 제법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부원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지만」


 


「한 번쯤 어떤 느낌인지 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견학하러 올 건가? 우리 클럽은 주에 2회, 가정과실에서 활동하고 있다」


 


누가 갈 것 같냐.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나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회색의 뇌세포가 급격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것을 느낀다. 나의 뇌가, 몸이, 기다리라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그런가. 아니, 그렇구나. 아무리 미즈사와가 고문을 하고 있다고는 해도, 썩어도 과자 클럽이다. 팬시한 이름에 이끌리는 것은 당연히 여자다. 그런데 과자 만들기라. 여자아이 아닌 녀석이 쿠키를 굽거나 하는 건 용서되지 않는 일이다. 결정이다. 과자 클럽에는 여자 부원이 있다. 아니, 여자 밖에 없다. 견학하러 가면 손수 만든 과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고. 우효~, 최고다.


 


「부원이라. 남자는 있습니까」


 


「아니, 없다. 전원 여자다. 여덟 명 있다」


 


하렘이잖아.


 


「반드시 갑니다. 다음은 언젭니까?」


 


「내일이다. 남이 보면 안 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좋을 때 보러 오면 된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일어서 세 번이나 인사를 했다. 미즈사와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코쿠타카. 과자나 여자에게 흥미가 있는 것 같지만,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라. 가정과실이니까 뭐든지 있으니까」


 


대체 뭐가.


 


 


 


 


 


아직 오후 5시 전이다. 미즈사와와의 잡담을 끝낸 나는 유키씨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상점가로 향하고 있었다. 변함없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순조롭게 이동할 수 있다. 유일하게 칭찬할 수 있는 점이다.


 


「안녕하세요~」


 


열기 힘든 문을 열자, 카운터에 앉아있던 유키씨가 생긋 미소지었다. 아아, 정화되는 것 같다.


 


「오늘도 아르바이트 하러 왔습니다. 성심성의껏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도움을 받네요」


 


후후, 하고 유키씨는 의자에서 일어서, 그 의자에 앉도록 나에게 권해 온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미즈사와 선생님과 이야기했어요」


 


「그 아이에게 뭔가 듣기라도 했습니까. 싫은 말이라도 들었다면 사양 말고 말해주세요」


 


「잡담하고 있을 뿐이니 괜찮아요」


 


나는 카운터의 의자에 앉아 가방 안에서 한 권의 문고본을 꺼냈다. 옛날의 훌륭한 사람이 쓴 사소설로, 유키씨에 권유받은 것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잘 모르지만, 이런 책을 읽고 있으면 자신의 머리가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라 최고로 해피다.


 


「리노가 학생과 잡담, 입니까. 그 아이도 온순해졌네요」


 


「내일 선생님이 고문으로 있는 동아리를 견학하러 갑니다」


 


「과자 클럽이었습니까. 리노는 저렇게 보여도 단 것을 좋아하니까. 그 아이에게는 자주 코바야시당의 양갱을 받습니다」


 


코바야시당의 양갱이라면 이 근처에서는 유명하다. 코쿠타카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고급품이다. 그 집의 아이가 된다면 죽을 화과자를 마음껏 포식할 수 있겠지. 매우 부럽다.


 


「그런데 선생님은 요리를 잘 하는 건가요」


 


잘 생각해보니 미즈사와는 가정과의 담당이다. 조리 실습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은 상당히 솜씨가 뛰어나다는 소리일 거다.


 


「어떨까요. 나는 리노가 만든 것을 먹었던 것이 없습니다. 먹고 싶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왠지 심한 말툰데요」


 


「하지만 그 아이, 서투른걸요」


 


그렇게 말하며 유키씨는 미소지었다. 이 자매, 일단 사이가 좋은 걸까. 어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집에 돌아가면 무음이 되돌아온다. 코쿠타카가는 이처럼 따뜻한 집인 것입니다. 거실에는 의자 위에 앉은 메구가 있지만, 내 쪽을 일절 보지 않는다. 예상대로다. 이 심술쟁이.


