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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무연분묘. 그것은 살아남은 친척이 없어 조문도 받지 못하고 국군에 의해 소각되어 버려진 '사람이었던 것'의 종착역이다.




"──── 용서하라. 나의 부족함을"




 쌓여있는 뼈더미에는 군데군데 까맣게 탄 숯덩어리가 붙어 있다. 어지럽게 쌓인 시체 더미에서 비참한 죽음의 한이 소용돌이치는 듯 느껴진다.




 인근의 살아남은 주민들도 그 원한을 두려워해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던 무연분묘. 그곳에서. 소녀는 홀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 영혼에 구원이 있으라. 그 영혼에 구원을 주소서."




 금빛으로 빛나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어린 소녀. 그저 한결같이 마음을 다잡고 죽은 자의 명복을 빌고 있다.




"염려하지 말라, 네 원통함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 편히 잠들라 ......"




 ──── 아무리 최고의 마술사라도 죽은 자는 되살릴 수 없다.




















































 모든 것이 충격이었던 훈장 수여식이 끝났다. 나는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노가 달아준 가슴의 깃털 장식이 시커먼 마기를 뿜어내며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 렉스가 옳았다. 그의 말대로 미노는 모든 것이 끝장나있다.




"......"




 성정. 확실히 멜로는 어쩔 수 없는 쓰레기지만, 그 남자는 그저 어렸을 뿐이다. 어린아이의 잔인함과 오만함을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말하자면 어른의 몸을 가진 개자식이다. 아마도 자신의 비정상적인 재능 때문에 칭찬받고 애지중지하며 자랐고, 자존감을 부풀리며 자랐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그 아이는 꾸짖어주는 존재가 있었다면 제대로 자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교육하면 갱생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노는 다르다.




 그 여자는 이미 누구보다 시야가 넓고 멀리 내다보고 사물을 바라보고 있다. 결코 정신적으로 미숙해서 흉악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다. 그 여자의 인격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




 그 여자는 선천적 이상자다. 타인의 생명을 이익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인간을 흉내 낸 망가진 정치 기계.




"──── 카린, 왜 나랑 상의하지 않았어?"




 훈장 수여식을 마치고 퇴장하여 대기실로 향했다. 렉스는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카린에게 물었다.




"미노의 흉악범죄, 조사했으면서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 미안, 나도 냉정하지 못했어. 렉스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분노한 채 달려갈 것 같아서. 무사히 일을 끝내기 위해 왕의 눈앞에서 심판을 받기로 계획했어."


"그래...."


"결과적으로는 덤불을 찔러서 뱀을 꺼낸게 되었네. 미안, 완전한 나의 실책이야."


"...... 저 여자는 저런 여자야. 다음부터는 상담해줘."


"...... 미안."




 카린은 허탈한 표정으로 옷자락을 움켜쥐고 후회하고 있다. 렉스도 카린의 의도를 이해한 듯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분명 렉스가 미노의 그 짓을 들었다면 격분했을 것이다. 증거도 없이 그대로 목을 자르려고 했을 것이다.




 이 남자는 원래부터 격정적인 사람이다. 렉스 본인도 그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것 같다.




"렉스님. 일단 은신처로 돌아가지 않을래요? 나탈 씨의 정보를 수집해야 해요."




 메이가 가볍게 제안했다.




 확실히, 아지트에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나탈의 옷이 여기 있다고 해서 나탈이 왕도에 있다고 확신 할 수 없다. 어디로 끌려갔는지 어느 방향으로 끌려갔는지 등의 확인은 할 수 있을 터.




"...... 그럼 내가 혼자 갈 테니 너희들은 여기 남아서 행동해줘. 메이드복이 그 녀석 손에 있었으니, 왕도에 나탈이 끌려갔을 가능성이 높아."


"알겠어."


"게다가 나 혼자라면 달리면 반나절이면 돌아올 수 있어."


"......"




