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잘못, 본의 아닌게 표현이 서툴러서 부담의 이유로 사귀어도 멀리했던 행동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이별의 시기도 춥고 손발이 시리는 겨울이였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가 쓸쓸하게 꽃다발을 가지고 돌아가는 길, 난 지금 그곳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

2년의 노력을 난 무산시켜버렸고 뭐든지 겪고나서 알게되는건지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내 지난 날들을 돌아본 다음 헤어지지 않아도 될 문제인걸 깨달아버렸다.

그저 잘해줄려는 노력에 난 싸늘한 말투와 태도로 쳐내버렸고 그것이 계속되어 내 남친이 되었던 사람은 버티지 못하고 나에게 이별을 고했던 것 같다.

화 안번 안내고 자신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나를 만족시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카페에서 그렇게 얘기했다 매몰차게 나는 수락해버렸고 그 뒤 깨닫고 나서 연락해보려 했지만 이미 모든것이 끊어진 뒤였다.

눈물로 하루하루 밤을 새었고 어느날 남자친구였던 얀붕이는 군대를 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정말 펑펑 울었다 친구를 통해 그간의 힘들었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빨리 입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한번 더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어떻게든 얀붕이 부대위치를 알아내서 면회라도 하고싶었지만 지금 상황으로썬 면회를 받아주지 않을 것 같아 훗날 다시 만날 날만을 위해 얀붕이랑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자기개발을 미친듯이 했다.

거의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프리랜서로 많은 돈을 벌었고 인맥도 넓어져서 나를 일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통장잔고는 죽을 때 까지 걱정 안해도 되는 정도로 두둑해졌다.

운동도 하면서 얀붕이가 좋아할만한 몸도 만들어 나혼자 만족했지만 마음 한켠엔 고통스러움이 남아있었다.

얀붕이와 만들었던 추억들 같이 다녔던 장소 등등 관련된 것들이 보이거나 생각날때면 지금도 미칠듯이 가슴 한켠이 아려오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시간이 지나 카페에서 커피를 시켜 마시고 있던 중 운명처럼 선글라스를 끼고 익숙한 복장으로 온걸보고 단번에 얀붕이인걸 알아보고 얀붕이가 있는 테이블로 조심히 다가가 얀붕이에게 말을걸었다.

"저기....얀붕이 맞지?"

"네?"

얀붕이는 군대 전역하고 나서 옷 입는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마치 알파메일이라고 불리는 남자들 처럼 선글라스를 끼고 멋있게 입고 있었고 얀붕이도 나처럼 홀로 커피를 시키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구신데 저 아세요?"

"나 모르겠어? 얀순이......."

"아....."

반응이 애매했지만 의외로 얀붕이는 화내지 않고 무덤덤하게 나왔다.

"오랜만이네."

"얀붕아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데 잠깐 얘기....가능할까?"

"얘기? 짧게 해 너무 길면 지루하니깐."

정말 오랜 시간 끝에 재회했고 대면하자마자 눈물이 쏟아져 나올것 같았다 힘들어한다는 얀붕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지냈어? 너 군대갔었다고 몇년 전에 들었었는데."

"전역했지 너는."

못 지냈다 정말 죽을것 같아서 미치겠다고 하고 싶었지만 어리광 부리는 모습을 싫어할 것 같아서 속의 말은 결국 하지 못했다.

"나는 잘 지내지..프리랜서 하고 있는데 하는 일이 좀 잘 진행되서 돈도 좀 잘 벌고 있어."

"다행이네 근데 왜 나한테 온거야 돈 잘벌고 있으면 나같이 서민하고 대면하지 않을텐데 왜 굳이?"

"나 재벌만큼 잘 벌진 않아..그냥 오랜만에 지나가는 네 모습 보니깐 그냥 사과하고 싶었어 그때 내가 너무 모질게 대해서..."

"지나간거 얘기해서 뭐하냐 이미 끝난 사인데."

이미 끝난 사이, 그 말이 마음 속 깊숙히 상처를 후벼파는 느낌이였다 속으로는 정말 고통스러워서 요동치고 있었지만 내가 할수 있는 건 우선적으로 사과뿐이였다.

"내가 내 마음을 잘 몰랐어 나는 너에게 피해만 주고...."

얀붕이는 아무 말 없이 커피만 마셨고 자리가 불편한 듯 계속 멍하니 밖에만 바라보고 있었다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내 모습 보는것도 이제는 싫은 듯 하지만 조금이라도 난 희망의 끈을 잡고싶었다.

"하아...."

"불편하게 해서 미안해 얀붕아, 그렇지만..우리 친구 사이로는 지낼 수 없을까? 내 번호 차단이라도 풀어주면 안될까...? 이기적인 생각인거 알지만 이렇게 끝나고 싶진 않아서...."

"저기 얀순아 나 요즘 취준 하고 있어서 곧 가봐야 할것같아 면접 연습 봐주기로 한 사람 있어서."

"ㅇ...얀붕아 내가 면접 봐줄까? 나도 말하는 기술이라면 자신 있는데...!"

얀붕이는 피식 웃더니 커피잔을 카운터에 반납하고 밖으로 나섰다 나도 모르게 그를 잡았지만 겉으론 아니지만 차가운 답변으로 나에게 돌아왔다.

"선약이 있는데 깰 순 없잖아 너처럼."

"아아......."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어 얀순아."

"ㅇ...얀붕아 아니면 내 번호 차단이라도 풀어주면 안될까? 그저 안부만이라도...!"

얀붕이는 카페를 나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모습을 보고선 정말 나에게 마음이 떠났구나 생각했다 여전히 난 집에 돌아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보고서 후회하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정말 다른 사람은 눈에도 안 보이고 머릿속엔 온통 얀붕이에 대한 미안함만이 가득했고 그래도 연락은 하고 싶어서 투폰에 얀붕이 연락처를 저장하여 타이밍만 기다렸다.

아무래도 취준생이면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겠다 생각해서 큰 마음 먹고 올라오는 슬픔을 참고서 이틀 뒤에 얀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가고 심호흡 하며 떨리는 순간, 얀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얀붕이 폰....맞죠?"

[네, 그런데 누구세요?]

"ㄴ....나야 얀순이..."

[뭐야 너 폰 번호 바꿨어?]

"투폰이긴한데.."

[왜 전화했는데.]

"어...그..그게....."

나는 막상 전하고 싶은 말이 잘 나오지 않았고 버벅거렸고 얀붕이는 짜증섞인 한숨을 쉬었다.

[하아......이렇게까지 해야겠냐 우리 끝났잖아 이제와서 왜 이래.]

"연락만.....하면 안될까?"

[전화한 목적이 뭐야?]

"친구로라도 지내고 싶어...이대로 안좋게 떨어지고 싶지 않아...."

[알겠어 그럼, 그러진 않겠지만 그 이상의 마음은 이제 안 품었으면 좋겠다.]

"........"

[얀순아 대답.]

"ㅇ....알겠....ㅇ....."

[그래, 그럼 끊는다.]

그때 휴대폰 너머로 얀붕이가 아닌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빨리 끊어 계속 하던거 해야지.)

그 목소리에 나는 5초동안 정신이 멍해졌고 그 목소리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 그날부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