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왜 그래, 마리?


실례지만, 정말로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마리가 나한테? 그래, 뭐가 궁금한 건데?


각하는 저희들을 만나기 전까지 병사들을 지휘해본 경험은 없다고 하셨죠.


그렇지, 애초에 군인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각하는 너무나도 뛰어난 면모만을 보여주셨습니다.


물론 저도 각하가 얼마나 대단한 분이신지는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나날이 빠른 속도로 늘어만 가는 지휘 실력.


그리고 지금도 믿기지 않는 사망자 수 제로.....


그건 절대 보통의 일이 아닙니다.


음.... 그건 아마, 지휘해본 경험은 없어도 군에 관련해서 병기라든지, 어느 정도 전략 전술이라던지.


그런 것에 관한 대략적인 정보는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


난 지휘관도 아니고 군인도 아니었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검이고 총이고.....


손에 있는 건 전부 들고 싸워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거든.


아니면 적에게서 빼앗는 방법도 있지.


아무튼, 난 다른 건 몰라도 그런 종류의 경험만큼은 많으니까 말이야.


대체 그때가 어느 때였는지.... 무슨 일을 겪으셨는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뭐, 그런 일이 좀 있었어. 언젠가는 알려줄 테니까, 너무 상심하지 말아줘.


알겠습니다. 주제 넘은 질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각하.


그런 말 하지 말고. 정말이야. 언젠가는 전부 다 말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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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1, 2의 사건을 겪고 평행세계에 도착한 우리의 사령관.


어쩌다 평행세계까지 가게 되었는지는 사령관도 기억이 안 난다는 설정이야.


그 평행세계의 고대 중국에서 삼국지를 찍고, 몇 년이 지나도 늙어 죽지 않은 채 계속 젊은 외모를 유지하며 다키스트 던전, 2차 세계대전, 냉전, 메탈기어 솔리드, 엑스컴의 사건을 모두 겪은 사령관.


엑스컴 때 외계인 세력이 승리해버리고, 사령관은 결국 사망....한 게 아니라,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사령관은 콘스탄챠와 그리폰에 의해 발견되어버렸지.


그때는 기억을 잃어버렸던 상태였는지라, 사령관은 지금 이게 대체 무슨 영문인지도 알지 못했지만, 기억이 다 돌아오고 나서 사령관은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보기 시작했지.


외계인들을 물리칠 수는 있었지만, 외계인들이 대체 무슨 짓을 해놓았는지 그 뒤로 급격히 사람들이 좆간화되기 시작하고, 바이오로이드가 원래의 용도와는 전혀 딴판인 형태로 세상에 나오고.... 바이오로이드가 인간, 아니 좆간들에게 학대를 받기 시작하고.....


그리고 철충. 사령관은 혹시 철충이랑 외계인이 무슨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았지만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어.


아니면 그 두 세력은, 어쩌면 아무 관계도 아닐 수도 있지.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철충이라는 것들은 현재 자신들의 적이었다는 거야. 솔직히 좆간들을 대신 쳐죽여준 것은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혹시 인간을 좆간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철충은 아닐까? 하는 음모론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벗어나지 않는 바람에 마음 놓고 철충의 짓거리를 옹호해줄 수도 없었지.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이들은 철충에게 적대적이었고 말이야. 그럼 별 수 있나. 결국 사령관은 그냥 단순하게 '철충은 우리들의 적이다!!' 라는 지극히 간단한 가치관으로만 생각하기로 했어.


난세에 복잡한 생각이나 하다가는 바로 뒤에서 날아온 총알에 맞아 춤을 추고, 저격총에 심장이 관통당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잘 알고 있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