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소리하지 말고 옆에서 머리 흔들 때마다 집중 안되니까 잠이나 처자"

듣고 보면 맞는 말이다. 옆에서 공부하는 데 머리를 흔들면 집중은커녕 거슬려서 한대 칠거 같기도 하다.

짝꿍이 아닌 바로 옆 분단인 서희가 지적질 하자, 옆에 앉은 짝은 무표정으로 잠시 나를 보다 이내 칠판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 오늘도 혼밥이구나 "


나는 혼잣말로 조용히 중얼거리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0분을 네 번을 버티니 벌써 점심이 된 거 같다.

하지만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나는 혼밥을 선택하여 책상에서 일어나며


" 서희야 오늘은 같이 먹지 않을래?"


조심스럽게 건네 봤지만 내게 오는 말은


" 너랑 먹으면 찐따랑 먹는다고 소문나니까 좀 꺼져"


찡그린 표정으로 그런 소리를 하니 몸이 조금 움츠러 든다.

익숙하면서도 들을 때마다 움찔하는 건 내겐 일상적이다.


" 병신.."


조용히 들리는 서희의 목소리였지만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 오늘은 맛있는 게 나왔으면 좋겠는걸 " 이라고 중얼거리던 때


옆 짝꿍인 유린이와 눈이 마주쳤다.


"........"


"안녕?"


침묵은 질색이기에 한마디 건넸지만


"......."


"친구랑 맛있게 먹어 .. 하하.."


말수가 적은 건지 낯가림인지 말이 없다.

찐속성인 내게는 쥐약이다. 마치 혼잣말을 하는 것 같다...


멋쩍게 웃고 혼자 밥 먹으려던 급식실을 가던 찰나


" 오늘은 나도 친구가 안 나와서 그런데 같이 먹자 "


응?


" 어?? 진짜? 그래도 돼? "


올해 듣던 것 중 가장 좋은 소식이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 응 빨리 가자 늦기 전에 "


가자는 손짓을 하며 걷는 유린이의 옆에 붙어

안 나온 친구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했다.


" 너는 공부 잘해? "


라고 조심스레 유린이에게 물어봤다.


" ... 애매하네 그냥 상위권이야 "


흐음 이라는 소리를 내며 대답한 유린이에게


" 그렇구나 수학을 잘하는 거 같은데 뭔가 부럽다"


공부라곤 중간도 못하는 내가 맞받아치며 그녀에게 대답한다.


" 별거 없어, 그리고 넌 공부 못하는 거 같은데 공부 안 해? "


큽 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왔지만 침착하게


" 난 알바해야되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 "


가슴과 허리를 피며 당당하게 말하지만 거짓말을 들킨 것 같다.


" 핑계는 잘 만대 는구나 "


" 진짠데?? 못 믿어 ? "


라는 장난식의 투로 서로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급식실까지 오게 되었다,


중간 정도 테이블에 앉은 서희와 서희 무리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서희는 기분 나쁜 듯 찡그리며 밥을 먹었다.

애써 무시하고 유린이와 마저 대화를 나누며 수저를 집으며 식판을 들었다,

서희의 테이블 쪽과 내 거리는 멀지 않았다. 대략 6미터? 평범한 톤의 대화를 한다면 충분히 들릴만한 거리였다.


" 야 저거 뭐냐? 니 친구 여자랑 밥 먹는다 ㅋㅋㅋ"

서희를 툭툭 건들며 들으라는 듯이 웃으며 말하는 서희의 친구 지민


" 저 새끼가 뭔 친구야, 밥이나 처먹어 "


여전히 찡그린 표정을 하며 밥을 먹는 서희는 이런 게 일상인 듯 지민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아니 나 쟤 여자랑 같이 있는 거 처음 보는데? 이 학교 와서 쟤 쭉 혼자였었잖아. 심지어 얘기도 하는대? "


라며 과장된 투로 나를 띄우는 지민이는 진심으로 놀란듯이 표정을 짓는다.

내가 여자랑 밥먹는 게 그렇게 놀라운 일이냐 ??


" 쯧쯧 "

고개를 약간 저으며 식판을 집으며 반찬을 받으며

유린이와 대화를 이어 나갔다.


" 저기 ... 자리가 애매하네.."


유린이를 보며 똥 마려운 개처럼 표정을 짓자 유린이는


" 진서희네 테이블 옆에 비었잖아 그쪽으로 가자"


서희네 무리 따윈 신경도 쓰지 않는 유린이는 담담한 말투로 지민이 옆자리를 비워두고

식판을 든 나를 보며


" 뭐해 안 오고 밥 안먹어?"


