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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화:여름의 날의 고백

 

-1-


"조, 좋아해요!"

 

 요스케는 말을 더듬으면서도 단언한다.

 지금의 계절은 여름.새빨갛게 물드는 황혼의 공원에는 매미의 울음 소리나 엄마 손에 붙들려간 아이들의 아쉬움의 잔향이 남겨져 있다.

 갑작스런 고백에 놀란 얼굴로 요스케를 바라보고 있는 아야.그런 아야의 반응을 눈치채고 있는지 없는 것인지, 요스케는 말을 계속했다.

 

"저, 저와 사귀어 주지 않겠습니까!"

 

 거기까지 말하자마자 한숨에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몸은 직각에 구부려져, 회사의 직장 상사에게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중히 인사를 하는 모습이다.

 석양이 지는 공원에서 그렇게 몇 초간, 침묵이 이어진다.

 서로를 알게 된지 수 개월. 만나러 갈 때마다 요스케는 점점 아야에게 매료되어 갔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요스케는 결심을 하게되고 아야를 여기로 불러내, 고백을 한다.

 

"....."

 

 두 사람 사이에는 정적만이 가로 놓여 있었다.

 살짝 눈을 들어 아야를 바라본다. 노을 때문일까. 미네자키씨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져 있는 것 같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아야의 흑발이 살짝 살랑거린다.

 

"....."

 

 어색한 침묵은 계속 된다.

 그 침묵에 참지 못하고, 조심 조심 얼굴을 들어올리는 요스케의 눈동자에 들어 온 모습에 요스케는 당황한다.

 

"어, 어, 미네자키씨..! 그건.."


"네..? 아..."

 

 아야의 뺨에서 뜨거운 액체가 흐르고 있다.

 그제서야 뺨에 손을 대고, 아야는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 미네자키씨! 그건 저, 저..때문에.."


"아...., 아니에요! 이건...."

 

 아야는 부정을 하려다 목을 메여 잠시 말을 멈춘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너무 너무 기뻐서 눈물이나고 오열이 울컥거리는 거라고 말을 하고싶다.

 눈물이 울컥올라고 아야의 시야가 고여 간다. 가까스로 보이는 그 모습은,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있는 요스케의 얼굴이 보인다.

 

"그, 그......미안해요.....갑자기 이런 말을해서...."

 

 점점 요스케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요스케는 말을 멈추고, 쿠루리와 아야에게서 등을 돌렸다.

 

"..죄송합니다....전.. 먼저 가볼게요....."

 

 그렇게 말하고, 요스케는 터벅터벅 걷기 시작한다. 그 뒷모습은 힘이없어 보였고, 그 발걸음은 무겁기 그지 없었다.

 

"아............."


(...아니야......)

 

 아야는 입을 움직인다. 마음이 너무 벅차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는다.

 눈물로 흐려진 시야, 요스케가 서서히 작게 작게 변해간다. 아야의 마음에 급박함이 펼쳐져 간다.

 

"기다려!"

 

 솟구치는 오열이 목을 막히게 한다.

 천천히 멀어지는 뒷모습에 아야의 마음 속에 펼쳐지는 슬픔. 넘쳐 나오는 요스케에게의 기쁨의 눈물이 단번에 절망의 눈물로 변해간다.

 

".....아........"


(안돼....안돼....안돼..)

 

 마음을 채워가는 절망감. 하지만 그 감정은 사랑스러운 사람을 잃는다는 공포가 한순간 압도했다.

 

"기다려요!!"

 

 공원에 울려 퍼지는 절규. 그 목소리와 함께 아야의 몸이 움직인다.

 아야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뒤돌아 본 요스케의 품으로 전력질주 하는듯한 기세로 뛰어든다.

 

"에, 에?! 미네자키씨!"


"아니에요....아니에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는 요스케. 그런 요스케의 품에 얼굴을 억누르고, 아야는 흐느껴 운다. 그 목소리에는, 놓고 싶지 않다고,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하는 감정이 넘쳐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그런 아야의 모습에 요스케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미네..자기씨"


"그게..아니에요.....아니라고요..흑"


"..미네자키씨...."


"우..욱.....히라카와...씨....가..흑..좋아한다고.....말해줘서........그래서...좋아....그러니까"

 

 눈물에 목을 메면서, 마음 속에 겹겹이 쌓인 감정을 모두 토로해 가는 아야.

 그 말의 내용을 이해해 나갈 때마다, 요스케의 얼굴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변해간다.

 

"어.....그 말은...그러면...."

 

 떨리는, 긁히는 목소리로 말하는 요스케. 그 얼굴은 기대와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이었다.


끄덕..

 

 아야의 머리가 움직인다. 희미하게 의문에 긍정을 하고, 아야는 요스케로부터 몸을 떼어 놓는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고개를 숙이고 눈동자에 맺힌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

 

"네..그..잘 부탁드려요..앞으로..잘부탁....합니다"

 

 고개를 드는 아야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얼굴에 그려지고 있었다.

 눈물을 닦으면서도 짖는 웃는 얼굴. 눈물의 자취가 남은 얼굴로 만드는 웃는 얼굴은 완벽한 미소는 아니지만, 그 모습에는 기쁨이 너무 충분할정도로 흘러넘치고 있다는걸, 아야가 진심으로 자신을 받아 들여 주었다는걸 요스케도 알았다.

 그 순간, 요스케의 마음에 가득차있던 기쁨이 단번에 용솟음쳤다.

 

"이야아아!"

 

 요스케의 외침이 붉게 물들인 공원에 울려 퍼진다.

 강하게 주먹을 쥐고, 힘껏 팔을 몸에 끌어당긴다. 소위 말하는 승리의 포즈를 하고, 요스케는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게 몇 초, 힘껏 사랑을 챙취한 기쁨을 표현한 요스케는 아야를 본다.

 그 시선 안에, 아야는 눈과 입을 다물고 위를 향해 아니, 요스케의 얼굴을 보듯이 턱을 올리고 있다.

 이건, 키스를 기다리는 여성의 포즈.

 그 포즈를 보고 요스케의 사고는 정지.

 

"아, , 아,....."

 

 두근두근 요스케의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한다.

 아야의 자세가 의미하는 바를 곧바로 깨닫는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좋은건지. 요스케는 뻣뻣히 경직된 몸으로,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듯 주위를 본다.

 그리고, 요스케는 눈치챘다. 잘보면, 아야의 몸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예쁘다....)

 

 그 모습에 요스케는 마음을 다잡고 아야를 응시한다.

 눈을 감고 있는 그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여 있다. 이것은 저녁노을에 의한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거기까지 생각하는, 요스케의 얼굴과 아야의 얼굴은 하나로 합쳐져 간다. 

 움찔 아야의 몸이 떨린다. 몸을 떨면서도 키스를 기다리는 아야에게, 요스케도 입술을 접근해---

 

"야! 저거봐, 키스하려고 한다!"


"킥킥킥!"


"야! 조용히해! 들키잖아!"

 

"!!"

 

 그 소리에 이제 막 연인이 된 남녀는 현실로 되돌아와졌다.

 주변에는 어느새 모여들었는지, 초등학생 아이들이 모여있다.

 모두 한결같이 자신들을 보고, 놀림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야는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이고 고개를 숙인다.

 

"얼레리~꼴레리~!"


"키스한데요~!"

 

 자신들을 놀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요스게는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고 본능적으로 아야의 손을 잡는다.

 

"미네자키씨, 이리로"


"아"

 

 아야의 손을 힘껏 잡고, 요스케는 아이들의 얇은 포위망을 관통한다.

 와아~ 잡아라~ 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뒤로 흘리며,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잔디를 가로질러 달려갔다.

 

 

 살결을 스치는 풀들을 밀어 헤치며 달려간지 얼마나 됐을까.

 연인은 자신들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계속해서 달린다. 아무도 없는곳, 둘 만의 장소를 찾아서.

 그렇게 달리던 연인들의 발걸음을, 보다못한 나무 뿌리가 푹신한 잔디에 그들을 멈춰준다.

 

"어어어!"


"꺄악!"

 

 달리던 기세가 너무 대단해서였을까. 잔디의 품속에 안긴 연인은 데굴데굴 몇바퀴를 구른다, 회전이 멈추고 눈을 깜빡이며 손에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고, 서로를 바라본다. 그리고, 어느 쪽에서 먼저 라고 할거없이 웃기 시작했다.

 

"아.. 아하하 하하하하하!"


"풉..!"

 

 한 차례 시원하게 웃은 후, 두 명은 몸을 일으켜, 정면에서부터 뛰어들어 오는 강렬한 빛에 눈을 찌푸린다.

 바로 정면에는 수평선. 그리고, 이제 시야에서 사라지려 하고 있는 새빨간 태양이 거기에 있다.

 

"와아..예뻐"

 

 요스케의 옆에서 아야가 감탄한다. 말을 하지 않았지만 요스케도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있다.

 세계를 붉게 물들이는 태양. 오똑한 코, 붉게 빛나는 눈동자. 그 아름다운 모습에 장악된 것 일까. 요스케는 떨리는 손으로 아야의 어깨를 감싼다.그 부드러운 손길에 무심코 얼굴을 돌린 아야를 껴안아 두 사람 사이의 얼마 남지않은 틈새마저 없애버렸다.

 

"하지만 당신이 더 예뻐요..."

 

 진심을 담아 아야에게 말한다.

 아야는 그런 요스케를 올려다 보다, 예쁘다는 말에 귀까지 새빨갛게 불타오르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야....이제 아야라고 불러...주세요"

 

 그 말에, 요스케의 얼굴도 새빨갛게 불타오른다. 동시에 드디어 아야가 자신의 연인이되었다는 실감이 솟아오른다.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면서, 요스케는 자신의 생애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되는 이에게 나지막히 속삭인다.

 

"아야......."


"네, 요스케..씨"

 

 아야는 진정 웃는 얼굴으로 요스케를 바라본다. 그, 행복이 가득한 웃는 얼굴은 저녁놀에 물들어, 새빨갛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 꼬마 악마들에게 방해되어 이루지 못했던 것과 같은 포즈를 취했다.


 사랑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격렬하게 울리는 심장 뛰는 소리. 하지만 이젠 알고있다.

 

내 눈앞에 있는 이 또한 나만큼 떨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 심장소리를 들으며 눈 앞의 아름다운 연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마주한다.


 자신의 뺨에 느껴지는 물기.

 

그것이 행복의 눈물이며

 

여전히 우리들을 비춰주는 따스한 석양빛은 영원히 우리를 축복해주는것 같다고 나는 느끼고 있었다.


 

 

-2-

 

 내 생애 가장 기뻤던 어느 여름 날의 고백으로부터 벌써 4개월이 흘렀다.

 나는 삶의 행복이란걸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그 때를 생각하고 있는 지금도 나는 나의 여인과 사이좋게 거리를 걷고 있다. 오늘은 연인들을 위한 이벤트데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풍경 일색인 거리는 그야말로 커플로 흘러넘치고 있다. 주위의 커플들을 보면 하나같이 서로 팔장을 끼고있지만, 그와는 다르게 아직까지 우리는 손을 잡는 연결만으로도 서로 만족을 느낀다.

 

 그 대신, 굉장히 긴 하나의 머플러로 두 사람을 하나로 연결하듯 그 목에 감겨져 있었다.

 아야는 활기찬 분위기의 거리가 마음에 드는듯 내 몸에 바짝 붙은채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구경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아야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지금 가고있는 목적지를 새삼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긴장으로 얼굴이 딱딱히 굳어져 버린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크게 울리는 심장. 그 고동을 느끼면서, 요스케는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발걸음을 뚜벅뚜벅 옮긴다.

 

지금 우리는 호텔로 가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호텔로 가고있는 이유는 고작 수십 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와 아야는 근처 유명 레스토랑 체인점에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면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식탁에 놓여진 요리는 한 코스당 5천엔정도 하는 연인을 위한 크리스마스 특별 코스 요리....가 아니고, 크리스마스 기념 페어라고 적혀있던 크리스마스 기념 서민을 위한 전용 세트 요리이다.

 

""건배!""

 

 차려진 요리를 맛보기 전, 우린 와인 글래스를 부딪친다.

 쨍~ 하고 맑은 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우리는 와인 잔을 기울여 그 붉은빛 액체를 마신다.

 와인 잔을 내려놓고 아야를 보자, 그녀는 "의외로 맛있어" 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 얼굴을 보며, 나는 새삼 미안한 마음에 말한다.

 

"미안해. 더 분위기 좋은 곳으로 가서 맛있는걸 사주고 싶었는데..."


"아! 아니에요, 여기도 좋아요! 그리고.. 요스케씨와 함께 있잖아요.. 게, 게다가 이렇게 요리도 맛있는걸요!"

 

 그렇게 급히 뒷말을 덧붙인 아야는 귀엽게 웃으며, 칠면조의 대신 로스트 치킨을 포크로 맛있게 먹는다.

 그런 아야의 모습에 혹시나 하던 불안함은 조금은 사라졌다. 그리고, 눈 앞의 로스트 치킨에 손을 뻗어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정말 맛있다"

 

 그렇게 말하며, 요스케도 미소를 지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 오로지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음식을 먹는 소리만 작게 울려퍼진다.

 레스토랑도 분위기도 좋기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두 명 사이의 회화는 적어져 간다.


 본래, 아야는 조용한 성격으로 남에게 먼저 여러가지 말을 건네는 상황은 보기 힘들다.

 그리고, 그런 아야에게 말을 건네야할 나는 오늘같은 날에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괜한 말을 하면 싫어하지는 않을지, 크리스마스의 힘일까. 평소와 같이 선뜻 얘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그 결과, 둘 사이에 왠지 모를 침묵이 형성되어 갔지만, 아야는 오히려 이 조용한 침묵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남자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어색한 침묵에 무언가 말을 꺼내야 한다는 위기감에 경종을 울리는 심장. 긴장으로 떨리는 마음은 평소같이 요리를 분쇄해줘야하는 이빨은 본인의 역활을 잊고 꿀 꺽 꿀 꺽 눈앞의 음식을 삼키고 있다.

 

(컥! 콜록!콜록!)


 그런 내 모습을 빤히 보던, 아야는 그 모습에 푸웁! 하고 참던 웃음을 터뜨렸다.

분위기는 다시 회복되고 식사를 마친 후, 아야는 바스락 바스락 가져온 가방 안에서 하얗고 큰 선물봉투를 꺼냈다.

 

"짠~ 요스케씨! 여기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눈앞의 봉투에 요스케의 시선이 고정된다.

받은 손에서 바스락 하는 소리가 난다. 어떨결에 건네받은 봉투의 무게는 가볍지만, 왠지 모르게 손에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빨리 열어보세요"

 

 나의 반응을 보고 싶은 것인지, 아야는 기대 어린 눈으로 재촉해 온다. 그 눈빛을 받으며, 나는 봉투를 열었다.

 

 포장이 뜯기고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 온 것은 선홍색으로 보이는 물체. 봉투 안에 깔끔하게 접어져 있는 그 붉은빛깔의 물체를 잡았다.

 그 손에 느껴지는 털실의 감촉. 따뜻한 감촉을 느끼면서 그 물체를 봉투에서 꺼냈다.

 

"이건.. 머플러?"


"네"

 

 그것은 머플러였다. 이 붉은빛을 보는 순간 그 여름 날을 생각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곧 그 색보다 특이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굉장히 머플러의 길이가... 꺼내도 꺼내도, 계속해서 봉투에서 나오는 머플러. 한사람이 사용하기에는 상품성이 없는 길디긴 그 길이에 당황하면서 무언가를 깨닫고 나는 아야에게 물었다.

 

"혹시.. 이거..아야가 직접 짠거야?"

 

그 질문에 들킨게 창피하다는듯 얼굴을 붉히며 대답한다.


"..네.."

 

 꽃이 만개하는듯한 아야의 웃는 얼굴.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요스케는 너무 긴 길이가 신경이 쓰였다.

 

"정말 고마워, 그런데....이건...."

 

 너무 길다....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걸 말하게 되면 아야가 기분이 상하지 않은까, 라는 불필요한 상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 다음 말을 눈치 챘는지, 아야는 키득키득 웃으며 내 옆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그건 말이죠....이렇게 하면..."

 

 아야는 요스케의 손으로부터 머플러를 가져가 빙글빙글 요스케의 목에 감아 간다. 그리고, 반정도를 감고 , 요스케에게 딱 머플러가 맞는 것을 확인하면, 아야는 자신의 목에도 남은 머플러를 감기 시작한다.

 빙글빙글 머플러를 다 감으면,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아야와 요스케는 밀착하는 모습이 되어 있다.

 

"이거봐요, 딱 맞죠?"

 

 그렇게 말하며, 아야는 요스케를 본다. 밀착하여 있는 몸, 요스케가 약간 큰 일로부터, 자연, 그 시선은 눈을 치켜 뜨고 보는 얼굴이 된다.

 그 시선에 요스케의 몸은 뻣뻣히 굳어진다.

 그런 요스케의 반응에 아야는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깨달았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해 허겁지겁 머플러를 푼다. 그리고 그 머플러를 요스케에게 넘기고,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털실의 따뜻함. 눈에 들어오는 선명한 석양빛. 자신의 행동에 새빨갛게 익어있는 아야를 보며 새삼스럽지만 다시 기쁨이 울컥 올라온다.

 

"아야....고마워...."

 

 요스케도 얼굴을 새빨갛게 한 채, 울컥이는 마음에서 떠오르는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기분좋은 긴장으로 떨리는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고 요스케는 준비해 왔던 것을 꺼냈다.

 

"아야, 이 것을..."

 

 깨끗이 랩핑 된 작은 상자. 그 상자는 복숭아색의 리본으로 예쁘게 감싸여져 있다.

 그것을 본, 아야의 얼굴이 놀라움에 물든다.

 

"요스케씨...이건...."


"크리스마스....선물"

 

 소근소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러나 반대로 아야의 놀람은 기쁨으로 바뀌어 갔다.

 떨리는 손으로 그 상자를 받는다.

 

"지금 열어봐도.. 괜찮죠?"

 

 아야의 물음. 거기에 요스케는 수긍한다. 아야는 기쁨에 떨리는 손으로 리본을 풀어 간다. 그리고, 그 상자의 뚜껑을 열어 안에 들어가 있던 물건을 꺼냈다.

 차르릉.

 금속이 소리를 연주한다.

 

"아....."

 

 아야의 감탄하는 소리를 낸다. 그 손에는 은빛 넥크리스를 집어 펼치고 있다.

 

"걸어....줄까?"


"네...."

 

 요스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아야는 넥크리스를 내게 준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하얀 목을 드러낸다. 좋은 향기가 난다.

 떨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드러난 하얀 목덜미에 넥크리스를 걸었다.

 아야의 새하얀 가슴에서 넥크리스가 반짝반짝 빛을 반사한다. 그 빛에 더욱 빛나는 아야는 전보다 한층 아름답게 보였다.

 

"어떤...가요?"


"정말 잘어울려"

 

 그 물음에 요스케는 정직하게 대답했다.

 

"감사합니다....소중히 간직할게요"

 

 그런 요스케의 대답에 아야는 웃는다. 그 때와 같은 꽃이 피는 듯한 예쁜 미소였다.

 그 아야의 웃는 얼굴을 본 것만으로, 요스케는 지난 4달동안 노동을 한 땀만큼의 보상이 되었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에 취해있는 지금, 왠지모를 시선이 느껴져 아야의 건너편을 보면, 그곳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자리한 한쌍의 커플이 자리해있다.

하지만 왠지모를 그 남성쪽의 시선에 기분이 나빠지는걸 느끼고 아야에게 말을 한다.

 

"아야, 이제..그만 나갈까"


"네"

 

 요스케는 아야를 재촉하여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계산을 끝내고, 선홍빛 머플러를 둘이서 서로에게 메어주고 가게를 나온다.

 그런 두 사람의 뒷모습을 한 명의 남자가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3-

 

 딸칵, 어두운 방 안을 전등빛이 밝혀준다.

 짐을 바닥에 내려두고, 외투를 벗고나면,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생긴다.


저녁을 해결하고 레스토랑을 나왔지만 크리스마스의 대다수 연인들이 그렇듯 이 순진한 연인들도

결국, 그렇게 헤어지지 못하고 둘의 사랑을 몸으로 확인하기 위해 호텔에 온 것이다.

 

 두근두근 하는 심장 뛰는 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느껴진다.

 

"이러다 설마 쾅! 하고 터저버리는건 아니겠지..?"


 가슴의 고동을 느끼며 그대로 아야가 침대에 앉는다.

 그 모습에 자석이 이끌리듯 요스케도 침대에 따라 앉는다.


 꿀꺽!


 요스케는 마른 침을 삼킨다. 지금 침대에 아야와 같이있다.

 

"...아야....."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입술을 아야로 입술로 뻗어간다.

 아야는 옆에 있는 요스케의 목소리에 앞으로의 미래를 감지한다.

 그리고, 아야도 요스케의 모든걸 받아 들이겠다는듯 살그머니 눈감았다.

 

겹치는 두 사람의 입술.

 부드러운 입술로 서로의 체온 느끼고, 서로의 체향으로 마음을 고양시켜 간다.

 아직까진 서로를 조심스럽게 여기는 순진한 키스.그러나, 몇분이나 계속된 그 조심스런 키스만으로 두 명의 체온은 높아지고 있었다.

 

"옷....벗어줄래..?"

 

 이미 뜨거운 기운이 머리까지 치솟은 요스케는 흥분된 숨을 내쉬며 떨리는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탈의를 요구한다.

 그런 요스케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하곤, 아야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아야는 윗도리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천천히 하얀 블라우스의 버튼을 풀어 간다.

 천천히 천천히 블라우스를 벗고, 그 흰 피부를 공기 중으로 드러냈다.

 

"아아......."

 

 요스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샌다.

 아직까지, 상의만 벗었을 뿐이라고 하지만 이미 요스케의 흥분은 극으로 치달아 가고 있다.

드디어, 아야의 스커트가 벗겨진다.

 

(쿠웅!쿠웅!쿠웅!)

 

가슴이 새차게 요동친다. 브래지어, 팬츠 통일된 흑색 속옷은 눈과 같이 새하얀 아야의 피부를 강조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아야의 나체. 그 매혹적인 모습에 요스케는 눈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빼앗겨 가고 있었다.


 그렇게,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요스케에게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걸로 느껴졌지만, 그 시간은 1분도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야는 자신이 아닌 남에게 나체를 보였다는 것과 요스케의 뜨거운 시선이 자신의 몸을 보는걸 느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차가운 비에 젖은 새처럼 가늘게 몸을 떨며 하얀 나신을 가녀린 양팔로 간신히 커다란 가슴과 고간을 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스케씨! 부, 부끄러워요.그렇게, 너무 보지 말아주세요"

 

 아야는 작디작은 목소리로 속닥이듯 부탁하고, 요스케의 시선으로부터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그제서야, 요스케는 자신이 하고 있던 변태적인 행동에 대한 자각을 한다.

 

"아!, 미안!"

 

 당황한 마음에 아야의 나체에서 눈뿐만 아니라 몸을 돌려, 침대 위에서 정좌한다.

 그리고, 몇시간처럼 길게 느껴진 몇 초가 지나고. 요스케는 자신의 등에 한 사람의 온기를 느꼈다.

 

"!, 아야!"


"요스케씨도....요스케씨도 벗어 주세요"


"으, 응"

 

 부드러운 감촉에 당황과 흥분을 같이 느끼는 요스케의 귀에 속삭이는 아야가 떨리는 소리.

 그 목소리에 요스케는 조종되듯이 즉시 행동한다.

 허겁지겁 옷을 벗어 던져 간다. 윗도리, 바지, 그리고 속옷. 요스케는 트렁크 팬티를 내려, 그 아래에서 아까 전부터 단단해져 있는 물건을 꺼냈다.

 

"다..벗었어.아야"

 

 요스케는 태어날 때, 그대로의 자연상태가 되어, 아야에게로 뒤돌아 본다. 그리고, 그 모습에 일순간, 사고가 정지된다.

 조금 전까지 새하얀 몸을 흑색으로 물들여 주고 있던 속옷들은 이미 침대 아래로 떨어져 있었고 아야는 그 눈과 같이 흰 몸을 모두 드러내고 있었다.

 

"아아아...."

 

 요스케는 간신히 숨을 들이쉰다. 마치 하얀 눈과 같은 피부와 여성의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것 같은 아야의 몸에 요스케는 자신의 물건을 가릴 생각도 잊고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

 

 몸이 저절로 움직여 침대로 올라 간다. 떨리는 손으로 아야의 뺨을 쓰다듬는다.

 뺨에 닿는 손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아야도 요스케에게로 손을 뻗는다. 그리고, 가볍게 키스를 하고, 한몸이 되어 침대로 쓰러졌다.

 몇번이나 키스를 반복한다. 요스케의 손이 뺨에서부터 점점 밑으로 가슴으로, 가슴에서 하체로 나아간다.

 그 손길에 가볍게 몸을 떨면서 꼭 눈을 감아 자기도 모르게 막으려 할뻔한 손을 멈추고 요스케의 손을 받아 들여 간다.

 

 (찌걱)

 

 그리고, 요스케의 손이 내려가 삼각지로 진행되었을 때에 그곳으로부터 싱거운 소리가 울린다.

 

""아......""

 

 두 명의 소리가 겹친다. 한 쪽에서는 놀라움에, 다른 한 쪽은 수줍음에 나온 소리.

 요스케가 아야를 보면, 아야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눈을 피하여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이제.....넣어도 될까?"

 

 요스케의 입으로부터 나온 말. 그 말의 의미하는 바를 깨닫고 아야는 더욱더 얼굴이 달아오른다.

 우람하게 우뚝 솟아 있는 기둥에 콘돔을 착용하고, 하얀 눈 속에 검은숲을 향한다.

 

"갈게"

 

 요스케의 물음에 아야는 끄덕 허락한다. 그 신호에 요스케는 허리를 진행시켜 간다.

 

"....!"

 

 딱 닫혀진 고기. 그것을 밀어내 개방하려고 하는 페니스가 밀려온다.

한번도 열린적 없던 질을 비틀어 열려 가는 그 지독한 아픔에 아야는 이를 악물고 몸을 떤다.

 애처롭게 떨리는 아야의 몸짓에 요스케의 몸이 멈춘다.

 

"아, 아야?"

 

 조심조심 얘기한다. 그 물음에 꽉 감고있던 아야의 눈동자. 그 눈의 구석에는 반짝 빛나는 액체가 있었다.

 

"....너.......혹시.....처녀야?"

 

 아야의 눈물에 요스케는 동요해, 무심코 물어 본다.

 그 말에 아야가 얼굴을 붉게하고 수긍한다. 그 때서야 요스케는 자신의 말이 무례했음을 깨달았다.

 

"아, 그, 미안.....그럼 최면술로....아픔을 지워줄까?"

 

 요스케는 아야에 사과하는 마음에 대책을 마련해 제안을 한다. 그 말에 아야는 고개를 젖어 대답한다.

 그 대답에 요스케는 놀라, 반문한다.

 

"어째서....처음이면 많이 아플텐데....?"

 

 걱정이 흘러넘치는 그 입에 아야는 집게 손가락을 대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을 보내는 요스케에게 아야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괜찮아요. 처음, 처음이니까, 아파도, 힘들어도, 이건 분명히 인생에 중요한...일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될거에요"

 

 그렇게 말하고, 아야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미소에 요스케는 더이상 권하지 못한다.

 

"..알았어..그럼, 갈께"

 

 요스케는 다시 허리를 진행시킨다. 좁은 길을, 꽉 맞물려있는 고기를 열어가는 감각.

 그리고, 마침내 페니스의 끝에 걸리는 그것을 찢어, 요스케는 단숨에 안쪽까지 허리를 진행시켰다.

 

"!!"

 

 허리로부터 전해져 오는 격렬한 아픔.

 그 아픔에 참기위해 아야는 요스케에게 온힘을 다해 매달린다.

 

(하아.하아,)

거친호흡을 내뱉고, 가시지 않은 아픔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아야, 아야..전부 들어갔어....괜찮아?"

 

"..후우..후우.. 괜찮아요, 정말..전 기뻐요....요스케씨에게...처음을...줄 수 있어서....정말 기뻐요"

 

 요스케의 걱정섞인 말에 대답하는 아야.

 그 얼굴은 고통으로 찡그려 채로 있었지만, 그 목소리에는 기쁨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꾸물꾸물 조금씩 조금씩 자신들을 밀어낸 침입자를 감싸오는 질벽. 생생히 느껴지는 그 감각은 요스케에게 소름끼치는 쾌감을 계속 주고 있다.

 그 쾌감은 등골을 타고올라 뇌로.그리고, 뇌로부터 다시 허리로 전해져 간다.

 

"으윽......."

 

 쾌감을 참기 괴로운 듯에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요스케.

그 요스케의 신음에 아야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인다. 무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얼굴.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아야도 작은 목소리로 귓가로 속삭인다.

 

"전 괜찮으니까.. 움직여 주세요...요스케씨 사랑해요...."

 

 그 작은 속삭임에서 아야의 마음이 요스케의 마음으로 흘러 들어온다.

 그러나, 마음은 이러면 안된다고 아야에게 고통을 주는 거라고 말하지만, 요스케의 몸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아, 아, 아야! 아야!!"

 

 움찔! 움찔!

 

 이제서야 행위를 시작하려고 했던 요스케. 하지만 머리와는 다르게 삽입 후부터 계속해서 아야의 질벽에 자극을 받아온 요스케의 페니스는 허리를 당긴 순간 더이상 참지못하고 터지고 말았다.

 콘돔으로 펼쳐지는 요스케의 백탁액. 요스케는 사정의 쾌감에 머릿속을 새하얗게 물들이고 있었다.

 

 (하아,하아)

 

거친 숨소리를 내쉬길 몇 초, 한 몸으로 연결된 연인들 사이에 왠지모를 침묵에 휩싸인다.

허탈함에 휩싸여있는 요스케.

 

 그 침묵을 아야가 먼저 깨뜨렸다.

 

"요스케씨..?"


"아..아!..미안.."

 

 아야의 부름에 답하며, 요스케는 허리를 당긴다.

 힘이 빠진 페니스가 아야 안에서 꺼내졌다. 그 힘잃은 페니스에 붙어 있는 콘돔. 그리고, 피.

 

"그, 미안....나 혼자서만 이렇게..."


"아, 아니에요! 그런걸로 사과하지 마세요. 요스케씨가 좋았으면 저도 좋아요!"

 

 요스케의 사과에 아야는 괜찮다고 위로하지만, 요스케라는 한 남성이 받은 충격은 풀리지 않는다.

 그 자리에는 미안해 하는 연인을 걱정하는 한 여성과 홀로 오르가즘에 도달한 한 남자가 있다.

 

"저기, 제가 먼저 씻을게요"

 

 어떻게든 침묵을 깨기위해 아야는 그렇게 말하고, 의복을 정리해서 욕실로 들어갔다.

 방 안에 홀로 남겨진 요스케는 침대 위에서 위를 향해 누웠다.

 

 (쏴아아아아)

 

 희미하게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요스케는 페니스에 들러붙은 고무를 벗겨낸다.

 그리고, 침대 옆 탁자에 놓여져 있는 티슈를 빼내, 페니스를 닦는다.

 그렇게, 요스케는 간단하게 뒤처리를 하고서 옷을 갈아입고 아야를 기다린다.

 그리고 몇분 후. 물소리가 멈춘 후, 옷을 입은 아야가 욕실에서 나왔다.


 따뜻한 물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조금 전의 부끄러움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인지, 아야의 뺨은 은은하게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 아야에게 외투를 걸쳐주고 요스케는 말한다.

 

"그럼..., 이만 갈까?"

 

"..네"

 

 그렇게, 두 명은 머플러를 걸치고, 호텔을 나왔다.

 

 

 

-4-

 

 짤랑짤랑. 찰칵!

 열쇠를 여는 소리가 울린다.

 역에서 요스케와 헤어진 나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후우.."

 

 자신의 방에 들어가면서 외투를 옷걸이에 걸어놓고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풀썩 침대에 몸을 뉘었다.

 

 (찰랑)

 

 희미한 금속음을 들리고, 아야는 자신의 목에 걸린 넥크리스를 본다. 오늘 선물 받은 목걸이.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물건.

 그 넥크리스를, 담겨진 마음을 확인하듯 오른손으로 움켜잡아, 꼭 가슴 안으로 껴안는다.

 

"....요스케씨"

 

 아야의 입으로부터 소중한 사람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방금 전까지 귀에 들리던 그의 목소리, 조금 전까지 감돌고 있던 그의 냄새나, 조금 전까지 옆에 있던 그의 옆모습을 찬찬히 생각한다.

 그리고, 아야는 오른손을 그대로 자신의 소중한 장소로 가져 갔다.

 조금 전, 순결을 잃은 중요한 장소. 소중한 사람과 연결되었던 장소.

 

 (찌걱)

 

 팬츠 위로 손댄 균열은 이미 젖어 있었다.

 

"응응...."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아야의 손은 움직인다.

수시간 전에 처녀를 잃은 그 자리는 손가락의 자극에도 아픔이 남아 전해져 온다.

아야는 그 아픔에 참으면서, 기분이 좋은 곳을 자극해 나간다.


 (움찔)


 몸을 움직인다. 침대 위에서 둥글게 몸을 말은 아야의 몸이 움찔 움찔 떨린다.

 다른 사람보다 큰편이라 신경쓰이는 가슴 위로 손가락이 달려, 쾌감을 놓치지 않도록 솟아오른 봉우리를 사이에 둔 손가락의 끝에서 전해지는 전류가, 척추를 지나 하반신에게로 자극을 전한다.

 

"아아, 요스케씨..."

 

 방전 전은 무언가 부족했다. 아직 달아오른 몸은 식지 않았다.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몸 안에 남아 있는 관능의 불씨는 식지않고 커져나가 아야의 몸을 계속 태운다.

 

"뜨거워.."

 

 머리 속에서 지펴진 관능으로 기아에 허덕한다.

 

(더..더..)

 

욕구를 멈출 수 없다.

 거기에 대답하듯, 아야의 몸이 움직여 간다.

 

 찌익!

 

 아야는 등으로 손을 뻗어, 브래지어의 훅크를 제외한다.

그리고, 억압이 느슨해진 브래지어를 가슴 위로 밀어 올리고, 맨살에 손가락을 기게 해 간다.

 피부에 직접적으로 만져져 가는 감촉. 직접적으로 만질 수 있는 감촉 피부의 감촉. 두 개의 감각이 동시에 아야의 머리 속을 용해시켜 간다.

 

"요스케씨....응응"

 

 가슴만으로 관능을 충족시키지 못한 손은 천천히 팬츠 안으로 파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오늘 입은 상처를 자극하지 않게 외음순과 클리토리스를 비비면서 달콤한 한숨을 내뱉는다.

 금새 쾌감이 아야를 덮친다. 자신의 몸을 누구보다 잘하는 자신의 손에 의해서, 아야는 금새 절정을 향해 나아간다.

 

"요스케...씨....거기..거기..좋아요"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손에 의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만져지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아야는 몸과 마음을 녹여 간다.

 둥글게 말려져 있던 몸은 정자세로 돌려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가 눈앞에 있다고 상상하고 누군가에게 손댈 수 있도록 자신의 성감대를 누군가에게 내민다.

 

"아응....요스케....씨!.....후우~....."

 

 아야는 망상 안에서 요스케에게 다시 한번 안겨간다. 망상 안의 요스케는 이전과는 다르게 정확하게 아야가 느끼는 부분을 애무해준다.

 이것이 자신의 망상, 자신의 손이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오늘 요스케와 꿈꿔왔던 첫경험을 이뤘으면서도 부족함을 느껴 자신의 집에서 자위를 하는 자신에 대한 협오감과 요스케에 대한 죄책감으로 현실을 마음 한구석에 잠깐이나마 놓아두고, 점점 요스케의 손으로 절정에 도달해가고 있다.

 

"....좋아....기분 좋아..."

