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가 영국왕립학회 총무 헨리 올덴버그에게 편지를 보내서 말하길


"아 사람들이 나더러 존나 비기독교적이라는데 물론 내가 생각하는 신이 기존 사람들 상식과 다르다는 건 인정하거든요?

그런데 내가 말하는 내용이 사도행전에서 바울 사도가 말씀하신 거랑 다를 게 뭡니까?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데다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다고 하시잖습니까? 

즉 모든 것은 하나님 안에 있고 그분 안에서 천지만물이 운행한다는 제 묘사와 동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다른 편지에서는


"사람들이 기적이라는 증명 불가능한 요소를 종교적 믿음의 바탕으로 삼는 건 사실상 무지와 다를바 없지 않습니까?

우리 기독교인은 유대교인과 달리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영적으로 그 진의를 해석할 수 있지 않습니까?

고린도전서 15장을 가지고 예수님이 진짜 육체를 갖고 부활하셨다고 믿고 그러면 아마추어죠.

무엇보다 그런 식의 해석은 약점이 쉽게 드러나고 (이교도 혹은 불신자의)반박거리만 늘어날 뿐입니다.

사람이 죽은 자 가운데서 진짜로 되살아났다고 그 새끼들한테 어떻게 믿게 하란 말입니까"



자기가 종교적으로 공격받을 때는 바울이 비유적으로 말한 내용을 구절 그대로 가져와서 반박하면서

또 다른 상황에선 왜 성경을 구절 그대로 해석하느냐고 엄준한 비판을 가하는 걸로 보이는데


기적과 교리는 다르다는 게 스피노자의 주장에 깔린 전제로 보인다만

비종교인에게는 그 밥에 그 나물처럼 보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