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서경이 천박한 창관이 될 정도로 무너진 후.

아메바를 방불케 하듯 판도를 넓혀 과거의 개경까지 매립하고,

마침내 행정기능까지 전부 빨아들여 거대도시로 성장한 조선의 수도이자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 칠흑-코오퍼레이숀의 성지.

네오-한양!



그 장대한 한양 한 구석 작은 마을의 네오-관아에선 작은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부,부탁 드립니다. 아가씨에게 상처만은 입히지 말아 주세요!"

네오-관리의 사이버네틱 불활성 시스템에 당해 땅 바닥에 누워 입만 벙긋대는 향단=소저와,

"네이년-! 네 정녕 죽음이 두렵지 않은게냐?!"

"변사또=씨 수청을 드느니, 내 차라리 오가닉 산군을 돌보겠나이다!"

향단=소저의 호위대상 춘향=소저의 사이버네틱 불활성 및 오버로드를 도통 그만두지 않는, 사또 변학도=씨가 있었다!

실로 장바닥같은 아트모스피어!
 
물론 이것은 플레이의 일환이 아니다.

변사또=씨는 춘향=소저를 인질로 붙잡고 거진 사형을 선고 중인 것이다!

그 사유는, 실로 아방가르드!

마을의 절세미녀이자 남원부사=씨 아들의 약혼녀인 춘향=소저가 자신의 수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렷다!



"어이, 형리는 어디있나! 바삐 들라하라-!"

붓다! 새디스트인 변사또=씨는 기어코 갖지 못할 춘향=씨를 인터뷰(여기서 인터뷰란, 정강이 타격을 뜻한다! 오오, 붓다!) 하기 위해 형리를 불러온 것이었다!

염라시여, 아직 주무시고 계십니까!



"기다림이 길었다면 유감, 네오-형리가 여기 있소!"

"늦었군, 어서 들라하-, 아이고오오오ㅡ!!"

순간, 변사또=씨는 네오-관아로 엔트리하는 형리를 보곤 꼴사납게 절규했다. 어째서?

눈썰미가 좋은 독자 제형이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기체후—일향만강—하시온지요, 암행어사 이=몽룡입니다."

나무삼! 한때 사이버-걸인으로 춘향=소저 앞에 나타났던 이몽룡=씨가 네오-암행어사가 되어 관아에 엔트리 한 것이다!

"아이고오오오—!!! 암행어사!? 어째서!? 암행어사 왜!?"

지금 시대에 네오-암행어사란 기담, 소문의 괴력난신같은 존재이다. 말하자면 창귀!

"제행무상(諸行無常)이오, 변학도=씨!"

그런것이 현실에 나타난다면, 반드시 실금하고야 만다!



변학도=씨는 느꼈다, 한평생 단지(斷指) 안건을 주로 겪어와 결국 두 팔을 사이버네틱 수어사이드 암으로 교체했건만, 이 일은 필시 단지 만으로는 끝나지 않으리라!

그렇다면 자결이다, 자결이다!

"난-난-"

이몽룡=씨는 자결하려 하는 변학도=씨의 사이버네틱 수어사이드 핸즈를 순식간에 환도로 잘라낸다!

혈의 작렬! 실제 공포!

"아이고ㅡ! 박 터졌네."

변학도=씨는 엉금엉금 기어 관아를 탈츨하지만, 눈 앞엔 로보틱 역졸들이 있다.

포위하여 육모방망이로 때린다!

변학도=씨가 마지막으로 들은건, 이몽룡=씨가 비웃듯이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히 중얼거린 말이었다!

"시조(時調)를 읊어보시게나, 탐관오리!"

이...이....

"이별ㅡ!"

그렇게 변학도=씨는 폭발사산 한다! 붓다 아멘!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