 

 움찔, 움찔 전신을 진동시킨다. 백설 같은 피부는 축축히 땀 투성이가 되고 소중한 부위에서는 흘러넘친 애액이 팬츠를 통과하고 스커트도 적셔 간다.

 

 (하아아..)

 

 뜨거운 한숨을 흘리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처녀를 주었지만 상상하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였다는 상황이 겹쳐져,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홀린듯이 자위에 몰두해가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고통이 남아있는 성기를 비비며 발기한 클리토리스와 유두를 동시에 만지작거린다.

 강렬한 자극이 새하얗게 변해가는 머리 속에 강한 흔적을 새겨간다.

 

"아! 아아아!..요..요스케씨!!"

 

 망상들이 밀려오는 거친 쾌락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져간다.

 몇 초간 계속되는 오르가즘에 온몸을 경련하다 땀과 애액에 젖은 몸을 그대로 침대 위에서 탈진한다.

 호흡하는 숨결은 뜨겁고, 달콤한 것이 섞여 있다.


 한동안 멍한 눈동자를 하고 거친숨을 내쉬며 천장을 바라보던 시선을 아래로 돌려 자신의 몸을 본다.

 

 (하아)

 

 조금 전의 열에 들뜬 한숨과는 다른 한숨을 내쉬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난..바보야...그렇게 요스케씨를 보내다니.."

 

 아야는 하얀 가슴 위에 땀에 젖어버린 넥크리스를 응시한다.

 땀에 젖은 넥크리스가 방의 빛을 반사시키고,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 넥크리스의 빛의 바라보면서 소중한 사람의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제02화:두 사람의 만남

 

-1-


 크리스마스부터 한달 후.

 연말에는 요스케씨가 친가로 가야했기에 함께 있을 수 없었지만,

 최소 3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서로의 사랑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는 거리는 곳곳에 낮과는 다른 어두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어두운 거리 속을 걸으며 아야는 서둘러 집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블라우스 위로 갈색 스웨터를 껴입었고, 그 위에 코트를 걸쳐 입고 있다.

 다리에 신고 있는 부츠 아래로는 검은 레깅스가 코트 틈새에서는 한장의 스커트가 하반신을 차가운 바람에서 지켜주고 있다.

 그리고, 가슴 팍에는 한줄기 빛. 은빛 넥크리스가 어두운 길을 비춰주는 가로등 빛에 빛나고 있었다.

 

(춥다.....)

 

 하얀 입김을 내쉬면서, 뚜벅뚜벅 길을 걷는다.

 오늘은 더이상 해야할 일은 없지만, 오늘따라 지나친 추위탓인지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전방을 막는 장애물이 생긴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세 사람.

 그 세사람의 외향은 각자의 개성이 존중해야 한다고 세상에 외치는듯 TV에서나 보던 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얼굴 곳곳에 피어스가 붙어 있다.

 

"흐응, 거기 너 혼자야?"


"야, 이 멍청아. 그렇게 말하는게 아니라니까, 잘봐, 저기 우리들이랑 재미있는데 놀아 가지 않을래?"


"바로 저기, 맛있는 가게가 있어"

 

 왼쪽에서부터, 금, 적, 녹. 마치 브라운 관에서 나온듯한 색의 머리를 하고 있다.

 걸려든 사냥감을 놓칠 생각이 없는 것인지, 어느샌가 그 세 명은 이미 아야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걸 눈치챈, 아야의 눈동자에서 공포가 떠오른다. 재빨리 도움을 청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 보지만, 몇몇있던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에 관계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멀리서 자신을 보던 사람들도 무관심한척 가던 길을 재촉하고 있다.

 

"바로 저기야, 저기"

 

 금발이 한점의 빛도 없는 골목을 가르키면서 입술에 자리한 피어스를 핥짝 핥는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는 나쁜사람 아니라고~ 그렇게 무서워 하지마"

 

 적발이 씨익 웃으면서 장난을 걸듯 친근하게 말한다. 그 목소리는 온화하고, 입가에 미소를 보이고 있지만, 그 눈은 사냥감을 어떻게 요리할까 감정하고 있는 짐승의 눈이었다.

 

"그래 그래, 기분이 좋게 해줄뿐이야. 큭큭, 빨리 가자"

 

 녹색 장발 머리를 한 남자가 아야의 팔을 잡는다. 이미 아야의 의사는 신경쓰고 있지 않았다.

 

"놔, 놔주세요!"


"괜찮아, 괜찮아"

 

 녹색 장발머리와 적발이 아야의 몸을 양쪽에서 제압하여, 골목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금발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하하, 별일아니니까 신경들 끄세요"

 

 위협적인 목소리로 외친다.

 그 말을 정말 믿고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량배들의 외모에 겁을 먹었는지.. 끌려가는 여자를 도와주는 손길을 뻗지 못하고 모두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만 보고 있다.

 단 한 명만 제외하고.

 

"이것 봐, 그만두지 그래. 지금 니들 눈엔 저게 좋아하는걸로 보이나"

 

 그 구경꾼 안에서 한 명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날쌔고 강인한 외모. 각진 턱과 무표정한 얼굴에는 마디마디 잔주름이 보인다. 약간 구릿빛의 피부는 남성적인 매력을 더해주고 있고, 장신에 군살 한점없는 근육은 한눈에 강하다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런 방해자의 등장에 불량배들의 예정에는 없었던일.

 

"뭐야, 이 자식은?"

 

 금발이 남자가 자신들을 방해한 정의의 사도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아 올린다.

 

"죽고싶냐? 이 멍청이가! 두둘겨 맞고 싶지 않으면 빨리 꺼지시지!"

 

 그런 남자를 빤히 노려보던 남자는 금발 불량배의 손을 뿌리치고, 복싱을 파이팅 자세를 잡는다.

 

"OK. 그렇다면, 네가 맞을 수 있다는 각오도 충분히 되있겠지?"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금발을 도발한다.

 그 도발에 간단히 넘어간 금발은 남자를 향해, 주먹을 치켜 든다.

 지켜보던 사람들과 아야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온다.

 

"개자식! 넌 죽었----!!"

 

 하지만 금발은 들어올린 그 주먹은 물론 무엇보다 빠르게 상대를 위협하고 공격하던 말조차 끝맺는 일조차도 할 수 없었다.

 

"커억....."

 

 신음 소리를 흘리며, 금발의 몸이 붕괴된다.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아버린 아야는 물론 흥미롭게 지켜보던 주변 여성과 남성들도 그 순간 무슨일이 일어난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금발이 붕괴되는 광경을 본 적색, 녹색머리 불량배는 멍한 눈초리로 보고있다.

 

"이봐"


"아"

 

 그 빈틈을 놓치지않고, 남자는 아야의 손을 붙잡고 달려간다.

 

"이런 씨! 도망간다!"


"이새끼! 도망칠 수 있을거 같냐!"

 

 뒤에서 들리는 불량배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남자와 아야는 마치 미로처럼 복잡한 골목을 달려간다.

 그렇게 달려나가던 남자는 아야의 손을 잡고 어떤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딸랑~)

 

 급한 마음과는 다르게 손님을 왔음을 알리는 맑은 종소리가 가게를 울린다.

 

 (쾅!)

 

 난폭하게 문을 닫은 두 명은 거친 숨을 몰아쉰다.

 

"뭐야, 토우씨 놀랐잖아. 갑자기 그렇게 들어오면 어떻해"

 

 그곳은 찻집이었다. 카운터와 테이블석에 손님의 모습은 없다.

 카운터 안에서 에이프런을 입은 여성이 놀란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미안하다. 이 아가씨가 위험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이쪽으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에게 토우라고 불린 남성은 가볍게 사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괜찮나" 라고 아야에게 말을 건다.

 그제야 아야는 혼란에서 풀려난다.

 

"아, 그.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꼭 이 은혜 잊지않고 갚겠습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 아야는 뒤를 돌아, 가게를 나오려고 한다.

 

"이봐, 잠깐 기다려"

 

 그 발걸음을 토우씨는 멈추었다.

 놀라 뒤돌아 보는 아야에 토우씨는 성실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 저놈들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저런 놈들은 패거리가 있으니 찾고있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을게 분명해.

 지금 그놈들은 열이 뻗쳐 찾고 있을테니까. 잠깐 여기서 시간을 보내면서 저놈들이 지치고 날때쯤 돌아가는 편이 좋다.

 혹시 급한 일이 있다면 택시를 불러줄 수도 있어"

 

"아, 아니에요. 시간은 괜찮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그러면, 잠깐 여기서 시간을 때우다 가도 괜찮아요"

 

 토우의 말에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이 말했다.

 그 말에 아야의 얼굴이 당황한 얼굴로 변해간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여기에 오면...."

 

"아, 그거라면 괜찮다. 나도, 여기 단골들도 격투기를 배운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놈들이 오면, 유우씨가 연락하면 모두 순식간에 여기로 와줄테니까, 안심해도 좋다"

 

 그렇게 말하며 토우씨는 테이블에 앉는다.

 그리고, 내쪽으로 뒤돌아 보며 말한다.

 

"그리고, 나에게 사과할 시간을 줘.

 근사하게 등장만했지, 결국 내가 한 것이라곤 널 달리게 시킨 것 뿐이다.

 그 사과의 커피 한 잔도 대접받아 주지 않으면 내 체면이 안선다고"

 

"어머나, 토우씨에게 체면이란게 있었나요?"

 

 남자의 말을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이 활짝 웃으며 받는다.

 그 말에 토우씨는 쓴웃음을 짓는다.

 

"이봐 이봐 너무한데, 유이씨. 일단 나에게도 면목도 책임이라는게 있다고"

 

"그래. 아가씨, 남자라고 하는 생물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생물이니까.

 부디 저런 남자라도 사과를 받아주는게 어떨까요?"

 

"후후후, 네"

 

 유이라고 불린 여성의 말에 수긍하며, 아야는 카운터자리에 도착한다.

 

"자, 그럼 유이씨. 나랑 이분에게 평소 먹는걸로 부탁해"


"알았어, 토우씨.자, 조금 기다리고 있어줘요~"

 

 토우씨의 말에 에이프런 여성은 카운터 아래에서부터  원두와 알수없는 기계 같은 것을 꺼낸다.

 그리고, 그 원두를 기계안에 넣고 옆에 붙어있는 손잡이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한다.

 

 (그그극 그그극)

 

 그제서야, 그 물건의 용도를 아야는 깨달았다.

 

"아, 여기서 원두를 직접 가시는 건가요? 뭔가 전문적이네요"

 

"응, 여기엔 약간의 조건이 있어요. 중요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건 귀가해서 하고 있지만, 이렇게 직접해서 먹으면 커피가 더 맛있답니다"

 

"유이씨가 끊여주는 커피맛은 일품이다. 나는 이 맛을 처음 본 순간부터 유이씨의 팬이 되버렸지"

 

"아이참, 토우씨(아버지)도 참 아부가 너무 심하다니까"

 

 유이씨는 아부가 싫진 않는지 화사하게 웃는다.

 그 모습을 보던 아야는 계속해서 떠올랐던 궁금증을 다시 치솟아 곤란한 얼굴로 커피를 제조하고 있는 에이프런을 입은 여성을 보고 있다.

 

"어머나, 왜그러세요?"

 

"아뇨. 그게 토우씨(아버지)라니....."

 

 앞치마 차림의 여성으로부터 물음. 그 물음에 곤란한 얼굴을 한 아야는 두 사람을 비교해본다.

 눈앞의 남성은 자신이나 요스케보다 몇살 연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늙었다고 할정도는 절대 아니다.

 그런데다, 아무리봐도 눈앞의 남자는 유이씨 나이의 딸이 있을 수 있는 연령대가 아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라고 부른다는 점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 해답은 눈앞의 남성에서 의해서 곧바로 해결되었다.

 

"아, 오해했나보군. 유이씨가 날 토우라고 부르는건 그게 내 작명이기 때문이야.

 내 본명은 게토우 이치로라고 하는데. 게토우 이치로는 너무 길잖아?

 그러니까, 날 아는 몇명의 사람들은 모두 날 "토우씨"라고 불러.

 날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런 오해가 생겨버리지"

 

"아, 그런거군요. 미안해요. 착각했네요"

 

"괜찮다. 모두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당연한거니. 일일이 사과할 필요 없다"

 

 사과하는 아야에게 담담히 말하는 토우이치로. 말하는사이 그 옆의, 카운터에는 새로운 장비가 놓여져 있었다.

 두 개의 플라스크를 붙인 것 같은 모습의 장비.

 아래쪽 플라스크에는 물이 들어가 있고 그 밑에는 알코올 램프가 불이 붙어있다. 위의 플라스크에는 갈아진 원두가 들어가 있어, 수증기가 모이면 커피가 아래 플라스크로 추출되는 구조다.

 

"그래 그래, 신경쓰지마요 아가씨. 이름을 밝히고 이런 반응을 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니까요"


"아, 네...."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은 아야에 그렇게 말하며, 생긋 웃었다.

 그런 여성의 얼굴에 아야는 당혹해 한 채로 말끝을 흐린다.

 

"그런데, 당신의 이름은? 자, 아직 이름을 듣지 못했는데"

 

"아, 네. 저는 미네자키 아야라고 합니다"

 

"아야, 아야씨라고 불러야 되는건가요? 아쉽네요~  제가 토우씨에게 유이씨라고 불리고 있지만,

 제 본명은 유이야라고 해요. 카토 유이야.

 아깝다~ 아야씨와 한 글자 차인것도 그렇고 여기서 이렇게 만났던 것이 인연인데.

 이 언니가 맛있는 공짜커피를 대접해도 괜찮겠죠?"

 

"이봐, 이봐, 그러면 난 어떻게 되는거지?"

 

 쓴웃음 토하며 토우이치로는 말한다.

 그런 토우이치로의 표정에 아야는 푸웃 미소를 터뜨린다.

 따뜻한 분위기가 이 장소를 감싼다.

 그런 부드러운 분위기 가운데, 유이야는 불에서 분리해 놓은 장치의 위쪽 플라스크를 뺀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아래쪽 플라스크에 추출된 커피를 컵에 따라, 아야에게 보지 않는틈에 다른 한 쪽 컵에 무언가 액체를 한 방울 넣는다. 그리고, 두 사람 앞으로 서빙한다.


 몰래 넣은 액체가 들어있지 않은 잔을 토우이치로에게.. 들어가 있는 컵을 아야에게로, 각자에게 컵을 건네주고 싱긋웃으며 권한다.

 

"으음. 역시, 유이씨가 만든 커피는 향기로부터 남다르군"

 

 그렇게 칭찬하면서, 토우이치로는 잔을 들고 향을 음미하며 마신다. 그러면서도, 눈으로는 몰래 아야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있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야는 테이블 위에 있던 설탕과 밀크를 넣고 가볍게 젓는다.그리고, 컵과 접시를 손에 들고 부드럽게 얼굴에 접근시킨다.

 

"정말 좋은 향기..."

 

 가볍게 커피의 향을 맡는다. 그리고 후우, 숨을 내쉬면서 한 모금을 마신다.


 (꿀꺽)


 입에 있던 내용물을 삼킨다. 그 얼굴에는 기쁨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정말 맛있어...."

 

 살그머니, 컵과 접시를 테이블에 두고, 감탄의 눈으로 유이를 올려다본다.

 

"정말 맛있어요! 유이씨. 커피를 전문가가 만들면 이렇게 맛있는 거군요.

 지금까지, 커피는 별로 마시지 않았는데 유이씨 팬이 될거 같아요. 다음에도 꼭 올게요"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기쁘네요. 다음에도 꼭 오세요"

 

"네!"

 

 그렇게 말하고, 아야는 다시 한입 커피를 마신다.

 

(꿀꺽,꿀꺽)

 

계속 감탄성을 내뱉으며 눈깜짝할새 한 컵을 비웠다.

 아쉬운 얼굴로 컵을 내려놓는다. 그 빈 컵을 치우며 유우는 살짝 아야를 살핀다.

 

"한잔 더 먹을래요?"


"아, 네!"

 

 그 말에 아야는 기쁜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아야의 행동에 유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플라스크에 남아 있는 커피를 컵에 부어간다. 그리고, 천천히 아야에게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아야는 기쁜듯이 컵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달콤한 향기를 내는 커피는 입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꿀꺽,꿀꺽)

 

 검은 액체가 흘려 들어갈수록 카페는 따뜻한, 아야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기분은 사라지고 토우와 유우의 눈빛에서 분위기가 변해간다.

 처음처럼 눈녹듯이 한컵을 비운 아야가 달콤한 숨을 내쉬며 감탄한다.

 

"하아, 블랙커피도 이렇게 맛있다....내가 지금껏 먹었던 커피는 비교도 되지 않을정도로......어?"

 

 갑작스런 감각.

 머리가 띵하는 감각과 함께 앞이 희미하게 보인다, 머리 속의 전등을 누군가 전원을 켰다,껐다 반복하는 느낌. 점점 깜박임의 회수가 증가해 간다.

 

"왜그래? 괜찮은가?"

 

 토우이치로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들린다.

 뚫어져라 아야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그러나, 그 시선은 차갑게 가라앉아 아야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었다.

 테이블로 비틀거리는 몸을 지탱하고, 무거워진 머리를 도리도리 휘젓는다.

 며칠 잠을 못잔 것 같은 몽롱한 상태. 쏟아지는 잠이 이런 상태에 의문을 품을 새도없이 아야의 사고를 전부 까맣게 칠해진다.

 끝없이 밀려오는 검은 물결에 휩쓸린 아야의 이성은 점점 흩어져간다.

 

"아...뭔가...이상.....머리가....뿌옇게...."


"그럴땐, 그 감각에 몸을 맡겨보면 괜찮아질거다. 그리고 정말 기분이 좋을거다. 어때, 그렇지?"

 들려오는 토우이치로의 말.

 머리 속에 스치는 자신을 구해준 그의 믿음직한 모습을 떠올린 아야는 고민하는 기색없이 그 목소리를 따라간다.

 무언가에 저항하듯 찡그리고 있던 아야의 표정이 점차 편해진다.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던 유우의 얼굴엔 점점 환한 미소가 띄워지며 사뿐사뿐 현관으로 걸어간다.그리고, 걸려 있는 OPEN 표지판을 Close로 뒤집는다.

 카페의 문이 닫히고 커튼이 쳐진다.

 이 곳은 더이상 사람들과의 소통의 가능성을 없앤다.

 

"그래, 그렇게 몸을 내맡기면 기분이 좋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생각할 필요없다.

 자, 들려 오는 목소리에 몸을 맡기면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자...눈이 감긴다..."

 

"응...네...."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라, 아야의 눈이 감긴다.

 그런 아야에게 가까워지고, 토우이치로는 하얀 목덜미에 손가락이 기어간다.

 

"느껴져?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느껴지는 대로 받아 들일수록 기분이 좋다"

 

 목덜미를 기어다니던 손가락이 어깨로, 거침없이 어깨를 지나 뽕긋히 솟은 가슴으로 토우이치로의 손가락이 아무런 제지없이 어루만지며 이동한다. 가슴위를 어루만지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움찔 아야의 몸이 떨린다.

 

"기분.......좋다...."

 

"그래, 기분이 좋다. 기분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너는 점점 너는 깊은 마음 속으로 아무도 본적없는 마음속으로 한층 한층 내려간다.

 나도 유우도 옆에 있다. 그러니까, 무섭지 않다. 그리고 부끄럽지도 않다. 그러니까 두려워말고 마음껏 기분 좋아져도 괜찮다"

 

 점점 토우이치로우의 말이 아야를 제어해간다. 그리고, 빙글빙글 아야의 머리를 잡아 돌리기 시작한다.

 

"느껴봐, 세상이 빙글 빙글 돌고있다. 어지럽다. 더 더 지금보다 더 밑으로 떨어져 간다"

 

 그 때, 딸랑! 하는 소리가 점내에 울렸다. 가게 문앞에 Close가 붙어있음에도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세 사람이다.

 바로 인물들의 특징은 금발, 적발, 녹발의 머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다 됐습니까?"

 

 금발이 그렇게 말을하며 슬그머니 점내로 들어 온다.

그 뒤에 서있던 적발과 녹발머리는 눈을 감고 있는 아야를 발정난 짐승의 눈으로 무섭게 바라보고 있다.

 

"에에...걸린거 같은데?"

 

"토우씨. 이 년, 이제 먹어도 됩니까?"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지, 콧김을 난폭하게 뿜으면서 녹발머리가 아야에게로 손을 뻗는다.

 그 손을 토우이치로가 제거한다.

 

"멍청한 자식.아직 안돼. 지금부터 최면을 깊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너희들의 목적은 이게 아닌가"

 

 세 명을 차갑게 노려보며, 토우이치로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엔짜리 지폐 10매 꺼내, 얻어맞은 손이 아픈 듯 찌푸린 표정으로 털고 있는 녹색 머리에게 던진다.

 

"자, 이번 수당이다. 너희가 알아서 나눠가져라"


"쳇.. 당연히 받을건 받는거고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토우이치로씨, 두 년이나 있는데. 한 년만 저희한테 주세요"

 

펄럭펄럭 지폐를 세면서 녹발머리가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한다.

 그 모습에 혀를 차던, 토우이치로는 카운터에 앉아있는 유우에게 눈짓을 보낸다.

 유우은 고개를 끄덕이고 녹발 머리에게 걸어간다.

 

"자, 그럼 이 누나가 상대해줘도 괜찮을까요?"

 

 녹발 머리의 귀 속으로 입김을 내뿜는 유우. 그 야릇한 감각에 움찔 녹발머리의 몸이 떨렸다.

 

"에! 유우씨가? 당연하지!"


"자, 이리오세요. 다같이 즐겨요"

 

 환호성을 지르는 세 명을 데리고, 유우는 카페 안 휴게실로 사라져 간다. 그 사라져가는 순간 토우이치로를 살짝 보는 그 얼굴에는 여기는 믿고 맡겨주세요 라고 써있다.

 모두 나가는걸 확인한 토우이치로는 의자에 파묻힌 아야를 껴안아, 벽 옆의 소파로 되어있는 자리에 아야를 앉게 했다.

 그리고, 테이블을 소파에서 멀리 밀어내어 좁지만 간신히 앉을 공간을 만들어 내, 아야의 앞에 자리한다.

 

 "후우, 후우"

 

 일정한 리듬으로 조용히 호흡하고 있는 아야. 간신히 조용해진 실내에 만족하며 아야의 머리를 다시잡아 빙빙돌리며 말을 해간다.

 

"다시,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다시 어지러워 진다. 저항하면 더 어지럽고 속이 불편해진다. 세상에 몸을 맡기면 어지러움이

사라진다. 그리고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아, 정말.. 기분....좋다...."

 

"그래, 기분이 좋다. 좀 더 기분 좋아지고 싶지?"

 

"네.....되고....싶다"

 

 토우이치로의 질문에 아야는 희미하게 소리를 흘린다.

 그 대답을 재차 확인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머리를 돌리는 행동을 멈추었다.

 의지하게 하도록(듯이) 해, 토우이치로우는 아야의 귀에 속삭여 간다.

 

"셋을 세면, 너는 더욱 더 깊게 밑으로 가라앉아 간다. 그곳은 네 마음의 가장 깊은 안쪽.

 마음의 가장 밑바닥이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없다. 그곳에는 네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있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그곳에 있다. 그 모든 것들은 모두 네 편이다.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네....행복하다....."

 

"그래, 행복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곳은 네 마음 안이니까,

 지금 그곳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모두 네 마음의 소리다. 모든건 네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것 들이다.

 이해했으면 고개를 끄떡인다"

 

 (..끄덕..)

 

 아야의 머리가 천천히 세로로 움직인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토우이치로는 카운트를 센다.

 

"하나... 둘... 셋"

 

"자, 너는 이제 깊게 깊게 가라앉아 간다.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 좋으면 좋을수록, 깊게 깊게 너의 마음 안으로 가라앉아 간다. 너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다.

 더 기분 좋아지고 싶다. 그러니까.. 더 깊게 가라앉아 간다"

 

"기분...좋게.....되고...싶다"

 

"깊고 깊게 가라앉아 간다. 매우 기분이 좋다. 더 기분 좋아지고 싶으니 깊게 가라앉아 간다"

 

"가라앉는다....가라앉는다....."

 

 아야의 입이 희미하게 움직인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와 달콤한 유혹에 아야는 스스로 깊고 싶은 늪으로 가라앉아 간다.

 이미, 그곳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깊고 깊게 가라앉아 간다. 지금, 들리는 소리는 너의 마음이 생각하는 일. 생각하는 일은 네가 마음으로 진정 바라고 있는 일. 그러니, 거역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나의 마음.....바라고 있는 것...."

 

 아야의 입으로부터 말이 되풀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공손하게 잡는다.

 

"자, 너는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걸을 수도 있다"

 

 그렇게 말하며, 아야를 소파에서 일으켜 세운다.

 일으켜진 아야의 몸은 무기력하게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러나, 금새라도 넘어질듯 몸이 흔들리지만 넘어지지 않고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서있다.

 

"지금부터 너는 걷기 시작한다. 한걸음 한걸음 진행될 때마다, 조금더 마음 속 깊은곳으로 걸어간다"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이끌고 걸어간다.

 카페의 안쪽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 들려오는 수컷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방을 그대로 지나 빈 방으로 걸어간다.

 

(드르륵)

 

 문을 열어, 방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심플한 방이었다.

 방 한가운데에 큰 침대가 자리잡고 있는 썰렁한 방.

 그 방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침대로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유도해, 거기에 앉게 했다.

 

"자, 이곳는 너의 마음이다. 매우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너의 소망. 마음속에서 바라고 있는 일이다"

 

" 나의....마음.....바라고 있다....."

 

"지금부터 셋을 세면 너는 눈을 뜬다. 그렇지만, 그 때 너는 소프양이 되어 있다.

 여기는 소프랜드, 그리고, 너는 소프양. 눈앞에는 네 손님이 있다.

 온힘을 다해 눈앞의 손님에게 봉사를 하자. 손님이 손가락을 울릴 때마다 너는 몸과 마음이 뜨겁게 되어간다.

 깨어난 뒤에 지금 말한 일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된다. 알았으면 대답한다"

 

"....네"

 

 아야가 대답한 것을 듣고, 토우이치로는 천천히 말한다.

 

"하나.. 둘.. 셋!"

 

 움찔! 한차례 몸을 경련하고 천천히 아야의 눈동자가 열린다.


 

-2-

 

"하아아.."

 

 단 한숨을 토하며, 빛을 잃은 눈으로 토우이치로를 올려본다.

 달아오른 얼굴로 뜨거운 한숨을 토하고, 아야는 일어섰다.

 자석이 달라붙듯이 토우이치로에게 달라붙어 간다. 그리고, 입술을 거듭했다.

 

"쪽쪽..응.."

 

 긴 키스. 두 사람은 얼싸안은 채 키스를 거듭한다.

 

"응..쪽..쪽....."

 

 두 명의 입술이 떨어졌을 때, 아야는 뜨거운 한숨을 토했다.

 아야는 살그머니 토우이치로를 올려본다.그리고, 토우이치로도 아야를 보았다.

 눈을 치켜뜨고 올려다 보는 아야와 내려다 보는 토우이치로. 두 명의 시선은 뜨겁게 얽힌다.

 누가 먼저라 할거없이 한번 더 입술이 겹쳐진다. 그 키스는 조금 전과는 다른 키스다.

 

"쪽쪽...으응..츄웁..츕.."

 

 질척질척 타액이 섞이는 소리가 울린다.

 타액에 젖은 미끈미끈한 입술의 감각과 말랑말랑한 혀의 감촉이 서로의 혀에 전해져 간다.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입술과 잇몸 사이로 혀를 움직인다.

 아야는 혀를 내밀어 거기에서 전해져 오는 감각에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다.

 

 (풀썩!)

 

 키스를 하면서 침대로 쓰러져 눕는다. 살짝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아래부터 떠올리듯이 손을 움직여 간다. 그 움직임대로 아야의 가슴은 형태를 바꾸어 갔다.

 

"..후우...후우....."

 

 코로 숨을 흘리며, 아야는 몸을 움찔움찔 떤다.

 천천히 아야의 몸에서 쾌락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후~...."

 

 두 명의 입술이 떨어진다. 그러나, 입주위는 서로의 타액 투성이가 되어있고 떨어지는 입과 입 사이로 은빛의 실이 연결되어 있었다.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침대 위에 정자세로 어깨를 내리누르고 그 위에 자신이 올라탄다.

 그리고, 아야에게 억지로 키스를 강요하듯 해온다.

 

"으응..츄읍..."

 

 세번째 키스. 그리고, 아야의 몸으로 손을 움직여 간다.

 그 손은 정중하게 몸위를 쓰다듬고 있지만, 희미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자극을 주어간다.

 

".후우..후우...."

 

 코로 숨을 흘린다. 티끌같이 조금씩이나마 점점 쌓여가는 쾌감은 서서히 아야를 궁지로 몰아 간다.

 

".....응............."

 

 몸으로 모여 가는 쾌락의 불길. 그것은, 아직 불길이라고 하기보다 불씨라고 할 정도로의 작은 크기이지만,

 사라지지 않고 조금씩 아야의 마음을 태워 간다.


 ..............

 아야의 입안을 희롱하면서 토우이치로는 우선 스웨터를 벗긴다. 자신의 옷을 벗기는 손을 아야는 거역하지 않는다.

 오히려 벗기기 쉽도록 몸을 틀어준다. 스웨터 목구멍에서 아야의 머리가 빠지고, 하늘하늘 침대아래에 떨어진다.

 그리고 차근차근 스웨터 아래에 나타난 블라우스의 버튼을 풀어 갔다.

 

"우응......"

 

 블라우스의 앞이 벌어지고, 새까만 브래지어가 모습이 들어난다.

 브래지어에 봉인된 가슴을 토우이치로는 조금 전과 같이 정중하게 아래에서 위로 비벼 간다.

 

"으응...하아...."

 

 부드럽게 몸을 타고 흐르는 쾌감에 비비 몸을 꼬면서 파르르 떤다.

 

"이제 스커트도 벗어야지?"

 

 들려오는 손님의 목소리.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아야는 몸을 스멀스멀 움직여 간다.

 토우이치로와 함께 겹쳐진 스커트의 단추와 자크를 제외한다. 그리고, 허리를 조금 띄우고 스멀스멀 스커트를 벗어 간다.

 스르륵 다리로부터 스커트가 빠져나와 펄럭이는 소리와 함께 스웨터 옆으로 안착한다.

 

 날씬한 대퇴부를 토우이치로의 손이 기어간다. 계속해서 덮쳐오는 야릇한 감각에 아야의 몸이 쉴새없이 떨린다.

 그 떨림을 멈춰주려는 목적인지 토우이치로의 무릎이 아야의 비렬을 꽉 누른다. 그것과 동시에 귀 옆으로 손가락을 따악! 울렸다.

 

"!!!"

 

 아야의 몸이 뛰어오른다. 잔잔한 물결에 몸을 떨던 그 몸은 예측하지 못한 가벼운 절정에 당황하며 몸으로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움찔 움찔

 

 한차례 가벼운 절정에 이른 후 피부에 느껴지는 감각이 방금 전과 비교해서 몇배나 민감해진걸 느끼고 있다.

 무엇인가 뜨거운 전류가 아야 안을 흘러간다.

 새까만 팬츠가 애액으로 굉장히 젖어있다. 그 애액이 토우이치로의 바지로 전해져 간다.

 

"기분 좋았어? 굉장하게 느낀거 같은데"

 

"후우..후우..!"

 

 대답할 여유가 없다. 갑작스러운 밀려온 쾌감에 자신을 잃지않도록 숨을 내쉬는 행동이 고작이었다.

 타액으로 빛나는 입술을 벌리고 달콤한 숨을 내뱉는 아야에게 토우이치로는 4번째 키스를 한다.

 아야를 상체를 꽉 껴안아 도망가지 못하게 제압한다.

 혀를 길게 내밀어 아야의 입안을 유린해 나간다. 잇몸, 이빨, 혀밑, 입천장등을 핥으면서 모아 두고 있던 타액을 흘려 넣어간다.

 

"후우..꿀꺽...꿀꺽....응...."

 

 들어오는 침을 아기새처럼 꿀꺽꿀꺽 삼키는 아야. 그 얼굴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과 같이 기쁨에 젖어있어 보인다.

 이미 두 손은 자신을 껴안고 먹이를 주고있는 상대를 자신도 도망가지 못하도록 양팔로 포박하고 있다.

 

"...꿀꺽.....으응...츄읍..츕.."

 

 몸의 흔들림이 커져 간다. 토우이치로의 혀의 움직임에 맞추어 아야의 혀도 움직여 간다.

 코에서 나오는 숨결도 서서히 난폭하게 되가는거에 맞춰 토우이치로를 껴안는 손의 힘도 강해진다.

 토우이치로는 잠시 입술을 떼내고 쑥, 아야의 귓가로 손을 가져가,

 아야의 입안에 목구멍에 가레를 모으고 쾌락에 도취된채 멍한 눈빛으로 입을 벌린채

 자신을 보고있는 아야의 입 속에 뱉어 넣는다. 그리고, 아야가 그것을 삼키는 것과 동시에 손가락을 울렸다.

 

따악!

 

"아아아아!!"

 

 게슴츠레 뜨고있던 아야의 눈이 크게 열리며 벌벌벌벌 몸이 떨린다.

 그 일순간 크게 요동치던 몸은 다시한번 이완하며 추욱 늘어져 버린다.

 그런 아야에게서 토우이치로는 몸을 떼어 놓는다.

 조금 떨어져 아야를 본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는 아야는 피부를 은은히 붉게 물들이고 몸전체로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아직 쉬기에는 이르다"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양손을 잡아 일으킨다.

 무기력하게 몸을 움직이며 멍한 눈으로 토우이치로를 응시하고 있다.

 

"페라도 아직 받지 못했는데.. 이 가게는 실전을 하지도 않고 손님을 돌려보내는 건가?"

 

 토우이치로는 화난 목소리를 가장해 말한다. 그 말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야는 "생각해낸다".

 "아", 라고 이해한듯 아야는 무기력하게 움직여 간다.소매의 단추를 풀고 몸에 걸쳐있는 블라우스를 벗어 던지고 납죽 엎드린 자세를 하고 토우이치로를 향해 기어 간다.

 살그머니, 토우이치로의 옷의 버튼을 풀어 간다.

 후~와 서서히 맨살이 들어나는 손님의 가슴을 향해서 뜨거운 한숨을 내뱉으면서 하나 하나 옷의 버튼을 풀어 간다.

 그 귓가로 따악! 하고 손가락이 울린다.

 

"하아악!!"

 

 벌벌 아야의 몸이 떨린다.

 몸 안에서 치솟아 오는 쾌감. 아야는 토우이치로의 몸이 자신의 마음을 지탱해주는 어둠 속의 등대인 마냥 꽉 껴안으며, 밀려오는 쾌감에 흘러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참는다.

 

"후아아아~-하악-하악-하악-"

 

 거칠고 뜨거운 공기가 토우이치로의 가슴에 퍼져 나오고 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여러번 닥쳐오는 쾌감에 조금은 적응된듯 정신을 차린 아야는

 눈앞의 손님을 확인하고 다시 토우이치로의 옷을 하나하나 벗겨 나간다.


 그러나, 그 손은 쾌락의 여파인지 부들부들 떨리고 있고 눈동자는 더욱 더 큰 쾌락을 갖고 싶어선지

 아니면 두려운 것인지 떨리고 있었다.

 셔츠가 벗겨졌다. 벗겨진 셔츠를 침대 아래로 떨어뜨리고, 하반신을 향해로 진행되어가고 있다.

 

"후우...후우....후우......"

 

 벨트와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려 간다. 그리고 슬슬 손을 대고 바지와 팬츠를 함께 내려 갔다.

 그 안으로부터 강력하고 단단한 페니스가 튀어오른다.

 그 크기, 눈으로 보기에도 크게 휘어진 상태를 본 순간, 아야는 여성의 본능일까. 기대감에 꿀꺽 침을 삼킨다.

 

"아아...크다...헤..."

