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이나 퇴고 아무것도 못해서 날아가버렸지만 그래도 나름 맘에 들었음


전제로 깔아둔 배경은 17세기 까지는 아직 마법이 있었다고 가정했음

마법의 시초 격인 마법사가 사람들 편하라고 일반인도 쓸 수 있는 주문을 만들었는데 그거 때문에 전쟁이 존나게 터짐

그래서 마법사는 아예 마법을 뿌리 뽑아버리려고 마법의 용도를 분석 당하거나 혹은 대체재가 나타나면 바로 사라지게 바꿔버림

폭력적인 마법들은 전부 파괴되었고, 농사 같은데 쓰는 마법을 강화해 홍수 일으키던 것도 전부 사라짐 그래서 17세기 즈음에는 물 없이 차를 내리거나 어두운 동굴에서 석순에 불을 붙여 주변을 밝게 만드는 등 없어도 되는데 있으면 편한 마법들이 남음

전생에 마법으로 깽판 쳤던 사람들이 다시 마법사로 태어나는데 주문이 파괴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마법사들의 태생은 희생과 헌신을 좋아하는 쪽으로 바뀌어 평생을 사람들에게 봉사하거나 대신 희생해주면서 대부분 단명할 운명이였음

그런데 앞으로 100년 안에 마법이 사라질 예정이 나오고 그 시대에 있던 마법사들은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면서 마지막으로 마법을 하나 만들었음


이 마지막 마법은 1년 동안 먹거나 마시지 않아도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대신 1년 후 확정적으로 죽는 마법이였음

근데 이 마법으로 얻은 1년의 수명도 양도가 가능해서 마법사들은 이 1년 마저 다른 사람한테 주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음

몇 백 년 전이면 몰라도 마법사들의 평판이 올라간 17세기는 마법사들의 행동을 집단 자살이나 다름 없다 생각했고, 그들의 선택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꾀를 부림 그러나 결국엔 마법사들이 빠르게 사라져나갔고 폴란드의 마법사들 역시 단체로 마지막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음

하지만 그 지역 영주는 당연히 그런 일을 바라지 않았고, 꽤나 그럴 듯한 꾀를 내서 마법사들의 선택을 저지함

17세기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살았고, 갈릴레이는 요새 건축 실력이 당대 최고 였음 갈릴레이는 폴란드에 머물었던 적이 있는데 이 때 갈릴레이로부터 요새를 얻고, 그 안에 마법사 20명을 들여보냄

어차피 마지막 마법을 사용할거라면 다른 사람한테 수명을 양도하지 말고 그 안에서 편히 쉬다 가라며 선물이랑 같이 튼튼한 요새를 제공했음 대신 요새 밖으로 나오지 말라며 요새 밖으로 나오면 마지막 마법을 쓰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고 마법사들은 문제 없다며 승낙함

마법사들은 기뻐하며 요새를 개조해 20층 짜리 탑으로 만들었고, 튼튼한 요새를 한 층 더 강화해 각자 방에서 1년을 보내게 됨

그리고 요새에 놓여있던 영주의 선물을 풀어봤는데 여러가지 과학 도구나 이런 저런 음식도 많았지만 충격적이게도 갓난 아기가 포함되어있었음

영주는 1년 후 마법사들이 사라진다면 아기는 혼자 남을테니 마지막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던가 혹은 요새 밖으로 나와 마지막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따르던가 같은 계락이였음

영주는 마법사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또 선행만 베풀다 보답도 안 받고 떠나버리지 말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원했던 것 뿐이였는데 마법사들은 또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림

사실 그 자리에 있는 20명은 마지막 마법을 쓴 상태로 선물을 열어봤고, 갓난 아기를 보자마자 영주의 의도를 알아챘지만 이미 선택은 돌이킬 수 없었음

따라서 20명 모두 자신의 남은 수명의 합 20년을 갓난아기에게 부여하고, 목소리의 형태로 아기의 곁에 남아 요새 안에서 잘 키워주는거였음

20층 짜리 탑은 매년 1층씩 열리는 탑으로 변했고, 아기의 생일마다 1층이 열리면서 생일 선물을 놓아두는 형태였음

요새 안은 갈릴레이의 저서나 각종 과학 책들이 가득했고, 나이가 들어 소녀가 된 아기는 어려운 책들을 하루종일 읽으면서 과학 지식을 습득해나감

소녀가 지식을 습득하는 이유는 탑 밖으로 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고, 매년 받는 생일 선물들로 여러가지 도전을 해봤지만, 19살이 될 때까지 성과가 없었음

근데 이제 하나밖에 안 남은 목소리가 말하길  19번째 생일은 솔직히 선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물건을 보여주는데 목소리는 이 검은색 구체를 시간과 공간을 무시할 수 있는 도구라고 설명했음

딱 봐도 위험해보이는 물건이라 여러 학자들에게 찾아가 원리를 분석해 이 마법도구를 파괴해주길 원했지만, 결국 실패해버렸고 이 탑은 사실 언젠가 대체재가 등장해 자동으로 소멸할 때까지 이 물건을 봉인할 생각이라 그렇게 튼튼했던거임

그런데 소녀는 이걸 보자마자 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열쇠라 생각해 여태 쌓은 과학과 마법의 지식으로 구체를 작동시켰는데 멋대로 사용해버리니 당연히 사고가 남