 그래, 렉스는 역시 인간을 초월했구나. 우리는 며칠을 걸려서 먼 길을 왔는데 반나절 만에 돌아올 수 있다니.




"그 동안은 플라체, 네가 카린과 메이를 보호해줘. 네 실력을 믿고 부탁할게."


"아아."


"임시 리더는 카린, 너야. 내가 없는 동안 파티를 부탁해."


"알았어, 맡기라고. 렉스도 부탁해."




 메이와 카린도 렉스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 같다.




 렉스가 멍청하기 때문에 정보 수집을 맡기는 것이 조금 걱정스럽지만, 시간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그 편이 낫다.




 나도 최대한 정보를 수집해볼까? ...... 그래, 오랜만에 스승님께 편지를 보내볼까?




 왕도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스승님이 누군가를 소개해 줄지도... 편지라면 만나지 않고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겠지.




 어수룩한 스승님이니, 모험가 길드의 사망자 수 같은 건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겠지?




"나는 왕도에서 나탈의 정보를 알아보고 있을게. 렉스, 빨리 돌아와."


"...... 조심하세요, 렉스님"


"아아, 아마 며칠 후에 돌아올 거야. 그 동안은 절대 미노에게 엮이지 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




 난 한시라도 빨리 나탈의 안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 아이는 외롭고 겁이 많은 아이니까, 지금쯤 울고 있을 거야.




 나에게 가장 소중한 피를 나눈 여동생────






"그건 곤란한데, 렉스? 너를 왕도에서 떠나게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그런 렉스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조용히 미소 짓는 국군장교였다.
























"일할 시간이야, 렉스 와 플라체. 출정 준비를 해줘."


"거부한다."




 미노의 명령을 렉스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그 여자의 표정은 평온했다. 검은 사각형 모자로 눈을 가리고 있지만, 그 입술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마치 우리가 자신의 부하인 것 처럼. 절대 명령을 거역하지 않을 존재를 향한 상사의 얼굴로.




"알고 있어? 인질은 한 명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을......."


"......"


"나는 치유술사니까. 인질을 아무리 아프게 해도 죽게하지 않아."


"이 자식......, 미노!!!"


"너희들이 나를 거역하면 다음 날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날아올 걸? 다음 날에는 손바닥이, 그 다음 날에는 팔이, 그 다음 날에는 다리."




 그 여자는 마치 잡담이라도 하는 것처럼. 생각만 해도 끔찍한 협박을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에게 말했다.




 아니, 협박이 아니다. 이 여자는 망설임 없이 할 것이다. 이 여자에게 양심의 가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있는 것은 국익이냐 아니냐, 그것뿐이다.




"죽인다. 그런 짓을 하면 죽여버리겠어."


"후후후, 선택하는 건 너희들이야. 너희들이 내 명령에 따랐다면, 그녀는 아프지 않고 푹 자고 있을 거야. 자, 어느 쪽을 선택할래?"


"────"




 사악. 악랄함. 냉철함. 악역.




 이 여자를 표현하기 위해 나는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탈이 이 여자의 사정으로 사지가 찢어지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피가 끓어오른다. 이 여자를 베어버리라고 온몸의 장기가 끓어오른다. 무의식적으로 검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베어버릴까? 베어서 병사들을 위협해서 나탈의 행방을 실토하게 만들까? 그게 가장 확실한 ────.




"어라, 플라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그런 내 태도를 눈치챘는지. 미노는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약간 곤란한 듯 눈썹을 찡그렸다.




"그건 별로 추천하지 않을게, 나탈이 중요하다면."


"...... 무슨 뜻이야?"


"내가 죽는 동시에 그녀를 포함한 인질들은 죽게 되어 있어. 너희들 말고도 인질이 잡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 분명 나를 베어버린 너를 원망할걸?"


"제정신인 사람이 네 썩어빠진 명령을 지킬 리가 없어!"


"인질은 국군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관리하고 있어. 내가 죽은 후 인질을 죽이면 내 개인 자산에서 보상이 지급되는 계약이거든."