 

 입이 열리고 붉은 혀가 밖으로 나와 토우이치로의 페니스로 다가간다.

 뜨겁게 달아오른 양 볼, 작지만 계속해서 떨리는 몸, 눈앞에 보이는 물건의 기대감에 뜨겁게 타오르는 눈동자를 한 아야의 붉은 혀가 드디어 토우이치로에 페니스에 닿았다.

 

"헤...낼름...낼름...후우~....."

 

 혀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아야는 언젠가 보았던 AV의 기억을 토대로 페니스의 제일 밑부분부터 위로 아이스크림을 빨듯 머리를 움직인다.

 아래에서 위로, 고개를 옆으로 하고 하모니카를 불듯이 입술을 이용해서 열심히 자신의 타액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바른다.

 아야는 페니스에 열중해서 혀를 움직인다. 최선을 다해 토우이치로의 페니스를 자극해, 나름 필사적으로 사정을 재촉한다.

 

 츄웁, 츄웁, 쪽쪽.

 

 타액 투성이가 된 토우이치로의 페니스와 아야의 입술과 혀가 만나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에 연주된다.

 그러나, 토우이치로는 아직도 여유로운 얼굴로 아야를 내려다 보고있다.

 

"좀 더 색다른걸 해볼 순 없나?"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의 요구를 이해하고 아야는 입을 벌렸다.

 굵고 긴 토우이치로의 페니스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입안을 들어온 딱딱한 이물, 본래 첫 행위인만큼 가슴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아야는 애써 무시하고 눈으로 보았던 행위들을 자신의 경험으로 재해석해 참고 머리를 앞뒤로 조심스럽게 움직여 간다.

 

 츄팝...츄팝....후우..후우...


 최대한 삼키고, 귀두를 입술까지 뽑아 낸다.

 뽑아 갈 때는 괜찮지만 삼킬 때엔 깊숙히 삼키느라 목구멍을 자극해버려 올라오는 구토감을 참는다.

 눈동자의 끝부분에 눈물이 고이고, 다시 뽑아낸다.

 그리고, 두려운 얼굴로 아야가 페니스를 입 안에 넣는 순간,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귀에 손가락을 울렸다.

 

 따악!

 

"꿀럭....응응응응응응응!"

 

 순간, 아야의 몸에 사그라 들던 불씨가 불타오른다.

 눈동자는 튀어나올듯 열리고 벌어진 입의 틈새에서 군침과 같이 타액이 떨어내린다.

 

"이봐 이봐, 난 아직이라고"

 

 입과 눈을 크게 벌리고 몸을 떠는 아야의 머리를 붙잡고 토우이치로는 허리를 움직여 간다.

 목구멍 깊숙히 거침없이 빠르게 왕복하는 페니스는 절정을 느끼고 있는 아야에게 고통과 구토감을 주었지만 그보다 더 큰 새로운 쾌감으로 전환시켜 간다.

 

"컥! 컥! 컥! 커억!"

 

 덮쳐오는 고통스런 쾌감을 참으며 섹스인형처럼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난폭하게 다룬다.

 난폭하게 다뤄지는대도 계속되는 절정에 점점 눈이 뒤집혀 가는 아야. 한계에 벌어진 그 입 안을 가득채운 토우이치로의 페니스도 서서히 한계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최대한 안쪽까지 페니스를 쑤셔넣는다, 그리고 그 순간, 또다시 아야의 귓가로 손가락을 울렸다.

 

"쿠우!!!!!!!"

 

 아야의 몸과 토우이치로의 페니스가 동시에 경련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야의 몸이 붕괴되었다.

 쓰러질 때, 희미하게 보인 얼굴. 그 얼굴은 하얗게 뜬 눈을 하고 있지만 극도의 환희감에 이상한 표정이다.

 붕괴되있는 아야의 팬츠에는 애액인지 타액인지 모를 작은 웅덩이가 만들고서 움찔 움찔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페니스가 출입했던 작게 벌어진 입에서는 흰 액체가 군침과 섞여 바닥으로 흐르고 있다.

 

"하아, 하아, 이봐, 아직 실전은 하지 못했다고"

 

 히죽 웃으면서 붕괴된 아야를 슬슬 발로 건드리는 토우이치로. 그러나, 아야는 그 말에 반응할 만한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다.

 하는 수없이, 직접 인형같이 저항없는 아야를 들어 침대 위로 던진다.

 엎드린 자세로 누워있는 아야의 허리 위로 토우이치로가 말을 타듯 앉는다.

 그리고, 간단하게 브래지어의 후크를 제외하고, 아야의 팬츠에 손을 대어 단번에 밑으로 끌어 내렸다.

 

"으응....."

 

 그런 거친 취급에도 아야는 희미하게 목소리를 흘릴뿐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누워있다.

 하얀 뒷테를 감상하던 토우이치로는 하얀 목에서부터 볼록 튀어나온 두개의 반구까지 평가하듯 쓰다듬고 어깨와 골반을 잡고 단번에 뒤집는다. 아야의 위로 몸을 덮친 자세를 하고, 토우이치로와 아야는 서로를 마주 보았다.

 

"어때. 이제 좀 괜찮아 졌나?"


"하아....네...네....."

 

 토우이치로의 눈빛과 목소리에 아야는 간신히 흩어졌던 정신을 되찾는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임무를 생각하고 토우이치로의 말에 대답했다.

 

"자....간다?"

 

 그 말에 아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아직 힘을 잃지 않은 페니스를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입구 앞에 조준하고 천천히 찔러갔다.

 

"아″아″아″아″아″!"

 

 아야의 절규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아무리 젖어 있더라도, 지금까지 단 한 번 밖에 받아들여 본 적 없는 질구는 처녀 때와 같이 꽉 닫혀 있었다. 그런데 전보다 훨씬 더 큰 이물에 닫혀진 문을 비틀어 열어간다.

 

"!~!"

 

 무리하게 개통되어 가는 아픔. 이미 한계까지 벌어져 있는대도 억지로 벌려지는 그 아픔을 아야는 필사적으로 참아 간다.

 온 힘을 다해 시트를 잡고, 휭휭 머리를 흔든다.

 약간의 틈새도 없이 들러붙은 두 명의 고기. 이윽고, 그 첨단은 최안쪽의 뼈와 부딪쳤다.

 

"이봐, 느껴지지? 나의 귀두가 네 안쪽을 쿡쿡 찌르고 있다"

 

 푹! 푹!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며, 아야에게 그 감각을 전한다.그러나, 아야는 아까 전부터 아픔에 참느라 그것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빠득!

 필사적으로 이빨을 악물어 눈물을 흘린다.

 그런 아야의 모습을 보면서, 토우이치로는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명이 허공에 울려퍼진다.

 페니스가 빠져나갔다가 다시 밀어넣어지는 순간, 아야의 귀로 하나의 소리가 울린다.

 

 따악! 따악!

 

"아아아!!"

 벌벌 아야의 온몸이 떨린다.

 삽입하는 순간, 아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독한 고통과 그에 버금가는 아니 초월하는 엄청난 절정을 맛보고 있었다.

 

"하악...하악...하악...아아?"

 

 자신에게 전해지는 감각을 이해 할 수 없다. 방금 전까지 그토록 아팠는데, 아야의 머리 속은 고통 속에 존재하는 쾌락을 존재를, 그 기쁨을 희미하지만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따악!

 

"아 아!!"

 

 뽑아낼 때에도 소리가 울렸다. 넘쳐 흐르는 쾌감이 아야를 다시 덮친다, 덜덜 몸이 마음대로 진동한다.

 조금 전까지 아픔에 딱딱하게 굳어져 있던 아야의 근육이 부드럽게 이완 되어간다.

 커다란 기둥이 꼿아져 빈틈없이 맞물린 입구에서도 어느샌가 새로이 대량의 애액이 새어나와, 저항하던 질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

 

 따악! 따악! 따악! 따악! 따악!

 

"아! 아아! 아아아! 아아아아!!!"

 

 자신의 안을 출입하는 페니스의 타이밍에 맞춰 들리는 소리, 아야의 머리는 이미 고통을 잊고 쉴새없이 밀어닥치는 절정감에 점점 미쳐가는 자신이 있다.

 아야는 한계이상으로 닥쳐오는 물결.

 생각할 시간도 없다, 쾌감이 밀어닥치고 바로 연이어 새로운 쾌감이 밀어 닥친다. 이미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아야의 전신은 쉴새없이 떨린다. 부들부들 상체가 점점 위로 꺽여 한계까지 허공에 떠있다.

 

"이익! 이익! 익! 아! 아아앙!"

 

 방에서 자위를 했을 때, 잠시나마 느꼇던 감각. 요스케씨가 최면술을 걸어 주었을 때, 잠시 느꼈던 감각. 요스케와 섹스를 했을 때, 느끼지 못한 감각.

 그 모두를 합친 것을 훨씬 많은 절정이 아야를 점령해 간다. 들어올 때마다, 빠져 나갈 때마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절정으로 끌어져 올라간다.

 

"잘들어라. 너는 내게서 아주 대단한 쾌감을 느낀다.

 그것은 지금까지 느껴본적 없을 정도의 굉장한 쾌감이다.

 지금 느끼고 있는 쾌감보다 더 굉장하다. 그리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고, 조금 전 같은 상태가 된다.

 조금 전보다 깊게 가라앉을 수 있다. 매우 기분좋은, 네 마음 속 안으로 가라앉아 간다"

 

토우이치로는 말하는 중에도, 푸욱! 깊게 찔렀다. 삐걱삐걱 최안쪽을 문지른다.

 그리고, 더욱더 손가락을 울렸다.

 

"쿠우우우!!"

 

 벌벌벌 작게 떨리던 몸이 굉장한 기세로 아야의 몸이 떨린다. 그런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찍어누르며, 토우이치로는 계속해서 허리를 깊게 찔러간다.

 

 (푹! 푹! 푸우욱!)

 

 경련하는 발목을 한대모아 얼굴 옆으로 내리눌러 방아찧기를 시작하여 빠른기세로 최안쪽을 찌른다.

 그 감각,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계속해서 손가락을 꾸준하게 울렸다.

 아야는 아까처럼 윙윙 머리를 흔든다. 그러나, 그 행동은 아까같이 아픔이 아닌 기쁨의 행동이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물결에 맞아 가는 아야의 몸,

 그러나, 지금까지의 물결을 모두 삼킬 정도의 큰 파도가 바로 눈앞까지 밀려와 있다.

 

"이제 싼다!!"


 

 토우이치로 몸에서도 떨림이 달려 간다. 허리의 근처로부터 페니스의 끝으로 전해져 오는 쾌감. 그것이 페니스의 끝으로 겨우 도착하기 전에 아야안으로 깊게 찔러넣는다.

 

"아아아아아!!!"

 

 몸안에서 팽창해가는 페니스의 감각에 몸을 떠는 아야. 그런 아야의 귀로 손가락을 가져가, 사정과 동시에 손가락을 울렸다.

 

"아! 아! 아! 아!"

 

 백탁액이 아야안으로 내뿜는다.그 순간, 격렬한 쾌락에 밀려나 아야의 머리는 새하얗게 되었다.

 

 

 

-3-


 정적이 방안을 감싸고 있다.

 그 안에는 오직 두 명의 난폭한 호흡소리만이 흘러 퍼지고 있다.

 

(포옹!)

 

 토우이치로는 페니스를 꺼낸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아야의 팬티로 물건의 뒤처리를 하고 나서야

 아직까지 자신의 정액을 토하며 미약하게 몸을 떨고있는 아야에게 시선을 주었다.

 

"목소리가 들리나?"

 

".....예"

 

 토우이치로의 질문에 아야는 대답한다. 그 목소리에는 감정이 누락된, 마치 기계와 같다.

 

"일어나라. 너는 지금부터 옷을 입는다. 자, 옷을 입자"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는 손에 쥐어진 팬츠와 바닥에 떨어진 옷을 모아 아야에게 건네준다.

 일어난 아야는 그 옷을 받아, 비틀비틀 믿음직스럽지 못한 움직임으로 흐트러진 복장을 정돈해 간다.

 그 사이, 자신도 복장을 정돈한 토우이치로는 방을 나서 환성이 울리던 방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드르륵!)

 

"하아, 하아, 하아!"

 

"싼다! 헤헥, 이 년 정말 끝내줘!"

 

"자식아, 쌌으면 빨리 비켜"

 

 그곳엔 단정하고 깨끗하게 보이던 웨이트리스는 온데간데 없고 세 남자에게 윗 입과 아래 입을 모두 정복당한 여인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차 있다.

 몇번이나 사정을 당했는지, 정신없이 즐기고 있던 유우와 세 불량배들을 보며 로비로 나가도록 지시를 내린다.

 

"이봐, 너희들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라, 그리고 유우. 너는 로비에서 대기해라"

 

명령을 내리고 방으로 돌아온 토우이치로는 옷을 모두 정리하고 침대에 힘없이 앉아있는 아야에게 말했다.

 

"자, 너는 일어나 걸어갈 수 있다. 괜찮아. 여기는 네 마음의 중심. 네 세상이다. 아무런 무서운게 없다. 자, 일어나자"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잡아, 일어서게 한다.

 그리고, 방에 데려왔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손을 잡아 당겨, 찻집 로비의 아까 전 앉았던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조금 전. 테이블이라든지 움직인 채 그대로 놔둔 바뀐 물건들을 다시 이전처럼 되돌리도록 유우에게 지시하고 아야에게로 향한다.

 

"목소리가 들리지? 지금 너는 매우 기분이 좋다, 너의 마음의 중심에 있다.

 셋을 세면 너는 마음의 중심에서 벗어나 눈을 뜬다.

 평상시 다름없지만, 눈을뜨고 난 후,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준 남자에게 너는 매우 친밀감을 느낀다.

 그 남자를 진심으로 신뢰하며, 그 남자를 의심하거나 하는 마음은 절대로 갖지 못한다.

 그리고, 너는 그 남자와의 섹스가 기분 좋음을 네 마음 속 중심은 기억한다.

 그것은 매우 기분 좋은, 다른 상대와의 섹스에서는 절대 얻지못할 섹스. 그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

 그러니까, 다른 상대와는 절대로 섹스를 하지 않을 거다. 그렇지?"

 

"....네, 그렇습니다"

 

 토우이치로의 말에 아야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아야의 모습을 보고, 유우는 즐거운 미소를 흘렸다.

 

"저도 이런 식으로 된거군요. 불쌍한 아가씨네요. 이제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수 없을테니"

 

"시끄러워, 닥치고 있어라"

 

 토우이치로의 말에 유우는 복종의 눈동자를 보인다.

 

"네....주인님..명령이시라면.."

 

 아부하듯이 유우는 정중하게 말한다.

 유우야라고 하는 이름은 아야에 친근감을 갖게해 조금이나마 경계심을 줄이기 위해서 사용한 이름이다.

 토우이치로는 불량배들이 시야에서 전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다시 아야의 눈에 자신을 눈을 맞춘다.

 

"자, 지금부터 셋을 세면 너는 평상시의 너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깨어난 뒤, 커피를 마신 후 있었던 일을 생각할 수 없다.

 커피를 마시고, 토우씨, 유우씨와 함께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건 시간의 흐름을 잊을만큼 즐거워서 이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머리로 기억한다.

 그리고 너는 토우씨가 "아야의 마음의 문이 열린다" 라고 말하게 되면, 언제 어디서나 지금의 이 행복한 상태가 된다.

 그건 매우 기분이 좋기 때문에 너는 기쁘다, 자신의 중심으로 가라앉아 간다.

 지금 들리는 목소리가 말한 일도 너는 절대 생각해 낼 수가 없다. 그렇지만 마음 속에는 뚜렷히 새겨진다,

 분명히 그대로 된다. 무조건 그대로 된다. 알았지?"

 

"...네.....알았습니다....."

 

 아야가 대답한 것을 확인하고, 토우이치로는 셋을 세었다.

 움찔! 졸다가 놀란 학생처럼 아야의 몸이 떨리고 천천히 눈이 열려간다.

 

"...에?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아야는 가게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란 것처럼 경악성을 지른다.

 

"어머나, 벌써.. 미안해요. 당신같은 여자아이는 이런 곳에 오는 일이 드무니까, 저도 그만 대화에 집중 해버렸네요"

 

"정말 그렇군. 이제 나.쁜.놈들은 없겠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여성 혼자서 돌려 보낼 수 없는데. 내가 데려다 주겠다"

 

 그렇게 말하며 토우이치로는 일어서, 아야에 손을 내민다.

 약간의 망설임. 그러나, 아야는 웃는 얼굴로 토우이치로의 손을 잡았다.

 

"네, 부탁하겠습니다"

 

 

 

 


 기분좋은 진동이 아야의 몸을 흔든다. 아야는 지금 토우이치로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창 밖으로 거리의 풍경이 흘러 간다. 규칙적으로 심어져있는 가로등이 차례 차례로 빛을 쏟아져 간다.

 왠지 가슴이 허전하지만 이상하지 않다.

 외투와 블라우스가 벌어져있고 브래지어가 위로 올라가 가슴이 들어나있다.

 스커트가 배위로 뒤짚어져 있고 팬츠안으로 개토우씨의 손이 들어가 있다.

 내 질구를 손가락으로 쑤시고 있을뿐인데. 왜 이렇게 몸이 서늘한걸까..

 

그렇게 달린지 10분쯤 됐을까..

 끼이익..

 가속때와는 반대인 앞으로 쏠리는 관성을 느끼고 보면 차가 정차해있다.

 그제서야, 앞을 보면 자신의 맨션 앞이다.

 

"자.도착했다"

 

"아, 감사합니다"

 

 아야는 토우이치로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차에서 내린다.

 토우이치로도 운전석에서 내려, 아야에게 차앞을 돌아 걸어온다.

 아야는 토우이치로를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개토우씨. 오늘은 정말 여러가지로 감사드려요"

 

"별로 그렇게 감사받을 일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보.답을 받았으니 괜찮다"

 

"네? 아!, 후후.. 아니에요. 위험한 상황에서 절 구해주셨고, 멋진 가게도 알게됐는걸요. 정말 감사합니다"

 

"자,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아, 그리고. 날 부를때 토우이치로라고 불러주겠어..?

 개토우라고 하는 성은 드물고 어감이 힘들어서 사용하기 좀 그렇다"

 

 곤란한 것 같은 얼굴을 한 토우이치로의 말에 아야는 푸웃 귀여운 웃음을 터뜨린다.

 

"후후.. 네, 토우이치로씨로...토우이치로씨, 오늘은 감사합니다. 정말 즐거웠습니다"


"뭐, 반은 유우씨의 덕분이지만. 기뻐하고 있으니, 나도 좋군. 유우씨에게도 전해줄께"

 

"네,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재차 인사를 하는 아야.쿠루리와 뒤돌아 본 것에 토우이치로는 얘기했다.

 

"아, 잠깐 기다려. 우리 서로 번호를 모르지? 네 번호를 알려줘도 괜찮을까?"

 

"아, 네! 물론이에요"

 

 그렇게 말하고, 아야는 자신에게 내밀어진 토우이치로의 휴대폰을 받아 자신의 번호를 눌러 토우이치로에게 건넨다.

 

"음, 응, 좋아. 자, 그게 내 번호야"

 

 토우이치로가 통화버튼을 누르자 아야의 가방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황급히 가방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꺼낸다.

 아야는 그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번호를 등록했다.

 

"네. 고맙습니다"

 

 휴대폰을 가방에 넣는다. 그리고, 재차 토우이치로를 본다.

 토우이치로는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미네자키씨. 나도 즐거웠어요. 우리 또, 만날 수 있을까?"


"네, 저도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언제라도 시간이 괜찮으시면 연락해 주세요.

 저, 그러면.. 오늘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아야는 세번이나 인사를 하고, 이번이야말로 맨션 안으로 들어갔다.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간 순간, 절묘한 타이밍에 휴대폰이 착신을 알렸다.

 

"아, 요스케씨"

 

 액정에 표시된 이름을 보고, 아야의 얼굴이 밣아진다. 그대로 통화 버튼을 누르고, 아야는 전화를 받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야?"

 

"요스케씨!"

 

 구두를 벗고 방으로 들어간다. 조명을 키고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려둔다.

 

"일은 어떻게 되었나요? 요스케씨"


"응, 방금 일도 끝났고, 아야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져서..."


"저도, 요스케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뻐요"

 

 어깨와 귀, 사이에 전화를 끼고, 외투의 버튼을 풀어 간다. 손재주 있게 외투를 벗고 옷걸이에 걸었다.

 

"아야.. 지금 그리로 가도 괜찮을까?"

 

 늦은 밤, 지금 이리로 오겠다는 말. 그 말 속에 느껴지는 의도를 알고있는 아야의 몸이 덜컥 멈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오랜만의 해후. 그 기대하던 목소리와 말에 가슴을 두근두근 설레인다.

 하지만 아야의 입에서는 다른 말이 흘러나온다.

 

"아, 저, 미안해요. 요스케씨. 오늘은 조금 피곤해서 빨리 자려고 했는데.."

 

"아.., 그래. 미안. 피곤하구나"

 

"..미안해요"

 

"괜찮아, 내 입장만 생각한 내 잘못이니까. 자, 그럼 편히 쉬어. 그럼 내일봐"

 

"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딸깍, 뚜, 뚜, 뚜

 귀에 거슬리는 전자소리가 울려 온다. 아야는 휴대폰을 닫고, 충전기에 찔러넣었다.

 한껏 발돋움을 하여 기지개를 펴, 뭉쳐있던 근육을 잡아늘이며, 아야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왠지모르게 머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아야는 그제서야 자신이 굉장히 피곤한 것을 실감했다.

 

(오면....섹스해야 할거 같고)

 

"오늘은 굉장히 지쳤으니까"

 

 후우, 숨을 내쉬고, 말을 흘린다. 그리고, 아야는 욕실로 들어간다.

 블라우스의 버튼을 푼다.

 그리고 양말, 스커트와 옷을 벗으면서 오늘의 하루일과를 다시 생각하던 아야는 어느 일에서 생각이 멈췄다.

 

"그렇게 말하면....토우이치로씨의 일을 요스케씨에게 말하지 않다...."

 

 위험한 상황을 도움을 주었다고는 해도, 다른 남자에 대한 얘기를 하면 요스케씨가 어떻게 생각할까?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곰곰히 만약을 생각하고, 결론을 내렸다.

 

(뭐, 오해받을만한 일은 없었으니까. 얘기할 필요없을까..)

 

 브래지어를 제외해, 팬츠를 벗는다.

 욕실 거울에 비치는 누군가에 의해 빨리고 만져졌는지 붉게 물든 가슴. 욕실을 가득 채우는 땀과 침.. 비릿내.

 하반신에서 백탁액이 넘쳐 허벅지를 타고 흐르고 있다.


 그러나, 아야는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씻기 시작한다.

 

제03화:평범한 연인의 하루

 

-1-


 일요일. 요스케와 아야는 거리를 걷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관람으로 시작해, 윈도우 쇼핑.

 두 명은 애완동물 숍이나 팬시 상점. 옷가게 등이 모이는 상가를 구경하며 걷고 있다.

 주변을 보며 웃는 아야. 요스케는 그런 아야의 즐거워 하는 얼굴을 기쁜듯이 바라보고 있다.

 예쁘다, 이것도 좋아보이는데 라고 비평가라도 된 기분으로 서로 창에 비치는 옷과 장식들을 평가하면서 걷는다.

 

"와아...."

 

 선반에 장식된 소품이나 잡화를 보고있는, 아야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여기는 큰 상점 외곽에 있는 잡화상이었다.

 개인 영업인듯 보이는 넓지 않은 가게 안에는,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여러가지 장식들이 깨끗하게 나열되어 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평화로운 음악소리가 울리며, 느긋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굉장하다...."

 

 아야는 하나 하나의 물건들을 손에 들어, 그 세심하고 훌륭한 외관에 감동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요스케도 그 근처 선반 위의 물건을 보아 간다.

 확실히 특이하고 재미있다고 요스케는 생각했다.

 상자안에서 뛰쳐나오는 깜짝 상자, 끈을 잡아당기면 위에서 뚝 떨어져 내리는 선반, 벽을 누르면, 그곳의 벽이 빙글 돌아가 반대편으로 나온다.

 이런 장식이라고 하면, 남성보다 여성취향의 상품류이면서, 이런 신기한 장치는 여성과 같이 들어온 남성손님들의 호기심도 만족시켜 준다.

 자신도 모르게 다른 물건은 무엇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 요스케는 가게 안을 둘러봐 간다.

 그리고, 어느샌가 아야의 눈동자가 한곳에 멈추어 있다는걸 깨달았다.

 

"아야?"

 

"요스케씨. 이거...."

 

 아야가 가리킨 곳에는 하나의 작은 상자가 있었다. 선반이나 다른 물건의 그림자에 숨겨진듯이 놓여진 작은 상자. 뚜껑이 열린 그 작은 상자 안에는 수풀이 도착한 롤이 있어, 그것이 철의 봉을 연주하고 있다.

 그 철의 봉이 연주해졌을 때에 영향을 주는 소리가 겹치고, 하나의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 오르골... 가게 안에 들리던 음악소리는 이거였구나"

 

"예쁜 소리...정말 아름다운 소리에요...."

 

 아야는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오르골이 소문에 감상하고 있다.

 요스케도 아야를 따라, 천천히 눈을 감는다.

 가게에 울려 퍼지는 조용한 음악소리. 느긋하게 울려퍼지는 음악을 감상한다.

 

"...이 곡...왠지..들은 적이 있는거 같아...."

 

 요스케가 중얼거린다. 옛날, 들은 기억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야? 혹시, 이 곡이 뭔지 알겠어?"

 

 아야에게 물어 보는 요스케. 그러나, 아야는 곤란한 얼굴로 대답했다.

 

"....미안해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트로이 메라이 라고 하는 곡이란다"

 

 그런 두 명에게 기대하지도 않았던 답변이 뒤에서 들려온다.

 요스케가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방금 전까지 카운터에 앉아있던 노파의 모습이 있다.

 그 작은 몸으로 요스케와 아야를 올려다보며 가만히 두 명을 응시한다. 깊은 주름이 새겨져있는 그 얼굴은 지난 세월을 배어 나오고 있었다.

 

"트로이 메라이?"


"그래, 작곡가 슈만의 작품이란다. 들어본적 없니?"


"슈만..아뇨 들어봤어요"

 

 귀동냥으로 들어본 작곡가의 이름이 나오고, 아야는 노파에게 미소를 짖는다.

 그러나, 카운터에서 다른 손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요스케가 문득 그쪽을 보면 카운터의 앞에서 고등학생이라고 생각되는 소녀들이 여기를 보고 있었다.

 노파는 미안~, 라고 말하며 카운터로 돌아간다. 그리고, 소녀들의 계산을 끝낸 후, 카운터에 자리를 지킨다.

 그런, 노파의 모습에 요스케는 중얼거린다.

 

"슈만이라"

 

 요스케는 조금 전 나온 작곡가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요스케도 이름 정도는 들은 기억이 있는 유명한 작곡가이지만,

 이런류의 클래식 음악에는 흥미가 없는 요스케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작곡가였다.

 그것보단 이런 식으로 상품을 숨겨놓듯 놔둔 것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 놓여져 있는 걸까?"

 

 이상하다는 어조로 요스케는 말한다.

 사실 그 말대로, 그 상자는 의도적으로 누군가 숨긴 것 같이 진열되어 있었다.

 벽의 옆 선반. 그 중에서도 시선 높이에 만들어진 선반의 가장 안쪽에는 큰 소품이 줄지어 진열되있다.

 그 중에 조금 열린 틈.

 그 작은 골짜기에 이 상자는 놓여져 있었다.

 

"이런 식으로 진열되있으면 팔리지도 않을텐데"


"그렇네요, 이렇게 예쁜 소리를 연주하고 있는데"

 

 그런 가게가 이상하다는듯 말하는 나.

그 말에 맞장구를 쳐주면서도 아야는 음악을 느끼며 기분좋은 표정을 하고있다. 그 모습, 그 표정이 요스케의 눈에 각인된다.


 조심히 숨을 고른다.

 아야의 그런 표정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다른 일은 아무래도 좋아졌다.

 조용히 들리는 작은 오르골에서 나오는 훌륭한 연주.

 그 스며드는 음악을 아야와 나는 함께 듣고 있다.

 

 

 

 

 


 그 가게에서 물건을 사서, 가게를 나온다. 그 때, 이미 거리의 모습은 바뀌어 있었다.

 밝던 태양은 빌딩의 골짜기에 가라앉고, 어두운 장막이 거리를 감싸간다.

 그것과 동시에 거리의 가로등엔 등불이 들어가, 거리는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벌써 어두워져 버렸네"

 

 요스케는 아야에게 얘기한다.

 서로를 묶는 적색 머플러. 꽉 연결될 수 있었던 손으로부터 동계가 전해지지 않는가 걱정한다.

 

"그렇네요...아직 이른 시간인데"

 

 손으로부터 전해지는 감촉에 아야는 요스케에게 바짝 다가와, 의지하며 몸을 맡겼다.

 요스케의 코 속으로 아야의 향기가 감돌아 온다. 부드러운 샴푸의 향기는 요스케의 기분을 고양시킨다.

 꿀꺽 침을 삼키고 , 가슴에 있던 말을 용기있게 입밖으로 밀어 냈다.

 

"그...잠깐..호텔에서 쉬다 가지 않을래?"

 

 연인이지만 언제나 떨리는 말. 차오르는 긴장에 말을 멈추었다가 간신히 말했다.

 

"그리고 저녁도 먹을겸...."

 

 그 말에 의미를 알고있는 아야는 왠지 곤란하다는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분명히 기쁜 말, 기대하고 바라고 있던 말일텐데, 아야의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나오고 있었다.

 

"저..미안해요....나, 지금...그....위험한 날이에요"


"아....."

 

 그 말에 요스케는 끝냈다고 얼굴을 굳어지게 한다.

 그리고, 유감스럽게 얼굴을 숙일 수 있고, 휘어짐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런....그렇다면....어쩔 수 없네"


"그 대신...."

 

 그런 요스케를 보고, 아야는 말을 계속한다.

 요스케 안에서 슬픔이 기대감으로 변해간다.

 

"그 대신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우리 집에 가지 않겠습니까? 밖에서 먹는 것보단 집에서 먹는게 괜찮을거 같은데.."

 

 그리고, 기대감은 곧 기쁨으로 바뀌었다.

 두근두근 심장을 울리면서, 아야는 요스케의 답을 기다린다.

 어두워진 거리에서, 두 명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른다.

 

"..응 그러자"

 

 몇 초의 침묵, 그리고 기쁜듯이 요스케는 동의했다.

 

 


-2-

 

 철컥

 잠금을 여는 소리가 울린다.

 

"어서오세요~"

 

 열린 문을 열고, 아야는 요스케를 재촉한다.

 요스케도 촉구받는 대로 아야의 방으로 들어갔다.

 

"실례할께"

 

 부슬부슬 슈퍼의 비닐 봉투를 양손에 들고 요스케는 부엌으로 간다.

 지금까지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는 아야의 집. 어느 정도 집안 구조는 알고 있어, 손에 가진 짐을 냉장고 앞에 두었다.

 

"아야! 냉장고 앞에 놔둘까?"

 

 자기보다 한발 앞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아야에게 소리쳐 물어본다.

 네~ 라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몇초 후, 겉옷을 벗고 편한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아야가 방에서 부엌으로 걸어온다.

 그리고, 벽에 걸려 있는 에이프런을 입고, 후후 작게 미소지으며 날본다.

 

"자, 지금부터 저녁을 만들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주세요~"

 

 내게 말하고, 아야는 곧장 부스럭 부스럭 비닐 안을 물색한다.

 비닐 안 내용물은 집으로 오기 전에 마트에서 산 식재료이다.

 무엇을 먹고 싶은, 이것을 먹고 싶으면 둘이서 말하면서 산 식재료들은 곧 지금 다듬고 써야할 것들을 제외하고

, 야채나 고기, 마실 것과 조미료 등으로 나뉘어져, 아야에 의해 하나하나 냉장고로 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우선 재료를 냉장고 안으로 넣고 나서, 아야는 본격적으로 저녁준비에 들어간다.

 똑똑똑똑.. 무언가를 써는 칼소리가 부엌에서 울려 퍼진다.

 야채가 볶아지는 소리, 냄비과 야채와 고기를 볶고 있는듯한 맛있는 소리. 풍겨나오기 시작하는 냄새가 식욕을 불러 일으키면서, 요스케는 의자에 앉아서 아야를 본다.

 자신을 위해 저녁을 차리고 있는 아야. 그 모습은 왠지모를 감동이 일어난다.

 

"응, 아야"


"네?"

 

 요스케는 아야에게 말을 걸었다. 

 아야는 뒤를 돌아보며 대답한다.

 요스케는 의자에서 일어나 말했다.

 

"도와줄까?"

 

"아, 괜찮아요. 거의 다했어요"


"아니야, 이렇게 보고만 있으려니까 심심해서 그래. 그러니까. 뭐라도 돕게 해줘"

 

 그 말에 아야는 곤란하다는듯 미간에 주름을 만든다.

 으음.. 고민하고 있는 아야의 귀에 올려둔 전기밥솥의 전자음이 들렸다.

 

"그럼, 요스케씨는 밥을 퍼주세요. 그리고 접시도 부탁합니다.

 보통 크기의 접시와 작은 접시를 두 장. 거기 싱크대에 있어요"

 

 아야의 지시대로 싱크대에서 접시를 꺼내는 요스케. 그 것과 밥공기 그릇을 꺼내어, 밥솥에 보기 좋게 지어진 백미를 담았다.

 그것과 동시에 아야도 요리를 끝냈다.

 고기와 야채가 볶아 만든 요리와 절임이 식탁위로 올라온다. 마지막으로 방금 끊인 된장국을 담아, 요스케에게 전했다.

 그리고, 젓가락을 두 쌍을 양 손에 들고, 한 쌍을 요스케에게 주면 마침내 식사 준비가 끝났다, 아야와 요스케는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식탁에 앉았다.

 

"자, 어서 드세요"

 

 아야는 말한다. 그 아야의 말에 요스케도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요스케의 손에 들린 젓가락은 기대반 떨림반을 담아 반찬으로 뻗어 간다.

 먼저 고기와 야채를 볶아서 만든 반찬을 한 입, 천천히 음미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 얼굴을 아야는 긴장한 얼굴로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다.

 꿀꺽 마른 침을 삼킨다. 요스케가 어떤 반응을 취할지, 아야는 그것이 신경쓰여 견딜 수 없다.

 

"으음~... 음! 정말 맛있어! 아야!"

 

 우물우물 입가를 들어올리면서 요스케는 말했다.

 그 웃는 얼굴, 그 말에 아야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난다.

 

-3-

 

"후아~ 더는 못먹겠어. 배가 터질것 같아"

 

 요스케는 팡팡 튀어나온 배를 두드린다. 그 옆에서 아야가 그 모습에 깔깔 웃는다.

 앞에있는 작은 테이블. 그 위에는 찻잎이 들어간 찻잔 두 잔이 놓여져 있었다.

 

"요스케씨, 왜 그렇게 급하게 먹으면 체해요. 누가 뺏어먹는 것도 아닌데"

 

"아아, 아야가 만든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그만....흑"

 

 창피한듯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린다. 그 행동에 아야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더 맛있는걸 만들어 줄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더 맛있는거라니.. 조심해야겠군. 자칫 잘못하면 배가 터져 죽을지도.."

 

 찻잔의 차를 마시고, 장난스런 표정으로 엄살을 피운다.

 

"그래도 먹고 싶은데. 그건 다음에 만들어 주겠지?"

 

"네, 꼭!"

 

 아야는 진심으로 기쁜듯한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식사를 마치고 아야는 요스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요스케는 아무런말도 하지 않고, 어깨에 느껴지는 아야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기댄다.

 조용한 침묵이 두 명의 사이를 감싼다.

 그러나, 그 침묵은 거북하고 어색한 공기가 아닌, 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를 느끼고 있음에 생겨나는 침묵이다.

