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안나갔다

작년말즈음에
니가 할줄 아는게 뭐냐는 말을 들었다
들었을땐 존나 화가났지만 
감정이 사그라드니 아차 싶었다


첫회사 5년
2회차 2년
3회차 3달
4회차 1달
5회차 2년+a

부양할 일, 만들 일 딱히 없는 식물같은 인성이라
페이 안보고 재미있는 일, 기술적인 일이다 싶으면 갈아치웠다

첫 회사 다니면서 세가지 정도의 기준이 생겼다
1. 페이
2. 재미
3. 지속

셋 다 채우려는 생각은 없고 셋 다 없으면 보통 관뒀다

1~4회차는 비슷한 업종의 다른 테크를 탔는데, 결국 하는일은 비슷했다
권위없는 관리직 완장목줄 채워지고 업체랑 쇼부보기, 욕먹기, 안되는거 고민하기, 벌서기, 시다바리짓하기
내 생각과는 달리 기준 셋에 뭐 하나 부합되는 점은 없었다

그래서 아예 5회차때는 데스크 없는 곳으로 가려고 했다
대기업 건설훈련원에서 뺑이치다 노가다판을 향했다

5회차의 가장 큰 패착이었다 책상이랑 컴퓨터 줄떄 아차 싶긴 했다만
뭔가 더 배울게 있겠지 하는 생각은 내 욕심이었다

하지 않으려던 일을 여기와서 다시 하고있다
뭔가 더 배울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2년을 허비했다, 다시

다만 다행인 것은
지금의 내가 노가판의 가장 불쌍한 인생보다
기준이 안좋다는 점이다

덕분에 예전에 있던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졌다
인생 개같이 말아먹어도 먹고살 길은 찾은거같다
이제 또 그만두고 다른 먹거리를 찾아볼건데

그냥 이렇게 살다가 끝날거같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