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붕이가 누명을 쓰면 후순이는 당장은 후붕이 편일 거임.


그 동안 후순이는 후붕이 곁에 있었으니 후붕이가 누명을 쓴 거라고 여길 거임.


상식적으로 하루 아침에 증거나 증인 나왔다고 해서 후붕이를 매도하는 건 이상하잖아?


'아냐, 난 후붕이를 믿어' 이러던 후순이가 증거나 증인 보고서 바로 납득하는 것보다는 조작이나 잘못 본 거라고 주장하는 게 사리에 맞을 거임.


근데, 후붕이가 누명을 쓴 뒤로 점점 악소문이 도는 거임.


단순한 오해가 뼈에 살이 붙듯 점차 겹치고 겹쳐서 악소문으로 발전하고 급기야 후순이도 그 악소문에 휘말리는 거임.


후순이는 후붕이와 붙어먹은 년이라는 뒷담을 듣는 건 괜찮았음.


그런데, 후순이가 정말로 견딜 수 없던 건 점차 후붕이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거였음.


후붕이가 정말로 결백한 게 맞을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고 어쩌면 후붕이가 정말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닐까 하고서.


그렇게 믿음이 흔들리다가 결정적인 계기로 인해 후순이마저 후붕이에게 등돌리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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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누명은 밑에서 지적한대로 증거나 증인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불신하는 건 개연성이 안 맞는 거 같음.


적어도 한 번은 부정하거나 그래야 하는데, 후순이를 보면 증거나 증인 보고서 바로 납득하곤 후붕이한테서 등 돌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