 


나는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오다 사온 것을 테이블 위에 두고, 교복 위에 에이프런을 입고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은 기초 만들기다. 기성품인 쿠키를 잘게 부수고, 녹인 버터나 호두 따위를 섞어간다. 과자틀(메구가 사준 거다. 애용품이다)의 바닥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아, 베이스를 전면에 깐다. 다음은 초콜릿이다. 뜨거운 물에 중탕해서 녹인다.


 


「……저기, 왜 그래?」


 


「별로」


 


거실에는 달콤한 향기가 감돌고 있다. 여자아이라면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공간일 것이다. 하물며 메구는 단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조금 전부터 여기를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었다. 그렇다. 여동생의 사랑을 되찾으려면 과자밖에 없다. 그것도 특별히 손이 많이 가는 초콜릿 치즈 케이크다!


 


「그런가 그런가」


 


수긍하면서 크림 치즈를 잔뜩, 매끄럽게 될 때까지 얹어 바른다. 하는 김에 가는 설탕도 더해 두자. 다음은 계란이다. 노른자를 조금씩 더하며 반죽이 균일하게 되도록 섞는다. 옥수수 녹말도 잊지 말고.


 


 


 


 


 


「오늘은 어땠어?」


 


「응? 아, 어어, 맛있던 것 같아?」


 


메구는 조금 전부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다 먹은 나는, 식사 전에 냉장고에서 식힌 케이크의 모습을 확인한다. 자화자찬이 되지만, 굉장히 맛있을 것 같다. 혼신의 역작이다.


 


메구는 케이크에 대해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고집인지도 모른다. 그런 걸로는 낚이지 않아요, 같은. 그러나 낚싯바늘에 걸린 미끼에서는 눈을 뗄 수 없는 것 같다.


 


「그런가. 그럼 배부르겠네」


 


「그렇지 않아요. 그렇구나, 예를 들자면, 단 거는 다른 배야」


 


나왔다, 스위트 발언.


 


「그러면 케이크도 먹을 수 있으려나?」


 


「네, 네에」


 


꿀꺽, 하고 메구가 침을 삼킨다. 그 두 눈은 내가 꺼낸 케이크에 못박혀 있었다.


 


「그런가. 전부 먹어도 좋아. 메구를 위해서 만들었으니까」


 


「정말로?」


 


「아마, 내가 침대 아래에 뭐가 있느니 없느니로 메구를 놀린 것 때문에 화내고 있었지. 미안. 사과의 의미로 받아줘」


 


메구의 앞에 큰 접시를 놓고, 큰 포크를 빙글빙글 돌려 그녀에게 보낸다. 여동생은 의자 위에 서, 활짝 양 팔을 벌렸다.


 


「오빠!」


 


「왜!」


 


나도 양손을 벌려 메구를 기다린다. 그녀는 휙 뛰어 내 가슴에 뛰어들어 왔다. 감극한 우리들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오빠 정말 좋아~!」


 


「나도다~! 나도 메구를 좋아한다구~!」


 


즐거웠다.


 


 


 


 


 


케이크를 앞에 둔 스위트 몬스터 메구였지만, 내 몫도 나눠줬다. 정말 상냥하다. 내 여동생의 상냥함은 삼천세계에 울려퍼진다.


 


「그런데 오빠. 내가 화냈던 건 다른 이유지만」


 


「뭐? 그래?」


 


「오빠, 유우토군한테 만화 빌려줬지요. 그거, 내가 읽고 싶다고 전부터 말했는데」


 


「……그, 그랬던가」


 


그런 걸로 화나고 있었나, 같은 말을 하면 또 기분이 나빠지겠지.


 


「미안. 요즘 말이지, 학교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나의 SAN치가 파득파득 깎이고 있어」


 


「누군가한테 괴롭힘 당하고 있어?」


 


메구는 멍한 얼굴로 그런 심한 것을 묻는다. 그러나 완전히 실수인 것도 아닐지도.