" 어? 응 갈게 "


서희 와 지민이는 서로 마주 보고 앉고 그 옆에 두 명의 친구 역시 마주 보고 앉아있다.

한자리를 비우고 앉긴 했지만 고개를 돌리니 서희가 있었다.


" 아 시발"


들릴 듯 안 들리는 소리였지만 충분히 전달되었다.

대각선 방향에 앉은 지민이는 웃음을 참았지만 나는 먹기 바빴다.


" 천천히 좀 먹어 시간도 많은데 "


" 아냐 배고파서 "


뻘쭘하지만 배고픔을 달랠 수 없길래 조금 빠르게 먹었다.


" 유린아 너는 밥 먹고 주로 뭐해?"

나는 급식을 반 정도 먹고 유린이에게 물었다.


" 그냥 아무것도 안 해 "


" 나도인데 "


웃으며 유린이에게 대답했다.


" 맞다, 너 밥 먹고 나 따라와 들릴 데 있으니까 "


" 응? 왜? "


순간 많은 의문이 지나쳤지만 말을 더 이어 가기도 전에


" 친구안왔으니까 혼자가기 그러니까 따라오라고 "


" 아하 그러면 매점 들렸다가 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 나 음료수 좀 사줘 나중엔 내가 사줄 테니 "


" 응 먹고 가자"


남이 보면 썸 타는것 같은 대화들, 그걸 듣고 있는 서희와 그 친구들

친구들은 호오 라는 표정을 짓고 서희는 더 표정이 썩어갔다.


대화를 마치니 어느새 급식을 다먹었다.


" 가자 "


" 응 "


은근히 리드하는 유린이를 따르며 순종적이게 대답을 하고 잔반을 버리러 갔다.

그리곤 문밖을 나서며 나와 유린이는 서희네 무리 곁에서 점점 멀어졌다.


" 야 재네 뭐냐? 썸 이야 ? "


" 쟤 존나 순종적이게 대답하는데? 여자 말 잘 듣네 저러다 사이가 더 깊어질 거 같은데? "


" 저 여자애 친구가 안온게 신의 한수인듯 ㅋㅋ 그 덕분에 서로 알게 되고 달달하게 되는 거야 ㅋㅋ"


" 따라오라는데 어딜 ? 괜히 궁금하네? 그치 서희야? "


" 야 ㅋㅋ 교실에서 좀 더 지켜보자 ㅋㅋ"


" 당연하지 존나 궁금한데 "


놀리는 듯 둘 사이가 궁금한 서희네 무리들

그리고 서희를 툭툭 건드리며 말하는 지민이


" 저러다가 쟤가 니 친구 아니 니 남친 낚아 갈 거 같은데 ? ㅋㅋㅋ"


" 닥쳐 "


아까와 같은 표정인 서희는 먹다 남은 급식판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왜 여자랑 밥먹는거지? 그것도 짝꿍이랑 '


'저 씨발련이 뭔데 쟤랑 밥 먹는 거야'


'왜 서로 하하 호호 처웃고 달달하게 밥 먹는 건데'


'어딜따라 가는건데? 쟤는 왜 나는 날 두고 옆에서 즐거운 듯이 웃네?'


많은 생각이 든 것과 동시에 식판을 들고 일어서며


" 나 먼저 간다 "


남은 잔반을 버리며


' 니가 나를 무시하고 저년을 따라가? 평소처럼, 비 맞은 개처럼, 소심하면서도 수줍게 내게 말을 걸란 말이야 '


" 씨발"


자신도 모르게 그를 잡으러 가고 있는 서희는 매점으로 가는 둘을 보며 한마디의 욕을 뱉으며

그를 잡으러 가고 있었다.


" 야 너 어디 가냐? "


-

주말이라서 글좀 써봤다

약간 급하게 쓰긴했지만 부족하거나 맘에 안드는거 있으면 지적해주라 보고 고칠테니까

앞으로의 전개는 유린이랑 지민이랑 어울리는 남주 에피소드가 자주나올거고 그 사이에

서희가 얀데레로 각성하게 만드는 스토리를 만들거임.

내가 잘썻는지는 모르지만 댓글달아주면 좋을거같에... 반응에따라 잘쓴지 못쓴지 구분되니까..

시간되면 저녁에 2편 또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