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알아야 할 주식 토막 상식 : 공매도>

쉽게 말해서 공매도란 없는 주식을 팔아서 이득을 보는 방법을 뜻함. 당연히 없던 주식을 팔았기 때문에 일정 기한 내에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함. 보통 공매도를 하면 주식시장에 매물이 많아지는 효과가 발생해서 주가가 내려가게 됨.

예시)

어떤 회사가 A 주식을 10000원에 100개 공매도하면 100만원의 이득이 발생. 그리고 회사의 의도대로 주가가 성공적으로 하락해 5천원이 됐다면, 이때 5000원으로 100개의 주식을 사들여 50만원 지출. 최종적으로 회사는 공매도로 50만원의 이득을 봄.

하지만 반대로 10000원에 100개를 공매도했는데 주가가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져서 20000원이 됐다면, 이 회사는 억지로 2만원짜리 주식을 100개 다시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100만원 이득봤다가 200만원 지출해서 결국 10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됨.



여기서부터 어제 하루동안 벌어진 미국 증시 사건 정리



1. 미국에 게임스탑이라는 회사의 주식이 있는데, 기관들이 이 주식 물량의 150%를 공매도하겠다고 발표.



2. 공매도가 이루어지면 보통 주식 가격이 하락하게 됨. 따라서 개미 투자자들과 해당 주식회사(게임스탑 측)는 손해를 입고 기관만 이득.



3. 그런데 미국 개미투자자들이 잔뜩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이며 오히려 게임스탑 주가가 90% 폭등.




4. 1월 28일(어제)도 개미들이 계속 주식을 매수하면서 이미 90% 폭등한 주식이 다시 350% 폭등해 주가 500달러까지 찍어버림. 원래는 주가 70달러였음.



5. 이러한 상황을 보다 못한 로빈훗, 위불 등의 미국 최대 증권사들(한국으로 따지면 키움증권, 신한증권같은 주식 거래사)에서 개미들이 주식을 사들여 가격을 높이지 못하도록 아예 주식 매수 버튼을 삭제시켜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

반면 기관들은 계속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해놔서 대놓고 불공정 시장을 만들어버림.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는데 계속 팔수만 있다? 당연히 물건 값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됨.



6. 주식 매수가 막힌 상태에서 기관들이 계속 공매도만 치니까 수많은 개미들이 한강으로 갈 위기에 처함. 역사에 남을만한 주가 대폭락을 기록했는데, 1시간만에 주가 75%가 떨어짐. 참고로 2008 금융위기때 리만브라더스가 주가 50% 하락하고 파산했었음.





그리고 주가가 대폭락하는 이 1시간동안 서킷 브레이커(주가가 갑자기 대폭 변화할때 일시적으로 주식매매를 자동 정지시키는 시스템)가 7번이나 발생하며 주식 역사에 한 획을 그어버리는 사건이 되고 말았음.



7. 왜 증권사들이 개미들의 주식 매수를 막았냐면, 이 증권사들이 공매도 기관들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기관이 손해를 보면 자기들도 손해를 보기 때문이었음.

쉽게 말하면 주가가 높아질수록 증권사와 투자기관은 손해를 보니까, 일부러 주가가 낮아지도록 인위적으로 개입한 것.

만약 주가가 계속 높아졌다면 이론상으로 기관들은 공매도 투자금의 5~10배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거라 파산까지 몰리게 되고 이러면 이 기관들에 투자한 증권사들도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기 때문에 주가를 조작해서라도 손실을 막으려고 한 것 같음.



8. 그런데 이런 인위적인 개입이 당연히 허용될리가 없음.

자기들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개인들의 주식 거래를 일개 회사들이 막아서 주가를 조작한다?

정부에서도 주식 거래 자체를 막지는 못하는데? 



9. 미 의회 상하원부터 공화당,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어제 대놓고 발생한 주가조작때문에 전부 난리가 났음.

원래부터 월스트리트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자유시장을 중시하던 공화당 역시 일개 증권사들이 시장을 대놓고 왜곡시킨거에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이참에 월스트리트를 박살내야겠다고 벼르는 계기가 됨.



공화당의 극보수 상원의원인 테드 크루즈까지 로빈훗에 대한 종합 감사와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트윗을 남길 정도로 사태가 커짐.



10. 하원에서는 이미 로빈훗, 위불, 시타델 등의 월스트리트 증권사에 대한 긴급 감사(Immediate Investigation) 결의안이 제출됨. 아래 결의안을 작성한 의원은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폴 고사르.




11. 현재 의회, 재무부, 연방거래위원회(한국으로 따지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금융사들에 대한 대대적 감사를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 아무짓 안했던 다른 금융회사들은 자기들도 같이 처맞게 생겨서 억울해하는데 워낙 민심이 흉흉해서 닥치고 있음.



놀라운건 이 모든게 불과 9시간정도밖에 안되는 시간동안 펼쳐진 일...


역사에 남을만한 "개미 vs 기관" 대결이 현재진행형으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