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도 여자친구 있거든!!”


사실 거짓말이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여자친구를 만들자, 얕보이기 싫어서 여자 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증거 있어? 보여줘 봐!”


가상으로 여자친구를 만드는건 쉽다.

다만 행세하는 것이 문제지.


예전에 우연찮게 나에게 친구추가가 온 인스타그램 친구가 있다,

잘못 온 건가 싶어 말도 걸어보았지만, 답장이 오지 않던 그런 친구.

친구라기 말하기도 애매한 사람이었지만 아름다운 모습과 호화로운 일상을 올리는 사진을 보고 친구 삭제를 하지 않고 있던 사람.


그녀의 사진을 몰래 저장해 두었는데, 친구에게 막상 증거를 댈 수가 없어 이 사진들을 보여줬다.

당연히 그 호화로운 생활과 미모에 믿지 않던 친구들이었지만, 내가 증거를 댄다고 박박 우겨대니 마지못해 믿어주었다.


막상 지르고 보니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항상 이런 성격이다 나는. 

지기 싫어하고 뽐내고 싶어하지만, 가진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일주일간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보았지만, 결과적으로 도출해 낸 답도 없이 약속장소로 갔다.

하지만 약속장소에 있던 친구들은 내게 대단하다니, 능력자라니, 세상의 행운을 다 거머쥐었다는 등 이상한 말을 들어놓았다.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던 찰나, 친구들 뒤로 색기가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앙~♡”


오빠?

내 옆구리로 푹신한 감촉이 느껴졌다.

마치 달리는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에서 손을 내밀었을 때 느껴지는 공기의 감촉...!


“오빠, 왜 이렇게 늦었어? 오늘 우리 데이트하기로 약속했잖아, 이렇게나 나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어?”


전혀 이해되지 않아 오른쪽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정신을 집중하며 멍하니 있자 그녀는 나를 이끌고는 무리에서 멀어졌다.


“오늘은 제가 우리 오빠 좀 빌릴게요? 오빠도 차암~ 자랑하고 싶었으면 말만 하지♡”

“어..어//”


그녀에게 이끌려 장소에서 벗어나 한적한 골목으로 가는 동안,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둘만 남게 되었을 때, 그녀는 씨익 웃고는 내 볼을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땠어? 내 연기.”

“저, 그.. 그게”


여성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처음이거니와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이 내 몸을 만지자 행동은 물론, 말이 나오질 않았다.


“후훗. 찌질이, 겁쟁이. 여자한테 다가가지 못해서 벌벌 떨며 거짓말이나 하는 찐따”


매도의 눈과 웃고 있는 입에서 나올거라는 상상도 못 하는 말로 날 깎아내리는 그녀가 무서웠다.

특히, 그녀가 지금이라도 친구들한테 사실을 말해 나를 쪽 주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여전히 나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이 순간이 너무나 재미있는 듯, 그녀의 입술은 옴짝달짝을 못하고 있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는 내게 그녀는 양 팔을 벌리며 일그러진 미소와 함꼐 소리를 질렀다.


“내가 계속 너의 ‘가짜’ 여자친구를 해줄게. 단!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내 말을 따라야해?♡”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메고 있던 명품 가방에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듯이 개 목걸이를 꺼내어 내 목에 걸었다.


“응! 잘 어울리네♡ 우리 얀붕이♡♡ 그러면 이제 주인님만 바라봐줘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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