 


「담임에게 주목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왠지 제법 자주 불려가고」


 


「나쁜 짓을 했으니까겠죠. 이제 의무교육은 끝났으니까 변명할 수 없어요」


 


「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럼 어째서 불려가는 거야?」


 


어째서일까. 새삼 잘 모르겠다. 그건 아마 미즈사와가 유키씨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겠지만.


 


「나쁜 질을 하는 게 아니라면 호출에 응하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말 그대로다. 나는 어째서 어슬렁어슬렁 불려가는 거지. 미즈사와가 무섭기 때문인가? 거절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일까? ……으~음. 모르겠다.


 


「뭐,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나쁜 짓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여자아이는 조금 나쁜 척 하는 아이가 신경이 쓰이는 것 같지만. 불량 같은 사내아이에 매료되다니, 어째서일까. 나는 별로 그런 사람에게 흥미를 가질 수 없지만」


 


「그럼 메구는 어떤 녀석을 좋아하는 거야. 학교에 신경이 쓰이는 남자라도 있어?」


 


메구가 남친을 동반해 집에 오는 건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그런 이벤트가 발생할지도 모르지.


 


「머리카락 물들이고 껄렁거리는 녀석이라면 초등학생이라도 줘팰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말하는 사람에게 흥미없다고 말했잖아. 중요한 건 얼굴이야」


 


의외로 속물 같다.


 


「그리고 요리도 할 수 있으면 기뻐요」


 


「아, 그건 나도 기쁘겠는데」


 


남매사이를 재확인했더니 졸음에 습격당했다. 그럼 내일은 과자 클럽(이라고 쓰고 하렘이라고 읽는다)에 얼굴을 내밀자. 히히, 기다려지는구나.


 


 


 


 


 


 


다음날. 학교. 점심시간.


 


「너 왠지 아침부터 쭉 우왕좌왕하고 있잖아. 기분 나쁘니까 식당 아줌마한테 부탁해서 찔러죽인다」


 


「조까」


 


「그래. 코쿠타카를 죽이면 죄를 덮어쓰는 건 아줌마잖아」


 


「그쪽이냐」


 


식당에서 밥을 먹어치운 후, 우리들은 테이블에 진을 치고 축 늘어져 있었다. 곧 6월이다. 장마철이 되면 찌는 듯 더워질 거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학교에는 쿨러가 없다. 지금 시기도 교실보다 식당이 그늘이 있어 시원하거나 하다.


 


「슬슬 하복으로 갈아 입어야겠다」


 


「아직 이르지 않아?」


 


나는 슬쩍, 근처에 있는 타카노를 바라본다. 이 녀석은 아직도 교복을 입고 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착오로 배송이 늦었다거나 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났으니 이미 교복은 도착했겠지.


 


「너, 이 계절에 파카는 덥지 않아?」


 


「아니, 별로? 교복 쪽이 더운 거 아니야?」


 


아니아니, 그런 게 아니라 교복을 입으라고.


 


「으~음」 유우토는 왠지 진지한 표정으로 타카노를 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학생회장이 전학생에게 화를 낼지도 모르는데. ……실로 좋지 않은가」


 


「엥? 어째서?」


 


「하라 선배랑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우리가 전학생을 때려눕히면, 선배의 호감도도 오른다」


 


「너 좀 미친 것 같아」


 


나와 히야마군은 유우토의 팔을 붙잡는다. 타카노는 컵에 들어간 물을 안경에 뿌렸다. 유우토(쓰레기)는 안경을 벗고, 자신의 모친에게 「여자 모임에 갔다 올게」라고도 듣기라도 한 듯한 새파란 얼굴로 필사적으로 렌즈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그런데 우왕좌왕하는 건 사실인 것 같은데. 로크스케,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


 


타카노는 나를 로크스케(ロクスケ)라고 부른다. 이 녀석의 발음으로는 왠지 고로케를 좋아하는 장치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서 미묘한 기분이 되니까 그만두면 좋겠다.


