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내던 여후배가 사라졌다.

경찰은 돈이 많았던 후배의 재산을 노린 범죄로 사건을 단정, 조사중이다.

후배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후배가 없어진 썰렁한 기분에 집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단서를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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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1 : 5가지 색상의 매니큐어]


그녀는 항상 화려한 빛깔의 매니큐어를 하고 다녔다.

케어를 받고 온 날마다 자랑하며 방방 뛰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대체적으로 푸른 빛을 내는 매니큐어 중 두번째 매니큐어에서 소형 캡슐이 발견됐다.

캡슐 안에는 수면 가루가 있었는데, 사용한 듯 희미한 양의 가루만 검출되었다.

이런 종류의 약품을 그녀는 왜, 그리고 언제 사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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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2 : 나비 모양 목걸이]


나비를 좋아하던 그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꽃을 쫓아 날아가고 싶다던 그녀였다.

항상 나랑 만나는 날은 목걸이를 끼고 왔는데, 어쩌다 깜박하고 안 차고 온날에는 무조건 가져와야할 정도로 강박증이 있었다.

이상하게 나랑 만나지 않을때에는 안끼고 다닌다고도 했지만..


나비 모양의 목걸이의 가운데에는 푸른 보석이 박혀있었는데, 보석 안에서는 소형 카메라가 나왔다고 한다.

카메라는 특정 기기에 연결된거로 보인다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카메라까지 몸에 소지하고 다니면서 대체 누구를 겁내거나 두려워한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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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3 : 귀걸이 2개]


역십자가 모양의 화려한 장식이 달린 귀걸이는 뽐내는 걸 좋아하는 그녀에게 매우 잘 어울렸었다.

방방 뛰거나 머리를 한쪽으로 넘길때마다 빛을 반사하던 귀걸이는 그녀의 자랑이였다.


역시나 귀걸이에서도 기기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각각 1TB가 넘는 상당히 압축된 분량의 USB가 들어있었는데, 경찰은 그 내용물을 확인 후 내게는 말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후배가 걱정된다며 알려달라고 외치던 나를 바라보던 여경의 불쌍하다는 표정은 웬지 모르게 잊혀지지 않는다.

여경은 같은 여성이라 후배를 걱정해준 것일까?

대체 후배는 USB에 어떤 증거를 가지고 사라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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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4 : 오색빛깔 화장품 통과 브러쉬]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는 것을 사랑하던 그녀.

그런 그녀에게 있어 화장품 도구는 전장에 가는 무기이자 방어기재였다.

언젠가 '너는 생얼이 더 이뻐'라고 무심코 말한적이 있는데, 그녀는 방긋 웃으며 '어머, '브러쉬'는 제 무기에요'라고 말했었다.


의외로 다양한 물건이 검출된 다른 착용품과 달리, 화장품 케이스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평범한 화장품 케이스.

다만 브러쉬가 탈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솔 부분을 때면 이상한 열쇠가 나온다고 하였다.

이상하게 귀걸이를 조사하던 경찰이 내게 집 안에서 찍은 폴더도 있다며 조심하라고 했는데, 나랑 그게 무슨 상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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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5 : 구두]


명품 브랜드에서 수제로 한정으로 만든 구두

그녀는 이 구두를 구한뒤, 너무나 기뻐 춤을 출 정도였다.

또각 또각 특유의 소리가 들리면 자신임을 꼭 기억해달라던 그녀는 이상하게도 자신의 구두에 GPS장치를 심어두었다고 한다.


분실의 위험이 있어 심었을거라고 경찰은 추측했다.

GPS가 가르키는 위치는 딱히 특별하지 않았다.

내가 평소에 다니던 곳이니만큼 위험한 곳도 없을뿐더라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이렇게나 소중한 구두를 두고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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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EXTRA : 관찰일지]


이건 경찰도 모르는 정보다.

특이하게 경찰이 자꾸 나를 이 사건에서 떼어내려는 느낌을 너무 받아, 동아리방에서 발견한 그녀의 일기장을 나만 보관하고 있다.

오늘 아침 동아리 방에 갔을때, 분명 사라졌을터인 그녀의 흔적이 있었다.

[선배~ 이거 봐주세요!] 라고 적혀있는 노트는 위에 '관찰일지'라고 적혀있는 백과사전 크기의 노트였다.