"자신이 죽는 것도 각오하고 움직이고 있는 거냐?"


"언제 암살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은 중요한 일이라 국익상 죽일 수는 없지만, 가끔은 빨리 암살당해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마왕군 격퇴 후라면 상관없으니 나를 암살해 볼래?"


"넌 정말 미쳤어."




 ......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신의 암살을 지시하는 미노 장군. 그의 말투는 냉담했지만 눈빛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




 안 돼. 이 녀석, 죽임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죽는 것보다 미노의 죽음으로 인해 국가가 입을 불이익을 두려워할 뿐이다.




 자기 목숨조차도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부터 왕도성 주변에 진지를 구축할거야. 지금까지는 이웃 나라에 대한 방어만 했기 때문에 왕도 부근은 요새화를 별로 진행하지 못했거든."


"......?"


"공병대가 기습을 당하면 곤란하니 렉스와 플라체는 토목 공사를 하는 목수와 병사들을 호위해 줘. 플라체는 서쪽, 렉스는 중앙 호위를 맡아줘. 동쪽은 멜로에게 맡길 테니까."


"호위인가..."


"너희들은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잖아? 그렇다면 별다른 불평이 없겠지?"




 사람을 우습게 보는 듯한 말투로 미노는 우리에게 자료를 건넸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기간은 짧고 의뢰료는 꽤나 비싸다.




"너희들이 직무를 포기하면 나라에서 고용한 목수나 아무것도 모르는 공병들이 학살당할지도 몰라. 그건 손해니까 열심히 일해줘."


"...... 어차피 우리는 거절할 수 없겠지."


"그래. 지금은 국가의 일대사야, 렉스 군의 어린아이 같은 투정을 받아 줄 시간은 없어. 내 명령을 받아."


"씨발.”




 렉스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의뢰서를 받았다. 예전에 본 적 있는 국군의 문장이 새겨진 의뢰서였다.




 예전에는 이런 특별한 의뢰를 해낼 수 있는 렉스가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




"기억해라 미노, 언젠가 너를 단죄해 주마."


"단죄, 그러네. 후후, 내가 그렇게 싫어?"




 미노는 얄밉게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어리석게 내려다보았다.




"너희들의 시선은 국민의 시선이야. 국가를 운영하는 자의 시선이 아니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


"결론부터 말할게. 내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 왕도는 마족들이 활보하는 마족령이 되었을 거야. 우리 인간들은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을 테고."


"...... 내가 여기 있잖아. 그렇게 둘 것 같아?"


"너도 한 번 졌잖아? 애초에 엠마를 통해 너희들을 왕도로 부른 건 나였고."




 아, 역시. 타이밍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엠마에게 마왕군이 쳐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불어넣은 건 미노였구나.




"단죄라고는 하지만. 과연 내가 악행을 저질렀을까?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 나라의 투지를 불태우고 군비를 정비하여 마족을 격퇴한 내가 악?"


"......하지만 너는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사람을 죽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너는 생각을 멈추고, 나를 죄지은 악인이라고 경멸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미노는 진지한 눈빛으로 나와 렉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간청에 가까운 무언가가 담겨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지금은 나와 협력해. 나는 나라를 지켜야 해. 그렇지 않으면, 희생한 생명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거든."


"네놈......"


"아까 제시한 조건도 진심이야, 렉스. 네가 원한다면, 마왕군을 격퇴하고 나라의 평화가 지켜졌다고 판단한 시점에서. 날 죽어도 괜찮아."


"......"


"나를 따라와, 렉스."




 ...... 미노의 말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건 인정해.




 그녀의 말이 맞다면 미노는 왕도를 지킨 것이다.




 하지만.




"──── 있잖아, 미노, 넌. 누군가가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나는. 미노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플라체? 갑자기 왜?"


"눈앞에 견딜 수 없는 불행을 당하고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봐. 어떤 생각이 들어?"




 그건. 내가 미노를 믿고 싶었기 때문에.