마지막 남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20층으로 가는 계단이 열려 1년이 지났다는 것을 알아챔 수명이 1년 밖에 안 남았으니 1년 안에 이 탑 밖으로 나가야한다는 겁에 질려 우선 20층으로 올라갔는데 도구 같은 것 대신 식물인간 상태의 남자가 하나 누워있음

소녀는 설마 결혼 상대랍시고 남자를 마련해뒀나 생각했지만, 해명해줄 목소리도 없고 남자의 몸은 영혼도 없음

그렇게 멍 때리다 소녀는 한 가지 발상을 떠올리고 한 가지 가설을 세움 아직 지동설이 밝혀지지 않은 17세기에서 만약 지동설이 진짜라면 소녀가 있는 이 탑도 계속 돌아가고 있는거임 그런데 시공간을 무시하는 장치를 사용해 잠시 사라졌다가 돌아오면 탑은 지구의 회전에 따라 돌아가고 자신은 탑 밖 세상으로 떨어져 나갈거라고 생각함

그 가설을 토대로 실험을 해봤지만 시공간을 무시할 수 있는 시간은 정말 짧아서 20층 바닥에 공을 던져 19층에 떨어지게 만드는 것도 떨어지는 힘이 약해서 공이 반갈죽 남

따라서 벽을 통과해 탑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빠르게 달려나갈 물체가 필요했고,  소녀는 책에서 봤던 말을 떠올렸지만 여기에 말은 없었음

대신 말과 비슷한 조형을 만들 생일 선물은 많이 있었고, 이걸 조립하고 조종해줄 사람만 있으면 됐음

소녀는 20층에 있는 남자에게 가서 17세기와 달력이 완전 똑같은 21세기를 고르고 하늘을 날고 빠르고 강력한 말을 조종하는 승마선수라는 조건에다가 전직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분명 더 전문가가 나올거라 생각하며 시공간을 무시하는 장치를 사용해

21세기에서 죽은 하늘을 날고 빠르고 강력한 말을 조종하는 전직 승마선수의 영혼을 불러와 식물인간 상태인 남자의 몸으로 환생시킴

하늘을 날고 빠르고 강력한 말은 21세기에서 제트 엔진이 달린 전투기를 말하는거라 소녀의 선택은 정답이였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전직이라는 단어는 실수였음

소녀가 불러온 조종수의 영혼은 민간인 피해를 내고, 사망한 후 자격을 박탈당한 군인의 영혼이였음

그 조종수가 냈던 민간인 피해는 전쟁 중에서 그가 배짱으로 욕심 부리면서 비행하다가 엔진이 망가졌는데 살고싶다는 욕망으로 추락해서 혼자 죽는 선택도 고려하지 않고 바다에 착륙하겠다며 고집 부리다 결국 민가에 떨어져 많은 사상자를 냈던 영혼임

곡예 비행을 즐기고, 전투기와 비행을 사랑해서 뛰어난 전문가는 맞지만, 사고를 낸 죄책감으로 제정신이 아니였음 게다가 마법이 없는 21세기에서 마법이 아주 조금 남은 17세기로 불려왔으니 소녀를 거부함

중간 생략해서 바다를 보고싶었다는 공통점으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협력하게 되고 생일 선물들을 모아 비행기와 비슷한 형태를 만든 뒤 시공간을 무시해 벽을 뚫고 비행할 준비를 마친 뒤에 정말로 뚫고 나가버려서 밖으로 나감 (하이라이트)

또 중간 생략하고 밖으로 나와서 이거 하고 저거 하고 여러가지 즐겼는데 인생에서 가장  크고 유일했던 목표가 사라지자 소녀는 엄청난 실의감에 빠짐

그와 동시에 함께 탈출한 조종수는 사고를 당해 심하게 다치고 의식을 잃은 채 구석에 방치되었는데 얼마 안 가 회복된 상태로 깨어남

이걸 통해서 자신은 소녀가 말했던 내용 중 자신은 마법사의 마지막 마법의 걸린 상태인데 그 기간이 자기가 원래 죽었던 21세기 때라 500년 동안 불로불사의 몸이 된거임

소녀는 20년에 걸쳐 탑에서 탈출한 것보다 더 길고 거창한 목표를 원하던 중이였고, 고민 끝에 남자는 자신의 수명 500년을 전부 소녀에게 넘겨주고, 자신이 죽은 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한 뒤 500년 후 자신의 선택을 막아달라며 500년 짜리 커다란 목표를 만들어줌

그리고 500년 뒤에 정말로 나타나서 남자의 선택을 막고, 전투기를 바다로 착륙시킴

총 520년짜리 부여받은 수명이 끝나고 이제 21살이 되어 소녀는 나이를 먹으면서 성장이 가능해짐 민가에 추락할 뻔 했던 남자는 소녀에게 구원받고 전생의 일부만 떠올림

그리고 처음 탑 밖으로 나왔을 때 해매던 소녀를 이곳 저곳 데려갔던 것처럼 아직 제정신 못 차린 남자를 끌고 자기가 500년 동안 살아오면서 보여주고싶던 것들을 보여주러 가겠다고 말하면서 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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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구상해놨다가 공모전 막 날에 7시간 동안 미친 듯이 달려서 3만자였나 그 정도 써냈는데 너무 늦게 시작했다 ㅋㅋㅋ

그래도 참신한 소재랑 전개 결말 괜찮게 구상한 것 같아서 나름 만족스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