 두 명은 서로를 생각해, 서로의 분위기, 공기를 받아 들이고 있다.

 굳이 대화로써 믿음과 사랑을 속삭이지 않아도, 둘은 서로를 믿을 수 있었다.

 요스케는 아야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다.

 아야는 편안하게 그 움직임을 받아 들였다.

 아야가 깊게 숨을 내쉰다.

 들리는건 오직 두 사람의 심장소리뿐.

 살그머니, 아야는 요스케를 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고 얼굴을 올렸다.

 그 행동에 응하여 요스케는 입술을 부딪친다. 거듭되는 키스. 계속될것 같았던 키스는, 갑자기 어느 쪽에서라 할거없이 동시에 떨어졌다.

 

"후우..후우.."


"하아..하아.."

 

 서로 눈을 마주치고 무심코 웃고만다.

 진정을 한 후, 아야는 마음을 다잡고 말한다.

 

"저, 요스케씨. 그거 해주지 않을래요?"

 

 그 눈동자에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섞여,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듯 느껴졌다.

 

"그거라면....최면술?"


"네, 오늘은.. 그 하지못하니까"

 

 요스케의 대꾸에 아야는 미안하다는듯 대답한다.

 지금까지 누구에게 최면술이라고 말하면

 전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그 눈빛에 이상한 놈으로 낙인찍혔던 요스케는 그런 아야의 말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요스케는 아야와 서로 마주 본다.

 아야의 시선 보다 약간 위를 손으로 가렸다.

 

"좋아, 자, 내 손을 봐.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점점 손가락에 빨려 들여가듯이 눈을 끌어 당기는게 느껴진다.

 몸 안의 힘이 빠져 간다. 이봐요, 점점 몸이 무거워진다"

 

 같은 말을 거듭하는 요스케. 그런 요스케의 말에 따라, 아야는 집중해서 요스케의 손가락을 본다.

 

"가만히 본다, 가만히. 이 것봐요, 점점 눈을 감는 회수가 많아졌다.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눈을 뜨고 있기 힘들다."

 

 말을 거듭하면서, 요스케는 서서히 손의 높이를 낮춰 간다. 손과 아울러, 아야의 눈동자도 내려 간다.

 

"그렇게, 눈꺼풀이 무겁다. 더는 뜨고 있을 수가 없어졌다.

 눈을 뜨고 있는게 괴롭다. 괜찮아, 그대로 옆에 내가 있을테니까, 안심하고 편히 눈을 감자.

 눈을 감으면 정말 편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요스케는 간신히 실눈을 뜬 아야가 응시하고 있는 손을 단숨에 밑으로 내렸다. 그 만큼 아야는 트랜스 상태로 빠져 들어간다.

 요스케는 지금까지 여러번 아야에게 최면술을 걸었었다. 그런 요스케가 가장 놀란 것은 아야의 피암시성이었다.

 첫 시도에 이미 기억 조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깊게 최면에 걸릴정도로 피암시성이 높은 아야는 이런 간단한 암시에도 곧장 트랜스 상태로 떨어져 갔다.

 그런 아야의 손을 잡아 모은다.

 

"아야.. 이 손에는 지금 풍선이 붙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숫자가 올라가면 그 풍선에 공기도 숫자만큼 들어가 점점 떠올라 간다"

 

 하나, 둘, 셋..... 천천히 요스케는 숫자를 세어 간다.그거에 비례해, 아야의 손은 천천히 떠올라 간다.

 수가 커질 때마다 위로 올라 가는 아야의 손은, 30을 넘는 무렵에는 최고 위로 오르고 있었다.

 

"이봐요, 팔이 풍선에 끌려간다. 풍선 때문에 팔이 아프다

. 그렇지만 괜찮다, 내가 손뼉을 치면 손에 붙은 풍선의 실이 끊어진다

. 풍선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아야의 손은 해방된다"

 

 그렇게 말을 끝마치고, 요스케는 짝! 손뼉을 친다.

 그 순간,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아야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이번은 반대측의 손을 잡아, 똑같이 손을 모은다.

 

"이쪽 손은 추가 붙어 있다. 숫자를 커지면 커질수록 붙어있는 추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말을 하면서, 요스케는 주변의 가구를 치워 혹시나 부딛칠 위험을 없앴다.

 

"자, 내가 숫자를 세면 팔이 무겁게 되어 간다. 아야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채 자꾸자꾸 가라앉아 가.1, 2, 3, 4......"

 

 요스케가 수를 거듭해 갈수록 아야의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간다.

 

"그렇게, 점점 무겁게 되어 간다. 너무 무거워져서 몸을 세우고 있을 수 없다

. 몸이 바닥으로 떨어져 간다. 그리고, 아야의 몸과 함께 아야의 마음도 같이 바닥으로 가라앉아 간다.

 깊게 깊게 가라앉아 간다. 그건 아주 좋은 느낌. 가라앉아 갈 때마다 좋은 기분에 감싸여져 간다"

 

 기울어저 가는 아야의 몸. 우선 팔, 곧 어깨까지 무겁게 된 아야의 몸은 그대로 바닥으로 붕괴된다.

 

"숨을 들이마시면 몸에 힘이 빠진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간다. 모든게 새하얗게 되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할 수 없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 팔이 무겁지는 않지만 몸은 그대로 있다.

 아야의 의식은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자, 거기는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

 정말 기분 좋아서 아야는 어떤 일이라도 받아 들여 버린다"

 

 그렇게 말을 끝낸 요스케는 아야를 본다.

 잠자는 공주같은 편안한 얼굴. 왠지 유혹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 모습에 요스케의 가슴이 크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마른 침을 삼킨다. 어디선가 내 마음대로 해버리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최면술은 상대를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욕망이라고 하는 이름의 악마가 요스케의 귀에 속삭인다.

 요스케는 그 말을 없애려는듯 휙휙 머리를 흔들고 짝! 짝! 자신의 볼을 때려, 올라왔던 욕망을 뿌리쳤다.

 그리고 다시 아야를 보았다.

 

"자, 지금부터 셋을 세면 아야는 눈을 뜰 수 있다. 눈을 뜰 수 있다, 말을 할수도, 생각할 수도 있다

. 그렇지만, 아야는 깊은 곳에 가라앉은 상태, 내가 말한 것은 반드시 그대로 실현된다. 무슨 일이라도 반드시 그렇게 된다

. 하나, 둘, 셋!"

 

 짝! 힘차게 손뼉을 쳐, 커다란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아야는 움찔 몸을 진동시켰다.

 천천히 눈꺼풀이 열리고 아야의 전신에 힘이 되돌아 간다.

 

"아....요스케씨...."

 

 아야는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달았는지, 천천히 일어난다. 그리고, 미소를 띄웠다.

 

"끝났나요?"

 

 희미한 미소를 지은채 아야는 묻는다. 그 얼굴은 무엇인가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같은 얼굴.

 그 질문에 요스케는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아야의 손을 잡고 자신있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이것 봐, 아야의 손이 점점 위로 올라 간다. 자꾸자꾸 위로 올라 간다. 머리로 올라가 버린다"

 

 요스케의 말에 아야의 손이 부상해 간다. 서서히 움직여 가는 아야의 손은 요스케의 말에 따라서 머리에 올라간다.

 그것을 확인하고 요스케는 반대측의 손도 똑같이 말을 한다.

 

"이것 봐, 이쪽 손도 머리로 올라가 버린다. 자꾸 자꾸 움직인다.

 그래, 그렇게 올라 간다. 자, 손이 아야의 머리에 붙어 버렸다. 내가 떼진다고 말할 때까지 뗄 수 없다"

 

 요스케가 말하는대로 아야는 양 팔을 머리에 올린채 굳어진다. 양팔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한 요스케는 방을 둘러보고, 하나의 봉제인형에게 주목했다.

 전체 길이 50센치정도인 큰 봉제인형. 사랑스러운 테디베어 봉제인형을 가지고 아야의 눈앞에 배치한다.

 

"자, 아야 잘 봐. 아야의 감각은 이 인형으로 옮겨진다.

 이 봉제인형이 손대어지면 아야도 그 자리가 손대어지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말하고, 요스케는 그 봉제인형의 발 밑창으로 손가락을 편다. 그리고, 아야에게 잘보이며 봉제인형의 발 밑을 손가락으로 간지럽힌다.

 그 손가락의 움직임에 아야는 몸을 부들부들 떤다.

 

"아! 나, 쿠쿡! 요스케씨 간지러워요"

 

 발에서 전해지는 감각. 손가락을 피하려고 아야는 몸을 비비 꼬지만, 전해져 오는 감각은 멈추지 않는다.

 

"아, 킥킥.."

 

 덜덜 떨면서 아야는 몸을 번민시켜 간다.

 그런 아야의 모습에 본궤도에 오른 요스케는 더욱 손가락을 움직여 간다.

 

"아하하하하, 하하, 배, 배아파...그만, 그만둬"

 

 아무리 몸을 피해도 전해져 오는 간지러움에 아야는 몸을 위로 돌려 뒤로 젖힐 수 있다. 양손을 머리 위에 붙이고 있는 아야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등부터 바닥으로 쓰러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진 아야. 그것을 본 요스케는 당황해서 봉제인형으로부터 손을 멈췄다.

 

"아야! 괜찮아?"

 

"정말........후아~...후아~....."

 

 그 물음에 가까스로 대답하는 아야. 등을 부딪힌 것보다 너무 웃어서 힘든 것 같았다.

거친숨을 내쉬는 아야의 모습에 자신의 마음 속에 있던 욕망에 불이 붙는다.

 

"자, 이제 아야의 손은 머리로부터 떨어질 수 있다. 감각도 봉제인형에서 아야에게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봉제인형이 만져지고 있는 것을 봐도 아야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걸 봐"

 

 빠르게 말하고, 아야의 눈앞에서 다시 손을 움직인다. 특히 중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행동에 의해 아야는 단락을 해석한다.

 양 손이 자유롭게 되어, 몸을 일으키는 아야의 눈앞을 요스케는 다시 손으로 가린다.

 

"지금부터 셋을 세면 아야는 매우 재미있어진다.

 내 어떤 행동을 봐도, 웃음이 터져나오고, 웃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웃는다"

 

 그렇게 말하고, 요스케는 셋을 세었다.

 짝! 손뼉 치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눈을 뜬 아야의 눈동자는 어떤 행동도 놓치지 않겠다는듯 요스케를 본다.

 그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요스케는 몸을 움직였다.

 흔들 흔들 상반신을 흔든다. 굳어진 근육이 자포자기해 가는 것을 요스케는 느꼈다.

 

"쿡..., 후후후....후후"

 

 하지만, 그런 몸짓을 본 아야는 웃는다. 최대한 입을 가리고 올라오는 웃음을 참는다.

 요스케를 보고 있는 아야의 안에서 웃음이 올라온다. 이유없이 요스케가 어떤 행동을 하던 아야는 재미있어서 참을 수 없었다.

 

"후후...아하하....싫다....그만두어....."

 

 알통을 만들거나 자신의 귀를 잡아당기거나 아야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는등 요스케는 아무의미없는 행동을 취해간다.

 아야는 그런 요스케를 보면 왜인지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하하하하...안돼....그만....아하하하하"

 

 잇달아 배에서 올라오는 웃음.

 그것을 몇번이나 흘리면서도, 아야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려고 한다.

 

"내가 손가락을 울리면 좀더 좀더 이상해진다. 너무 재미있어서 웃는걸 그만둘 수 없어진다"

 

 딱! 손가락이 울려진다. 그리고 아야의 입에서 터지는 웃음소리가 커졌다.

 

"아하하, 하하, 나, 배 아픈, 아하하하, 그만둬, 아하하, 그만둬, 하하하하"

 

 배를 붙잡고 어깨를 진동시킨다. 감긴 눈동자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크게 웃는 입에서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몸을 비비 꼬며 새우처럼 허리를 굽혀 간다. 너무 웃어 호흡을 하지못한 아야의 몸은 부들부들 경련하기 시작했다.

 

"아하하, 안돼, 그만, 나, 웃다 죽어, 아하하, 이제, 아하하 , 그만두어"

 

 진심으로 이제 괴로워 보인다. 아야가 간절히 원하는걸 알았다. 문득 더이상 지속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든 요스케는 그만 암시를 푼다.

 

"네, 이제 됐다. 괜찮아, 아야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짝! 손뼉치는 소리.

 그 소리와 그 소리와 함께 터져나오던 웃음과 떨리는 몸이 멈췄다.

 

"허억~......허억~.......후우~....후우~.."

 

 아야는 웃느라 쉬지못한 산소를 힘껏 마시며 심호흡을 한다.

 크게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전신으로 호흡을 한다.

 

"괜찮아?"

 

 심호흡을 급하게 하는 아야를 본, 요스케는 얘기한다. 그런 요스케를 보고, 아야는 쓴웃음을 짓는다.

 

"괜찮아요...하지만....힘드네요....걸어달라고 말한건 나지만....굉장히 힘들어요"


"아, 미안. 아야가 괴로워하면 바로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당황해서, 사과하는 요스케를 아야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

 

"아니요. 요스케씨가 사과할 필요 없어요"


"그렇지만, 아야가 최면술 때문에....."


"내가 요스케씨에게 먼저 부탁했으니까"

 

 요스케는 아야를 위해서, 아야는 요스케를 위해서 자신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아니에요, 제가"

 

"내가"

"제가"

"내가"

"제가"

 

 몇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것이 5번쯤 반복했을 무렵,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하고있는 행동을 깨달았다.

 

"풉!"


"하하"

 

 눈을 마주친 두 명은 동시에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차례 웃은 후, 두 명은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서로를 응시했다.

 

"그럼, 우리 둘 다 절반씩 잘못한걸로 이쯤에서 합의할래?"


"네. 그러죠!"

 

 웃으면서 합의를 제안하는 요스케. 그 제안에 아야도 웃으면서 받아 들였다.

 

"와.. 벌써 이런 시간이네. 이제 난 그만 돌아갈께"


"아, 네"

 

 시계를 보고 요스케는 허리를 올린다.

 끌리고 허리에 힘을 주지못하는 아야를 보고, 요스케는 암시가 남아있는걸 생각해 냈다.

 허리를 굽히고 아야에 마주본다.

 

"아야, 지금부터 셋을 세면 아야는 전부 깨어난다. 조금 전 내가 걸친 최면을 전부 풀린다. 머리도 상쾌해진다"

 

 그렇게 말하고, 요스케는 셋을 세었다.

 울리는 손바닥의 소리.

 아야가 그 명령을 받아 들인 것을 확인하고 요스케는 이번이야말로 허리를 들어 일어서 손을 내민다.

 아야도 손을 잡고 일어서, 그대로 손을 잡고 현관으로 걸어간다.

 

"그러면, 아야. 감기는 걸리지 않게 조심해"


"네, 요스케씨도 조심하세요"

 

 가볍게 키스를 하고, 요스케는 방을 나왔다.

 닫힌 문을 앞에 두고 아야는 몇 초, 요스케를 생각한다.

 뿌옇게 한 채로 문을 잠그고 도어체인을 걸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싱크대에 쌓여져 있는 식기가 아야가 눈에 들어왔다.

 

"아,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아야는 설거지를 시작한다.그러면서, 아야는 밥을 먹고 있을때의 요스케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맛있다고 해줘서 기뻤어. 역시 좋아하는 사람에게 밥을 해준다는건 기쁜일이구나.

 밖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 않아)

 

 오늘 있던 이런저런 일을 생각하며, 아야는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 한다.

 

(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내가 이런 부끄러운 일들을 생각하고 있다는걸,

 요스케씨에게 알려지지 않게 하지 않으면.....)

 

 집에서 홀로 상상에 부끄러워 몸을 비비꼬면서도, 아야의 손은 착실하게 설거지를 계속한다.

 그리고, 문득 이상한점을 깨달았다.

 

(그런데.....나.....어째서 위험일이라고 말한거지? 벌써 일주일전에 끝났는데..)

 

 스쳐지나가는 의문. 그러나, 아야는 그 의문의 해답을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 때 요즘 유행하는 가요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 벨소리는 아야의 휴대폰 벨소리였다.

 

"아, 전화. 요스케씰까?"

 

 수도꼭지를 비틀어, 타올로 손을 닦는다. 그리고, 벨소리를 울리고 있는 휴대폰을 잡았다.

 

"아......!"

 

 액정 부분에 표시된 상대의 이름.그것을 본 아야의 얼굴에 기쁨으로 번져간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야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토우이치로씨입니까?"


"여보세요, 미네자키씨. 안녕"

 

 아야의 귀로 토우이치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04화:떨어지는 태양

 

-1-


 이미 해는 하늘에서 사라졌지만, 거리의 사람들은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학생이나 회사원들, 그리고 젊은 연인들이 활기차게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 길을 아야는 홀로 걷고 있다.

 누가보더라도 저 사람은 지금 아주 기분이 좋구나 알아챌 수 있는 표정을 하고 걷고 있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그 얼굴은 은은히 다홍색으로 물들어, 호흡은 약간 지친 것 인지 살짝 흐트러져 있다.

 그런 아야의 머리 속에서는 어제의 대화가 반복해 회상되고 있었다.

 

 

 


"흠, 미네자키씨. 내일 시간좀 내줄 수 있을까?"

 

"내일....요?"

 

 아야는 머릿 속에서 다음날의 일정을 펼쳐진다. 내일은 대학강의가 있는 날이다.

 머리 속에서 천칭이 조립되어 한쪽엔 대학의 강의와 다른 한쪽엔 여태껏 시도한적 없는 결석이라는 단어가 올라간다.

 아직까진 대학강의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런데..무슨일로?"

 

"섭섭한데, 별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미네자키씨를 만나고 싶어서..

 하지만 뭐 이유를 굳이 말하자면 미네자키씨랑 얘기를 나누고 싶달까....어때?"

 

 들려오는 토우이치로의 목소리.

 다른 한쪽에 토우이치로와의 만남이라는 것이 오른 순간, 천칭은 단번에 한쪽으로 기울었다.

 

"네! 괜찮습니다. 저도 토우이치로씨를 만나고 싶습니다"


"고마워, 이렇게 단번에 승낙해줘서 기쁜걸. 그럼 만날 장소는 유우씨의 찻집에서 시간은 오후 1시에 어때?"


"네, 알았습니다. 저, 내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래, 나도 기대할게"

 

 

 

 

 

"여기.....였던가?"

 

 아야는 인적이 드문 골목에 자리잡은 가게 앞에 멈춰 망설이고 있었다.

 눈 앞의 가게는 자신이 알고있는 찻집이라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우선 특이하게도 점심 시간이건만 인적이 드물다.

 그리고 손님을 끄는데 가장 중요한 가게 간판은 아예 붙어있지 않았다.

 저번에 왔을 땐, 여러가지로 너무 급박한 상황이라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아야는 지금 눈 앞의 건물이 유우씨의 가게가 맞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밖에 찻집 같은 분위기의 건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아야는 결정을 내리고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한다.

 

 딸랑~

 문에 붙은 방울에서 맑은 소리가 울려 방문객을 알려준다.

 카운터 안쪽에서 뽀득뽀득 컵의 먼저를 깨끗하게 닦고 있던 유우가 아야를 발견하고 반가운 얼굴표정을 지어준다.

 휴~, 아야도 기억에 있는 얼굴을 보고,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서오세요~ 어머나, 아야씨였군요. 그 이후로 오지 않아서 조금 섭섭했어요"


"아, 미안해요. 저번일 때문에 이 근처로 잘 다니지 않아서 기회가 없었어요.

 오늘 토우이치로씨와 약속 덕분에 올 기회가 만들어져서 다행이네요"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아야는 카운터석에 앉는다.

 

"토우씨와?"


"네, 1시에 여기서 만나기로 했어요"

 아직까지 텅 비어 있는 가게 안. 설마 하는 마음에 가게 안을 살펴본 아야는 유우에게 말했다.

 

"아직....오시지 않은 것 같네요"

 

 현재 시각은 12시 55분. 아직 약속 시간까진 아주 조금 남았지만, 먼저 와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을 시간이다.

 유우은 아야의 말 속에 숨겨진 여러 의미를 눈치채고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한창 피크 시간대인데 가게 안이 너무 썰렁하죠?....역시 입지조건이이 나쁜 탓일까?

 그것도 그거지만, 토우씨와 약속했어요? 그렇다면, 조금 느긋하게 기다리는편이 좋아요.

 토우씨는 음.. 꽤 시간관념이 없는 사람이라. 아마도 한 20분은 늦을지도.."

 

"예? 정말인가요?"


"정말,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토우씨는 이 가게가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요.

 토우씨는 자주 여기를 약속 장소로 쓰는데, 여태껏 한번도 약속된 시간에 왔던 적이 없어요.

 그나마 20분은 귀여운 축에 속하는 편이죠, 심할 때는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딸랑~

 그 때, 누군가를 알리는 방울 소리가 울린다.

 

"이봐 이봐, 아무리 본인이 없다고 해도 너무한거 아니야"

 

 그 목소리의 주인은 출입구에서 문을 열고 있는 자세 그대로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유우는 그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란듯이 눈을 크게 뜬다.

 

"어!? 토우씨네요....왠일이야 토우씨가 약속시간을 지키다니"

 

 눈뿐만 아니라, 입도 크게 열고 놀라움을 표현한다.

 그런 유우을 보고 쓴웃음날리고, 토우이치로는 자연스럽게 아야의 옆으로 걸어와 앉았다.

 

"정말....그렇게 말하면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 유우씨"

 

"어머나, 사실이 아닌가요. 언제나 다른 친구들은 토우씨의 시간관념에 한숨을 내쉬고 있답니다"


"큭,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은 정말 놀랐어요. 토우씨가 시간에 딱 맞게 오다니.

 아야씨와의 약속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까요"

 

 물이 들어간 글래스를 두 명에게 건내면서 부드럽게 미소짓는 유우.

 아야는 그 말에 얼굴을 붉게 하였지만, 토우이치로는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여성을 기다리게 하다니. 그건 남자로서 해서는 안되는 것 중 하나라고, 유우씨"

 

"아...."

 

 뺨을 다홍색으로 물들이고, 아야는 소리를 낸다.

 머뭇머뭇 몸을 긴장시키고, 토우이치로가 본 주제로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다.

 

"아, 미네자키씨 왜그러지? 얼굴이 붉은것 같은데?"


"아! 아니에요..이건.."

 

 토우이치로의 물음에 뭐라 명확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젓는 아야. 급작스런 자신의 변화를 아야 자신조차 잘 알지 못했다.

 토우이치로의 모습을 본 순간, 쿵쾅!쿵쾅! 가슴 안의 심장이 크게 울렸다.

 점점 심장소리가 커지고, 바싹 바싹 목이 타기 시작한다.

 축축히 등에 땀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자신의 고간이 쑤시는걸 느끼고 있었다.

 

"더 더 기분이 좋아진다. 좀더 좀더 기분 좋아지고 싶다. 당장 자위를 시작하자"

 

 아야의 머리 한 구석에 봉인되어있던 토우이치로의 암시가 토우이치로를 본 순간 재생되어 아야의 심층을 장악해 나간다.

 

"이 전화를 끊은 후에도 너는 계속해서 자위를 한다.그렇지만, 아무리 보지를 만지고 쑤셔도 절정에 이를 수 없다"

 

 점점 명확해지는 기억. 생각해 낼 수 없었던 그 명령.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아야의 머리 속에서 그 말은 끝없이 반복되어 들린다.

 

"그 흥분, 그 기쁨은 아침이 되면 일시적으로 네 마음 속으로 숨어 버린다.

 그렇지만, 내일, 토우이치로를 본 그 순간, 그 감각은 다시 네 마음에서 용솟음쳐나온다"

 

 두근! 두근! 심장이 크게 뛴다.

 고간이 쑤신다, 이미 소중한 곳은 진한 애액이 배어 나오고 있다.

 하악...하악.... 호흡이 거칠어지고 얼굴은 이미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누가 봐도 알수있는 그 변화를 아야 본인만은 눈치채지 못했다.

 히죽 토우이치로는 미소를 띄운다.

 그리고, 하나의 문장을 말했다.

 

"아야의 마음, 문이 열린다"

 

 순간, 아야의 의식은 자신의 가장 깊은 심층으로 가라앉았다.

 

"아야, 들리나?"


"네...."

 

 토우이치로의 말에 아야는 대답한다.

 방금 전까지 생동감 넘치게 발정하고 있던 움직임은 한순간 딱딱지기 시작하여,

 그 모습은 마치 태엽이 다 돌아간 장난감과 같이 보인다.

 

"너는 지금, 깊고 깊은 네 안으로 가라앉아 있다. 그곳은 너의 마음의 중심이다. 당연히 굉장히 기분이 좋다.

 너의 마음이니까, 들리는 말은 모두 너의 마음의 말. 네가 바라고 있는거다.

 그러니까, 그것이 어떤 명령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표면상, 아무리 싫은 일이라고 해도, 그것은 네가 진정으로 바라던 것이다"

 

"내가..바라고 있는....일...."

 

 아야는 그 말을 반복한다. 그 반응에 토우이치로는 히죽 미소를 띄웠다.

 

"자, 지금부터 셋을 세면 너는 눈을 뜬다.

 그 때, 이 찻집은 손님으로 가득 차있고, 너는 어제의 기억. 자위를 했을 때 느낀 감정, 그리고 가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찬다.

 무슨 상황이라도 가고 싶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다. 그 생각으로 너의 머리 속은 가득차버린다.

 그리고, 가버리는 순간, 다시 이 기분 좋은 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 한 말은 눈을 뜨면 기억할 수 없지만,

 반드시 내 말대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는 셋을 세었다.

 짝! 손바닥이 부딪친다. 그 소리가 울리고, 빛을 잃었던 아야의 눈동자에 빛이 돌아온다.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 본다.

 그리고, 자신 안의 욕정을 깨달았는지 양팔로 자신의 몸을 꽉 껴안았다.

 

"아아아........"


"왜그래, 미네자키씨? 괜찮아?"

 

 옆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가장해 말하는 토우이치로.

 아야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껴안는 양팔에 힘을 더 강하게 한다.

 하아하아 가슴 속의 뜨거운 욕정이 섞인 숨을 내쉬며, 아야는 부들부들 몸을 떤다.

 두근 두근 심장은 크게 울리며, 굉장한 양의 혈액이 전신을 돌아다니며 몸을 달군다.

 꿀꺽! 아야는 마른침을 삼켰다.

 

(자..위..하고싶어....)

 

 그런 생각이 아야의 사고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아야는 차마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흔들흔들 눈을 돌리어 급히 주위를 둘러 본다.

 가게 안에는 토우이치로와 아야, 그리고 유우 말고는 아무도 없지만,

 아야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돼.....사람들이.어느새...가득....아아...아....)

 잇달아 일어나는 욕망이 아야의 이성을 하얗게 칠해 간다.

 거침없이 타오르는 욕구가 이성이라고 부르는 제방을 깨뜨리는 것도 시간의 문제였다.

 

"정말 괜찮아요?"

 

 유우도 걱정스러운 듯이 아야에게 말을 건넨다. 그러나, 그 눈동자는 마치 장난감을 보는 아이같은 장난기로 가득하다.

 

"흐윽.......

"

 아야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 눈동자는 이미 당황스러움에 촉촉히 젖어, 초점을 잡지 못하고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응....."

 

 꿈틀 꿈틀 아야의 몸이 움직인다.

 한껏 민감하게 변한 피부는 움직일때마다 피부를 스치는 천의 감각만으로 훌흉한 쾌감을 전해준다.

 아야의 몸이 계속해서 움직인다. 한번 전해진 쾌락은 아야에게 마약같은 중독성을 가져오고 계속된 움직임이 아야에게 새로운 쾌락을 전해준다.

 점점 더 아야의 움직임이 강해진다. 처음에는 조심조심 주변을 의식하던 움직임은 어느새 명명백백하게 더욱 강한 쾌락을 추구해가는 움직임으로 변한다.

 쾌락은 이성이라는 제방에 균열을 만들고 그 붕괴를 가속시킨다.

 

"하아..하아....."

 

 자신의 팬츠가 젖어가는 것을 느낀다. 잇달아 솟구쳐 오는 욕구에 마음도 호흡처럼 거칠고 혼란스러워 진다.

 

(하고 싶어..마음껏..기분 좋게.....되고 싶어.....)

 

 요염한 숨결. 야한 숨을 뱉으면서, 아야의 손이 움직인다.

 슬금슬금 몸을 꽉 껴안은 손이 가슴으로 미끄러진다. 그리고, 옷 위로 가슴을 비볐다.

 

"으응....!"

 

 움찔! 아야의 몸이 크게 떨린다.

 이런 작은 자극에도 한껏 고조된 쾌감은 굉장한 기세로 아야의 신경을 공격한다.

 

".....하악!"

 

 자칫하면 크게 몸을 젖혀져 버릴 것 같은 쾌감이 아야의 몸을 관통한다. 그 번개에 아야는 폐안의 공기를 전부 토한다.

 간신히 남아있는 여성으로써의 이성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몸을 기울이고 옷 아래로 손을 넣는다. 그러나, 그건 아야만의 생각일뿐, 제 삼자의 입장에서 그 모습은 분명히 자신의 몸을 만지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하아....하아.....하아.....하아......"

 

 벌벌 몸을 떠는 아야. 그 본래 하색이였던 피부는 이미 복숭아빛으로 물들어, 그 표면에는 구슬같은 땀방울이 맺혀 있다.

 손이 움직인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자신의 성감대를 자극하는 그 손놀림에 점점 몸의 떨림이 커져간다.

 

"아직 안돼. 아야는 아직 절정으로 갈 수 없다"

 

 토우이치로의 말이 아야의 귀에 미끄러져 들어간다.

 절정으로 고조되가던 감각이 순간 사라지고, 아야는 번민한다.

 하지만 다시 하아 하아 숨을 뱉으며, 새로운 쾌감을 추구해 간다.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비비고, 다른 한 손은 스커트 안으로 자연스래 미끄러져 들어간다.

 젖은 팬츠에 지켜지던 자신의 성기. 이미 분출된 애액으로 물에 빠진 거서럼 흠뻑 젖은 팬츠 위로 강하게 억누른다.

 흠뻑 젖은 팬츠의 감촉이 손과 고간에 전해진다.

 움찔 아야의 몸이 떨리며 지금부터 예상되는 쾌락에 꿀꺽 침을 삼킨다.

 그리고, 아야는 서서히 손가락을 움직여 갔다.

 

"! 아!....!"

 

 이전보다 큰 쾌락의 물결이 아야를 덮쳐, 여태까지 겨우 참고 있던 신음소리가 시원스럽게 터져나왔다.

 그 강력한 물살은 단번에 아야의 이성의 제방에 밀어닥쳐, 단숨에 제방을 붕괴 시켰다.

 

"아! 아! 아앙~!!"

 

 덜덜 아야의 몸이 떨린다.

 주위의 사람들을 모두 잊었는지 이제 아야는 거칠 것 없이 교성을 내지르며 지금까지 참아왔던 욕망을 분출하기 시작한다.

 팬츠를 무릎까지 내리고, 가슴을 감싸고 있던 브라를 벗는다. 그리고, 뜨거운 맨살에 손가락을 기게 해 갔다.

 

"아응! 아! 흐으응!"

 

 손가락이 지나간 부분에서 일어난 쾌락이 아야의 뇌로 전해져 간다.

 쾌락의 바다에 빠진 아야의 몸은 경련을 일으키며, 크게 몸이 젖혀진다.

 그런 아야의 모습을 바라보는 유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흐음, 벌써 이렇게 되버렸네.....이제 아무도 보이지 않은것 같아요. 토우씨, 아니 토우이치로님"

 

 아야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말하는 유우도 슬금슬금 자신의 몸을 쓰다듬어 간다. 아야의 치태와 욕구가 옮은듯 달아오르고 있다.

 유혹의 눈빛으로 토우이치로를 응시하는 유우. 그런 유우의 모습에게서 냉정히 시선을 돌린 토우이치로는 말했다.

 

"흥. 내 허락없이 발정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는 유우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다시 아야에게로 관심을 돌린다.

 이미 아야는 쌓여진 욕구와 리미트가 풀리며 야생마처럼 날뛰는 쾌락, 그리고 절정에 도달하기 위해 열중하느라, 이미 주위의 상황따위는 인식 밖으로 밀려났다.

 

"히익! 아아!"

 

 제방에 막혀있던 쾌락이 아야에게 밀어닥치고, 계속해서 밀려오는 물살에 휩쓸린다.

 그리고, 쉴새없이 더욱 더 큰 물결이 아야에게 밀어닥친다.

 그러나, 왜인지 아무리 물결이 강하게 몰아치더라도, 아야는 그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고 꼿꼿히 일정선을 넘지 못하고 그 주위를 헤맬뿐이다.

 

 가고 싶어..

 그 생각이 아야의 머릿속을 지배해 간다.

 덜덜 몇번이나 몸의 경련이 반복되는데도 아야는 절정에 도달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한걸음이면 닿을듯 하면서도 내딪으면 또다시 멀어지는 고지. 아야는 그것에 분노한 외침을 내지르기 시작한다.

 그렇게 절망하는 자신을 누군가가 꼭 껴안았다.

 

"가고 싶어?"

 

 악마의 속삭임이 귓가로 들려온다.

 그 악마의 물음에 아야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네!  제발!"

 

 자신의 뒤에서 속삭이는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다, 오로지 절정만을 바라보고 있는 아야의 마음. 토우이치로를 보는 아야의 눈.

 그 눈동자의 초점은 이미 희미해져, 아야는 자신의 눈앞의 상대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알았다. 자, 일어서...."

 

 히죽 웃으며,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살그머니 그 몸을 부축해서, 가게 안 쪽으로 데리고 간다. 그 사이 달아오른듯 무언가를 요구하는 눈빛을 보내는 유우.

 하아 하아 뜨거운 한숨을 흘리며, 토우이치로에게 배고픈 강아지와 같은 눈빛을 보낸다.

 너무나 뇌쇄적인 몸짓과 시선. 그러나 그런 눈빛을 토우이치로는 냉정히 외면했다.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그 자리에서 기다려라. 그리고 아직 아야의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마"

 

 유우 대답을 듣지도 않고 토우이치로는 가게 안 쪽으로 아야를 데리고 사라진다.

 보이지 않는 문의 저 편에서 "네" 하는 기쁜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문 너머에 펼쳐져 있는 긴 복도. 왠지 익숙한 그 복도를 은인에게 몸을 지탱해 걸어간다.

 

"자, 한 걸음, 한 걸음 내딪을 때마다 아야의 몸은 지금보다 더 기분이 좋아져 간다. 지금보다 더 민감하게 되간다.

 끝없이 기분이 좋아져 버린다. 그렇지만,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결코 절정을 느낄 수 없다.

 내가 허락할 때까지 너는 만족할 수 없다"

 

 도착한 곳은 익숙한 느낌의 방.

 토우이치로는 익숙하게 방으로 아야를 데리고 들어간다.

 그리고, 침대 위에 살그머니 앉혀놓고, 자신도 그 옆으로 앉았다.

 하아하아 숨을 쉬며, 꿈틀꿈틀 번민하듯 몸을 움직이는 아야.

 그런 아야의 턱을 잡아 올리고, 입술을 맞춘다.

 

"응응응!"

 

 입술, 그리고 치아의 사이로 침입해 오는 혀의 감촉. 그곳에서부터 퍼지는 색다른 쾌감에 아야의 몸이 떨린다.

 토우이치로는 번민하는 아야를 살그머니 침대에 밀어 넘어뜨리고, 입술을 맞춘 채로 아야의 옷을 탈의해 나간다.

 옷이 벗겨지며, 옷감이 피부에 스치는 감각. 지금의 아야는 그것조차도 쾌감으로 느끼고 만다.

 벌어진 블라우스. 그 아래에 있는 브래지어를 벗긴다.

 토우이치로는 천천히 붙어있는 입술을 뗀다.

 

"아....."

 

 자신에게 행복을 주던 감각이 사라진걸 느낀 아야는 안타까운 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원망스러운 눈동자로 즐거움을 주는 상대를 본다.

