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 채널

'나의 작은 바람이 신마저도 이뤄주지 못할만큼 큰 욕망이자 동시에 죄악인가'하고 말이지.

아버지께서 투병하게 된지 7년인가 8년인가...

입원일수와 입원빈도가 늘어만 가고...

사흘 뒤면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지만 하루이틀 뒤에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

나는 묘목일 때 이미 한 번 부러졌기에 그 잠재력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이며, 더군다나 사회에 나아가기 직전까지 왔고

내가 과연 이 거대하면서도 따뜻하고, 동시에 노쇠하고 녹슬어가는 날개의 그늘에서 벗어나

별이 뜬 밤하늘로 착각할 정도로 다정하고 큰 그 날개와 닮아갈 수 있을까, 그 날개를 달고 밤하늘의 새처럼 별에 닿을 수 있을까, 날 감싸던 거대한 날개가 스러지는 날에는 내가 과연 울지 않고 눈물에 잠기지 않을 수 있을까...

'나의 가족이 건강하고 장수하였으면 좋겠다'는, 어쩌면 커다랗게 보일 수도 있는 나의 작은 소망은 정녕 신마저도 이뤄주지 못할만큼 큰 욕망이자 동시에 죄악인가.

타인에게 As you wish만을 말해왔던 나에게는 바람이 이뤄지는 순간이 오지 않는 것인가. 모두의 As you wish는 나를 위한 As you wish가 아니었던 것인가.

그렇기에 나는 말한다. 우는 것은 나 하나로 충분하다. 나만 무거우면 그만이다. 나의 As you wish로 그대의 소망이 이뤄진다면, 나는 그대 대신 울어줄 것이다. 나만이 눈물에 침몰되고, 모두가 우울의 바다에서 떠오르길. 이것만큼은 욕망의 죄악으로 해석되지 않길.

As you wish, my family.
As you wish, my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