수많은 노트들을 이어붙인듯 막대한 분량의 크기는 그녀가 어떠한 것을 세심히 관찰했다는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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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쓴 커피를 마저 마시고는 노트를 열어보았다.

여기서 증거를 찾는다면 내가 그녀를..!


{ 왕자님을 찾았다. 

운명의 빨간실이 나와 그를 잇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무심한 남자답게 날 기억 못하지만 괜찮아!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니까! }


왕자님이라니, 조사한다는 것이 사람인가?


{ 전학 온 유학생인 척 그에게 접근했다.

친절한 사람답게 이곳 저곳 학교를 소개시켜주는 모습에 다시한번, 아니 평생 반했다.

전 당신만의 여자에요... }


나한테도 이렇게 접근했었지..

그런데 '척'이라니, 나도 속은건가..

조금 씁쓸하네


{ 저번의 답례로 수제 도시락을 만들었다!

좋아해주면 좋을텐데.. 오늘의 특별 소스는 침!

점점 종류와 양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


그녀는 요리를 참 잘했다.

나도 자주 해주었는데, 이 남자도 맛있게 먹었겠지?

딱히 특별한 의미가 아니라더니, 본방은 따로 있고 나는 연습용이였나보구나..

그런데 침이라니, 한약을 잘못쓴건가?

그녀는 엉뚱한 부분이 있었으니까


{ 선배는 참 둔하다.

그 여자가 꼬리치는걸 왜 눈치 못 채는거지?

그러니까 아직 내게로 안넘어온거야.

좀 더 분발해야할 필요가 있겠어 }


피식,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져 웃음이 나온다.

이런 그녀는 지금 어디있을까.

부디, 무사하면 좋겠다.

그보다 나에게 이 노트를 보라는 이유는 뭐지?

여기서 증거를 찾아 자신을 도와달라는거 같은데.


{ 선배가 자는 사이 몰래 열쇠를 복사했다.

귀중한 사진과 내 새로운 보물이 될 것을 많이 얻었다.

요즘은 선배 속옷만 입고 다니는데, 아직 눈치를 못 챈거 같아 찌릿찌릿하다. }


브러쉬에서 나온 열쇠가 범죄용이였어?

아니, 애초에 그녀는 쫓기는게 아닌가?

설마 이런일을 벌이다 들켜버려서..


{ 오늘 선배와 항상 만날때, 카메라 베터리를 충전한다는걸 깜빡 잊어서 급하게 집에 다녀왔다.

선배가 의심을 안해서 다행이다. 둔한것은 이럴땐 좋다.

오늘도 새로운 컬렉션이 늘겠구나~♡ }


어? 이날은 분명 나와 만난 날인데..

그리고 카메라는 설마...


...


이 관찰은 나에 대한 거였나?

서둘러 페이지들을 넘겨본다.


선배, 선배, 선배, 선배, 선배 ... 얀붕이.


왜 눈치채지 못했지?

나에게 이런걸 보여주는 이유가 뭐야!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다달았다.


{ 자꾸 내게서 눈 돌리는 얀붕이에게.

선배, 놀랐어요?

제가 그 소꿉친구는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자꾸 제 말을 무시해요?

딱 봐도 발정나서는 야한 냄새나 풀풀 흘리고 다니는 년에게 왜 자꾸 다가가냐고요.

이러면 제가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되잖아요.

이제 못참아요, 저도.


전 선배가 눈에 그려져요.

지금쯤, 사라진 절 상상하며 커피나 마시겠죠?

네가 약을 탄 커피를.


눈치채도 늦었어요.

눈을 뜰때쯤에는 

저희의

둥지

에 있을거니까. }


그럼, 잘자요. 내 사랑


이래서 경찰이 나에게!!

서둘러 경찰을 불러야해..


몸을 일으키려하지만, 휘청거리며 쓰러진다.

안돼, 난 몰랐다고!


또각. 또각.


"이 소리 기억하죠?"


또각. 또각.


"어머♡ 그렇게 무방비하게 잠들면...♡"


또각. 또각.


"제가 저를 통제할 수 없잖아요♡"


또각. 또각. 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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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종합 : https://arca.live/b/yandere/20758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