 그렇게 아야를 애태우며 토우이치로는 옷의 단추를 하나하나 푼다. 그 옷 안에 보기 좋게 단련된 육체가 나타났다.

 쓸데 없는 지방은 전혀 보이지 않는 단단한 몸. 그리고, 마치 발사 전 로켓처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대물. 그것을 본 아야의 호흡이 난폭하게 변한다. 그리고 토우이치로에게 달라붙었다.

 

"아아!"

 

 그 모습에 토우이치로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아야의 가슴을 덥석 움켜쥐고 위에서 덮쳐 스커트 위로 아야의 삼각지 부분을 페니스로 가볍게 문질렀다.

 

"아!"

 

 크게 떨리는 아야의 몸. 그 귓가에 입을 대고 토우이치로는 속삭였다.

 

"어때, 더 기분 좋아지고 싶을거야. 그렇지? 마음껏 가버리고 싶지? 내가 기분 좋게 해줄께"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스커트 안으로 손이 기어가, 소중한 곳을 지키고 있는 팬츠 안으로 침입하였다.

 다시 아야의 몸이 크게 흔들린다. 꿀꺽 입 안에 모인 침을 삼키고 가장 크게 쾌락이 전해지는 허리를 띄운다.

 얇은 천이 아야의 매끄러운 다리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단번에 벗겨진 젖은 천은 미끄러져 하얀 발목에 간신히 메달린다.

 토우이치로는 방해물이 없어진 아야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몸을 끼어들어 시야를 방해하는 아야의 스커트를 뒤집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아야의 하체. 검은 수풀과 꼭 다물어져 있는 아야의 소중한 곳.

 토우이치로는 다물어져 있는 음순을 좌우로 꽉 누른다.

 

"히익!"

 

 크게 떨리는 아야의 몸. 벌어진 음순에서 질 안에서 나오지 못하던 애액이 흘러나와, 토우이치로의 바지에 스며들어 간다.

 토우이치로는 히죽 웃으며 아야의 양 다리를 들어 올린다. 부들 부들 경련하는 아야를 무시하고, 다리를 크게 벌리고 질구 앞에 페니스를 맞춘다.

 

"넣는다"


"아, 아!"

 

 아야의 대답을 들은 토우이치로는 단숨에 허리를 내리찍는다. 그 순간, 아야의 몸은 최고로 크게 경련한다.

 

"아 아 아!"

 

 전율을 느끼게 하는 감각. 몸 안으로 침입해 오는 단단하고 뜨거운 이물. 그리고, 그곳으로부터 퍼져 가는 쾌감이 아야의 뇌를 마음대로 주무른다.

 그러나, 그 만족감을 여유롭게 느낄새도 없이 신기루처럼 빠져나가 버린다. 토우이치로가 허리를 내리찍을 때마다 쾌감은 아야의 뇌에 밀어닥치고 그리고 사라진다.

 

"아! 힉! 아!"

 

 토우이치로의 허리가 요동칠 때마다 아야의 눈은 백안으로 변하고, 입에서는 거품이 흐른다.

 방금 전과 같을, 아니, 전보다 월등한 물결이 밀어닥치지만 토우이치로의 암시에 묶여 절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히익! 가...아! 더..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자신이 내뱉은 말에 당황한 아야는 자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다.

 그 모습에 큭큭큭 웃으며 아야의 안으로 자신의 물건을 깊게 찔렀다.

 

"자, 이제부터 가버려도 좋다! 이제껏 느껴본 절정중 최고로 좋아진다. 지금까지 쌓인 쾌감을 단번에 느껴버린다!"

 

 드쿡드쿡 토우이치로의 페니스가 떨리고, 백탁액을 안으로 쏟아 넣는다.

 그것과 동시에 아야의 몸이 크게 튀어오른다.

 

"아 아 아 아!"

 

"아야, 너는 다시 기분이 좋은 장소로 돌아간다"

 

 조금 전, 토우이치로가 말한 대사가 아야 마음 속에 재생되어 순간 절정에 몸부림치던 몸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침대 위로 붕괴된다.

 쑤욱 토우이치로는 페니스를 뽑아내고, 아야의 귓가에 속삭여 간다.

 

"자, 너는 또 이 기분이 좋은 장소로 돌아왔다. 기분이 어때?"


"기분.....좋아....."


"그래 그렇게, 매우 기분이 좋다. 너무 좋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기분....좋아..."

 

 아야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문장. 그 말을 들으면서 토우이치로는 아야에게 지시를 내려 간다.

 

"자, 몸을 닦아라, 옷을 입자"

 

 한켠에 준비해 놓은 타올. 그 타올을 받아 들고 아야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닦아간다. 얼굴과 팔, 가슴 그리고 다리로 타올이 지나가며 몸에 진득하게 붙어있는 땀과 체액을 닦아 나간다.

 그리고, 대략 몸을 닦는걸 끝낸 후, 입고왔던 옷을 하나하나 입는다.

 아야가 옷을 다 입을걸 확인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에 새로운 지시를 내린다.

 

"자, 일어나 너는 걸을 수가 있다. 나를 따라와라"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잡아 방을 나온다. 그리고 찻집 로비로 데리고 가, 카운터 의자에 앉힌다.

"자, 내 말을 잘 들어라. 이 장소는 너의 마음 속. 네 마음의 중심지.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니, 지금 들려 오는 목소리는 네 마음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말하는건 네가 진정 바라는 진심이다.

 오늘 너는 이 찻집에서 토우이치로, 유우와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리고 그 이외에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아까 느낀 욕정과 쾌감은 이 마음의 중심은 기억하고 있다.

토우이치로를 생각하면 그 쾌감을 생각해버린다.

 왜 그런지,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지는 잘 모르지만, 굉장히 기분 좋다는걸 느낀다"


"토우이치로씨.....유우씨....즐거운....기분....좋다"

 

"그래, 오늘은 그 세 명과 이야기를 했다. 그 이외에 아무일도 없었다.

 그것이 한치의 의심도 할수없는 사실. 자 일어나. 가게를 나와, 문이 닫히면 너는 마음 속에서 나와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자.

 자세한 대화의 내용은 기억할 수 없지만, 세 명과 재미있고 즐겁게 대화한 것만 기억할 수 있다. 다른 일은 기억할 수 없다.

 그것외엔 아무일도 없었으니까 당연한 일.

 지금 들리는 말도 깨어나면 마찮가지로 생각할 수 없다. 자, 손이 울리면 너는 가게를 나가 깨어난다"

 

 토우이치로는 여러번을 반복해서 암시를 걸고 크게 손가락을 튀겨 울렸다.

 움찔 가위에 눌린듯 떨리는 아야의 몸. 그리고 벌떡 일어나 가방을 한 손에 들고 상체를 흔들며 출입구로 걸어간다.

 

딸랑~딸랑~

 손님의 출입을 알려주는 방울 소리가 조용한 가게 안을 채운다.

 서서히 닫히는 문. 창문 너머의 아야의 모습이 서서히 멀어져 가는걸 본 토우이치로는 살짝 카운터를 본다.

 그곳엔 이미 포획한 먹이를 가게에서 각성 시키지 않고 가게 밖에서 각성시킨 이유가 있다.

 

"토우이치로님.....제발 제게도...."

 

 카운터 앞에 누운채 움찔움찔 허리를 비틀면서 남자를 원하는 한 여성. 전신에서 짙은 성적 매력을 발하고 있는 여성.

 하아 하아 뜨거운 숨결을 내쉬며, 뇌쇄적인 눈빛을 보낸다.

 그 요염한 여인의 치태를 별다른 감흥이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곤 코웃음을 치며, 남자는 가게 안의 거주 공간으로 앞장서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 뒤로 주인을 따라가는 동물마냥 한 사람이 네 발로 기며 사라진다.

 

-2-


"후우~....후우~....."

 

 아야의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뿜어져 나온다.

 요스케가 눈치채지 않게끔 조심스레 입 안에 모인 침을 삼킨다.

 

"야아....왜....하지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다른 한쪽 귀로 흘러나갈 뿐이다.

 머뭇머뭇 연인의 눈치를 살피며 허벅지를 꼬아 문지른다.

 

(.....토우..이치로.....씨.....)

 

 움찔 아야의 몸이 떨린다.

 토우이치로를 생각한 순간, 뭔지 모를 감각이 뇌리에 떠올라, 아야의 몸에 왠지 말할 수 없는 야릇한 감각이 지나간다.

 

"으응...."

 

 아야는 자신의 속옷이 젖고 있는걸 느꼈다.

 

(토우..이치로....씨....)

 

 아야의 머릿속에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눈 앞에 토우이치로의 얼굴이 떠오르고, 두근 두근 심장이 두방망이 치는걸 아야는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바로 옆에 요스케씨가 있는데.

 

"아야!!"

 

 크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그제서야 간신히 아야의 머리에 닿는다.

 

"어! 아! 요스케씨! 미, 미안해요!"


"..아니야, 화난게 아니니까"

 

 아야는 바로 옆에 있는 요스케에게 미안한듯 머리를 숙인다. 요스케도 오늘 아야의 이상스런 행동에 묻는다.

"그렇지만 아야. 정말로 왜그래? 오늘 본 아야는 왠지 멍하다고 해야할까, 뭔가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고 할까.

 하여튼 뭔가 이상해"

 

 그런 요스케의 말에 아야는 움찔 몸을 떤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걸, 자신의 몸상태의 변화를 요스케가 눈치채지는 않을까. 싸늘한 공포가 등줄기를 지나간다.

 그리고, 공포 이상으로 요스케를 배신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야의 마음은 태풍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게 떨리고 있다.

 

(내....내가 지금..무슨 짓을...)

 

"그, 미안.....미안해요 정말....."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사과의 말을 꺼냈다.

 그 사과에 담겨진 숨겨진 의미를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야, 화낸게 아니라. 왠지 오늘 아야가 피곤해 보이고..힘들어 보이는데.

 아무말도 하지않고 힘들어 보여서 홧김에 그런거야.. 내가 미안"

 

 조심스레 아야를 꼭 껴안는 요스케.

 하지만 아야는 사랑하는 연인의 품 안에 안겨있으면서, 머리 한켠에선 어떤 남성의 모습이 지워지질 않는다.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과 공포를 느낀 아야의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그 떨림을 알아챈 요스케는 살그머니 아야를 몸에서 떼어 놓았다.

 

"아....."

 

 아야의 목소리가 샌다. 무언가를 갖고 싶어하는 듯한 눈비. 아쉬운듯한 신음소리. 그런 아야의 태도 하나하나에 요스케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아야, 정말 괜찮은거야? 역시 오늘 많이 아파보여"

 

 마음 속을 들여다 보려는듯이 아야의 얼굴을 바라본 요스케는 아야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는걸 깨닫는다.

 그 즉시 아야의 이마에 손바닥을 대고, 아야의 체온이 정상보다 뜨겁다는걸 알았다.

 

"아야! 열이 있잖아! 안돼. 누워야겠어"

 

 그렇게 말하고, 요스케는 아야를 침대로 부축해 간다.

 풀썩~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아야를 침대에 눕히고, 타올 찬물에 적셔 간호한다.

그렇게 바람같이 시간이 흐르고 밤이 깊어진다.

 

"아야.. 난 그만 돌아갈께, 문은 내가 잠그고 갈테니까, 오늘은 푹 쉬어"


"......네.."

 

 이불 안에서 아야의 힘없는 목소리를 듣고 요스케는 방을 나선다.

 덜컹! 찰칵! 그리고, 정적이 방 안을 감싼다.

 그 정적 속에서 한 인영이 천천히 움직였다.

 뇌리를 떠나지 않는 토우이치로의 얼굴. 그리고 아주 천천히 본인도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깊은 어딘가에서 쾌감이 올라온다.

 

"하아...하아..........토우이치로....씨..."

 

 이불 안에서 손이 나와, 머리 맡에 있는 휴대폰을 든다.

 삐, 삐, 버튼을 눌리고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있는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일초가 일년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지나간다. 딸칵! 떨리던 가슴이 순간 멈추고 차분한 목소리가 귀 속으로 들려 왔다.

 

"네, 토우이치로입니다"


"토우이치로씨....!"

 

 토우이치로의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려 온 순간, 아야는 단숨에 가벼운 절정에 도달한다.

 균열에서 액체가 터져 나와, 속옷을 적셔간다.

 가슴 안쪽에서 폭탄이 터진 것 같이 밀어닥친 쾌감에 전율하며 몸을 둥글게 말고 절정에 도달하면서도

 휴대폰을 귀에서 떼고 있지 않다.

 

"어? 미네자키씨인가? 이런 시간에 무슨일이지?"

 

 귀를 통해, 곧장 머리로 전해지는 그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을 뇌가 인식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쾌감이 흘러나온다.

 

"하악! 으응, 네....토우이치로씨의 목소리가.....듣고 싶어서...."


"호오....그렇게 말하면 기쁜데. 미네자키씨 같이 젊고 예쁜 여자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영광이야"

 

 상냥한 목소리. 그 목소리을 듣는것만으로 자신의 성감대를 애무하는듯한 감각.

 두근, 두근 터질듯이 울리는 심장소리. 그 감각을 느끼면서, 아야는 흘러넘쳐 오는 자신의 바램을 깨달았다.

 

(토우이치로씨...보고 싶어.....)

 

 뇌리에 떠오르는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 그 얼굴을 직접 보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진다.

 

"아아....저......토우이치로....씨"


"응?....왜그래?"


"그....내일...괜찮으시면 잠깐 만날 수 없을까요?"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자리잡는다. 그 침묵에 아야의 심장은 불안함에 두근 두근 울리고 있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다.

 

"아, 미안. 내일은 일이 있어서 힘들겠는데...."


"그렇....습니까......."

 

 그 말에 아야의 기분은 급다운한다.

 노골적으로 실망이 드러난 목소리에 토우이치로는 큭큭 웃으며 말을 덧붙인다.

 

"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이라면 시간이 괜찮은데, 어때?"


"아..네.....이번주...금요일...."

 

 그 말에 아야의 사고회로가 멈춘다.

 

"괜찮을까?"


"응, 네! 네! 괜찮습니다!"

 

 대답을 촉구하는 토우이치로의 물음에 아야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그래, 좋아. 자, 그럼 자세한 시간은 내가 나중에 문자로 보낼께"


"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통화를 끊기고 아야는 휴대폰을 원래 위치에 돌려놓는다.

 그리고, 꼬옥 자신의 몸을 껴안았다.

 

"....금요일...."

 

 아야의 입에서 소리가 흘러 나온다.

 

"괜찮겠..지....."

 

 자기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다시 몸을 꼭 껴안는다.

 

"토우...이치로...씨"

 

 그 이름을 꺼내는 것 만으로도 왠지 기쁘고 가슴이 떨렸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토우이치로의 얼굴. 그와 아울러 몸 속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기분이 분출되는 것 같다.

 아아.. 몸이 떨린다.

 아야의 손이 다시 자신의 몸을 쓰다듬어 간다.

 손가락이 스치는 곳에서 퍼져가는 쾌감. 그 쾌감에 손가락은 더더욱 활기차게 춤추기 시작한다.

 하아하아  거친 호흡. 연인이 덮어준 이불이 답답하다는걸 느낀 아야는 몸 위을 덮고 있던 이불을 단숨에 내던진다.


 (아, 시원해졌다..)

 

 티셔츠 위로 가슴을 움켜쥔다. 그곳에서 흘러넘치는 쾌감에 몸을 진동시킨다.

"아앙........."

 

 손이 움직이는대로 모습을 바꾸는 가슴.

 넘쳐 나오는 쾌감에 만 몸이 젖혀져 간다.

 

"토우이치로.....씨! 으응!"

 

 뇌리에 떠오르는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

 그러나,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상상하는걸로는 이제 부족하다고 아야의 머리가 불만의 소리를 내지른다.

 

"..........."

 

 스웨터를 벗고, 셔츠를 벗어 간다.

 셔츠 아래의 브래지어의 후크를 푼다.

 느슨해진 브래지어를 가슴 위로 밀어 올리고, 뽕긋 솟은 가슴에 손을 댄다.

 움찔.

 아야의 손가락이 가슴에 닿은 순간, 아야의 몸이 반응한다.

 

"후아아....."

 

 몸을 진동시키면서 아야는 가슴을 주물러 간다.

 

(..토우이치로씨! 토우이치로씨!)


"토우이치로....씨!"

 

 다리를 쭈욱 펴지고 전신 근육이 경직된다. 아야는 한층 더 큰 쾌감을 추구해 고간으로 손을 움직여 나간다.

 고간에 손이 닿는 순간, 아야의 전신에 격렬한 쾌감이 밀려온다.

 

"아아!....후아~..후우~.."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아야는 속옷에 손을 댄다.

 젖어있는 속옷. 그것을 살그머니 벗어 간다.

 속옷과 비렬을 연결하는 실이 멀어져 가고 결국 끊어진다.

 그리고 비렬로 아야는 손가락이 다가간다.

 

"아...쿠후...."

 

 아야의 손가락이 비렬에 접하고 비비기 시작한다.

 찌걱이는 애액 소리.

 다물어진 비렬을 살그머니 벌리면, 그 안에서 애액이 흘러넘쳤다.

 쿠츅쿠츅.

 손가락 한 개가 균열을 열고 들어가 안을 휘저어 간다.

 

"아...아.아....토우이치로씨....."

 

 아야의 머리 속에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그 순간 자신의 질이 손가락을 꼭 조인다.

 

"은.........아!"

 

 질육에 손가락을 문다. 거기에 아울러 아야의 몸의 떨림의 빈도, 그리고 회수가 빈번하게 되어간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난폭하게 변해가는 숨소리. 거기에 비례해 가슴, 그리고 질육을 왕복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빠르게 되간다.

 벌벌 떨리는 몸. 거기에 마지막 일격으로 클리토리스를 연주했다.

 

"!!"

 

 아야의 숨이 멈춤과 동시에 전신의 근육이 전부 수축했다.

 잠시동안 시간이 멈춘듯 정지한 아야. 그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사라지는 전신의 힘, 그리고 서서히 의식이 누락되어 간다.

 

(토우이치로씨........좋......요)

 

 

 

 

 

 

 

-3-

 

 목요일, 요스케는 홀로 거리를 달리고 있다.

 그 눈동자에는 기대과 초조함이 담겨있고 그 얼굴은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지, 기분 좋은 미소가 그려져 있다.

 시간은 이미 9시가 가까운 저녁.


 서두르지 않으면 문이 닫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력으로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며칠 전, 아야와 같이 걷던 상가. 그 변두리에 열려있는 상점.

 요스케는 숨을 헐떡이며 그 문을 열었다.

 

"어서오렴"

 

"헉..헉...아, 네"

 

 자신을 보고 상냥히 미소짓는 노파의 목소리가 조용한 가게 안에 퍼진다.

 요스케는 가게가 열려 있는거에 안도하고 거친 숨을 고른다.

 그리고, 간신히 숨을 정리하고 가게 안을 살펴보았다.

 가게 안에는 자신이외의 사람의 그림자는 없다.

 노파의 시선을 느끼면서, 요스케는 뛰어온 목적의 물건을 집어든다.

 조용히 가게 안에 흐르고 있는 BGM. 그 원인을 손에 넣은 요스케는 카운터로 가지고 갔다.

 

"이걸로 주세요"

 

 요스케가 노파에게 건넨 물건은 저번에 왔을 때, 아야와 찾아낸 오르골이었다.

 

"어머나"

 

 노파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친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것이 나왔기 때문일까.

 의문을 담은 눈으로 노파를 보는 요스케. 그런 자신을 향해, 노파는 미안한 듯이 말을 꺼낸다.

 

"미안하구나, 이건.. 파는 물건이 아니란다"


"네?....그치만...."

 

 당황스러움에 아무말 못하고 오르골이 숨겨져 있던 곳을 가리키며, 몸짓으로 이유를 묻는다.

 

"미안하구나. 이 오르골은, 내 남편이 마지막으로 내게 준 선물이란다"


"아....."

 

 노파의 쓸쓸한 목소리에 거칠게 일어나던 기세가 수그러든다.

 그런 자신을 보고 노파는 말을 잇는다.

 

"내 남편은, 이런 물건 같은걸 직접 만드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단다.

 무언가 새로운 생각을 하는 날이면 하루종일 시행 착오를 하면서도 만드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었어.

 그런 사람이 어느날 이 오르골을 내게 주면서 고백을 했지"

 

 그 추억을 떠올리는지, 노파는 후후 품위있게 웃는다. 그러나, 그 웃음은 금새 슬픔으로 물든다.

 

"우리가 결혼할 당시에는 결혼 반지는 물론 결혼식도 할 수 없었단다. 아주 혼란스러운 시대였기 때문에....

 그 사람이 내게 남겨 준 것은 그 사람의 꿈이었던 이 가게와 이 오르골뿐이란다. 미안하구나"

 

".....그렇군요....."

 

 노파의 말을 듣고, 요스케는 출구로 걸어간다.

 

"아, 대신...."

 

 등 뒤로 들려오는 노파의 목소리. 그러나, 아쉬움에 젖은 요스케에게는 그 말은 닿지 않았다.

 문을 열고 요스케는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그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어떡하지....당연히 살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을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다음 후보를 생각하지 않았었다.

 

"바보같으니, 아야의 생일은 내일인데. 미리 사놓지도 않았네. 빨리 선물을 고르지 않으면!"

 

(아직 거리에는 사람이 많이있어. 분명히 아직 영업중인 가게가 있을거야)

 

 짝 짝 스스로의 뺨을 쳐, 아쉬움을 지우고 다시 상가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요스케의 생각을 비웃듯이, 선물을 파는 가게는 불이 켜져 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

 그 상황에 초조함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

 

(내일은 선물을 고를 시간 없다고!)

 

 이런 자신에게 속으로 심한 욕을 퍼부은다.

 허억 허억 숨을 헐떡이면서 달린다.

 그러나, 열려 있는 가게라고 보이는 곳은, 음식점, 편의점, 술집같은 아야의 선물과는 무관한 장소.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선물을 살 수 있는 가게는 이미 문이 닫혀있어, 아야의 선물을 살 수 있는 장소가 없었다.

 

"허억..허억..."

 

 실의에 빠져, 힘없이 요스케는 거리를 걷는다.

 그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에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지나쳐간다.

 다른 사람의 시선따윈 의식하지 못하고 사귀고 맞이하는 아야의 첫 생일을 맞이하면서 선물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자신을 떠올리고 절망상태에 빠져있다.

 

(내일 일정을 끝내면 아야의 집으로 가는걸로도 빠듯한 시간일텐데.....바보같이! 미리 사두었으면 좋았는데)

 

 생각하며 걸어가는 요스케의 귀로 힘없는 부름이 들렸다.

 

"아, 여기 있었구나"

 

 익숙한 상냥한 목소리.

 

"네..?"

 

 요스케가 고개를 돌리면, 뒤엔 잡화상의 노파가 서 있었다.

 

"할머니....."

 

"말을 안듣고 가버려서 한참 찾았잖니.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말 들어봤니?"

 

 노파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다가온다. 그 발 옆에는 제법 큰 고양이가 몸을 바짝 붙이고 따라오고 있었다.

 

"자, 손을 내밀어보렴"

 

 노파는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물건을 살그머니 손에 올려주었다.

 딱딱한 감촉. 노파의 손이 떨어진 후, 홀로 허공에 펴져있는 요스케의 손위에는 작은 사각형 모양의 상자가 남겨져 있었다.

 

"할머니, 이건...."


"열어 보렴"

 

 노파가 말한대로 요스케는 상자를 연다. 그러면, 잔잔한 멜로디가 밤거리에 흐르기 시작한다.

 이 곡은 분명 트로이 메라이였다.

 

"이건...."


"받으렴"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요스케에게 노파는 웃음을 지어준다.

 

"방금 전에 그 오르골은 나의 남편이 남겨준거라 팔 수 었다고 했지.

 그 대신 이건 그 오르골을 찾아내 준 사람에게 주고 있는거란다.

 저번에 예쁜 아가씨와 함께 왔을 때는 발견을 했지만 찾아내지는 못했잖니.

 그래서 주지 않았지만, 오늘은 그렇게 카운터까지 가져와서 주는 거란다"

 

 그러니까, 이건 너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노파는 다시 요스케의 손을 잡았다.

 

"그래서 후훗, 이건 저번에 같이온 아가씨에게 주겠지?"

 

 후후 노파는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로 요스케를 본다.

 그 말을 들으며 자신의 감정을 들킨듯해 요스케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요스케의 변화에 노파는 웃었다.

 

"그러면, 예쁘게 포장해서 주어야되겠구나"

 

 이리 따라오렴. 노파는 요스케와 고양이를 데리고, 가게로 돌아간다.

 거부못할 힘을 느끼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요스케는 노파의 뒤를 따라 갔다.


 한 가지 바뀐점은 예전부터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지금 옆에서 같이 할머니를 따라가고 있는 고양이가 왠일인지 아주 예뻐 보인다는 점이랄까.

 

 

"자, 다됐단다"

 

 몇분 후. 요스케의 손에는 예쁘케 포장된 선물이 있었다.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서야 요스케는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아, 돈을"

 

 당황해서,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려고 하는 요스케. 그 행동을 노파가 말렸다.

 그리고,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다.

 

"괜찮단다. 그 오르골 상자는 내 오르골을 찾아내준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있는 거란다.

 내게 돈보다 소중한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게 해줬잖니. 돈은 필요 없어요"

 

"아....그래도"

 

 노파의 말에 당황하는 나. 그런 날 향해, 노파는 즐거운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다음에 그 아가씨와 한번 더 와주겠니. 너희 두 사람은 왠지 나도 가끔 기억날거 같구나"


"네......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요스케는 노파에게 여러번 인사를 하고, 잡화상을 나왔다.

 

 (어..?)


 눈 앞에 떨어지는 하얀색 무언가.

 하늘을 바라본다.

 어두운 밤하늘에 하얀, 새하얀 눈들이 내리고 있다.

 하얀 눈이 내리고 있는 거리.

 

 그 눈은 마치 내일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 하늘이 뿌려주는 선물 같았다.

 

제05화:해후

 

-1-


"하아....하아.....하아....."

 

 달리고 있다.

 겨울 거리의 공기는 싸늘하다. 차가운 공기가 폐 안으로 들어와 고통을 준다.

 현재 시각은 오후 1시를 많이 지나있다. 토우이치로와 약속한 시간은 이미 많이 지난 상태.

 저 멀리 약속 장소가 보인다. 그 앞에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토우이치로의 모습이 있다.

 담배를 피오던 남자는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아야의 모습을 발견하고 미소를 보인다.

 토우이치로 앞까지 달려온 아야는 거친 숨을 고른다.

 

"미네자키씨, 안녕"


"하아...하아.....후~...죄송해요.."

 

 숨을 헐떡이면서 사과하는 아야에게 토우이치로는 손을 들어 제지한다.

 

"아니, 괜찮아. 별로 기다린지 얼마 안됐으니까"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하고, 토우이치로는 영국 신사 같은 포즈를 취하며 손을 내민다.

 

"자 그럼, 제게 오늘 함께할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그 행동을 보고, 일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웃는 얼굴이 되어, 살그머니 손을 잡았다.

 

"아, 맞다"

 

 토우이치로는 걸음을 멈추고 아야를 돌아 본다.

 

"미네자키씨. 생일 축하해"

 

 예상못한 말에 아야의 걸음이 잠시 멈춘다. 그리고, 곧 아야는 감사를 표하고 걸음을 옮긴다.

 

 

 

 

 

"와아......"

 

 아야는 눈을 빛내며 주위를 본다.

 지금 있는곳은 여러 가지 색의 세계였다.

 빨강, 노랑, 흰색등 여러 색깔의 꽃들이 만개한 식물원. 기온 조절에 의해 사계절의 꽃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어때? 여기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장소 중 한곳인데"

 

 코로 꽃의 향기를 맡거나 눈으로 꽃의 외관을 보는 아야는 즐거워 보인다.

 

"정말 대단해요! 이런 곳이 있었다니"

 

 주변 꽃들처럼 미소를 활짝 피우며 활기차게 대답한다.

 그리고, 두 명은 자연스럽게 나란히 걸어간다.

 그 모습은 마치 한 쌍의 다정한 연인같았다.

 

"여기에 자주 오시나요?"

 

"아니, 이따금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나, 잠깐 쉬고 싶을 때 오곤 해.

 그 때 기분과 시간에 따라 이곳이나 다른곳 중에서 갈 곳을 정하곤 하지"


"다른 곳이요?"

 

 토우이치로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아야.

 그런 아야의 귀여운 모습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토우이치로는 말을 계속했다.

 

"응, 낮의 즐거움이 이런 자연의 풍경이라면, 밤의 즐거움은 밤하늘이라고 할 수 있지"


"밤하늘.."


"그럼, 다음엔 거기에 가볼래?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네! 가보고 싶어요!"


"그래. 그럼 오늘은 이곳을 볼까. 여기도 예쁜 곳이니까"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잡아 앞장 선다. 아야는 토우이치로에 손에 끌리는 대로 식물원을 걸어 간다.

 그리고, 어느 장소에 오자,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앞장서게 하고, 직원에게 데려 갔다.

 

"에? 예?"

 

 이유도 모른채 밀려 가는 아야. 설명을 요구하는 눈으로 토우이치로를 보았지만,

 토우이치로는 미소를 지으며 아야를 끌고간다.

 

"?..무슨 일이십니까?"

 

 직원이 아야에게 물어 본다. 그러나, 영문을 모르는 아야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어쩔줄몰라 하고 있을 뿐 이다.

 그런 뒤에서 토우이치로는 얼굴을 내밀고, 대답을 기다리는 직원에게 말한다.

 

"카나. 이 여성분은 오늘 생일이야. 그리고 여기 온건 오늘이 처음이라, 해피 프레젠트에 대해서 몰라"


"아, 그런가요. 그래도 만약을 위해 본인에게 확인해도 괜찮죠?"


"에? 저 말인가요?"

 

 유심히 아야를 살펴보는 카나라고 불린 직원. 그 눈빛에 아야는 왠지모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식물원에서는 해피 프레젠트 라고 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생일에 이곳을 방문하신분들께 작지만 생일 선물을 드리고 있답니다.

 그러므로, 실례지만 생일을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아, 그런거였군요....네-와 생일을 확인 할 수 있는 거라면.....학생증도 괜찮을까요?"


"예, 괜찮습니다"

 

 이벤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야는 언제나 지갑 안에 가지고 다니는 학생증을 꺼내 카나에게 보여준다.

 카나는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아야씨... 생일 축하드립니다~! 그럼 여기 작지만 성의를 봐서라도 받아주세요~"

 

 카나는 어디선가 새빨간 브로치를 꺼내 아야에게 건네준다.

 아야는 손바닥 위에 올려져 있는 브로치를 보고, 와아~ 감탄한다.

 

"이 꽃은....동백꽃이죠?"

 

 아야의 손바닥에 피어있는 브로치는 츠바키의 꽃을 본뜬 브로치였지만, 정말 동백꽃이라고 말해도 될만큼 정교하다.

 그런 아야의 질문이 기쁜듯 카나는 웃으며 말한다.

 

"예! 봄은 새벽....이 아니라.

 봄은 벚꽃, 여름은 해바라기.가을은 코스모스, 그리고 겨울은 동백꽃을 의미하죠~

 저희 식물원에서는 사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브로치로 만들어, 생일에 선물로 드리고 있답니다~"

 

 아야는 카나의 설명을 듣고 손바닥 위의 브로치를 몇번이나 다시 본다.

 

"그렇군요! 벚꽃도 해바라기도 코스모스도 모두 보고 싶네요"


"아~ 죄송하지만 지금은 겨울이어서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게 동백꽃 밖에 없네요"

 

 미안한 얼굴로 카나는 사과한다.

 아야는 그런 카나의 모습에 당황해서 고개를 저었다.

 

"아! 그런 의미가 아니에요, 그저 이 브로치가 너무 예뻐서 다른 꽃들은 어떨까 궁금해졌을 뿐이랍니다"

 

"흐음,"

 

 뒤에서 토우이치로가 갑자기 브로치를 집어간다.

 

"토우이치로씨..?"

 

 뒤를 돌아보는 아야. 그런 아야의 가슴에 손을 뻗는 토우이치로.

 흠칫 몸을 움츠리는 아야의 가슴에 조심스럽게 브로치를 달아 준다.

 

"아......."


"잘 어울린다"

 

 토우이치로의 손이 아야의 가슴에서 떨어지고 옷에 개화된 동백꽃만이 남는다.

 그 동백꽃을 보며, 벅차오르는 감동에 주먹을 쥐어 가슴팍에 모으고 감사의 인사를 한다.

 

"아....고맙습니다"

 

 가늘게 떨리는아야의 목소리. 하지만 고개 숙인 아야를 토우이치로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은 식물원을 나와 뒷마당을 걷는다.

 뒷마당은 식물원과는 다른 컨셉인 자연 그대로의 피어난 꽃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의 계절은 겨울. 본래 각 계절을 대표하는 꽃과 나무들이 뽐내고 있어야 할 장소에는 나뭇잎을 떨어뜨리지 않는 상록수만이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바스락 바스락 발밑에 느껴지는 나뭇잎의 감촉을 느끼며 걸음을 옮긴다.

 이미 겨울의 밤이 빠르다는 말을 증명이라도하듯 태양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면서, 세상을 붉게 색칠하고 있다.

 

"아아....."

 

 아야는 그 광경에 감탄을 토한다. 빨갛게 물든 하늘. 그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도 빨갛게 칠해져, 흰색과 빨간색으로 혼합되어 아름답고 장엄하게 하늘에 그려져 있다.

 

"정말 아름답지? 나는 이런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을 많이 봐왔지만 지금 내 마음은 지금 다른 아름다움에 뛰고 있어"

 

 그렇게 말을 하며 토우이치로는 아야에게서 몇걸음 떨어진다.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에 당황하는 아야.

 몇걸음 떨어진 토우이치로는 손가락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사진이나 그림을 감상하듯이 그 사각형 테두리 안으로 아야를 본다.

 

"석양에 비치는 미네자키씨는 정말 아름다워"

 

"그, 그런 농담하지 마세요"

 

 예상못한 토우이치로의 극찬에 아야는 빨개진 얼굴을 숨기려고 고개를 수그리며 중얼거린다.

 그런 아야를 내려다보는 토우이치로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어린다.

 

"흠,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정말 아름다운데? 미네자키씨, 당신은 정말 아름답다"

 

"부, 부끄러워 한 적 없어요"

 

 계속되는 칭찬에 더더욱 내려가는 아야의 머리.

 토우이치로는 미소를 머금고, 아야에게 다가간다.

 

"이건 진심이야, 미네자키씨. 당신은 정말 아름다워. 그리고 난 아름다운걸 좋아한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야의 턱을 잡아 들어 올린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이 다가간다.

 

"아아....."

 

 불과 몇 센치까지 가까워진 얼굴. 저절로 상상되는 다음 전개에 심장을 떨린다.

 

(토우이치로.....씨....)

 

 수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고 가볍게 떨리는 다리.

 수많은 생각과 망설임, 죄책감등을 느끼면서도, 아야의 눈꺼풀은 서서히 감긴다.

 턱을 들어 올리고 있는 손가락의 따뜻함에 아야의 복잡한 마음은 평온함을 느낀다.

 두근두근 크게 뛰는 심장. 꿀꺽 입에 모인 침을 삼키고 다가올 입술의 감촉을 기다린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예상하던 감촉이 느껴지지 않는다.

 얼굴에 느껴지는 숨결로 지금 앞에 토우이치로의 얼굴이 있는걸 알 수 있다.

 왜지, 아무리 참고 기다려도 다가오지 않는다.

 

(..왜...?)

 

 아야의 머리 속에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이 비친다.

 설마 날 가지고 논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극심한 배신감과 허탈함이 가슴을 채워간다.

 

(..토우이치로씨!)

 

 그 일순간, 아야의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한 남성의 웃는 얼굴.

 그러나, 그 누군가의 미소는 토우이치로의 미소로 바뀐다.

 

"응.."