 무자비하지만, 그것 또한 연기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서.




"...... 어리석다고 생각해. 모든 불행은 피하려는 노력이 가능해. 그 노력을 게을리 한 자의 결말은 경멸의 대상일 뿐이야."


"그럼 너는 그런 경험이 없어?"


"있어. 그때마다 자신의 무능을 경멸하고, 반성하고, 성장하고 있지."


"그래, 넌 그럴 수 있구나. ...... 하지만 그걸 견디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들도 많이 있어."




 미노의 대답은 거짓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진심으로 약자를 경멸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노력했다. 나약한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성장을 거듭해 지금의 위치에 서 있다. 그 노력은 분명 보통의 노력이 아니었을 것이다.




"미노, 이것만은 말하게. 너는 정치인으로서 옳은 일을 하고 있어, 분명. 하지만 ────"




 옳바른 것이다. 그녀의 생각의 근본은, 결코 엇나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를 운영함에 있어 유능한 사람을 중시하고 무능한 존재를 도태시키는 방식은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 넌 인간으로서, 잘못되어 있어."




 그런 존재는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인간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 상처받는데."


"나는 너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아.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더 슬퍼하는 사람이 적은 결말은 없었는지. 그것을 찾고, 실현 할 거야. 내 검은 그것을 위한 검이니까."




 결별이다.




 나는 미노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마 내 생각이 문관들이 보기에는 '어리석은 이상주의자'일지라도.




 내가 검을 휘두르게 된 첫 계기는 '눈앞의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너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이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그건 잘못되었어."


"꿈을 꾸고 있네. 누군가의 희생 없이 큰일을 해낸다는 것은 꿈의 세계야. 너는 짐승을 죽이지 않고도 고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너는 그 이상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은 해본 적이 있어?"




 ──── 나는 그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검을 휘두른다.


 


"내 검은 내 눈앞에서 울고 있는 누군가를 위한 칼이야. 너와는 양립 할 수 없어."


"...... 뭐, 원래부터 이해해 주라고 한 건 아니야. 나는 내 방식대로 왕도를 지킬 거야. 너는 내 지시에 따르고, 지시 그대로 행둥해 주기만 하면 충분해."


"알았어. 하지만 나탈이 발견되는 순간 네 목을 날려버리고 은신처로 돌아갈 거야."


"그래, 그럼 나탈만은 엄중히 감금해야겠네"


"농담이 아니야. 넌 칼에 찔린 줄도 모른 채 즉사할 거야."




 '찰칵'하고 칼날 소리를 내며 미노를 위협했다. 나는 녀석에게 등을 돌리고 할당된 전장으로 걸어 갔다.




 미노가 틀린건지, 내가 틀린 건지.




 이 싸움의 결과가 이를 증명해 줄 것이다.




"...... 기다려, 플라체"


"안 기다려, 더 이상 네 말에 귀를 기울일 생각은 없어."


"아니, 잠깐만."




 지금뿐이야, 미노. 내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건 나탈을 잡은 지금 뿐.




 보호해 줄게, 공병대원들을. 네가 생각한 거잖아? 그 정책은 분명 옳은 거겠지.




 하지만. 나는 절대 너를 인정하지 않는다. 넌 틀렸어────




"저쪽은 동쪽이야. 멜로가 이미 진을 치고 있으니까. 플라체는 서쪽을 가줘."


"......말해 줘야지."


"응?"




 아무래도 나는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




 아니, 저번에 렉스가 알려줬었지? 태양이 올라가는 방향이 서쪽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태양이 움직이지 않으니 방향을 잘못 잡아도 어쩔 수 없잖아?




 그런 하찮은 일로 승부를 걸려고 하다니, 역시 미노는 나쁜 놈이다.




"...... 사람의 허점을 잡는 것만은 일등이구나, 미노"


"하, 하하"




 나는 미노에게 비아냥거리며 삐딱하게 대꾸하고 화를 내며 돌아섰다.




 정말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