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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말하고 싶던 기본적인 내용은 다른 친구가 언급했던 위 블로그 글에 전부 언급이 되어있어서리... 음역대별로 어떤 느낌의 소리를 담당하느냐는 저 블로그를 보고 기억해두면 됨. 어디서 찾은건진 모르겠지만 정말 실속있는 내용이라 저기 적힌건 전부 외우셈.


다만 이쪽, 소리 쪽 분야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글로 된 정보를 접하고 끝나면 안되고 무조건 자기가 실제로 거기 있는 정보를 따라하면서 귀로 확인해야 제대로 흡수가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선 실제 소리를 표본삼아 소리를 만져보도록 하겠음..


아 참고로, 웬만하면 EQ 같이 섬세한 소리의 차이를 느껴야 하는 작업은 커널형 이어폰을 쓰는걸 권장함. 

커널형 이어폰 > 오픈형 이어폰 > 밀폐형 헤드폰 > 오픈형 헤드폰 > 스피커    순으로 소리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디렘에서 만든 이어폰들처럼 밸런스 잘 잡혀있고 해상력 좋은 커널형 이어폰 하나 구해서 평소에도 거기에 귀가 적응 되어있는게 좋음.


일단 만만하게 AI 보컬을 하나 가져와서 만져가며 설명해보겠음.



이 보컬은 대충 이런 느낌의 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 AI 보컬은 앵간하면 그대로 써도 될 정도로 볼륨이나 음역대 정리가 이미 되어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극적으로 뭔가를 조정해야 할 일은 많지 않음.

이 보컬 같은 경우에도 저음&중역대에 적당히 힘이 실려있고, 고음역대는 화려하게 시원한 느낌은 아니지만 적당히 존재감을 받쳐주는 정도의 소리를 내고 있다.


재료가 이렇게 잘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하면서 EQ를 만져주면 된다.

1. 나의 음악/음향적인 취향

2. 작업해야하는 보컬의 특징

3. 원곡의 소리가 갖는 방향성


1. 나의 음악/음향적인 취향

사람에 따라 누구는 시원한 소리를 좋아할 수도 있고, 누구는 따뜻한 소리를 좋아할 수도 있다.

시원한 소리를 내도록 하고 싶다면, 저음/중저음역대는 좀 줄이고, 초고역대는 약간 키우는 방향으로 EQ를 만져야겠지.

따뜻한 소리를 내고 싶다면 그 반대로 하면 되는거고.


2. 작업해야하는 보컬의 특징

하지만 보컬에 따라서는 내 취향과 다른 방향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

예를 들어 A라는 보컬은 노래를 부를 때 목소리에 숨소리가 섞여있는 편이고 배음이 풍부한 편이라면 그걸 부각하는 방향으로 소리를 정리해주는 것이 적절할 수 있음.

만약 목소리가 그런 느낌인데 녹음 환경이 ㅄ이라서 저음역대 중심으로 녹음이 되었다? 그럼 내가 상상하는 느낌의 소리가 나도록 조정하면 되는거임.

반대로 녹음환경이 뭐 콘덴서 마이크로 녹음을 해서 고음역대가 너무 잘 녹음이 되어있다? 그럼 반대로 고음역대를 살짝 줄여서 과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정리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하면 되는거임.


이런거는 본인이 이런저런 보컬들을 만져보고, 여러 보컬 음악들을 들어보면서 머릿속에 보컬들의 특성들을 하나씩 범주화하고 정리해둬야 판단이 설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직접 부딪혀보면서 경험을 쌓기 바람.


3. 원곡의 소리가 갖는 방향성

곡에 따라선, 원곡의 느낌과 궁합이 잘 맞도록 보컬의 소리를 정리해줄 필요가 있을 수 있음.

물론 원곡의 보컬과 본인이 다룰 보컬의 특성이 다르긴 하겠지만, 이미 보컬 뒤에 깔린 MR은 원곡의 보컬에 맞춰서 각종 밸런스와 EQ설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원곡에 잘 끼워들어갈 수 있도록 보컬의 특성을 좀 죽이거나 살려야 한다.

그러므로 본인이 어떤 곡을 믹싱할 때는, 무조건 원곡을 최소 50번정도는 이어폰 끼고 들으면서 원곡의 느낌에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보컬을 만질때도 자연스럽게 원곡의 느낌을 기억해가며 만지게 될 것임.


그럼 원곡은 어떤 느낌일까? 한번 들어보자.


나는 "숨소리가 섞이는 부분에선 살짝살짝 시원하게 들리고, 그 이외의 부분에선 힘있게 들리도록 소리를 만져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럼 내가 작업할 보컬도 큰 방향성은 그렇게 가져가면서 내 취향의 소리를 집어넣으면 되는거임.


여기선 그럼 내 취향의 소리로 한번 바꿔나가보겠음.

나야 작업을 많이 해봤으니까 Pro-Q처럼 직접 음역대를 선택하면서 작업하는 EQ를 써도 상관없지만,

아직 EQ 만지는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래같은 파라메트릭 EQ 계열을 쓰는 걸 추천함.

