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세상을 믿지 않았었다.

세상은 자신에게 상처만 줬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거지같은 세상 속에서,

소녀가 나오자 소년은 마음을 조금 바꿨다.

아주 조금이긴 했지만.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년은 새엄마한테  맞았다.

어젯밤 방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은  이유였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아버지가 사랑하던,

지금  앞에  있는 악마가 아니라.

자신을 품고 낳아주신 어머니가.

하지만 이제는   없는  알기에.

소년은 그저  고통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학대를 참아냈다.

어제  소녀 생각이 났다.

 소녀가 며칠이나 버텨낼까?’

그래도 예전에  친구들이랑은 달랐어.’

새엄마의 매가 날아온다.

그래도 오늘 학교 가는데 적당히 때리겠지.


———


이마에 살짝 상처가 났다.

사실 살짝이라 부르기엔 상처가  크긴 했지만.

소년은 보건실에 가서 반창고와 약을 발랐다.

 누구도 소년의 상처에 신경쓰지 않았다.

신경쓴다 해도 그냥 넘어졌다 하면  이상 묻지 않았다.

소녀만 빼고.


———


안녕!”

우리 오늘 뭐하고 ...”

이마에 상처 있네?”


그냥 넘어진 거야.”

별로  상처도 아니고.”


흐음...그건 넘어진 상처는 아닐 텐데...”

상처도  상처가 맞고.”


넘어진  맞다니깐...”


으음...그렇구나...?”

이리로 와봐내가 도와줄게!”


소녀는 이리로 오라면서는,소년의 팔을 잡고선 잡아당겼다.

소년은 당황했지만,일단은 소녀를 따라갔다.

세상을 경계하던 소년이였지만,

소녀는 경계하지 않았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왠지 모르게 소녀에게선 그리운 향이 났다.

별로 신경쓰진 않았다.


———


여기를...요렇게...”

 됐어!”


소년의 머리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졌다.

확실히 전까지 붙이고 있던 반창고보단 나았다.


너무 과한  아니야...?”

이정도까지......”


소녀가 소년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는  손으로,소년의 손을 잡았다.


과하지 않아.”

너니깐 이러는 거야.”


“...?”

나니깐 이러는 거라고?”


..아니...”

..친구니깐 이러는 거라고...”


소녀는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소년은  그런지 몰랐지만.


친구는 이런 거구나...”

고마워.혹시  필요한  있어?”


.....”


소녀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

...한번만.....”


?”


아니......포옹!”

그래...! 한번만 포옹해줄래?”


포옹이라니,신기한 부탁이네?”

알겠어.”


소년은 소녀를 껴안았다.

소녀의 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너무 긴장해서.

그리고 너무 행복해서.


...이정도면 됐어..!”


알았어.”


그럼...우리 뭐하고...”


소녀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


수업시간이네,다음에  .”


소년은 그렇게 자기 교실로 뛰어갔다.


———


그렇게 소년은 친구인 소녀의 도움을 여럿 받았다.

새어머니에게 맞은 상처들을 치료하고,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물어보고,

소년도 받기만 하지 않았다.

소녀가 원하는   주고,

소녀가 놀아 달라면 놀아 줬다.


소녀와 있다 보니,소년의 성격도 누그러졌다.

어머니가 주지 못한 사랑을 소녀에게 받아서일까.

소년의 친구도 조금 늘었다.

그러나 소년은,자신을 이렇게 도와준 소녀를,

 기억하고,동경하고,고마워했다.

...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란 ,

사랑을   적이 없는 소년은 몰랐다.


———


하지만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

새어머니의 학대는 전보다 더욱 심해졌다.

머리와 몸에 붕대를 감은  보고,

자신이 아이를 때린다는  동네에 광고하냐고,

배를 세게 맞았다.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왔다.소년은 토해냈다.

그러자 더럽다며 이번에는 등을 맞았다.

많이 아팠다.

멍이 하나  늘겠네.’

그렇게 맞는 것만 몇십 .

분이 풀리지 않은  하지만,

새어머니는 씩씩대며 자기 방으로 갔다.

소년은 자기 방으로 가서,사진기와 일기장을 찾아냈다.

그리고는 오늘 맞은 곳을 찍고,세세하게 폭행 내용을 적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일상이  일이다.

언젠가는 필요가 있겠지.


———


그리고,소년과 소녀는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다.


***
순애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