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결손이나 트라우마를 얻는 건 보기 힘들지만

후붕이의 피해가 크면 클 수록 후회하는 파트가 얼마나 깊어질지 기다려지는

사이다를 마시기전 고구마를 잔뜩 처먹는 맛이 있음


단 그러다가 고구마에 목이 맥혀 죽을수도 있다는게 문제


근데 왜 요즘은 고구마조차 안보이냐






때는 중세시대

 

가난하지만 성실한 농부인 후붕이는 영주의 땅에서 매년 밀농사를 짓는데


꿈에서 받은 경고 때문인지 오랜 농사경험으로 인한 직감인지


잘 기르던 밀밭을 싹 밀어버리고 구황작물을 심어야한다고 영주를 설득함


영주의 딸인 후순이는 후붕이의 그런 행동을 어리석다고 매도하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밀을 포기하고

기껏해야 내년까지만 저장할 수 있고 가난한 자들이나 먹는 채소나 키운다며 비웃음




후순이의 아버지인 영주는 그동안 성실하게 일해오던 후붕이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싹이 난 밀밭을 뒤엎고 고구마랑 감자 등을 심기로 함


영주의 관대하고 현명한 지배를 받는 농노들은 군말없이 명령을 따르는 방면


정작 딸인 후순이와 주변의 콧대높은 귀족들은 영주의 판단을 어리석다며 욕함




추수철이 가까워질수록 밀농사는 대단히 풍년이었고

후순이는 후붕이와 아버지를 비웃음


후붕이는 조금 덜 여물긴 했지만 그래도 구황작물이라 나름 먹을 수 있을 크기로 사란 채소들을 미리 수확하며

내년까지의 소비량을 인수별로 철저히 계산하고 창고에 저장해둠



후순이는 이렇게 밀농사가 잘 되는데 오판으로 가난한 채소를 심는 것도 모자라,


감자랑 고구마의 수확시기도 잘못 예상해 작은 것만 캐냈다며 욕함


후붕이가 수확을 마치고 몇주 후,

기상기후와 전염병으로 인해 잘 자라던 밀들은 추수를 며칠 앞두고 전부 썩어문드러지거나 병에 걸리거나 벌레에 파먹힘


후순이의 아버지를 제외한 다른 영주들은 순식간에 식량난에 허덕이게 됨


그들은 자기들이 보유한 식량으로 더이상 버틸 수 없자


자존심을 굽혀가며 자신들이 매도했던 후순이의 아버지에게 찾아와 가난한 자들이나 먹는 채소를 동냥함




후순이는 영주의 딸이었기에 삼시세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지만


그동안 자신이 했던 언행때문에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지 않을까 두려워함


영주는 후붕이의 조언이 없었더라면 모두 굶어죽었을 거라며 대대적으로 후붕이를 칭찬하고,

본인의 딸이었지만 항상 오만하고 남들을 업신 여기며

구황작물을 심는 것에 불만만 내비치는 후순이를 보며 혀를 참


후순이를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여기서 아버님께 미움받아 쫓겨나면, 자신도 저 밖에 구걸중인 가난한 귀족처럼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실 고구마를 좋아하는 척 연기를 하지만 이미 아버지와 후붕이에게 간파당했고 


매일 풍족한 식탁 앞에서 자신이 미련하다고 매도했던 이들에게 역으로 눈치를 보는 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