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빗 소대 1.



저는 오늘도 해선 안 되는 짓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이 짓이 나쁘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만, 주체할 수 없는 이 감정 때문에 저는 오늘도 스스로 다짐했던 약속을 깨부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뇨, 어쩌면 변명일지도 모릅니다.



이 감정과 약속마저도.



저는 그저 하고 싶기에, 하고 싶었기에 충실히 본능에 따르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토끼는 외로우면 죽는다고 하지만 저는 토끼가 아니죠.



하지만, 어쩌면 토끼보다도 못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 혼자만 나무랄 생각하지 마세요.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는 당신도 나와 다를 바가 없으니까.



그렇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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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당신이 싫었어요.



우릴 버린 SRT 학원과 다를 바가 없는 같은 어른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당신을 달랐죠.



아무리 튕겨내도 또다시 다가오는 아주 이상한 사람.



공부도 작전도 어느 하나 마음 편치 못하게 만들고 나서는.



왜 저를 이렇게 괴롭게 만들어 놓으셨나요.



좋아한다고 말해도, 말할 수 있어도 할 수가 없잖아요.



상처 받는 게 두려워서, 당신의 입에서 제가 원했던 정 반대의 결과가 너무나 무서워서.



어쩌면 이건 자업자득일지도 몰라요.



미안해요, 선생님.



이런 짓을 해선 안되는 것을 알지만, 제가 남은 게 이런 거 밖에 없으니.



하지만 속아넘어가는 선생님도 나빠요.



그러니 이건 우리 둘의 자업자득이예요.



당신이 먼저 다가온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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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 미야코!"



"선생님, 너무 격하게는. 아... 아...!"



토끼처럼 서로 달라붙어서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그러한 행위에서 쾌감을 느끼며.



우리 둘은 가선 안되는 길로 가고만 있었어요.



하지만 둘이기에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설령 우리 둘이 모두에게 미움받아 버리게 되버리더라도.



당신은 혼자남은 절 버릴 어른이 아니시잖아요.



알아요? 전 선생님을 제가 원하는 대로 조종하고 있는 다를 바가 없어요.



그러면서도 속아주는 당신은 저보다도 더 나쁘다고 할 순 없어도, 저보다도 더 이상한 사람이예요.



"더, 더는...!"



"빼지말아줘요. 안에 싸주세요, 제발."



밖에 내빼려는 당신은 두 다리로 옭아매 그대로 안에 싸주기만을 기대했어요.



따뜻한 느낌과 함께 그대로 둘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같이 녹아내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상 속에 빠진 저와 다르게 당신은 이상 속에 있는 절 버리고 이 곳이 현실임을 빠르게 알아채 갔어요.



당신의 그러한 모습은 정말 싫어요.



정말로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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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일의 당신은 다르겠죠.



내일의 저또한 다르고.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늘 더욱 더 당신이 강하게 안아주기만을 바랐어요.



하지만 곧바로 셔츠를 정리하는 모습은 역시나 상처받게 되버려요.



선생님은 그저 성욕을 채울 수만 있으면 되는 거고.



나또한 선생님에게 안기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전 항상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당신은 한 번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역시 사랑은 못해먹겠어요.



하지만 내일이 되면 선생님은 오늘과는 다른 또 하나의 선생님이 될 테고.



난 또 다른 하나의 토끼보다 못한 존재가 되버리고 말겠죠.



언제나 그렇듯 치마를 들치면 선생님은 제가 바라는 대로.



후훗, 정말 역겨워요, 나라는 존재는.



하지만 이런 시간이 계속될 리가 없다는 알고 있었는데 전 대체 뭘 믿고 계속 기다린 걸까요?



알려주시겠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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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 이제 이런 짓은 그만하자."



뭘 멋대로 두는 건가요.



서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마당에.



절벽 위에 솟아난 작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더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게 무서워 저를 잡은 손을 놓으시겠단 건가요.



당신이 생각하는 거 만큼보다도 더 깊이 떨어지고 말아서 두려운 건가요?



"선생님."



선생님.



"저 아이 생겼어요."



말해주세요.



지금 어떤 기분이죠?



이미 선생님과 저는 끝나버리고 만 거예요.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바닥이라고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라며 선생님은 오늘도 자신의 두려움을 없애줄 무언가를 채우려고 하시겠죠.



저또한 채우면 되니까.



그러니 선생님이 절 사랑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이 구멍을 사랑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