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벨소리 자료영상)


삐리리리리
삐리리리리

공중전화 벨소리 들어본적 있어요? 보통은 살면서 한번도 들을 일 없는게 보통이죠. 저도 그랬었는데... 이젠 아니네요.
그런데 지금 이 길거리에 저 혼자밖에 없거든요? 여기 자체가 원체 사람이 안 다니는데, 거기다 지금 시간이 시간이기까지 한데, 공중전화에 전화가 오고 있네요. 누가 이 시간에 전화를 거는거지? 잘못 건건가? 이걸 내가 받아서 잘못 걸었다고 말해줘야하나? 대체 뭐지???

삐리리리리
.

어, 끊겼다.


삐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

어?
어어어어?
지금 기분이 너무 복잡해요. 일부러 받을거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건건가? 나 지금 너무 무섭다 너무... 정말 두번이나 잘못 걸었으면 내가 받아줘야하나? 받아서 잘못 거셨다고 얘기를 해야하나? 대체 왜? 누가? 뭐때문에 공중전화에 전화를 거는거지?
그래도 누가 전화한건데 한번쯤은 받는게 맞지 않을까?


지금 너무 긴장돼요. 솔직히 무서워요. 그래도 받아봤자 별 일... 없겠지? 아무튼 받아야 하기는 할거같아요.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웬 여자목소리가 들리는데요.

“누구세요?”
“아... 나 몰라?”

반응이 왜 이러죠?

“네?”
“나! 라고 하면 모르겠지? 유림이! 최유림!”
“엥?”

제가 아는 사람이였네요. 근데 전 쟤랑 학원에서 만나갖고 별 얘기도 안하는데... 그리고 또 이 시간에 왜 굳이 공중전화에 전화를? 아니 내가 있는진 어떻게 알고?

“야.”
“왜?”
“어떻게 알았어?”
“뭐를?”
“뭐라니? 어떻게 알고 전화 걸었냐고.”

대체 뭐지... 지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진 알긴 하는걸까요?

“누구를 좋아한다면 이정도쯤은 알아야지!”
“야 잠깐만, 나에 대해서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거야?”

혼자 어디까지 진도를 뺀거지? 난 지금 최유림 손바닥 위에 있는건가?

“어... 그러니까~ 네 주위 다른 사람들보단 많이 알지.”
“공중전화에는 어떻게 전화 걸었어? 아니 전화를 꼭 이렇게까지 해야해?”
“너 지금 핸드폰 없잖아.”
“뭐?“


쟤 말이 맞아요. 며칠 전에 핸드폰을 잃어 버려서, 얘들이랑 얘기할 땐 공기계로 카톡만 간간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걸 쟤가 알 리가 없는데? 아니 그보다 난 쟤랑 학원에서 얘기하는거 빼면 연락을 별로 안 하는데?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오다 주웠지. 훔친건 아냐. 자세한건 비밀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 폰이 너한테 있다고?”
“눈치가 좀 있네. 받고 싶지? 핸드폰?”
“그거 지금 협박이냐?”
“협박은 아니지. 너한테 딱히 금전적이라던가 원하는게 아니잖아. 그리고 아직 너한테 별 말도 안했거든- 받고 싶으면 나한테 와서 받아가라고.”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난 쟤랑 완전 친하지는 않은 관계라고 생각하는데, 쟤는 내가 다니는 길을 꿰고 있고, 언제 그 길을 지나는지도 훤히 보여서 공중전화로 나한테 일부러 전화를 걸 수 있다? 그리고 쟤가 내 잃어버린 핸드폰을 갖고 있고?

어우 소름이...


“언제 만날건데?”
“지금!”
“뭐?”
“농담이야. 내일 학교에서 알아서 찾아와.”
“야야야 잠깐만! 나 너 몇반인지 몰라. 근데 찾아오라고?”
“그럼 내가 갈까?”
“넌 나 몇반인지 알아?”
“너에 대해선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안다니까?”

아, 그랬었지... 이쯤되면 당연히 내가 몇반인지도 알겠지...

“그래, 그럼 내일 네가 갖고 와라.”
“오오케이!”
“야 잠깐만, 너 내 폰 어쩌다가 갖고 있냐?”
“오다가 주웠다니까?”
“그거 말고, 뭘 어떻게 다녔길래 내 핸드폰을 주웠냐고.”
“흠~

음...”


뭘 이렇게 질질 끌어?

“때 되면 알려 줄게.”
“무슨 때?”
“네가 나를 좋아하게 될 때!”

뭐???
내가 잘못 들은거야???

“뭐라고?”
“말 그대로. 네가 나를 좋아하게 될 때.”
“진심이냐?”
“당연하지! 내가 너한테 그런 시시한 농담 할 거 같아? 이건 진담이야.”
“너 지금 나한테 고백하는거냐?”
“고...고백이라니... 그련 듕댸한 문뎨는 뎐화로 이렇게 간딴히 말할수 있는게...”

우웩.

“그러니까, 학교에서 날 불러내서 면대면을 한 다음에, 그때 와서 고백하려고?”
“그건...”

빼박.

“으이구 이 사람아. 됐다. 너가 뭘 하려는지는 나도 훤히 보여요. 나도 어차피 내 핸드폰 받아야 하고, 지금 시간도 많이 늦었거든. 그니까 이쯤 끊고, 내일 학교 와서 마저 얘기하자. 오케이?”
“응! 고마워~!!”

툭.



그러니까 내일 학교를 가면, 쟤한테 핸드폰을 받은 다음에, 쟤 고백을 받아줘야 하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싫지는 않거든요. 좀 생각해보면 소름돋긴 한데, 아예 마음에 안 드는건 또 아니라. 고백 받아줘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요? 어휴, 모르겠다. 그건 내일 일로 제쳐 두고, 지금은 늦게 들어온거 엄마한테 뭐라 변명할지나 생각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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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내용 쓰기는 싫습니다
이번엔 정말 발랄하게 써보려고 노력함

짧은글) 달려있는거 다 내가썼는데 아이피 죄다 달라갖고 그냥 닉네임 달기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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