 

 고개를 든채 얼어있던 아야의 얼굴이 앞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느껴지는 말랑한 감촉.

 닿은 곳에서 퍼지는 감각. 그리고 아야의 마음 속에도 토우이치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퍼져나간다.

 꼭 소중한 부위의 질육이 수축하고 균열에서 흐르는 애액이 속옷에 배어 나온다.

 토우이치로의 억센 두 손이 아야의 몸을 감싼다.

 꽉 하나로 뭉쳐진 두 사람의 몸. 아야는 토우이치로의 단단한 근육을 느끼며 몸을 맡겨간다.

 

"응응"

 

 새빨간 빛이 하나로 뭉친 두 사람을 휘감는다.

 오랜 시간, 이어져 있는 입술.

 무엇인가 자신을 결박하고 있던 족쇄에서 벗어난 기분을 느끼며 아야는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

 

 

 

-2-

 

"자, 그럼 제게 당신을 모실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아가씨"

 

 토우이치로는 오늘 첫 만남에서 보여줬던 행동을 하며, 아야에게 손을 내민다.

 

"후후.....네"

 

 아야는 그런 토우이치로의 익살스런 행동에 미소를 보내며, 살그머니 그 손을 잡았다.

 이곳은 어느 고급 호텔 앞. 식물원을 나오고, 아야는 토우이치로을 따라 여기로 왔다.

 호텔을 본 순간 불안하게 뛰는 심장.

 하지만, 곧 아야는 망설이지 않고 토우이치로의 팔에 몸을 맡겨 걸음을 옮긴다.

 사이좋은 연인처럼 로비로 들어간다. 로비에 서있던 여성직원이 멘트와 함께 가볍게 인사를 건넨다.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데리고 접수처로 걸어간다.

 그리고, 직원과 두세마디 말을 주고 받고, 뒤이어 다른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갔다.

 

"이곳입니다"

 

 직원은 어느 방의 문을 열고 말한다.

 

"와......"

 

 방에 들어간 아야는 방의 호화로움에 눈을 크게 뜬다.

 

"어떻습니까, 고객님. 방은 마음에 드시나요?"

 

 그 목소리에 돌아보면, 토우이치로가 웃음을 참고 있다.

 

"네...아....네"

 

 부끄러움에 기죽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런 아야의 모습에 큭큭 웃으며, 토우이치로는 직원에게 룸 서비스를 부탁한다.

 직원이 나가고 몇분 뒤, 노크와 함께 한 병의 와인이 도착한다.

 토우이치로는 와인과 함께 글래스를 들고 온다.

 

"자, 미네자키씨"

 

 글래스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와인의 코르크마개를 뽑아, 쪼로록 글래스에 따른다.

 찰랑찰랑 물결치는 와인을 아야에게 건네고, 다른 한 잔을 가져온다.

 그리고 글래스를 가볍게 들어 올리고, 아야를 바라본다.

 그 행동에 똑같이 글래스를 가볍게 들어 올린다.

 

"미네자키씨를 만날 수 있었던 행운을 위해"


"네?"

 

 토우이치로의 말에 놀라 당황한다.

 그런 아야의 놀람에 개의치 않고 토우이치로는 뒷말을 계속한다.

 

"건배"


"거, 건배"

 

 쨍~ 

 와인잔이 가볍게 부딪친다.

 토우이치로는 빙글빙글 와인잔을 돌리고 가볍게 냄새를 맡는다. 그 후 와인잔을 기울여 와인을 입 안에 흘려 넣는다.

 입 안에 잠시 와인을 머금고 꿀꺽꿀꺽 목젖이 움직인다.

 익숙한 모습으로 입 안에 퍼지는 와인의 맛과 향을 즐기는 토우이치로.


 한편 이런 장소를 경험한 적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색하게 토우이치로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술을 마셨던 경험이라고 해봤자, 대학 동아리에서 단체로 가봤던 술집정도.

 칵테일은 몇번 마신 적이 있지만, 이렇게 고급 호텔에서 와인을 마신건 처음이다.

 하지만, 망설임도 잠시 손에 들고있던 와인을 입안으로 흘려 넣는다.

 꿀꺽, 꿀꺽. 단번에 와인을 비우고, 잔을 내려놓는다.

 

"와.. 미네자키씨. 원샷이라니....터프한데"


"에, 그런가요..?"

 

 토우이치로가 놀라운 표정을 짓자 아야는 긴장으로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아이, 나도 참....이런데가 처음인걸 들킨건 아니겠지..?)

 

 뺨을 새빨갛게 물든채 고개를 숙인다.

 그런 아야의 행동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남은 와인을 가볍게 입에 머금고, 일어나 건너편에 앉은 아야에게 입을 마췄다.

 

"응?!.. 으음.."

 

 갑작스런 일에 아야는 눈을 크게 뜬다. 그러나 그 놀램이 무색하게 곧 황홀한 얼굴로 화한다.

 토우이치로는 혀가 능수능란하게 아야의 입술을 벌리고 침입해 입에 머금은 와인을 전달한다.

 어미새의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새처럼 입 안으로 들어온 액체를 꿀꺽꿀꺽 삼킨다.

 아야의 마음에 행복감이 커진다.

 샘솟는 기쁨에 아야의 몸이 살짝 떨린다.

 미처 삼키지 못한 붉은 액체가 입가에서 흘러 턱으로 흐른다.

 

"후우~......"

 

 수십초 간 엉키고 설키던 입술이 떨어진다.

 떨어지면서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입에서 흐른 와인을 할짝 핥은다.

 

"꺅!"

 

 한껏 민감해진 피부를 기어가는 물컹한 혀의 감촉에 깜짝 놀란 아야는 주저앉아 버린다.

 그런 아야를 토우이치로는 한 손으로 부축한다.

 

"어이쿠, 괜찮아? 미네자키씨"

 

 키득키득 미소를 지으며 멍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야를 내려다 보며 묻는다.

 그 물음을 듣고서야 자신의 모습, 상태를 깨달은 아야의 얼굴은 불타오른다.

 

"아우....네.....괜찮아요..."

 

 꿈틀꿈틀 아직까지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세우려다 다시 기우뚱 몸이 기운다.

 토우이치로는 그런 아야의 허리를 단숨에 끌어당겨 다시 입술을 거듭했다.

 

"우웅..응응"

 

 그저 입술이 접한 것만으로 느끼는 아야의 몸.

 갑작스런 키스에 놀라고 있던 몸과 마음은 금새 느껴지는 기분 좋음에 녹는다.

 쿵쾅쿵쾅 아야의 심장에 경종이 울린다.

 입술의 사이로 침입해 온 토우이치로의 혀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혀를 맞닿아본다.

 

"으응...쪼옥..쩌업..쪽~...."

 

 혀와 혀가 얽키고 설켜 음란한 소리가 들린다.

 키스에 열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토우이치로의 손이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쓰다듬고 있지만,

 그 손을 막지 않는다.

 할짝 잇몸을 헤집는 감각. 새로운 자극에 아야의 몸이 벌벌 떨린다.

 뜨거운 열기가 아야의 척추를 달린다. 언제부턴지 몰라도 속옷은 이미 흥건히 젖어있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자석처럼 붙어있던 설육이 떨어지고, 긴 은빛 실이 끊어진다.

 하아하아 자유로와진 입으로 참고있던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아야.

 

"미네자키씨...옷을 벗어볼래....."

 

 아야는 토우이치로의 손 안에서 벗어나, 비틀비틀 불안한 몸을 일으켰다.

 진한 미소를 띄우며 그 모습을 지켜본다.

 그 눈초리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토우이치로를 보았다.

 

"후우~......후우~....."

 

 꿀꺽!

 아야는 이제부터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침을 삼킨다.

 

"난 미네자키씨의 모든걸 알고 싶어. 미네자키씨가 모든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네"

 

 몇 초의 망설임. 그리고, 아야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자신의 피부를 다른 사람의 눈에서 지켜주고 있는 옷을 직접 벗는다.

 그러나, 결심과는 다르게 남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옷을 벗는 아야의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토우이치로씨.....)

 

 창피함과 동시에 전해지는 야릇한 전류에 부들부들 다리가 떨린다.

 잘못하면, 쓰러질듯한 몸을 지탱해 나가며 떨리는 손으로 한장, 한장 옷을 벗어 간다.

 그 움직임을 뚫어져라 보고있는 토우이치로의 시선을 의식할 때마다, 몸의 떨림은 더더욱 커져간다.

 

(토우이치로씨가 보고 있어.....)

 

 하아하아 뜨거운 숨을 내쉬며, 손을 움직인다.

 하얀 허벅지를 감싸고 있던 스커트가 하늘하늘 내려가고, 아야는 하얀 속옷차림이 되었다.

 모든 무장을 해체한 아야는 어찌할바 몰라하며 얇디 얇은 팔로 가슴과 성기를 숨긴다.

 

"미네자키씨.....나는 미네자키씨의 모든걸 보고 싶어"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다정한 목소리에 거역하지 못하는 아야의 두 손이 서서히 내려간다.

 

"하아.....하아......."

 

 손을 뒤로 돌려 브래지어 후크를 푼다. 어깨 끈이 없는 타입의 브래지어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에 남은 천조각을 벗는다. 드디어 여성으로서 가장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부분마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후아아아~..."

 

 세상에 태어날 때 모습이 된 아야는 왠지모를 해방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다리. 그 떨림은 위까지 전해져, 부들부들 전신을 떨고 있었다.

 그런 아야의 모습을 훑어 보던, 토우이치로의 미소가 진해진다.

 

"아아..토우이치로씨"


"미네자키씨....정말 아름다워"

 

 그렇게 말하며, 일어난 토우이치로는 아야에게 키스한다.

 그리고, 자신도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 시간, 요스케는 아직 회사에 있다.

 

"후후후후-♪"

 

 절로 콧노래가 터져 나온다. 그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출근할 때 잊지않고 챙겨온 아야의 선물이 있었다.

 그 선물을 만지작 거리면서 요스케는 아야의 기뻐할 얼굴을 상상하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오늘 해야할 일이 많지만, 일이 끝나고 즉시 아야의 집으로 가면, 오늘이 끝나기 전에 이 선물을 건네줄 수 있다는 확신이 요스케에게는 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요스케의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건다.

 

"뭐야, 요스케씨 오늘 엄청 기분이 좋아보이는데. 여자지?"


"에엑! 어떻게 알았어요!"

 

 장난스런 선배의 말에 요스케는 무심코 대답해 버린다.

 

"쳇, 역시 여자인가. 남자가 그러고 있으면 백퍼센트 여자지. 뭐겠냐?

 자식 네 얼굴에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부 써있다고, 실수하지 말고 제대로 콘돔을 쓰라고.

 자칫 잘못하면 아빠가 될 수도 있으니까"


"으윽, 장난치지 마세요!"

 

 놀림에 얼굴을 붉히며 요스케가 소릴 지른다.

 킥킥 웃으면서, 선배는 퇴근한다.

 뺨을 부풀리며, 요스케는 자리로 돌아왔다.

 

(아.. 빨리, 아야한테 가고 싶다)

 

 다시 아야의 생일선물을 보며, 요스케는 후후 웃었다.

 

 

 

 

 

 

 

 

"아........"

 

 토우이치로의 옷이 아야의 옷 위로 떨어진다.

 그 옷 아래에 나타난 몸매에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두근두근 아야의 심장이 거세게 요동친다.

 

"...아아....."

 

 아야는 눈동자가 토우이치로의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물건에 고정된다.

 그 얼굴엔 황홀한 기색이 가득 차 있고, 그 눈동자에는 무엇인가 기대하는 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꿀꺽 침을 삼킨다.

 토우이치로의 양물을 본 것만으로, 아야의 전신은 욕망의 불길이 거세진다.

 움찔! 한층 더 크게 몸이 떨린다.

 그 때, 아야의 균열에서 애액이 흘러넘쳐 발목까지 흘러 내려간다.

 미소를 지은채, 토우이치로는 한번 더 아야의 입술을 빼앗는다.

 

"응응!"

 

 입안이 유린되어 전해지는 쾌감에 아야의 몸이 떨린다.

 아야의 다리를 타고 흐르는 애액은 점점 농도와 양이 증가해간다.

 부들부들 다리가 주체할 수 없이 떨린다. 간신히 토우이치로의 튼튼한 팔에 의지해 몸을 지탱한다.

 

"후아~...."

 

 마지막은 혀를 내밀어 입 주위를 맛보고 , 토우이치로의 입술이 떨어진다.

 그 순간 참고있던 아야의 다리에서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 앉아버린 아야.

 하아하아 흐트러진 호흡을 몰아쉬며 아야는 토우이치로를 올려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 머문 곳은 남성의 최대의 약점이자 소중한 부위.

 

-3-


"그런데"

 

 옷을 전부 벗고 침대에 앉는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돌리는 아야에게 물었다.

 

"아야, 구강 성교 해본적 있어?"

 

 그 말이 의미하는걸, 눈치챈 아야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넙죽 엎드리며 침대에 앉아있는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에 다가간다.

 그 압도적인 크기에 꿀꺽 침을 삼키는 아야.

 

(정말...이걸..입으로..?)

 

"..들어갈까.....?"

 

 무심코 흘러나온 중얼거림.

 하지만, 아야의 벌어진 입술 속에서 빠알간 혀가 기어나와 입술을 핥는다.

 

 그리고 그대로 혀는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에 닿는다.

 마치 아이스바나 엿을 먹는 것 처럼 할짝 혀를 대어 위아래로 핥아본다.


"하아............"

 

 그저 혀가 살짝 닿았을 뿐인데, 점점 욕망은 커져 간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뜨거움이 점점 커져간다. 그 타오르는 욕망을 느끼며 아야는 조심스레 혀를 움직여 나간다.

 자신의 물건을 열심히 햝고있는 아야의 모습을 능글맞게 웃으면서 내려다 본다.

 천천히 손을 뻗어 마치 애완동물을 귀여워하듯이 아야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자, 이번에는 입에 넣어봐...."


"응♬...네....."

 

 그 손길에 기쁜듯한 목소리를 내며 얼굴을 한층 더 가까이 토우이치로우의 물건에 대어 간다.

 입을 힘껏 벌려 타액과 쿠퍼액으로 반짝이는 귀두부분을 입에 넣어 간다.

 

"우웅.......후우...."

 

 귀두를 넣은 것 만으로 힘들어 하는 아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토우이치로의 말에 따라 혀를 움직이거나 머리를 흔들어, 토우이치로우에게 쾌감을 주기위해 노력한다.

 그 때, 강한 냄새에 정신이 멍해진 아야의 머리를 두 손이 잡아 끈다.

 

"컥!!"

 

 귀두 끝부분이, 아야의 목젖에 부딪친다.

 울컥 넘어오는 구토감 느끼며 아야는 괴로움을 느낀다.

 

"컥! 컥! 꺽!"

 

 하지만 그럼에도 그 두 손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목 안까지 들어오는 단단한 물건.

 

 꺽! 꺽! 컥!

 방 안에 한동안 고통스런 신음만이 흘러나온다. 

 쉴틈 없이 아야의 입안을 희롱하던 물건은 아야의 눈이 뒤집어 질때쯤 그 공격을 멈추었다.

 

 털썩! 움찔! 움찔!

 머리를 잡고있던 손을 놓자 그대로 무너지는 여체.

 닫히지 않고 벌려진 입에서 침과 함께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온다.

 안타깝게도 그와는 다르게 입안을 희롱한 대물은 타액 투성이가 된 채, 기세등등히 벌떡이고 있다.

 뱀같은 미소를 지으며 쓰러진 채, 멍한 눈동자로 허공을 바라보는 아야의 뺨에 타액투성이의 물건을 문지른다.

 뺨에 닿는 그 감촉에 아야는 몸은 방금 전 느낀 고통에 대한 공포와 그 고통 속에서 느껴지던 작은 쾌감에 대한 기대로 움찔 반응했다.


 그리고, 망설이던 아야는 자신의 얼굴 앞, 아니 이제 자신의 입술에 문질러지고 있던 뜨거운 물건을 물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움켜잡는 억센 손을 느끼고, 뜬 눈 속으로 검고 굵은 체모가 확대되어 진다.

 입안으로 입장하자마자 목 안쪽까지 들어가는 페니스.

 길고 굵은 페니스의 반정도를 간신히 삼킨, 아야는 코로 거친 숨을 쉰다.

 "쿠후―,쿠―,후―"

 콧김이 보이던 검은 음모들이 휘날리는게 보인다.

 그 느낌에 적응시키기 위한 잠깐의 정지.

 입 안에 들어간 이물로 인해 숨을 쉬기 힘들지만 이내 느껴지는 작은 쾌감.

 힘겨움 속에 자신의 안에 좋아하는 사람의 소중한 부위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자, 거세게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꿈틀! 꿈틀!

 입 안에서 힘차게 꿈틀거리는 물건을 느낌과 동시에 몸도 같이 떨린다.

 

"그거 알아? 아야의 입. 정말 좋다"

 

 귀에 들리는 토우이치로우의 목소리.

 그리고, 거칠고 무섭게 느껴지던 손이 다정스럽게 머리카락과 뺨이 어루만지는게 느껴진다.

 그 손길이 계기가 되었는지 힘겹게 견디고 있던 아야의 머리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최대한 노력한다. 어색하지만 최선을 다해 혀를 돌리고 힘겹지만 목을 움직여 토우이치로를 기분좋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아직 어색하고 기술이 없지만 노력의 결실을 맺은걸까.

 아야의 입에 안착한 페니스가 전해지는 자극에 반응해 꿈틀 꿈틀 요동치기 시작한다.

 꿈틀 꿈틀 입 안에서 꿈틀대는 페니스를 느낄 때마다 아야는 한층더 힘을 얻었다.

 누워있는 아야의 가슴 위에 앉아있는 토우이치로가 보지 못하는 곳.

 아야가 입에 정신에 집중하고 있는동안.

 어느새 힘없이 벌어져 허벅지의 작은 틈에선 애액들이 흘러나와 고급스런 카펫에 스며들어 조금씩 지도를 그려가고 있었다.

 

"응........응응...."

 

 자신의 애액이 VIP룸에 지도를 그리고 있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야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페니스가 목으로 들어올 때마다 토악질이 나온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작은 쾌감이 아야의 몸을 뜨겁게 데워간다.

 눈을 감고, 고통 속에 피어나는 쾌감을 받아 들여 간다.

 누적되는 쾌감에 고통이 무뎌진덕일까, 아야의 머리는 점점 빨라져 간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아야의 손이 어느샌가 토우이치로우의 엉덩이에 힘껏 붙잡고 있다.

 입에서 요동치는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에 이제 끝이 가까워진걸 느낀다.

 

"흥응응응!"

 

 아야의 얼굴을 점점 빠르게 움직인다.

 이런 기술을 어디서 배운걸까.

 전문적으로 몸을 파는 창녀처럼 호흡도 멈추고, 100미터 달리기 선수들 처럼 무산소로 빠르게 머리를 왕복하기 시작한다.

 크게 요동치는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아야는 최대한 깊히 페니스를 삼켰다.

 놀랍게도 그 대물의 대부분이 아야의 작은 입으로 모습을 감추는 그 순간,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에서 진한 백탁액이 터져 나온다.

 뜨거운 액체가 목에 직접 부딪치는 감각을 느끼며 아야의 하반신은 하늘로 떠오르며 절정을 맞이한다.

 

"---------!"

 

 전신의 근육이 수축되고 잘게 떨린다.

 그렇게 수초간 사정을 마친 토우이치로우는 페니스를 빼낸다.

 전신근육이 풀리고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할 때, 입안을 가득 채우던 이물이 사라지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와 흐려져 가던 시야를 맑게 개어 준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목에 남아있는 백탁액의 잔재를 느낀 아야.

 

"콜록! 콜록!"

 

 몸을 굽히고 기침을 계속한다.

 심하게 기침을 계속하자 입 안에서 침과 함께 끈적한 백탁액이 토해진다.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 불안한 눈으로 토우이치로우를 올려다보았다.

 그런 아야의 시선을 마주보던 토우이치로는 히죽 웃으며, 살그머니 아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수고했다. 괜찮아?"

 

 그 미소띈 얼굴에 아야의 마음은 가벼워진다. 자신을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진한 충족감을 느꼈다.

 그리고, 아야는 고개를 들어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네.. 괜찮습니다"

 

 

 

-4-

 

"토우...이치로씨"

 

 아야가 토우이치로를 올려보면서 말한다.

 그 얼굴은 방금 느낀 쾌락에 진한 행복함과 극심한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토우이치로는 침대 스프링의 반동을 이용해, 벌렁 누웠다.

 

"아야....아야의 날 더 행복하게 해줄거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맡기고 나른한 목소리로 요구한다.

 그 말에 아야는 기쁜듯이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필사적으로 일으켜, 침대로 기어오른다.

 

"후아....하......"

 

 천천히 아주 느리게 토우이치로의 몸을 등반하기 시작한다. 발을 지나 허벅지를 지난다.

 단단한 근육과 부드러운 여체가 아름답게 마찰되간다.

 가슴에서 배, 배에서 성기로 단단한 기둥이 이동해 나간다.

 아야는 덜덜 떨리는 다리를 움직여 토우이치로 몸위로 올라타, 드디어 목표했던 지점에 도달했다.

 움찔 아랫입에 느껴지는 뜨겁고 단단한 무언가를 느끼고 몸을 떤다.

 후~와 흐트러진 신음성을 내면서, 아야는 그 물건에 올라타 야하게 허리를 돌린다.

 

"우응........하앙....."

 

 아야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새어나온다.

 꽃잎에서 다시 끈적한 애액이 흘러나와 토우이치로의 페니스에 늘어져 칠해간다.

 움찔움찔 힘이 빠져서가 아닌 아랫입에서 퍼지는 기대감이 퍼져나간다.

 몸에 퍼져가는 쾌감을 받아 들이고, 아야는 토우이치로를 내려다 본다.

 이제 닥칠 쾌락에 마른침 침을 삼키고, 천천히 허리를 내려갔다.

 

 아야의 꽃잎는 아야의 예상과는 다르게, 커다란 토우이치로의 페니스를 무난하게 삼켜 간다.

 그러나 약간 들어온 것만으로 퍼지는 놀라운 쾌감에 아야의 몸은 떨림이 커져간다.

 터져나오는 신음과 쾌감에 참기위해서 이를 악문다.

 그러나, 부들부들 떨리는 허리,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참느라 찌푸려진 얼굴은 그녀가 느끼고 있다는걸 말해준다.

 찌걱, 찌걱 싱거운 소리가 울린다.

 아야는 허리를 움직여, 자신의 몸으로 들어온 자지를 맛보고 있다.

 

"응......응.......응...."

 

 꾸물꾸물 아야의 질이 움직인다.

 흘러넘치는 땀과 애액.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은 신음.

 쾌락에 몸을 떨면서도, 아야는 더 이상 허리를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더이상 내릴 수가 없었다.

 

"?"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야에게, 토우이치로는 의아한 시선을 던진다.

 그 시선을 받은 아야는 불안한 눈으로 토우이치로를 보았다.

 

"더, 더 이상은 무리에요, 무서워..."

 

 허리를 내리면 분명히 상상할 수 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걸 알고있다. 하지만 우습게도 자신도 상상치 못할 쾌감에 무서움을 느낀 아야는 허리를 내리지도 들지도 못하고 자세를 유지한채, 신음성을 흘린다.

 오싹 오싹 등골을 스치는 오싹함과 쾌락에 허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꿀꺽 침을 삼킨다.

 그런 아야의 얼굴을 보며, 웃는다.

 그리고, 머리 뒤로 대고 있던 손을 아야의 가슴으로 뻗는다.

 천천히 아래부터 위로 비벼본다.

 그 감촉에 움찔 떨리는 아야의 가슴. 그리고, 그 반응을 즐기는 것 같이 토우이치로는 단단하게 발기된 유두를 비빈다.

 

"히익!"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던 다리가 갑작스런 기습에 힘을 잃는다.

 그리고, 아야의 허리가 떨어지며 1/3쯤 물고있던 토우이치로의 페니스를 단숨에 삼켜버렸다.

 

"아아아아아!"

 

 뾰족한 창이 몸을 관통한듯한 쾌감. 그 공포스러운 쾌감은 단숨에 아야를 절정으로 올려버린다.

 몸을 크게 뒤로 젖히고 격렬하게 떨리는 여체.

 토우이치로의 몸 위에서 아야는 절정에 이르고 이내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토우이치로의 자지를 삼킨채 뒤로 쓰러졌다.

 상체를 일으켜 세운 토우이치로는 인형을 다루듯 아야의 상체를 들어 이불처럼 자신의 몸 위로 덮는다.

 잔잔하게 떨리면서 절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부드러운 살결을 음미하며 자신의 물건을 물고 있는 말랑말랑한 엉덩이를 이리저리 주무른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아야는 자신의 배를 가득채운 이물의 감각. 그곳에서 전해지는 말로못할 충족감을 느끼며 의식을 되찾았다.

 

"하아아아아....."

 

 재미있는 반응.

 정신을 차린 아야는 한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드디어 토우이치로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하아앙!"

 

 가득 채운 물건이 빼지면서 질을 문지르는 감각에 아야의 몸은 크게 떨린다. 그리고, 그 감각에 완전히 의식을 각성하였다.

 

"아아아....토우이치로....씨"

 

(나....넣은 것만으로 가버린거야....)

 넣는것만으로 가버린걸 깨달은 아야의 얼굴은 부끄러움과 창피함으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러나, 그 창피함을 느낄새도 없이, 질을 밀어헤치며 들어오는 토우이치로의 양물.

 자궁으로 이어지는 길이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된듯한 압박감에 신음성을 지른다.

 

"히이이익!"

 

 아야가 당황스러운 눈으로 토우이치로를 보자, 그 얼굴에는 꼬마 악동과 같은 장난스런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아야. 아야가 내 자지로 느껴버린 것처럼, 나도 아야의 보지로 기분 좋아지고 싶은데"

 

 그렇게 말하며,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등을 손가락을 사용해 간지럽힌다.

 등줄기를 스치는 오싹한 흥분을 느끼며 몸을 떤다.

 

"네, 마음껏....토우이치로씨가 만족할 때까지, 마음껏 사용해 주세요"

 

 

 그 대답에

 

 남자의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난다.

 

-5-

 

"아! 아! 아아아아!!"

 

 아야의 절규가 울려퍼진다.

 밑에서 위로 들리는 허리의 거센 움직임에 아야의 몸은 마치 춤을 추듯 흔들린다.

 한번 찔릴 때마다 가벼운 절정을 느끼는 아야.

 부들부들 몸을 떨며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머리를 흔든다.

 

"아 아!"

 

 연속적으로 깊고 빠르게 자신의 안을 들락날락거리는 페니스에 아야의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된다.

 한번 찌를 때마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되고, 아야의 이성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침과 눈물 범벅이 되버린 얼굴. 땀투성이가 된 몸으로 토우이치로우는 받아 들인다.

 그리고 밑에서 위로 올려찍던 체위에서 능숙하게 정상위로 바꾼다.

 

"히! 아아아아!"

 

 토우이치로우는 아야의 골반을 잡고 허리를 움직여 간다. 침대에 널부러져 아야는 반복해 전해지는 쾌감에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신음성을 흘리고 있다.

 토우이치로우는 허리를 움직이면서 자유로운 손을 아야의 가슴으로 뻗는다.

 뭉클 마시멜로처럼 부드러운 감촉. 토우이치로우의 손이 주무르는대로 모습을 바꿔가는 아야의 가슴.

 

"아! 아! 응응! 아 아!"

 

 몇번이나 연속해서 가버리는 아야.

 꼭 감고있는 눈가에선 한줄기의 눈물이, 크게 열린 입가에선 끈끈한 침이 피부를 타고 떨어진다.

 

"좋아? 아야?"


"좋아! 좋아요! 너무 좋아! 아 아!"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가 푸욱 깊숙히 삽입된다.

 그에 벌벌 떨리는 전신.

 아야는 계속해서 몰아치는 절정의 파도에 휩쓸리며 생명줄인냥 필사적으로 시트를 움켜잡고 있었다.

 토우이치로우는 끝까지 넣은채, 허리를 둥글게 돌린다.

 쿡쿡 페니스 끝이 자궁입구를 돌리며 아야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쾌감을 주었다.

 

"아 아 아″! 그만! 그만! 이, 이상해져버려~!"

 

 휙휙 머리를 내저은다.

 그런 아야를 내려다 보며, 천천히 아야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인다.

 

"괜찮아.. 더 느껴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우는 연결된 상태로 아야의 몸을 뒤집는다.

 

"후~아! 아아!"

 

 네발 짐승같은 자세로 만들어, 자궁까지 깊숙히 박고 다시 끝까지 허리를 뺀다.

 몇번 찌르지 않아 무너져내리는 상반신.

 무릎이 지탱하는 엉덩이만 들어올린 상태로 토우이치로우는 허리를 강하게 밀어 붙인다.


 철썩! 착! 찰싹!

 기세 좋은 울림이 방 안에 퍼진다.

 토우이치로우는 아야의 엉덩이를 어루만져 돌리거나 좌우로 벌려 피어나는 국화꽃을 감상하며 기세를 더한다.

 

"아! 아! 나! 나! 이상해져버려!"

 

 밀어닥치는 쾌감에 벌벌 을 떨어버린다.

 두 사람의 결합부에선 거품기가 가득낀 애액이 흘러나와 두 사람의 하반신에 튀기며 침대에 떨어져 내린다.

 허리가 하나로 이어지고 거침없던 허리가 거짓말처럼 멈춘다.

 자궁을 찌르는 감각에 아야의 몸은 벌벌 떨리며 입에서 허덕이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아아아.."

 

 다시 벼락같이 한번을 찌르고, 또다시 허리를 멈춘다. 아야의 허리를 강하게 붙잡아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려 하는 허리를 막는다.

 

"아....? 왜...?"

 

 몰아치던 쾌감이 멈춰버림에 아야는 당황스러움과 의아한 목소리를 낸다.

 그 이유를 알기위해 뒤를 돌아본 아야의 얼굴에는 갈망의 빛이 떠올라 있었다.

 

"왜.. 어째서.......?

"

 하아하아 뜨거운 숨을 내쉬면서, 이유도 모르고, 어떡케든 허리를 움직이려고 하는 아야.

 그러나 강한 힘으로 구속된 허리를 움직일 수 없다.

 

" 어째서....어째서....움직여....기분 좋게 해줘!"

 

 머리를 뒤흔들며, 허리를 움직이려고 하는 아야. 하지만, 잡힌 허리는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푸욱 고개 숙이는 아야. 그 귓가에 토우이치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지금 뭐 하는거지? 아야가 말한대로 내가 좋아하는 대로 하고 있는건데"


"그런....괴롭히지... 말아...주세요"

 

 머뭇 머뭇 몸을 움직이면서 아야는 말한다. 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건 상반신뿐, 하반신은 토우이치로우가 단단히 누르고 있다.

 그런 아야를 내려다 보며, 토우이치로우는 히죽 웃었다.

 

"흐음.. 이제 그만할까?"

 

 등뒤로 들리는 토우이치로우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아야의 몸이 떨렸다.

 전신에 힘이 빠지는걸 느끼며 힘없이 고개를 젓는다.

 

"아, 안돼....그만두지 마...세요"

 

 아야는 힘없이 토우이치로우로 돌아봐,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애원했다.

 

"기분 좋아지고 싶어?"

 

 그 목소리가 아야의 뇌리에 박힌다.

 순간, 생기없던 아야의 눈동자가 빛을 되찾았다.

 

"네, 네! 기분 좋아지고 싶어요!"

 

 눈에 핏발이 설정도로 크게 뜨고 아야가 소리친다.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무서운 기세에 토우이치로우는 히죽 웃으며, 허리를 움직였다.

 펄떡! 아야의 몸이 경련한다. 그리고 뒤이어, 아야의 절규가 퍼진다.

 

"아아아악! 이아아아!"

 

 경주마처럼 몸을 내달리는 쾌감에 아야의 몸이 부숴진다.

 그 떨어지는 몸을 붙잡아 일어나게 한다.

 그대로 결합을 풀지않고 의자에 앉은 자세로 바꾼 토우이치로는 자신의 위에 아야를 앉힌 자세로 허리를 힘껏 밀어 올렸다.

 

"이아! 아! 아! 아아!"

 

 토우이치로우에 힘이 전해질 때마다 절규를 내뱉는 아야. 그런 아야의 귀 속으로 토우이치로우는 속삭였다.

"좀 더, 좀더 기분이 좋아진다. 내 자지가 들어갈 때마다 기분 좋은 쾌감이 늘어난다.

 앞으로 살면서 절대 느낄 수 없을정도로 기분이 좋다"


"아 아! 좋아! 어째서 이렇게!"

 

 최고의 쾌감의 근원지에 대한 의문. 그 의문을 토우이치로우는 대답해준다.

 

"이렇게 좋은건 아야가 날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랑하는 상대와 하면 기분이 좋지.

 그건 사랑하는 마음이 쾌감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기분이 좋으면 좋을수록, 그건 상대를 사랑한다는거다"

 

(기분이 좋은 것은 상대를 사랑하는 증거.....이렇게 기분이 좋다는건.....내가, 토우이치로우씨를 사랑해서...?...그렇구나)

 

 벼락을 맞은듯 격렬히 덜리는 아야. 그리고 보이는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야! 날 사랑하지? 요스케보다!"

 

"아! 아! 사랑해요! 요스케씨보다!"

 

(이렇게, 이렇게 기분 좋아! 요스케씨보다, 토우이치로우씨 쪽이!)

 토우이치로우의 허리 위에서 아야는 머리를 뒤흔든다.

 퍽, 퍽 몸이 떨어질 때마다 아야의 이성과 의식은 빠르게 재배열 되어간다.

 

"아!아! 토우이치로우씨! 좋아! 사랑해요! 왜냐면, 이렇게 좋으니까!"


"나도 사랑해, 아야. 네 안은 정말 좋다"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우는 더욱 강하게 허리를 튕긴다.

 아야는 그 감각에 입을 열어, 달콤한 신음을 지른다.

 

"아응! 아앙! 히히익! 조,좋아!"

 

 벌벌 아야의 몸이 떨린다.

 하아하아 난폭한 호흡으로 폐에 공기를 주입한다.

 토우이치로우가 주는 쾌감에 정신을 잃을 것 같으면서도, 아야는 말을 계속했다.

 

"좋아! 더! 더! 가, 가 아 아 아 아!"

 

 아야의 비명을 들으면서, 토우이치로우는 백탁액을 토했다.

 뜨거운 액체가 자궁 안으로 들어오는걸 느끼며 아야는 간신히 잡고있던 의식의 끈을 놓았다.

 

 

 

-6-

 

 철컹철컹..철컹철컹..


 혼잡한 시간대가 지나고 승객들이 드물어진 전철 안. 그 안에 요스케의 모습도 보인다.

 흔들리는 전철에 맞춰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 그리고 그 얼굴에는 평소와는 다른 두근거림이 어려있다.

 그 이유는 손에 들고있는 가방 안에 포장되있는 선물상자 때문이다.

 

(아야가 좋아할까? 아니야 괜한 걱정이야, 아야는 분명 좋아할꺼야~♬)

 

 이런저런 상상을 정리했을 때, 정확히 내릴 역을 알려주는 알림이 방송됐다.

 열린 문으로 내리는 승객들. 요스케도 그러한 무리와 함께 전철에서 내렸다.

 개찰구을 빠져나와 아야의 집으로 걸어간다. 확신을 갖은 그 얼굴은 바보처럼 방글방글 웃고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마주오던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하지만 요스케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들떠있다.

 

(이걸 선물로 주면 아야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기대되는구나~)

 어느덧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던 요스케는 마지막 골목길을 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보았다.

 

 

 

 

 

 

 

 

 

"죄송해요"

 

 아야는 사과한다.

 이곳은 토우이치로우의 차 안. 격렬한 정사를 마치고 호텔을 나온 둘은 토우이치로우의 차를 타고 아야의 맨션으로 향하고 있다.

 

"뭐가?"


