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전을 앞둔 용사 파티


그런데 용사의 동료들은 더 이상 용사와 함께할 수 없다며 탈퇴를 선언했는데

지금까지 용사는 성추행, 몬스터에게 습격받는 마을 방관, 마을에서 깽판을 치거나 무전취식,

다른 모험가들과의 싸움, 도박이나 술이나 하러 가는 등

도저히 용사로서 할 짓이 아닌 개짓거리들을 존나 많이 했고 참다참다 폭발해서 탈퇴 선언을 한 것


결국 동료들이 떠나갔는데, 홀로 남겨진 용사는 오히려 계획대로 됐다는 듯이 웃고는

홀로 마왕과의 1:1 맞다이를 떴고, 그 결과 용사는 최종오의인 자폭 기술을 써서 마왕과 동귀어진하며 사망








파티를 탈퇴한 동료들이 짐을 정리하던 도중

그 짐 속에서 용사가 이런 날이 올 것을 대비해 미리 남겨둔 유서를 발견함


사실 용사가 지금까지 밉상짓을 한 이유는

마왕은 너무나도 강대한 적이었고 처치할 유일한 방법은 용사 자신이 자폭기를 써서 마왕과 같이 죽는 것임

즉 소중한 동료들을 죽게 할 순 없어서 일부러 탈퇴하도록 유도한 것


그동안 밉상짓을 한 것도 용사가 뒤편에서 몰래 보상을 해주었는데

몬스터에게 습격받는 마을을 방관한 건 사실 몰래 모험가 세력에 지원 요청을 보내서 실력파 모험가들이 제때 도착할 수 있게 손을 썼고

금전적 손해는 똑같은 값으로 배상을 해주고, 장비상점 물품을 강탈한 건 더 좋은 장비로 배상해주는 것으로 처리했음

도박하러 가거나 술 마시러 간다는 것도 사실은 그런 뒷수습을 감추면서, 자신에 대한 악감정을 키우게 하려고 구라를 친 거


그러면서도 동료들이 각자 이루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둔 뒤였거나 돈을 몰래 찔러넣어준 등

마왕을 토벌하지 않더라도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미리 다 조작을 해둔 상태였음


뒤늦게서야 용사의 유서를 확인하고 마왕성이 있던 자리로 찾아간 동료들은

그곳에 용사의 무기였던 것과 격렬한 전투의 흔적만 남은 것을 보고는 깊은 후회와 슬픔에 빠지는 거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일부러 쓰레기 짓을 했다는 것,

용사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쓰레기 짓만 했던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한 자신들의 한심함,

좋아했던 이의 진심을 티끌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는 자책감,

실제론 자신들은 전혀 기여한 바가 없는 마왕 토벌이란 공적을 받게 된다는 허무함,


그것들이 한꺼번이 몰려들면서 그 자리는 울음바다가 됨

이후 동료들은 각자의 꿈은 이루었지만, 마음은 용사를 잃었다는 공허함 때문에 반쪽짜리 마음만 남겨진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