 


「뭐, 조금. 방과 후, 나는 너희들과 달리 건설적인 행위에 힘쓴다」


 


「공사현장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거야? 서점은 모가지?」


 


「타카노쨩에게는 야유가 통하지 않는구만」


 


참고로 히야마군도 유우토처럼 타카노에게 쨩을 붙여서 부른다. 두 사람은 평소에 게임 속의 세계에 가고 싶다거나 말하고 있으니까, 불사의 교구에서 종탑의 가고일에게 계속 살해당해주면 좋겠다. 매우 진실된 소원이다.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동아리를 견학이야. 후하하, 듣고 놀라지 마라. 과자 클럽이다 」


 


유우토와 히야마군이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의미가 별로 없으니 곧바로 다시 앉는다.


 


「지, 진짜냐. 뭐야 그 팬시한 울림은. 부실이라던가에서 굉장히 좋은 냄새가 날 것 같은데」


 


「이 녀석 라노베의 주인공이라도 된 작정이냐! 그런 거 용서 못 해, 절대로 막아주마!」


 


「……? 그냥 함께 가면 되잖아?」


 


타카노의 의문은 당연한 거지만, 유우토는 강하게 머리를 저었다. 나는 만면의 미소를 짓는다. 과연 소꿉친구다. 잘 알고 있다.


 


「이 쓰레기는 그렇게 상냥한 세계에 살고 있지 않아. 우리가 부러워하는 걸 보고 기뻐하고 싶을 뿐이라고! 야, 그렇지? 웃지 말고 뭔가 말하는 게 어때!」


 


「과자인가. 나는 별로 흥미가 없지만, 네가 간다고 말한다면 함께 가볼까나」


 


「에~, 너냐~. 어쩐지 여자들이 귀여워할 타입이고~. 안 돼~」


 


「나는 별로 여자아이에게는 흥미가 없지만」


 


아무것도 아닌 대사겠지만, 나는 왠지 이상한 위기감을 느꼈다.


 


「……응? 아니, 잠깐만. 과자 클럽이라면 확실히, 고문이 미즈사와 아니었나?」


 


「오~, 잘 알고 있잖아 히야마군. 그래. 견학에 오지 않을까 하는 말을 들었어」


 


「미, 미즈사와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히야마군의 땀이 멈추지 않았다.


 


「제정신이냐 코쿠타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라고는 말하지만, 그런 짓까지 해서 여자아이가 손수 만든 과자를 갖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뭐랄까, 미즈사와의 소굴에 들어간다고? 그럴 바에야 알몸으로 몸에 고기 묶은 채 굶주린 호랑이 앞에서 엉덩이를 흔드는 편이 낫잖아. 그 애니의 엔딩처럼. 그 쪽이 아직 살아날 가능성도 높고」


 


「이봐. 싫은 상상 해버렸잖아」


 


「그래. 히야마군의 말대로다. 로쿠스케 너, 최근 미즈사와에게 자주 불려가더니 세뇌라도 당한 거냐」


 


그렇게까지 말하는 거냐. 별로 싫은 일 같은 건 아무 것도 당하지 않았지만.


 


「가기 싫으면 별로 상관없다고. 나는 갈테니까. 그래서 쿠키라던가 머시멜로라던가 먹을거다. 내일은커녕 오늘밤에 마구 자랑해줄 거지만, 분해서 구토해도 책임 안 져」


 


「썩을 놈. 매 분기마다 「이번 분기는 흉작이네」라는 말밖에 못 하는 돼지보다 짜증나. 이젠 됐어. 가자 히야마군. 여기 있으면 레알 빡쳐서 안경이 흐려질 것 같아」


 


유우토와 히야마군은 가 버렸다. 게다가 자신들이 먹은 식기와 쟁반을 방치한 채로. 정리는 하고 가라.


 


「타카노. 너는 어쩔래?」


 


「……가, 갈 리 없잖아」


 


타카노는 아직 미즈사와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