"이런 늦은 시간에 데려다 주실 필요까지 없는데.."


"그런걸로 사과하지마. 여성을 지키는건 남자의 의무니까.

 늦은 밤에 혼자 돌려 보내다니. 그런 남자는 사람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토우이치로우는 미소를 지은다.

 재치있는 대답에 아야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그려진다.

 아야의 안내도 없이 차는 부드럽게 길을 달린다. 전혀 망설이지 않는 것에 대해 아야는 아무런 이상함을 가지지 않았다.

 마지막 골목을 돌아, 아야의 맨션 앞에 정차한다.

 토우이치로우는 먼저 운전석에서 내려 운전기사나 집사처럼 정중하게 조수석 문을 연다.

 

"자, 내리시죠"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민다.

 그 모습에 아야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행복함을 느낀다.

 그리고, 수줍은 웃음을 지으면서 토우이치로우의 손을 잡았다.

 차에서 내리고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느끼면서, 아야는 토우이치로우와 눈을 맞춘다.

 

"아, 그...."

 

 몸까지 섞었으면서도 눈을 마주친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망설여 버린다.

 그 귀여운 모습에 토우이치로우는 히죽 미소를 그리면서 반응한다.

 

"응?"


"그, 저....오늘은 고맙습니다. 정말...즐거웠....어요"

 

 호텔에서의 일을 떠올렸는지, 아야는 귀까지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더 깊게 숙였다.

 그런 아야를 보며, 웃음을 터뜨린 토우이치로는 대답해준다.

 

"큭큭큭큭.. 그래, 나도 즐거웠어. 그리고~ 기분도 좋았고"

 

"아우....그..가, 감사..합니다?"

 

 아야는 그 말에 어찌할바를 모르며 당황함에 의문형으로 말을 끝내버린다.

 재미있는 반응에 한참을 웃던 토우이치로우는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야의 턱을 들어 올린다.

 내려지는 머리. 위로 들어올려진 머리. 두 사람의 입술이 가까워진다.

 

"아......"

 

 가까워지는 입술. 아야는 토우이치로우의 의도를 알고, 잠시 몸을 굳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눈을 감고 스스로 토우이치로우에게 고개를 든다.

 그런 아야의 입술과 토우이치로우는 입술이 하나로 곁쳐진다.


 정중한 키스.

 바로 방금 전, 진한키스와는 다른, 로맨틱한 무드가 흘러넘치는 키스였다.

 

 

 

 

 

 

".....!"

 

 설렘을 가지고 모퉁이를 돈 요스케의 눈 속으로, 사랑하는 연인과 처음보는 남자와의 입술이 합쳐지는게 보인다.

 털썩.. 뒷걸음치던 몸이 바닥으로 쓰러진다. 굳게 잡고있던 손에서 가방이 떨어진다.

 그리고, 그 가방 안에서 상자가 떨어져 나왔다.

 가방이 떨어지는 소리에 아야와 토우이치로우는 다른 이의 눈치챘다.

 천천히 입술을 떼고 요스케를 발견한다.

 

"!!........요스케씨...."

 

 긴 침묵. 아야의 입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나온다.


 한 걸음.


 아야의 다리가 그 사람에게 한걸음 내딪어 진다.

 

 

 그와 반대로 요스케의 다리는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

 

"그, 그, 아! 내, 내가 여기 있는건, 오, 오늘....아야의 생일....이잖아. 그, 그래서...미..미안"

 

 

 바보같이 화를 내야 하는데. 바보같이 사과를 해버렸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아야에게 사과를 했다.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가방을 주웠다.

 머리 속엔 지금 이 장소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뿐.

 

 요스케는 그 현실이 거짓말이길 바라는듯. 그 충격적인 장소에서 달아났다.


 어두운 골목으로 사라지는 그림자.

 

 "요스!"

 

 점점 사라져가는 그 그림자를 쫓아가려던 아야의 다리가 멈춘다.

 

(쫓아 가서.. 어떻게 하려고?)

 

 머리를 스치는 생각. 그 파문은 아야의 머리 속을 채워 간다.

 

(아까 알게됐잖아. 나는 토우이치로우씨를 사랑한다는걸....요스케씨보다 토우이치로우씨를 더)

 

 그 자리에 우두커니 멈춰선채, 아야의 머리 속에 온갖 생각이 한꺼번에 밀어닥친다.

 

(그런 내가 요스케씨를 쫓아가도 되는걸까?)

 

 태양이 사라져 검은 바닥에 한방울. 투명한 액체가 떨어져 내린다. 바닥을 촉촉히 적셔주는 물방울은 계속해서 떨어진다.

 

"안 가봐도돼?"

 

 뒤에서 토우이치로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무런...말도 할 수 없어)

 

"...네."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천천히 아야는 돌아선다.

 그리고, 토우이치로우의 가슴으로 뛰어들었다.

 목에 휘감아, 스스로 입술을 맞춘다.

 

 빰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액체.

 어째서 자신의 마음이 이렇게 떨리는건지..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건데..

 어째서 이렇게 아픈거지..

 몰라..

 알고싶지않아..

 

 몰아치는 슬픔과 혼란을 잊기 위해서, 목을 휘감은 팔에 힘을 준다.

 진하게 키스를 한다.


 무언가를 원하는 것 같이, 애원하는 것 같이, 자신을 요구하는 아야의 머리를 토우이치로우는 살그머니 어루만진다.

 

 

 두 사람이 껴안고 있는 거리에서, 떠나간 남자가 있던 바닥에 남겨진 선물 상자는 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못하고 계속 계속 차가운 그 바닥에 있었다.

 

 

 

 

 

............................

 

 ..왜그랬을까..

 

 어째서 도망을 쳤을까.

 

 그 때, 내가 도망치지 않았다면..


제06화:노예 선언

 

-1-

 

"허억, 허억"

 

 빠른 템포로 호흡을 몰아쉰다.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 빠른 호흡, 빨라지는 고동소리를 느끼며 달려가고 있다.

 

(토우이치로우씨, 토우이치로우씨, 토우이치로우씨)

 

 일각이라도 빨리 그 사람을 보고 싶다.

 오늘 아침 토우이치로우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나서 아야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마음이었다.

 구불구불 꼬인 골목을 지나고, 마지막으로 보이는 모퉁이를 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목적지는 다름아닌 유우의 찻집이었다.

 전처럼 망설이지 않고 힘차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의 주인은 컵을 닦으면서, 빨개진 얼굴로 호흡을 정돈하는 갑작스런 손님에게 활짝 미소를 짓는게 보인다.

 

"어머나? 어서오세요 아야씨"


"후우~, 후우~...네, 안녕하세요. 유우씨"

 

 드디어 거친 숨이 진정하고 유우를 보았다.

 

"저 유우씨...토우이치로우씨는 어디?"

 

 아침 무렵 걸려 온 전화. 토우이치로우는 자신에게 유우씨의 찻집에 있다고 자신이 이리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지금 이 장소엔 자신과 유우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아야에게 살짝 웃으며 컵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나와, 내게 다가온다. 그대로 자신을 스쳐 지나가 문을 잠그고 영업중이라 붙어있는 팻말을 준비중으로 바꾼다.

 

"..? 유우씨?"

 

 그런 유우의 행동의 의미를 모르는 아야. 그런 아야의 손을 잡고 가게 내부로 향하는 문으로 이끈다.

 

"주인님은 이쪽에 있어요. 아야씨"


"주..인...?"

 유우의 단어 선택에 알수없는 불길함을 느낀다. 숨을 몰아쉬며 카페 안으로 들어온 자신을 보자마자 입가에 그려져 있던 미소를 지우지 않고, 걸음을 재촉한다.

 긴 복도를 지나고 그 복도 끝에 문을 열자, 밑으로 이어진 계단이 보인다. 그 계단을 내려간다. 그리고 도착한 문.

 그 닫혀있던 문이 열린다.

 그 순간, 뜨거운 공기가 밀려나와 두 사람을 덮친다. 그 뜨거운 공기에는 음외한 열기로 충만하다.

 

"자, 아야씨 들어가죠"


"아...네...."

 

 그 뜨거운 열기에 당황하면서 아야는 유우에게 이끌려 방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보이는 광경에 절망한다.

 철벅철벅.

 끈적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한 여자의 입이 무언가를 삼키며, 한 사람의 손가락이 어딘가에서 움직이며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한 여자는 뺨을 붉게 물들이고 몸을 문지르고 남은 두 여자는 서로의 몸을 비비고 있었다.

 그 다섯 명의 여성들 속에 알몸의 토우이치로우가 있다.

 

"이게....무슨...."


"어여, 왔어?"

 

 여태까지와 전혀 다른 토우이치로우의 태도.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아야의 목소리가 떨리며 나온다.

 

"유, 유우씨..뭐..이게..."


"뭐긴, 보면 몰라? 하렘이지"


"후후, 주인님의 하렘에 어서오세요, 아야씨"

 

 그렇게 말하는, 유우는 어느샌가 옷을 대부분 벗은 모습이다.

 

"유, 유우씨!"

 

 알몸으로 변한 유우의 모습에 아야는 참담한 신음을 흘린다. 그런 아야의 반응에 유우은 활짝 웃었다.

 

"전 유우가 아니에요. 전 주인님의 노예랍니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유우씨!"

 

 갑작스럽게 급변한 상황에 아야는 황당한 얼굴로 유우를 본다

 그 얼굴을 마주보며 유우는 쿡쿡 웃음을 터뜨린다.

 

"쿡, 그러니까, 제겐 이름따윈 필요 없어요. 그저 전 노예일뿐이에요. 아야씨"

 

 그리고, 아야에게서 춤추듯이 빙글빙글 돌며 떨어져, 인사를 하듯 허리를 굽히고 눈을 치켜떠 아야를 올려다 보았다.

 

"이곳은 주인님의 세계. 이 안에선 누구든지 한낱 주인님의 노예일뿐. 그리고 이곳은 우리들의 낙원이기도 하답니다"

 

 그리고 말을 멈추고, 아야를 지긋히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당신도 주인님의 저거 때문에 왔잖아요?"


"--!"

 

 그 말에 아야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리며 몸을 딱딱하게 굳힌다. 그런 반응도 상관없이 유우는 아야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말을 이어나간다.

 

"저기, 저 아이를 보세요. 정말 좋아 보이죠?"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토우이치로에게 균열을 만져지고 있는 여성이 있다. 토우이치로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몸을 떨면서 들뜬 교성을 내뱉고 있다.

 그 얼굴은 일그러져 있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보는이를 유혹하는듯 하였다.

 

"아, 아, 아 아 아 아!"

 

 토우이치로가 클리토리스를 연주한 순간, 그 여성은 몸을 경직시킨다. 그리고, 그 후, 탈진상태가 되어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누가 보더라도 절정에 도달한걸 알 수 있다. 그런 여성의 치태에 아야는 무심결에 꿀꺽 침을 삼킨다.

 

"정말 좋아 보이죠? 생각해 봐요, 아야씨도 저런 식으로 느꼈잖아요"

 

 아야의 귓가로 속삭이는 유우의 목소리. 그 말에 몇일 전, 있었던 일이 아야의 머리에 재생되었다.

 단단한 토우이치로의 몸. 커다란 토우이치로우의 페니스. 그걸 입에 넣었던 자신. 잠시 꿈 같았던 그날의 행복. 쾌감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꿀꺽! 입에 고인 끈끈한 침을 삼킨다. 점점 내뱉는 한숨에 뜨거운 무언가가 섞이기 시작했다.

 

"생각해보세요. 주인님, 토우이치로님의 자지의 감촉을"

 

 쿡쿡 작은 웃음소리를 흘리고 아야의 귓가로 계속 속삭인다. 생각해 내는 것 만 아니라 감각까지 떠올렸는지, 아야의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그런 아야를 보면서, 토우이치로는 자신의 페니스를 맛보고 있던 여자를 자신의 위에 앉게 한다.

 

"기억해봐요, 기분 좋았던 그 날을.. 요스케씨 보다 훨씬 좋았죠?"


"......"

 

 자신의 몸에 흐르는 쾌감에 유우의 입에서 나온 요스케라는 말의 의미를 눈치채지 못했다.

 

"저기 저 여자를 보세요. 당신도 저런 식으로 해보고 싶지 않은가요?"

 

 토우이치로의 몸 위에서 교성을 지르며 허리를 흔들고 있는 여성. 그 여성을 가리키고, 유우는 속삭여 간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교성을 지르면서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허리를 털고있는 여성. 그 움직임, 그 얼굴, 그리고, 두 사람의 성기가 연결된 그 부위를 무의식 가운데 응시하며 침을 삼켰다.

 

"아야씨, 잘 생각해 봐. 토우이치로님과의 그날 밤을"

 

 이미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된것인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떨리는 몸으로, 토우이치로의 섹스를 보고 있었다.

 

"....."

 

 아야의 눈이 감긴다. 애처롭게 떨리는 몸. 아야는 자신의 균열에서 비져나온 뜨거운 액체가 속옷에 스며들어 가는걸 느끼고 있었다.

 

"정말 좋았죠? 토우이치로님의 자지.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기분 좋았죠?"


".......네"

 

 유우는 아야에게 달라붙어, 그 가슴과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간다. 들뜬 숨을 내쉬면서 유우의 질문에 대답하는 아야의 머리엔, 며칠 전에 기억, 그리고 유우의 손에서 주어지는 쾌감에 녹아가고 있었다.

 그런 아야에게 미소를 지으며, 유우의 혀가 목덜미를 핥고 가볍게 귀를 깨물며 말을 계속한다.

 

"토우이치로님의 노예가 되면 그보다 훨씬 더 좋아질 수 있어요. 그때보다 더 큰 절정을 얼마든지 마음껏 느낄 수 있어요"


"......최고의......"

 

 아야는 어느새 마치 최면술에 걸린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유우는 애무를 멈추고 선언했다.

 

"하지만, 당신이 노예가 되지 않고 이곳을 나간다면 끝.당신은 두번 다시 그때의 쾌감을 얻는 수 없답니다. 당신의 성욕이 채워질 수 없을거에요. 왜냐하면, 그 쾌락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토우이치로님 밖에 없으니까"

 

"아............"

 

 아야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유우에게서 오는 쾌감이 사라진 지금, 스스로 쾌감을 얻으려 하고 있었다.

 

"아 아 아 아 아!"

 

 거칠게 움직이며, 쾌감을 얻으려 몸부림치던 여성의 몸이 갑자기 멈춘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소리없는 절규. 몇걸음 앞에서 벌어진 절규를 멍하니 바라본다.

 절규의 근원, 토우이치로씨 위에 앉아 요분질을 치고 있던 여성은 곧 태엽이 풀린 인형처럼 쓰러지고 있다.

 침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 보인다. 강렬한 절정에 빛을 잃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다. 이어, 아야는 절실한 동질감과 부러움을 느낀다. 지금 저렇게 떨고있는 몸과 짖고 있는 표정이 그 여성이 느낀 쾌감의 크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아..........."

 

 갈증이 일어난다. 입안에 모인 달콤한 침을 삼켜 일어나는 갈증을 풀어보려고 하지만 무리.

 눈앞에서 벌어진 다른 여성의 절정. 그 강렬한 모습을 두눈으로 목격한 아야의 머리는 더이상 자위같은 행위로는 이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는걸 깨닫고 있다.

 

(부러워......나도......기분 좋게......가고 싶어....)

 

 상상만으로 전신이 요동친다. 부족하다.

 

(안돼.....이런걸로는 부족해.......)

 

 하늘 하늘 눈동자가 흔들린다. 둥글게 몸을 감싸앉아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하던 모습은 풀려버린다. 몸을 떨면서, 눈은 필사적으로 토우이치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아..........아응........"

 

 벌어진 입에서 새어나온 신음소리. 그 신음소리에 미소를 그리며, 유우는 토우이치로를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토우이치로 위에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바닥으로 밀치고, 아직도 단단한 페니스를 쥐고 맛보기 시작한다.

 핥을 때마다 유우의 얼굴은 점점 녹아들기 시작하고 보이는 균열에서 애액이 흘러나오는걸 알 수 있다. 때때로, 움찔 몸이 떠는 것도 보인다. 아야는 그 모습이 부러울뿐.

 

(나도......저런 식으로.....)

 

 자신의 두 손으로 달아오른 몸을 위로하려 해보지만, 부족하다. 기분이 좋아지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가버릴 것도 같지만, 뭔가 부족했다. 가버리더라도 만족할 것 같지 않았다.

 

(가고 싶다....저렇게 가버리고 싶어.....나도....토우이치로씨에게......)

 

"기분 좋게....해....가게....가게 해주세요....."

 

 결국 애처롭게 몸을 흔들면서 말을 꺼낸다. 그 소리에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야에게 집중된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유우는 다시 아야에게 다가온다.

 앞에 쭈그려 앉아, 아야의 뺨을 어루만졌다.

 

 "아야씨. 방금 전에 말한대로, 여기는 저희들의 낙원. 여기에 있고싶으면, 토우이치로님께 부탁하려면 노예가 되야 해요"


"될께요! 노예가 될께요! 제발! 토우이치로우씨가 없는 인생은 견딜 수 없어요!

 노예가 될께요! 그러니까 , 그러니까, 제발..제발.."

 

 유우의 말에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아야.

 

"유우"

 

 그 부르는 목소리에 유우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네~! 그럼, 나랑 같이 즐겨볼까요?"

 

 그렇게 말한 유우는 다시 아야에게 몸을 바짝 붙인다.

 혀를 내밀어 아야의 귀속을 후벼주며, 아야의 옷을 하나하나 벗겨 간다.

 한 장, 또 한 장 능숙하게 아야의 옷을 벗기며 아야에게 쾌락을 안겨준다.

 

"하악.....아응~....."

 

 아야의 몸이 움찔움찔 반응한다.

 그런 아야의 반응을 보면서, 유우는 손을 움직인다.

 아야의 허리를 띄우게 하고 스커트를 다리에서 빼낸다.

 

"으응..좋아......"

 

 속옷차림이 된 아야의 가슴을 감싸듯이 주무른다.

 유우의 손안으로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는 가슴. 강하게 움켜주면 미약한 신음과 함께 고개를 내저은다.

 

"응? 무서워요?"

 

 아야는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망설이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그....우...제 가슴은.. 작아서....."

 

 그 대답에 유우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유우는 아야의 브래지어의 후크를 푼다. 느슨해진 브래지어 아래로 손을 넣어, 맨가슴을 직접 만진다.

 

"응!.....으음"

 

 크게 몸이 떨린다.

 그런 아야의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속삭인다.

 

"아야씨는 스타일이 좋아요. 가슴도 그렇게 작지 않고 예쁘니까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져요"

 

 좋으면서, 유우는 손가락을 움직여 간다. 그 손 안에서 아야의 가슴에 형태를 바꿔가며 아야에게 쾌감을 전해준다.

 유우의 혀가 아야의 목덜미를 미끄러진다.

 

"아음.."

 

 달콤한 소리를 지르는 아야. 그리고 손은 가슴에서 옆구리로, 그리고 미끄러져 팬티에 가려진 성기로 다가간다.

 도착한 손은 우선 팬티 위의 균열로 손가락을 침투시킨다.

 

"아응!"

 

 펄떡! 아야의 몸이 반응하고 단숨에 힘을 잃는다. 천 위로 밀어넣어진 안은 이미 습기가 차 있어 유우가 애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젖어 있었다는걸 알려주고 있었다.

 

"어머나, 아야씨. 벌써 이렇게 젖어 있네요? 음란하게"

 

 유우의 말에 고개를 젓는다. 그런 아야의 모습에 유우는 후후 웃는다.

 

"거짓말. 이렇게 젖어 있잖아요. 봐봐요"

 

 유우는 다시 팬티 위로 손가락을 밀어넣는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균열 사이로 손가락을 비빈다.

 

"흐응..응응......"

 

 폭포수처럼 터져나올거 같이 넘치는 쾌감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일까.

 아야는 몸을 감싸는 자세로 쾌감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우습게도 그 쾌감을 만들고 있는 유우의 손을 거부하지 않아 여전히 아야의 성기를 마음껏 유린하고 있다..

 어머니 배안의 태아처럼 몸을 감싼 아야의 몸을 꼭 껴안고, 유우는 디디어 아야의 팬티 안으로 손을 넣는다.

 

"아윽!"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린다. 하지만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흐트러진 호흡을 뱉으며, 유우의 손놀림에 녹아간다.

 질척한 소리가 들린다. 유우는 작은 악동같은 미소를 띄우며, 팬티 안에서 손을 뽑아내 아야의 눈앞에 보여줬다.

 그 손가락에는 끈적한 투명한 액체가 조명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봐요, 아야씨. 당신 애액이에요"

 

 그렇게 말하고, 유우는 아야의 입술에 애액의 묻어있는 손가락을 댄다. 아야는 입을 열어, 자신의 애액으로 반짝이는 손가락을 삼켰다.

 

"쪽, 쪽, 으음...."

 

 아기처럼 손가락을 빨아 애액을 삼키며 배덕적인 행위에 취해 간다.

 유우는 입속에 들어가 있는 애액대신 타액으로 바뀐 손가락을 아야의 입으로부터 뽑아 낸다.

 

"후후후, 깨끗하게 먹었네요. 당신 애액이 그렇게나 맛있어요?"

 

 아야와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지어준다. 그리고, 아야의 팬티에 손을 대어 팬티를 밑으로 끌어내린다.

 애액이 스며든 팬티와 균열 사이에 은빛 실이 길다랗게 이어진다. 바깥 공기에 노출된 자신의 성기를 아야도 감지하고 있다.

 

"아야씨의 보지, 벌렁벌렁 하고 있어. 알아요?"

 

 유우의 손가락이 쓱 아야의 균열 주위를 기어간다. 조금 전과는 달리 유우의 손가락은 균열을 비집고 들어가지 않고, 그 주변을 움직이고 있었다.

 스윽 유우의 부드러운 손이 지나가는 곳으로부터 미묘한 감각이 전해진다. 그 감각에 몸을 비비 꼬으며 번민한다.

 

"아....아.....이나....응응...."

 

 자신이 느끼는 성감대로 유우의 손가락을 가져다 대려고 허리를 비틀어 움직여 간다.

 그러나, 유우는 그런 아야의 움직임을 예측해, 움직임에 맞추어 미묘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에....우으.....왜....."

 

 유우의 손가락을 기분이 좋은 곳으로 가져다 대려고 하는데, 그 행동을 비웃듯이 교묘하게 피해간다.

 그 결과, 한 사람은 이리저리 허리를 비틀어 가고있고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의 삼각지 부분을 손가락을 움직이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진다. 아무리 움직여도 기분 좋은 곳으로 오지 않은 손가락에 초조함을 느낀다.

 그리고 유우의 손이 아닌 자신의 손을 이용해 부족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균열로 손을 가져 간다.

 그러나, 유우는 그 행동을 제지한다.

 

"안돼, 아야씨. 저희들은 주인님의 허가 없이 마음대로 자위하면 안 돼요"

 

 한결같은 미소를 지은채, 아야의 목덜미를 맛본다.

 

"왜냐면, 우리들은 주인님의 노예, 즉 물건이니까"

 

 유우는 아야를 밀어 넘어뜨려 아야의 양손을 머리위로 모아 한 손으로 포박하면서, 다른 한 손은 다시 균열 주위를 간지럽혀 간다.

 

"아아.....우으으....."

 

 주위를 맴도는 손에 맞춰, 아야의 균열이 실룩실룩 벌렁인다. 무엇이든 들어오면 환영할 준비를 끝마친듯 벌렁이는 균열에서는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상스러운 모습을 믿고 싶지 않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유우의 애태우는 손길이 괴로운 것인지, 두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젓고있다. 그런 귀 속으로 격렬한 교성이 들려온다.

 

"아 아 아 아 아!"

 

 방안을 울리는 크나큰 절규. 그 달콤하고 요염한 목소리는 단발마에 그치지 않고 길게 지속되어 울려퍼진다.

 그 목소리에 가득찬 기분좋은 쾌감이 전해져 온다. 그 목소리에 맞춰 아야의 벌렁이는 균열도 투정부리듯 떨림이 커져간다.

 

"아아, 아키코씨네요. 저기 아야씨도 봐요"

 

 그런 유우의 목소리에 아야는 천천히 두 눈을 떠, 절규가 울리퍼지는 근원으로 눈을 돌린다. 그 곳에는 토우이치로 위에 걸쳐, 빠르게 허리를 털고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허리를 들어 내리 찍을때마다 커다란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연결된 부위에서부터 튀기는 애액이 보인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쾌락을 탐하는 아키코의 모습에 아야는 침을 삼켰다.

 

(아......나도.....나도.....하고 싶어)


"아....나도....."

 

 아야는 유우를 간절한 눈으로 보며 조심스레 부탁을 한다.

 

"응? 뭐라고? 아야씨"


"저도...저도....하고..싶어요"


"나한테 부탁해도 소용없어요. 주인님한테 해야죠"

 

 유우는 말을 끝내고, 아야의 몸을 일으킨다. 여전히 다리를 떨고있는 아야를 부축해 토우이치로의 앞까지 데리고 간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토우이치로 위에서 교성을 내지르고 있는 아키코. 그런 아키코를 보고있던 토우이치로는 다가온 두 사람을 눈치챈다.

 힘차게 허리를 올려치면서, 힐끗 아야를 본다.

 

"어서"

 

 유우가 옆에서 재촉한다.

 토우이치로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억누르고, 아야는 조심조심 말을 한다.

 

"아.....그....."


"아! 아!"

 

 간신히 작게 읅조린 목소리는 그보다 큰 아키코의 교성에 사라진다. 토우이치로는 자신을 보면서 여전히 허리를 놀리고 있었다.

 

"아아......."


"아, 아, 히 이 아!"

 

 어떡케든 말을 꺼내려던 아야의 목소리와 동시에 아키코의 교성이 터져나온다.

 곤란한듯 입을 다문 아야를, 능글능글 웃으면서 토우이치로는 바라본다.

 

"뭐라고 했어 아야? 그렇게 작게 말하면 안들려"


"아 아 아! 히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쾌락에 맞추어 춤을추듯 몸을 움직이는 아키코.

 아야는 그런 아키코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왜그래요 아야씨. 하고 싶지 않아요?"

 

 유우는 뒤에서 달라붙어오며, 방금 전과 같이 흠뻑 젖은 균열 주변을 쓰다듬으며 속삭인다.

 

"으응..응~"

 

 부르르 전류가 흐르는듯 잘게 떨리는 아야의 몸.

 아까 전부터 끝임없이 애태워져 한껏 예민해진 몸은 스치고 지나가는 손길만으로도 민감하게 반응해준다.

 

"가..고....싶어"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작은 중얼거림.

 그와 동시에 이제까지 중 최고의 비명을 지르는 아키코. 그 비명을 계기로 마지막 이성의 족쇄가 풀렸다.

 

"하고 싶어, 나도 하고 싶습니다! 토우이치로님! 주인님! 부탁해요! 저를 마음대로 범해 주세요!"

 

 이제껏 참아왔던 욕망을 크게 소리치는 아야. 그런 아야를 보는 토우이치로의 입가가 길게 늘어진다.

 

"큭큭, 그런데 지금 난 이거 밖에 쓸 수 없는데, 그런데도 좋아?"

 

 그렇게 말하며, 토우이치로는 오른손을 내민다. 그 손을 본 아야의 얼굴은 밝아진다.

 

"네, 네, 감사합니다!"

 

 몇번이나 감사함을 표하고 아야는 토우이치로의 손에 달려들어 몸에 대었다.

 

"흐응...."

 

 유일하게 올라와 있는 중지. 아야는 기쁜 얼굴로 스스로의 균열을 벌리고 그 중지를 안으로 넣었다.

 토우이치로의 중지를 삼켜버린 아야의 보지.

 쾌감에 아야는 몸을 떤다.

 

"유우"


"네"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뒤에 서있던 유우에게 말한다.

 이름을 불린 것만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아챈 유우는 웃는 얼굴로 아야에게 다가간다.

 겨드랑이 아래로 손을 넣어, 가슴을 비빈다.

 

"후아~! 유우....씨!"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애태우는 움직임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비비는 손길. 지금껏 애태운걸 사과하듯 강하게 가슴을 비비는 애무에 아야는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자, 아야씨. 우리 즐겨요. 자, 아야씨도 허리를 움직여야지.더 기분 좋아질 수 있어요"


"아응....후아아~.....네에!"

 

 당황스러운 감정도 잠깐 일뿐, 곧이어 기쁜 교성을 지른다. 그리고, 몸을 채워가는 쾌락을 느끼며 허리를 움직여, 조금 더  큰 쾌락을 요구해 간다.

 

"아 아! 좋아! 네 아 아!"

 

 허리를 흔들 때마다 쾌감이 증폭해 나간다. 그건 자위를 했을 때, 그리고 요스케와 했을 때에 느낄 수 없었던 레벨의 쾌감이다.

 토우이치로의 손가락이 질을 헤집고 들어올 때마다 아야의 몸은 벌벌 떨린다. 머리는 크게 뒤로 젖혀져, 뒤에서 가슴을 애무하고 있는 유우에게 기댄 자세가 된 아야, 그 얼굴은 강렬한 쾌락에 괴로움과 기쁨이 공존하 있는듯이 보였다.

 

"아 아! 대단, 대단해요!"

 

 귀로 들리는 아야의 기쁜 교성을 들으며, 유우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진다. 그리고, 가슴을 쥐어짜던 한 손이 부드러운 피부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간다.

 

"나! 나, 새하얗게 되버려요!"


"괜찮아요. 새하얗게 되도 괜찮아. 그건 기분 좋은 일. 그게 바로 주인님에게 쓸모있는 노예가 된다는 증거에요. 안심하고 가버려요"

 

 소리치는 아야의 귀로 속삭이는 유우, 그 목소리는 아야의 마음속을 들어가 무의식 그 깊은 곳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말을 마침과 동시에 유우의 손가락이 아야의 클리토리스를 꽉 집는다.

 

"꺄 아 아 아 아!"

 

 토우이치로의 중지를 강하게 쥐어짜며 몸을 경직시킨다.

 고간에서 발생한 격렬한 불길이 몸안을 달려, 머리를 새하얗게 불태운다.

 몇 초의 정지. 호흡도 사고도, 심장조차도 멈춘듯한 경직이 끝나고, 아야의 몸이 떨어진다.

 

"아 아 아 아!"

 

 그리고 들리는 다른 목소리. 토우이치로 위에서 난폭하게 허리를 튕기고 아키코도 비명을 지르며 절정에 달했다.

 붕괴되는 아키코의 몸을 옆으로 밀어내고,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본다.

 

"흐으........하으........"

 

 순간 순간, 몸을 경련하면서 정신을 잃은 아야. 손을 물고있는 고기 안에서 손가락을 뽑고 바닥에 고인 웅덩이를 보며 토우이치로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2-

 

"아야.....아야.....어째서...."

 

 터벅터벅 요스케는 인적없는 거리를 걷고 있다.

 그날 밤, 현실에서 도망친 요스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매일밤 홀로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이렇게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회사에 나가야 하지만, 해가 중천에 떴지만 회사에 가지 않았다,

 배가 음식을 요구하며 울어대도 먹지 않았다,

 잠도 얼마 자지 못한 요스케는 단지 흔들흔들 인적없는 거리를 걷고 있다.


 아야와 함께 걷던 거리. 지나는 거리 이곳저곳에서 아야와 만들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야와 토우이치로의 모습이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아야..안돼..그러지마......."

 

 머리를 강하게 흔들어 그 영상을 뿌리친다.

 

(아니야, 아야가.....그럴리 없어!)

 

 둘이 같이 보았던 석양. 고백을 받아주며 미소짓던 아야의 얼굴.

 마음 속에 소중히 남은 그 기억.

 그러나, 그 행복한 기억조차 그날 밤, 그 악몽이라 믿고싶은 모습에 덧칠해져 간다.

 

(아니야! 아야는.....아야는!)

 

 그 모습을 애써 부정하며, 고개를 젓는다. 그 날 이후, 먹지 못한 요스케의 신체는 그 잠깐의 흥분만으로 지쳐버렸다.

 후들후들 다리에서 힘이 빠져, 길 한구석에 쓰러진다.


 어느새 자리한 거리의 골목. 부랑자나 불량배들이 있는게 당연한 이곳에서는, 사람이 한 명 쓰러져있다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따윈 아무도 없다.

 

(아야.....아야....안돼..그러면 안돼...)

 

 빛을 잃은 텅빈 눈으로, 요스케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러나 귀 속으로 들려온 익숙한 이름에 놓아가던 정신의 끈을 움켜쥔다.

 

"아―나, 빨리오라고! 빨리가서 그 아야라는 년을 부탁해보자고∼"


"유우씨도 아키코도 좋지만, 그 아이같은 외모랑 몸매를 버리긴 어렵지~"


"이제, 걔도 괜찮지 않을까? 이번에는 꼭 토우이치로씨에게 부탁해 보자구"

 

(......아야..?)

 

 요스케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포기하고 간신히 눈을 굴려 그 목소리가 들린곳을 본다. 거기에는 적발, 녹발, 금발의 화려한 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남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남자들은 불량하게 웃으면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 대화가 뚜렷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최면술은 정말 대단하네. 그 아야라는 애, 애인이 있다고 했지? 그런데 지금은 토우이치로씨의 노예라니"


"아~ 나도 최면술을 쓸 수 있으면―"


"킥-킥, 너 같은놈은 무리야! 킥킥"

 

 큰 목소리로 말을 나누며 무관심하게 내 옆을 지나간다.

 다시 적막해진 골목. 그러나, 그 말은 요스케의 귀에 반복되어 맴돌고 있다.


 꿈틀.

 요스케의 손가락이 움직인다.

 

(아야라고..? 최면술......최면술이라고..?)

 

 무언가에 홀린듯 중얼거리는 요스케.

 귓가에 맴도는 단어가 머리 속을 휘저으며 이해할 수 없었던 퍼즐이 마춰지기 시작한다.

 

(최면술......아야.....토우이치로....)

 

"아야....아야.....아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이 내게 보여주던 행복한 얼굴과 자신을 보며 울상짓던 얼굴이 동시에 떠오른다.

 극도로 반대되는 얼굴. 어느 쪽이 진짜인가 하는 질문이, 요스케의 머릿속을 미칠 듯하게 반복된다.

 

(토우이치로....최면술.....아야....)

 

"..아야"

 

 그 허무했던 눈동자에 의지가 돌아온다.

 퍼즐이 맞춰지고, 요스케는 하나의 대답을 얻었다.

 

(아야는 최면술로 조종되고 있다. 그 남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최면술이 걸려 있다!)

 

 팔로 몸을 지탱하여, 몸을 일으켰다.

 힘없는 몸은 일어남과 동시에 불안하게 흔들린다.

 필사적으로 견뎌내 몸을 고정했다, 그리고 요스케는 걸을음 옮기기 시작했다.

 

(아야를 구해야돼. 아야는 조종되고 있다. 세뇌되어 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비틀거리면서도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간다.

 

(역시 그런거였어....아야는 날 배신한게 아니야....!)

 

 그 눈동자에는 강한 의지가 맴돌고 있다.

  

제07화:언젠가 본, 그 여름에

 

-1-

 

 다음날, 아야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매서운 바람이 추운듯 두꺼운 코트로 몸을 꽁꽁 싸맨채 저기 보이는 집으로 걸어가는 아야.

 그 때, 집 입구 옆에 주차되있던 차에서 내리는 낯익은 사람이 보인다.

 

"아야"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아야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깨닫고 당황한 얼굴을 한다.

 

"요스케씨..."

 

 요스케씨가 서있다. 그리고 평상시 자신이 알고있던 단정하고 착실한 모습이 아닌, 마치 거리의 노숙자 같은 더러운 코트를 걸치고 부쩍 헬쑥해진 얼굴, 그리고 눈에서는 왠지모를 무서운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어젯 밤, 우연히 세 남자의 대화를 엿들은 요스케는 그 즉시 집으로 돌아가, 차를 이끌고 아야의 집으로 왔다.

