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도라라는 작품인데 보다시피 앞에 두 남녀가 주인공임


좀 틀시절 작품이라 츤데레가 유행이었던 시기였는데 여주인공이 뒤에 안경남을 좋아함 그래서 러브레터를 전하려 했는데 그게 짝사랑의 친구인 주인공한테 간거임


그래서 저 미친년이 죽도들고 주인공 집으로 찾아가서 때려죽일려다가 어찌어찌 남주인공도 여주친구인 뒤에 빨강머리를 좋아한다는걸 알고 서로의 연애를 도와주기로 하는 협상관계를 맺는게 주요 스토리였을거임


그런데 보통 이런류의 작품은 결국 관심없던 둘이 눈맞아서 사랑하게된다. 이게 정석 아니겠음?


이 작품도 딱 그런 정석을 따라가는데 개인적으로 남주가 여주가 아닌 원래 짝사랑했던 대상과 잘되는 걸 생각해봤음.


일단 여주인공은 앞서말했듯 츤데레임


이말은 뭐다? 성격이 개 지랄맞다. 라는 뜻임


평소에 가면을 쓰고다니기에 그런 본 모습을 아는사람은 남주인공뿐이지만 지가 짝사랑하는 남자한텐 기가막히게 수줍은 소녀의 모습을 함.


그리고 나는 여기서 이랬으면 어땠을까 싶음


후붕이(남주인공)는 약속대로 후순이(여주인공)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도와줌.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짝남 짝녀와 있는 시간보다 둘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후순이의 마음엔 어느세 후붕이라는 존재가 크게 자리를 잡게된거임.


편하면서도 제멋대로인 자신에게 크게 화 한번 안낸 상냥한 마음씨하며 은근 대화코드도 잘 맞아 지루할틈이 없다는점.


심지어 그의 앞에선 가면을 쓸 필요도, 어색한 소녀의 연기도 하지 않아도 됐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후순이는 후붕이쪽으로 마음이 더욱 기울기 시작함.


하지만 후붕이는 달랐던거임.


자신에게 막대하는것 하며 하인 대하듯 부려먹고 뻑하면 폭력질이나 해대는 후순이의 모습에 질려 더는 여자로 느껴지지 않게 되었고 후붕이에게 후순이는 친구를 좋아하는 여자, 또는 친한 이성친구 정도로만 생각된거임


심지어 자신에겐 그렇게 험한 모습만 보여주면서 짝사랑 상대인 친구에겐 그렇게 상냥한 모습을 보이니까 후붕이의 입장에선 '쟤는 정말 나를 이성으로 안보는구나'라는 생각이 굳게 자리잡게 되어버린거임


그렇게 엇갈리게 된 생각은 서로 다른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짐.


이성친구로만 보는 후붕이


짝사랑보다 후붕이를 더 사랑하게 된 후순이


하지만 앞서말했듯 후순이는 츤데레였기에 자신의 본심을 표하지 않았음.


자기 자신도 그 마음에 대해 당황스럽기도 했고 아직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후순이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후붕이의 마음은 점점 더 확고해질 뿐이었음.


오히려 후순이와 다르게 약간 사차원이지만 재밌고 폭력적이지도 않았던 후진이에 대한 사랑이 점점 더 커질뿐이었고, 후진이도 은근히 후붕이를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음.


그러니 후붕이에겐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던거임.


반면 후순이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면서 마음고생을하며 마음앓이를 하는거임.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고 흘러 각자의 상대에게 고백을 건내볼만큼 충분한 시간과 친분을 쌓은 둘은 서로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고백을 하기로 약속함.


그리고 마침내 후붕이가 후진이에게 고백을 하기로 한 날이 다가온 그날 후순이는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며 그가 들뜬모습을 옆에서 지켜봄.


그 모습에 어째서인지 가슴이 아려오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후붕이도 웃고있었고 둘은 정말 어울리는 한쌍이었기에 후순이는 친구로써 웃으면서 응원할 뿐이었음.


그렇게 결국 후순이는 머뭇거리면서 후붕이를 보내줌


꼭 성공하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덫붇히면서


그리고 시야에서 그가 사라지자 그 순간부터 공허함이 불어닥치는 거임.


평소와 같은 헤어지고 다음날 웃으면서 마주할 수 있는 가벼운 이별이 아닌. 이제부터는 서로에게 안보이는 선이 그어지게 될 미래가 확정된 불편한 이별.


후붕이가 후진이와 그릴 행복한 미래에 자신은 없다는것이, 있어도 아주 협소한 공간만이 허락된다는걸 그제서야 깨닫는거임


그리고 너무나도 뒤늦게 후순이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는거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게 된건 후붕이었구나'라고.


하지만 떠난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 법.


그가 떠난 거리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멍하니 있을 뿐이었음.


그리고 다음날.


이변은 없었고 둘은 연인이 된 상태로 후순이 앞에 나타남.


후붕이가 웃으며 고맙다고 네덕분이라고 말하며 감사를 표하자 웃으며 평소처럼 대하려고 했던 후순이는 울컥거리는 마음탓에 미안하다며 자리를 피함.


그리고 혼자있는 공간에서 깊은 후회를 하는거지.


'왜 그랬을까.'


자신이 과거 후붕이에게 했던 모진 행동과 말들에 대해 왜 사과하고 본심을 밝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기회는 여러번 있었음.


특정한 사건이 아닌 함께했던 매 순간이 기회였었고 시간또한 짧지 않았음.


그렇기에 그저 그동안 미안했다고, 사실 이제는 너를 좋아하는거 같다고 고백하면 그만일 일이었음.


자신이 아는 후붕이라면 후순이의 잘못들을 별거 아니라는듯 웃으며 넘길수 있는 호인이었고, 그와 가장 가까이서 오래봐온 이성은 자신이었으니까.


어쩌면 후붕이가 자신의 고백도 받아줄지 모를일이었음.


하지만 그 간단한 사과도 마음을 인정하는것도 무엇도 하지 않고 도망치기만 했던 후순이는 이미 기회를 잃어버렸고 이제는 홀로 마음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음.


늘 곁에 있어주었던 후붕이의 존재를 그리워하면서.


그리고 물론 짝남에겐 고백을 하지도 못함.


이제 진정으로 사랑하는건 그가 아니고 후붕이었으니 그에게 고백을 한다는것 자체가 거짓이고 또다른 죄를 짓는것이었으니까.


그러니 그저 공허한 눈으로 후붕이를 바라보며 '그때 내가 먼저 고백을 했다면'같은 의미없는 가정을 하며 절대 깨질거같지 않는 둘의 사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거임.


요즘 안그래도 후회물에 빠졌는데 츤데레 관련 글 보니까 이 작품이 딱 떠오르더라.


그러니까 누가 비슷한걸로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