왜냐면 웬만하면 이런 EQ들은 노브별로 미리 세팅되어있는 음역대나 노브 특성이 그대로 써도 될 정도로 ㄱㅊ게 잡혀있기 때문임.


근데 FL의 파라메트릭 EQ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수정을 가할 것임.

아래와 같이 주파수 노브를 마우스 우클릭하고 Type In Value를 선택해가면서 몇몇 주파수들의 값을 바꿀 것임.


아래와 같이, 주파수는 순서대로 60Hz, 250Hz, 400Hz, 1400Hz, 3000Hz, 6000Hz, 14000Hz로 설정했다.

그 아래 노브는 해당 EQ노브가 얼마나 넓게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조정해주는데, 양끝 노브 빼고는 전부 50%로 해뒀다. 저건 다른데선 Q라는 이름을 갖기도 하니 참고하셈.

기본적으로 Peak형 EQ는 해당 음역대 주변에만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이놈의 FL 파라메트릭 EQ는 기본 Q가 너무 넓게 잡혀있어서 적당히 좁혀줘야했다. 이건 어떻게 알 수 있냐고?노브를 조정할때 내가 생각하던 범위 외의 주파수 대역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으면 Q를 좁히면 되는거임.


다시 우리가 작업할 보컬을 들어보자.


내가 느끼기엔 보컬이 살~~짝 어두운 느낌이 든다.

어두운 느낌이라는거는 따뜻한 느낌이랑 비슷한 말인데, 고역대보단 저역대에 힘이 몰려있다고 생각하면 됨.

요런 상황에선 보통 두 군데만 조정해도 색깔이 바로 바뀌는데, 그게 400Hz와 13000Hz 대역임.


아래와 같이 EQ 오른쪽에 있는 플러그인 활성화/비활성화 버튼을 눌러가면서 소리를 비교시켜봤음.

굉장히 미묘한 차이이지만, 기본적으론 이정도 선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됨.


이렇게 소리를 정리하고 들어보니 보컬의 톡 쏘는 듯한 느낌이 부각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 느낌의 소리를 찾아서 줄이는 방법이 두 가지 있는데, 

먼저 그런 소리가 만약 유명한 종류의 소리(예: 치찰음)라면 EQ 튜토리얼 같은데에 그런 소리의 주요한 대역이 언급되어있으니 그걸 참고해서 줄이면된다.


만약 그런게 아니라면, Parametric EQ의 특징을 활용해서 그런 소리를 찾으면 된다.

아래 영상처럼 안 쓰는 EQ 노브를 가져다가 Q는 적당히 좁힌 다음에 주파수 노브를 움직여가면서 신경쓰이던 소리가 줄여지는 지점에 도달하면 된다.

영상에선 대충 7000Hz 대역에서 톡 쏘는 느낌의 소리가 잠잠해졌기 때문에 거기서 멈췄다.


보통 색깔을 조정하는 목적으로 EQ를 다룰 땐(일반적인 목적이란 얘기) +-3dB 정도로 만져야 하지만,

이런식으로 거슬리는 소리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선 -6dB 까지 내려도 괜찮다고 생각해도 됨.

수학적으로 3dB는 원래 소리의 25%, 6dB는 원래 소리의 50%만큼 조정한다는 뜻이라는 걸 참고하면 왜 3dB와 6dB를 기준으로 말하는지 이해가 될 것임.


최종적으론 아래와 같이 EQ를 만져서 보컬의 소리를 정리해줬다.

60Hz쪽은 6dB 내리고, 4000Hz 부근을 1.5dB 키워서 아주 살짝 시원한 느낌의 방향을 더해줬다.


요 상태로 MR이랑 볼륨 밸런스를 맞추고 섞으면 이런 느낌이 된다.


위와 같은 상태에서 룸과 리버브를 적당히 먹여서 아래 같은 느낌이 나게 해봄.


보통 리버브를 먹이게 되면 먹이지 않은 상태(보통 Dry한 상태라고 말함)의 잡음이나 톡 쏘는 소리들은 리버브에 묻혀서 좀 얌전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원곡 자체가 좀 80년대 느낌이다 보니 보컬에 리버브를 깊고 과하게 먹여야해서 결과물의 느낌도 시원함에서 약간... 깨끗함?으로 옮겨진 느낌이 됨.


암튼 이런식으로 나같은 경우엔 보컬을 다룰 때 60, 250, 400, 4000, 7000, 14000Hz를 중심으로 건드리면서 보컬의 색깔을 조정해준다.

EQ 처음 만져보는 친구들도 기본기의 기준점을 이렇게 잡고 시작하면 될 것 같아. 

특히 AI 보컬은 아까도 말했듯이 웬만하면 소리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편이라서 색깔 조정하고 정리만 좀 해주면 충분하다.

실제 사람이 녹음한거면 좀 손 댈 부분이 생기기는 하는데, 이건 추후에 다시 다뤄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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