 그리고, 아야의 부재를 확인하고, 그대로 차 안에서 하룻밤을 기다린 것이다.

 

"아야. 할말이 있어. 나랑 같이 가자. 내가, 내가 너를 구해줄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요스케를 보던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고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그 침묵은 수십초간 이어진다.

 

"..아야?"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듯 불안한 목소리로 요스케가 부르짓는다.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아야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꽉 코트를 감싸고 있던 손이 풀린다. 그리고, 하나, 하나 단추가 풀리기 시작한다.

 

"만약, 요스케씨가 찾아오면, 주인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했어요"


"!!"

 

 마지막 단추가 풀리고 몸을 감싸고 있던 코트를 벗는 아야. 그 상상도 못한 광경에 요스케의 사고가 정지한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요스케의 눈 앞에 벌어지고 있다.

 아야의 코트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

코트 안에 마땅히 입고있어야할 옷들은 보이지 않고 몸을 감싸고 있는건 밧줄.

그것도 뽕긋한 가슴과 쪼개진 엉덩이, 그리고 균열을 강조하게끔 속박된 여체가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아무 고민없이 남자에게, 아니, 내게 보이고 있다.

 

"...안돼........"

 

 할말을 잃고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요스케를 보고, 아야는 웃으며 선언했다.

 

"전 이미, 몸도 마음도, 모두 주인님거에요"

 

 그 말이 충격으로 멍해진 정신을 일깨운다.

 머리를 흔들어, 필사적으로 눈앞의 광경, 눈앞의 아야를 부정했다.

 

(아니야, 아니야! 아야가 아니야! 아야는!)

 

"그럴 수 없어! 넌 내가 알고 있는 아야가 아니야! 넌 지금 조종되고 있다고! 그 토우이치로라는 새끼한테!"

 

 그렇게 외치고, 요스케는 한 걸음, 한걸음 아야에게 다가선다.

 그리고 양 손을 들어 금방이라도 휘두를듯이 위협한다.

 요스케의 갑작스런 행동에, 아야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는다. 그 순간을 노려, 요스케는 말한다.

"지금부터, 아야는 눈을 뜰 수가 없다!"

 굉장히 단호한 어조. 요스케와 토우이치로에 의해 오랜시간 최면에 걸려 온 아야는, 안그래도 높던 피암시성이 이젠 극단적으로 높아져 이런 간단한 자극에도 암시를 받아 들여버린다.

 멍한 얼굴이 된 아야의 뒤로가, 이마와 후두부를 손으로 억눌러 머리를 고정한다.


 그대로 머리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이어 말한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있어. 정말 행복하다. 정말 좋아서 더이상 아무것도 생각할기 싫다. 기분이 좋기 때문에 계속 이러고 싶다"


"아......"

 

 아야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잡고있던 코트가 땅으로 떨어진다.

 입가에서 작게 흘러나오는 소리. 그 소리를 지우려는듯 요스케는 암시를 거듭한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그렇지만 좋으니까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말할 때까지 아야는 이대로. 기분이 좋은상태로 있는다"

 

 아야가 트랜스 상태에 빠져든 것을 확인하고, 땅에 떨어진 코트를 주워 겨울의 찬바람에 노출되어 있는 나체에 감싸주고, 조심조심 차에 태운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저 멀리 어디론가 사라졌다.


 


-2-

 

"지금부터 셋을 세면 지금까지 네가 걸렸던 암시가 모두 풀린다. 하나, 둘, 셋"

 

 따악 경쾌한 소리가 방 안을 울린다.

 그리고, 요스케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아야에게 물었다.

 

"아야. 넌 누구지?"


"...저는....아야...미네자키씨....아야. 토우이치로...님의....노예....입니다"

 

 아야의 입에서 나오는 말. 그 대답에 요스케는 얼굴은 깊은 절망으로 물들인다.

 이 방은 요스케가 살고있는 장소.

 거주자도 요스케외엔 몇사람 살지 않는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진 오피스텔로 요스케의 방으로부터, 양옆, 그리고 위아래 방엔 아무도 살고있지 않다.

 요스케는 아야를 트랜스 상태로 만들고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아야의 암시를 풀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아무리 해봐도, 노력해도 아야에게 걸려있는 토우이치로의 노예라는 암시를 없앨 수 없었다.


 쾅! 벽을 강하게 때린다.

 욱신욱신 아픈 주먹을 흔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한번 아야와 눈을 마주 보았다.

 

"아야, 좀더 좀더 깊은 으로에 가보자. 네 눈앞에 뭐가 있어?"


"아무것도.....없다......."


"그렇지? 아무것도 없지? 하지만 잘 봐봐. 그래, 아야가 서있는 땅. 땅이 있군요"


"땅....있다.나....서 있다"

 

 요스케의 말을 수긍하며, 아야의 눈이 땅을 보듯이 아래로 향한다.

 그 눈동자는 촛점이 없지만, 아야의 마음은 지금 분명히 땅을 보고 있다.

 

"그래, 땅이 있구나. 자, 그 땅을 더 자세히 봐봐. 어딘가에 뚜껑같은게 있지?"


"뚜껑....네....있습니다"


"찾았어? 그러면, 그 뚜껑을 열어 봐. 괜찮아. 그 뚜껑은 무겁지 않아. 아야가 열고 싶으면 어느때나 얼마든지 열 수가 있어"


"네....열렸다...열었습니다"


"거기엔 뭐가 있지?"


"어두워서..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요스케의 물음에 눈가를 찌푸리고 고개를 젓는 아야. 그 손을 꼭 잡고, 요스케는 말을 거듭했다.

 

 "괜찮아. 아야의 손에는 손전등이 있어. 손전등으로 비추면 길이 보인다.

 잘 봐. 앞에는 긴 계단이 보인다. 나선 계단이다. 이 계단은 아야의 마음 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 함께 내려 가보자. 1, 2, 3, 4.....자, 아야도 세봐"


"....8, 9, 10, 11...."

 

 요스케의 재촉에 하나하나 숫자를 세어 가는 아야.

 요스케는 그 모습을 희망과 절망이 뒤섞인 눈으로 지켜본다.

 

"42.....43....44......"


"47, 48, 49, 50. 자, 아야의 마음속에 겨우 도착했어"

 

 꼬옥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며 요스케는 말을 시작한다.

 

"..뭐가 보여?"


"아무것도....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요스케의 물음에 무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아야.

 그런 아야에게 요스케는 말을 거듭해 간다.

 

 "그래, 아무것도 없어. 왜냐면, 여기는 아야의 마음속의 종착점. 여기는 아야의 마음 속의 가장 중요한 장소야"


"중요한....장소"

 

 요스케의 말을 아야는 반복한다.

 요스케는 침을 삼키고, 한 박자를 쉬고 나서 아야에게 말한다.

 

"아야....잘 들어. 아야와 토우이치로는 모르는 사이. 아무 관계도 아니다.

 그리고, 생각해봐. 아야는 나의 연인. 나와 아야는 사랑하는 사이야"


"모르는 관계....연인.....사랑....토우이치로님....요스케씨....."

 

 아야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요스케는 숨을 멈춘채 귀를 기울인다.

 중얼거림을 멈춘 아야를 요스케는 현실로 일깨워 간다.

 

"자 아야. 지금부터 셋을 세면 아야는 눈을 뜬다. 아주 좋은 기분으로 깨어난다"

 

 요스케는 셋을 세고 짝! 강하게 손을 부딪친다.

 꿈틀 아야의 몸이 가위에서 깨어나듯 경련하고, 천천히 아야의 눈동자를 열린다.

 고개를 흔들어 안개가 낀듯 뿌연 의식을 각성시킨다.

 

"아...요스케....씨?"

 

"아야! 괜찮아?"

 

"아, 네.. 괜찮아요"

 

 요스케의 말에 웃는 얼굴로 대답해주는 아야. 요스케는 익숙한 그 웃음에 내심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확인을 한다.

 

"그런데.., 아야"


"네?"


"토우이치로라고....알고 있어?"

 

 단숨에 핵심을 찌르는 일격. 그 질문에 아야는 짓고있는 웃음을 그대로 지은채, 기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토우이치로님은 저의 주인님이에요. 요스케씨, 그 분을 알고 계신가요?"


"――――!"

 

 미소를 지은채 고백. 익숙한 예쁜 미소에 기대감을 부풀리던 요스케에게 아야는 비수를 꼿는다.

 그 대답을 들은 요스케는 숨이 막히는듯 가슴을 쥐고 바닥에 쓰러진다.

 한참을 떨던 요스케는 떨리는 몸을 이끌고 그 방에서 도망쳐 나온다.

 보이는 의자와 책상을 부수고, 벽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치기를 반복한다.

 욱신욱신 아픔을 호소하는 이마. 그 아픔을 외면하고 더 강하게 이를 악물고, 몇번이나, 몇번이나 계속 벽에 머리를 박는다.

 

"요스케씨!"

 

 그런 요스케를 말리려고 뒤에서 아야가 두손으로 자신을 안는다.

 꽉 따뜻한 두 손이 요스케를 껴안아 가슴속을 채워가던 분노, 질투와 같은 어두운 감정이 사라지는걸 느낀다.

 

"멈춰요...요스케씨..제발..이러면 안돼요..."

 

"아야...."

 

 그 말에 행동에서 느껴지는 아야의 진심어린 걱정에 요스케의 마음도 차분하게 진정된다.

 

(아....아야.....역시 아무리 최면술에 걸렸어도 진짜 아야의 남아있어....)

 

 그러나, 요스케의 그런 작은 기대와 행복조차 다음 말에 절벽으로 밀려 떨어졌다.

 

"내가..옆에 있을테니까...요스케씨가 안정될 때까지...주인님께 허락을 받아서...토우이치로님에게 허락을 받아서..

옆에 있어줄게요"

 

"크으으――――!"

 

 아야의 호소에 요스케는 손을 풀고 뒤를 돌아본다.

 

"요스케씨...."

 

 자해를 멈춘걸 보고 안도하는 아야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튀겼다.

 

"자, 아까 전처럼, 아니, 아까 전보다 깊은 곳으로 아야는 떨어져 간다. 행복하게 잔다"

 

"아....."

 

 단숨에 아야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그런 쓰러지는 아야를 붙잡고, 다시, 방으로 데려 갔다.

 방금 전, 아야가 앉아있던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혀준다.

 그리고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고있는 아야. 그런 아야의 얼굴을 복잡한 눈으로 내려다 보는 요스케.

 평화로운 아야와는 반대로 그 사람은 굉장히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째서...어째서...아야.....)

 

 침대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무릎위에 얼굴을 묻는다.

 

(내 힘으론...무리야....나는..아야를 구할 수 없는걸까...)

 

 뿌드득 움켜쥔 주먹. 우드득 악문 이빨. 그리고 감긴 눈가에서는 투명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나는....아야를 행복하게 할 수 없는건가..나로선...나.. 나..?, 그러면 혹시)

 

 감겨있던 눈이 번쩍 뜨인다. 얼굴을 들어올린다. 눈물 때문에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서 요스케는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린다.

 

"나는....나는 무리야....그렇다면....혹시.."

 

 중얼거림을 멈추지 않고 편한 얼굴로 잠든 아야를 내려다 본다. 지금 아야는 아까 도착한 아야의 마음 깊은 곳에 있다.

 그런 아야의 귀로 요스케는 귓가에서 들린 악마의 속삭임을 그대로 읅조리기 시작한다.

 

"아야....잘 들어. 눈을 뜨면 아야의 눈앞에는 아야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주인님이 있다.

 그래, 아야 앞에 있는 사람은 아야의 주인님이 확실하다.

 그리고 여기는 아야와 주인님의 세상. 주인님과 단 둘만 살아가는곳...아야 행복하지?"

 

"네....주인님과 함께.....기뻐요"

 

 아야의 얼굴에서 행복한 감정이 떠오른다. 그 행복한 미소를 괴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래, 내가 아니라....토우이치로라면.....아야는 행복할 수 있어.....)

 

"내가 손뼉을 치면 아야는 눈을 뜬다. 그리고, 지금 말한 내용을 머리로는 떠올릴 수 없지만,

 아야의 마음은 반드시 이 말을 기억하고 실천된다. 아야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토우이치로. 아야의 주인님이다"

 

 마침내 암시를 끝내고, 떨리는 손으로 손벽을 쳤다.

 움찔 아야의 몸이 반응하고 잠자는 공주가 잠에서 깨어나듯 천천히 눈꺼풀이 열린다.

 

"아야...."

 

 요스케는 아야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멍한 얼굴로 아야는 요스케를 올려다 보고 만면에 미소가 그려진다.

 

"주인님♬"

 

 그 미소는 분명 그 여름 날에 보았던, 최고로 행복했던 그 날의 미소.

 그 아름다운 미소에 요스케의 눈에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아야.....아야!"

 

 눈물을 흘리며 아야에게 달라붙어, 길을 잃고 헤메이다 엄마를 찾은 아이처럼 오열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던 아야도 그런 요스케의 눈물에, 따뜻한 얼굴로 부드럽게 떨리는 등을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눈물을 쏟아내고 시간이 지난다.

 그리고, 어느 쪽에서 먼저라 할거 없이 두 사람은 입술을 맞추기 시작한다.

 

"후응....응응....."

 

 부드러운 입술이 서로에게 전해진다.

 그 여름 날과 같은 입마춤. 지금까지 몇번이나 해왔던 키스.

 그러나, 그 키스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던 그 여름 날의 키스도, 지금까지 몇번이나 해왔던 키스가 아니었다.

 

"흐응응...."


"!!"

 

 아야의 입술 사이에서 삐져나온 혀가 뱀처럼 요스케의 입을 파고들다 다물어진 이빨에 막혀 잇몸 구석구석을 핥는다.

 갑작스런 감각에 요스케는 무심코 눈을 크게 떠버린다.

 경악어린 눈으로 아야를 본다. 아야는 자신을 보고 있는 시선을 느낀 아야는 후후 요염한 미소를 지은다.

 그리고, 아야의 혀가 움직여, 요스케의 잇몸을 한번 더 핥는다.

 

"응응!"

 

 처음 겪는 상황의 충격으로 다물어져 있던 이가 벌어진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아야는 요스케의 입 안으로 혀를 넣었다.

 

"응.....응응......"

 

 적극적으로 혀를 움직여, 요스케의 혀, 그리고 입안 구석구석을 움직여 간다.

 입 안을 맛보고 혀와 혀를 엉키게 하여 요스케의 타액을 삼켜 갔다.

 

"후아~"

 

 몇분의 키스가 끝나고, 두 사람의 입술이 떼진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침으로 끈적끈적하게 된 입주변을 쪽쪽 빨아 정리하고서야 아야의 얼굴이 떨어진다.

 요스케는 멍한 얼굴로 참고있던 숨을 몰아쉰다.

 그 잠깐 사이 아야는 어느새 요스케의 하체로 몸을 움직여 간다.

 

"!!....아야!"

 

"주인님. 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야는 요염한 미소를 머금고 요스케를 올려보며 바지 지퍼를 내린다.

 바지와 속옷을 벗기고 아야는 요스케의 페니스를 꺼냈다.

 사랑스럽다는듯이 페니스를 바라보고 혀를 내밀어 할짝인다.

 야한 키스로 딱딱해진 페니스로 전해지는 혀의 감촉에 요스케는 부들부들 하반신을 떤다.

 

"아, 아야...."

 

 뜨겁게 전해져 오는 감각에 허리를 떨면서 요스케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

 그 목소리를 아야는 주인님이 기뻐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더 최선을 다한다.

 입을 벌려, 페니스를 삼킨다. 윗입술과 아랫 입술로 귀두를 오므려 물고 입속에 있는 귀두의 요도를 혀로 비빈다.

 그 강한 자극에 요스케는 몸을 떨며 머리를 뒤로 젖힌다.

 

", 인....아!"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강렬한 전류가 온 몸을 돌아다닌다.

 결국 자극을 참지 못하고 사정한다.

 요스케의 요도에서 터져나온 정액이 아야의 입에서 튀어 나오고도, 기세를 늦추지 않고 푸슛푸슛 아야의 얼굴에 걸린다.

 

"아...아.아..아....."

 

 그것을 황홀한 얼굴로 바라보는 아야.

 아야의 얼굴에서 정액이 흘러나온다. 그것을 손으로 받아 먹으며 아야는 요염하게 미소지었다.

 

"후후... 주인님....더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그러니까....저도 기분 좋게 해주세요"


"....어..그래..."

 

 그 음란한 요구에 요스케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 음란한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그 뇌리에는 고백을 받고 수줍게 얼굴을 붉히던 아야의 얼굴이 비춰보이고 있었다.

 전신을 줄로 묶인 아야의 알몸이 요스케의 위에서 춤을 춘다.

 요스케에게 과시하듯 균열을 손으로 벌리고, 힘을 잃지않은 페니스를 쥐어, 스스로 균열에 대었다.

 

"..좋아해줘서.. 저도 기뻐요.."

 

 쩌업. 타액과 쿠퍼액이 마찰하는 소리. 요스케의 고간에서 터져나올 것 같은 무언가, 금방이라도 넘쳐흐를 것 같은 감각을 참는 동안, 아야의 보지 속으로 요스케의 페니스가 전부 사라진다.

 꾸불꾸불 아야의 질이 살아있는듯 페니스에 감기면서, 쉴새없이 끝없는 쾌감을 안겨준다.

 

"아..아..아, 아야..나 못참겠어......"

 

 척추를 따라 올라오는 찌릿찌릿 감각. 그 쾌락을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요스케는 울거같은 얼굴로 아야를 올려본다.

 아야는 즐거운 듯이 요스케를 내려다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는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음탕한 미소였다.

 

"제 안이 좋은가요? 주인님. 좀더 좀더, 노력할테니까, 제발, 저에게 포상을 내려주세요. 기분좋게 해주실거죠?"

 

 그렇게 말하며, 아야는 허리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척추가 타는듯한 감각이 단숨에 배가되고, 요스케는 어떻게든 참기위해 고통이 깃든 신음성을 흘린다.

 

"으...으.....크흐으......"


"아 아! 좋아! 좋아요! 더, 더 주세요 , 토우이치로님!"

 

순간, 뜨겁게 달아오르던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한층 더 거칠고 빠르게 날뛰기 시작하는 아야.

 

"..요스케씨를 생각하면서 짰어요"

 

 크리스마스 밤, 함께 머플러를 감고 길을 걸으며 부끄러워 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던 아야.

 그녀는 사랑을 노래하던 그 목소리로, 환락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멍하니 그런 아야를 올려다 보며, 갑자기 가슴에서 울컥 올라오는 슬픔을, 이를 악물고 터져나올 것 같은 울음을 참는다.

 

"아! 더! 더! 더!"

 

 몰아치는 슬픔과 쾌감으로 무너질 것 같은 정신을 필사적으로 붙잡는다. 하지만 아야는 그런 요스케의 노력이 무색하게 위에서 점점 빠르게 허리를 흔들어 간다. 그 결합부에서 흘러넘치는 애액은 두 사람의 성기와 주변에 붙어 흐른다.

 

"아 아! 토우이치로님! 토우이치로님!"

 

 연결을 풀지않은채 아야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다시 농후한 키스를 한다. 요스케의 입안으로 들어오는 말랑말항한 혀.

 

"응응!"

 

 멍하니 그 혀를 받아 들이기 위해 입을 벌리는 요스케.

 찌걱찌걱 어지럽게 혀가 얽혀든다. 아야는 요스케의 상체를 안아 일으킨다.

 아야는 쩝쩝 요스케의 입안을 맛보고 입술을 떼낸다. 그리고, 요스케와 연결된 채, 아야는 빙글 몸을 한바퀴 돈다.

 마치 짐승들이 교미를 하는 것 같은 자세. 그 자세로 허리를 흔들면서, 아야는 고개를 돌려 요스케를 보았다.

 

"토우이치로님..이제..기분 좋게....해 주세요"

 

"아뇨, 처음, 처음이니까, 아프더라도, 힘들더라도, 이건 분명히 나의 인생에 중요한...일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될거에요"

 

 첫날 밤, 고통을 감내하며 평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거라고 말하던 아야.

 아플텐데, 힘들텐데, 나를 안심시키려 미소를 짓던 그녀. 그랬던 그녀가 지금 나를 보고 있다.

 나에게 꼬리를 흔들며 아첨하는 암컷같은 그녀의 눈.

 

"----!"

 

 그런 아야의 태도에 비참한 얼굴을 하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오르는 분노를 쏟아내듯 강하게 아야에게 허리를 밀어 붙인다.


 철썩! 철썩! 철썩!

 크게 울려퍼지는 소리.

 요스케의 페니스가 들락날락거리는 감각에 아야는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놀랍게도 스스로 타이밍에 맞춰 허리를 흔든다.

 

"아! 아! 아! 더, 더! 더 해주세요! 주인님!"

 

 기쁨의 환성을 지르며, 한층 더 허리 움직임을 빠르게 한다.벌벌 떨리는 몸에는 이미 힘이 들어가지 않는건지 두 무릎을 이용해 간신히 허리만 올리고, 상체는 침대 위에 무너져 내린다.

 퍼억! 퍼억! 한번 찌를 때마다 두 사람의 몸이 움찍 움찔 떨린다.

 

"허억...허억....으...."


"아! 아! 더, 더! 더!"

 

 한참을 씨름한 결과,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린다.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요스케의 입에서도 힘든 숨이 터져나오고 아야의 신체는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비틀거리지만 여전히 허리를 왕복하며 입에서는 즐거운 환성이 터지고 있었다.

 멈춘 요스케의 페니스를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왕복하는 아야의 모습을 지친 얼굴로 내려다 보던 요스케는 더이상 보지 못하겠다는듯 눈을 감아 외면한다. 그리고 마지막 힘을 모아, 허리를 흔들었다.

 

"아 아 아! 좋아! 좋아! 아 아 아!"

 

 침대에 얼굴을 박고 온몸을 흔드는 아야. 점점 그 떨림은 강하게 변해간다.

 

"가, 가요! 주인님! 저! 가! 가버려요!"


"흐, 으으으으!"

 

 마음이 굴복하자, 몸 또한 금새 버텨오던 사정을 알리는 경종이 척추를 타고 머리로 올라온다.

 신음소리가 높아지며 서로에게 사정이 가까워졌다는걸 알려준다.

 

(아니야.......아니야......!!)

 

 요스케는 머리를 휘저으며, 힘차게 허리를 흔들어 간다.

 쾌락에 경련하는 몸과는 반대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슬픔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건.....이건.....아야가 아니야.....)

 

"아야.....아야...."


"으, 네! 저도...이익...지금..!"

 

 요스케의 입으로부터 흘러넘치는 비명. 그 부름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아야는 환희에 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

 

 이를 악물고, 최대한 앞으로 허리를 밑어붙이고 한계를 돌파했다.

 

"아 아 아 아!"

 

 요스케의 정액이 아야의 안으로 쏟아져 나온다. 뜨거운 정액을 느끼며 아야는 환희의 비명과 함께 전신을 경직시켰다.

 부들부들 몸이 경련하며 몇초 후, 태엽이 풀린 인형처럼 풀썩 쓰러진다.

 그 얼굴은 한껏 풀리며, 행복한 얼굴로 절정의 잔재를 음미하고 있다.

 그런 아야를 보며 요스케는 작은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아니야....넌.....아야가 아니야....."

 

 

-3-

 

"아 아 아!"

 

 아야의 행복한 비명이 방안에 울려 퍼진다. 연결된 페니스를 뽑으면 벌어진 균열 사이로 울컥울컥 하얀 액체가 흘러나온다.  전신에 힘을 빼고 행복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여자와는 반대로 남자의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다.

 쾅! 벽을 내리친다.

 

"어째서.....어째서!"

 

 요스케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이를 악문다. 그리고, 분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토우이치로를 잊지 않는거야!"

 

 요스케가 아야를 납치하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그 날부터 몇번이나 몇번이나 아야를 트랜스 상태로 떨어뜨려, 암시를 거듭해 왔다.

 다양한 암시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아야에게 걸었다. 그러나, 아야는 본래 그녀로 돌아오기는 커녕, 자신을 토우이치로라고 인식한 그대로, 몇번이나 몇번이나 섹스를 요구할뿐 변하지 않았다.

 이제, 요스케는 더이상 무얼 어떻게 해야하는지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아야....어쩌다가....어쩌다가..이렇게....."

 

 여전히 눈을 감고있는 아야를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

 나아지는게 없더라도, 그 뇌리에는 아직, 행복하게 웃고있던 그녀의 얼굴을 기억한다.

 

"네, 요..스케..씨"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면서 대답하는 아야. 그 사랑스럽던 얼굴을 보는건 고작 몇달전까진 당연한 일상이였는데, 지금 아야에게선 그 미소를 찾아 볼 수 없다.

 

"아야....제발......"

 

 한번 부르짖으며, 아야의 모습을 본다.

 침대 위에서 숨을 정리하는 아야.그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몸을 감싸고 있는 공기, 그리고, 꿈틀대는 몸짓에선 음란한 얼굴을 하고있다는걸 간파할 수 있었다.

 그걸 보던, 요스케는 눈을 감고, 고개를 젓는다.

 

"이제......아야는....사라진 거야..?"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간다.

 마지막으로 침실에서 나가기 전에, 침대 위에서 난폭한 호흡을 하고있는 그녀를 살짝 보았다.

 보이는 눈동자에서 무기력과 아무런 의지도 느낄 수 없다.

마치 섹스만을 하기위한 섹스인형과 같은 모습.

 

"아야....나....더이상은.."

 

 중얼중얼, 천천히 손을뻗어 찬장을 열어, 날카로운 무언가를 꺼낸다.

 그 쇠붙이는 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난다. 그것을 손에 들고, 뒤를돌아 방금 나온 방으로 돌아간다.

 

"아, 주인님"

 

 방에 들어간 날 반기는 여자.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린 남자의 눈 안으로, 균열을 열며 자신을 반기는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 입을 벌린 조개에서, 백탁액이 뚝뚝 떨어진다. 떨어진 그것을 받아, 입에 넣는다.

 그리고, 음란한 미소를 짓는다.

 

"으음, 주인님의 정액....맛있다"

 

 그 모습에 뒤에 숨긴 쇠붙이를 쥐고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척 걸어가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런 자신을 웃는 얼굴로 반기며, 자신을 꼭 껴안는다. 그리고, 당연하다는듯 자신의 팬티 속으로 파고든 손이 죽어있는 자신의 물건을 잡는다. 그리고 자신의 귓가에 속삭인다.

 

"주인님. 저를 더,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세요"

 

 목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감촉. 뜨거운 공기와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남자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 무반응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은 여자는 그대로 앉아있는 남자의 몸 위에 걸터앉는다. 그리고, 백탁액을 토해내는 균열을 벌려 페니스를 먹는다.

 

"하...아...쿠....."

 

 부들부들 몸을 떨며, 행복을 만끽하는 여자. 질육들은 보금자리를 침입한 침입자를 물어 환영한다.

 꿈틀꿈틀 자신의 분신을 감싸는 뜨거운 고기를 느끼며, 남자도 쾌감때문일까? 몸을 떨기 시작한다.

 

"아야....하지마....제발....그만해...."


"아, 아, 아 아!"

 

 작게 속삭이듯 말하는 남자. 그 말을 거부하듯 여자는 더욱 더 남자에 메달려 허리를 흔든다.

 

"더, 더, 더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무서운 힘으로 남자에게 달라붙는다.

 

"아, 아! 아 아!"

 

 고조되는 쾌감에 감싸고있던 손을풀어 몸을 뒤로 젖히며 허리를 튕기는 아야. 성기에서 전해지는 쾌감에 몸을 떨면서도, 남자의 눈은 여자를 보고있지 않다.

 

"안돼....그만둬....제발....."


"조금만, 좀만, 더!"

 

 끝을 알리는 경종이 전신에 울려 퍼진다.

 쌓이고 쌓여 하늘에 이른 쾌락의 탑. 벅차오르는 사정감에 남자는 이를 악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허리 위에서 미친듯이 춤추는 여자에게, 스스로 크게 허리를 밀어 올렸다.

 

"가! 가요오---!"

 

 방안을 가득 채우는 여자의 비명. 그 외침과 남자의 사정, 그리고 그 남자의 손이 움직인 것은 동시였다.

 무언가를 파고드는 감촉이 남자의 손에 전해진다.

 

"아아아아.....에.....?"

 

 입에서, 가슴에서 무언가 넘어온다. 대체 뭘까..?


 콜록! 쿨럭!


 (에.. 피.. 피..?)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그 의문도 한순간, 곧 지독한 아픔이, 차가운 무언가가 몸을 꿰뚫은 감각이 척추를 타고 흐른다.

 

"에.....어째서.....?"

 

 아야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리며 사방팔방 돌아다닌다.

 그리고 이 지독한 아픔을 주는 물건을, 자신의 옆구리에 파고든 칼을 찾아냈다.

 

"하....왜......?"

 

 그리고, 그리고 그 칼을 잡고있는 손이 보인다. 그 손을 거슬러 올라가, 남자의 얼굴에 겨우 도착했다.

 그 얼굴을 본, 아야의 눈은 크게 떠진다.

 

"왜.....요스케....씨?"


"아야, 아야!"

 

 드디어 아야는 눈앞의 자신을 인지해줬다, 자신을 부르는 아야를 보는 눈에 기쁨이 터져나온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아야는 눈을 돌려 주위를 둘러 보았다.

 

"요스케....씨? 주, 콜록! 주인님은 어디에....없는거..? 콜록! 콜록!"


"그래! 아야! 나야! 나야! 요스케!!"

 

 아야의 혼잣말같은 질문에 큰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런 나를 보는 아야의 얼굴에 점점 이해했다는 표정이 떠오른다.

 

"요스케씨....였구나....그랬어"

 

 그렇게 알수없는 말을 흘리는 아야.

 

"그래....그래....그랬구나...."


"그래! 나야! 아야! 나야!"

 

 킥킥 재미있다는듯이 웃음을 터뜨리는 아야. 그 웃음소리는 굉장히 기쁜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그걸 눈치채지 못한, 나는 힘껏 소리친다.

 고개를 든다, 웃는 얼굴이 보인다. 그 얼굴은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얼굴이었다.

 

"그래....그래서 그런거였어"

 

 시간이 멈춘다.

 똑바로 나를, 내 두 눈을 응시하면서 아야는 말한다.

 

"주인님의 물건은 당신보다 훨씬 크고, 기분 좋았으니까"

 

"아......아......"

 

 낄낄 웃으면서, 아야는 내게 물어 보았다.

 

"킥킥, 그런데 요스케씨. 내 보지 속, 좋았어요? 나는 전혀..아..?"

 

"으아아!"

 

"...하하....주..인님..안..녀..."

 

 

 그리고 홀로남은 한 남자의 비참한 절규가 울려퍼진다.

 

 

 

 

 

 

 

 

 

 

-4-


 붉다.

 아니, 붉다기 보단 새빨갛다고 해야할까.

 방도, 아야도, 나도, 누가 붉은 페인트를 뿌린 것처럼 물들어 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생명체는 단 하나, 그 생명체는 일어나, 이제는 움직임을 멈춘 생명체를 내려다 본다.

 

"아니야....이건.....아야가 아니야...."

 

 그렇게 중얼거리며, 흔들흔들 밖으로 나간다.

 

"아야....어딧니....도대체 어디....어디 있는거야...."

 

 현재 오전 10시. 이 시간대에 사람이 별로 없는 이 오피스텔 근처에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온통 피투성이가 된채, 한손에 부엌칼을 든 남자가 돌아다녀도 아무도 모를만큼.

 그 남자는 비틀비틀 주변을 헤메이며, 무언가를 찾는듯 보인다. 그리고 한시도 쉬지않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아야....어디야...어디있어....제발...."

 

"요..스..케..씨"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요스케씨"

 

 아야다. 드디어 찾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드디어 진짜를 찾았다.

 그 모습은 내가 기억하는 여름날의 모습 그대로, 그 얼굴에도 부드러운 미소가 그려져 있다.

 

"아야...아야....우욱...."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온다.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못하고 연인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간다.

 그리고, 혹여나 도망칠까, 날 미워할까, 하는 불안과 걱정을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다가간다.

 앞으로 세걸음.. 두걸음.. 한걸음.. 드디어 찾았다. 진짜 아야다.

 나를 보며 웃고있는 그녀. 드디어 찾은 사랑하는 이를 온힘을 다해 껴안았다.

 

"아야, 흐윽..아야..드디어..드디어..찾았다..."

 

 오랜시간 찾아 헤메던 연인을 소중하게 감싸안는 남자.

 울고있는 날 부드럽게 달래듯이 내 등을 쓰다듬는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요스케씨. 내 보지, 기분 좋았어요?"


"..에..?.. 으..으아아아!"

 

 그 내용에 등줄기에 소름이 돋으며 안고있던 여자를 밀치고 황급히 떨어진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린다.

 

"난 전혀.."

 

"아니야!! 너, 넌 아야가 아니야!!"

 

 어디론가 빨리 도망치고 싶지만 그 목소리는 남자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간다.

 

"전혀 기분좋지 않았어"

 

"닥쳐! 닥치라고!"

 

 멈추지 않고 들려오는 목소리를 지우기 위해서 크게 소리를 지르는 요스케.

 그러나 아야의 목소리는 뚜렷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주인님의 자지는 당신보다 훨씬 크고 기분 좋았으니까"

 

"닥쳐!"

 

 허공에 부엌칼을 휘두른다.

 

"닥쳐, 닥치라고! 아야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너 같은건 아야가 아니야!"

 

 하아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사라진걸 깨달았다.

 뚝..뚝.. 눈물이 떨어진다.

 

"흐, 흐으으윽.. 제발..제발..내가..내가 잘못했어..."

 

 흐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눈에 푸른 창공이 펼쳐진다.

 

"하늘이...밝다...?.. 지금은 밤일텐데...."

 

 망연자실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요스케.

 몇 초후,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얼굴을 한다.

 

"그래, 꿈이였어. 아....그래....전부 꿈이야. 악몽....악몽이야....빨리 깨야지..."

 

 그리고 눈을 감고, 들고있던 칼로 단숨에 자신의 목덜미을 긋는다. 그리고,

 깨끗이 베인 경동맥에서 새빨간 액체가 분수처럼 쏟아진다.


 털썩!

 아득히 높고 푸르른 하늘. 그 하늘에서 새빨간 비가 내리고 있다.

 그렇게 하늘을 향해 쓰러진 요스케의 닫혀있던 눈이 조용히 뜨여진다. 그 시야를 채우는 붉은색.

 

"아아....빨갛다..."

 

 침침해진 시야 덕분일까. 피처럼 빨갛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는 요스케의 얼굴에 환희가 떠오른다.

 

"아아... 석양, 석양이야..아, 하하..하하하하..."

 

 피보라는 그 기세를 멈추지 않고 뿜어져 나온다.

 

"...아야...드디어 돌아왔구나..아야"

 

 저기 그녀가 보인다.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알 수 있다. 내게 손짓하는 그 모습.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마주 뻗었다. 그리고 끝없이 쏟아질 것 같던 붉은 액체는 점점, 그 기세를 잃어간다.

 

"하하,..아야..미안...미안...."

 

 그녀를 향해 뻗어가던 손이 떨어진다.

 누구도 모르는 그녀에게 간절하게 뻗어가던 그 떨리는 손은 새빨간 웅덩이 아래로 힘을 잃고 추락했다.

 

"꺄아아아!"

 

 인적없는 주택가에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퍼진다.

 한 사람도 없는듯이 그 조용하던 거리는, 엠블런스의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시끌벅적 해졌다.

 

-5-

 

"대낮의 참극....강간의 죄책감 때문일까, 아니면 치정이 뒤섞인 살인일까...."

 

 읽고있던 신문을 접어, 소파로 내던진다.

 

"응? 왜그러세요, 토우이치로님? 뭐 재미있는 소식이라도 있나요?"

 

 커피를 담은 컵을 내밀면서, 유우는 토우이치로에게 물어본다.

 그 물음에 토우이치로는 흥미를 잃은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따뜻한 커피향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언제나 무표정하던 그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