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접근이군요. 정독해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일리가 있는 분석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김정은이 반부패 레토릭을 사용하긴 하지만, 제도적으로 개혁하기보단 개별적인 간부들을 길들이는것에 가깝다고 본 캐도러스의 분석은 상당히 적절해보입니다. 제 생각에도 그렇거든요.

다만 제가 주로 파고 있는 분야의 시각에서 추가해본다면 김정은이 자신의 승리연합의 일원들에겐 일정 정도의 부패를 용인해줌으로 이들에게 '신분적 특권'을 보장해주는 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논문에서도 지적된 2020년 리만건과 박태덕의 숙청의 경우에는 조선로동당의 간부양성의 중핵인 김일성고급당학교가 부패했다는 충격적 상징성 때문에 일종의 희생양이 필요했다는 특수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중에서 리만건은 6개월간 더 자리를 유지하다가 은퇴로 경력을 마무리했고 박태덕은 좀 더 엄중한 처벌을 받았지만 현직 복귀가 허용되서 지금도 중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캐도러스는 주로 1950년대 김일성의 반부패 운동 등을 인용하는데 이때 나서서 소위 '종파쟁이'들을 때려잡던 박금철, 김창만, 김광협 같은 애들도 60년대에 숙청당한 후에는 북한 정권으로부터 소고기국에 중독된 부패한 반동취급을 받는 것은 '김일성의 적'들만 '부패'하고 '김일성의 졸개'들만 '청렴'할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김정은에겐 김일성 시대처럼 더 이상 수령의 게임을 벌일 당위성은 없겠지만 여전히 체제 유지를 위해서 엘리트 결집과 충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자신에게 충성하고 능력을 보이는 엘리트들에겐 계층적 면책특권을 부여함으로 엘리트 응집력을 부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기에 하나 더해서 북한은 2020년대 이후로 사회주의적 법치를 강조하면서 법률 기구를 강화하고 법조인들의 정치적 지위를 더해주는 한편 대대적인 법제도 개편을 하고 있는데, 이를 볼때 중국에서 도모한것과 같은 '사회주의적 법치'를 통한 통치 정당성 확보라는 목표를 북한에서도 어느 정도는 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근래에 김일성종합대학 법률학보는 형법을 잘 정돈해서 억울한 피해자를 낳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기존의 가혹한 법률이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의식한 연구로 생각됩니다.

드래곤볼 전투력처럼 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하긴 어렵습니다만은....... 이젠 3대 세습이란 혈통빨 + 10년간의 통치 경험과 노하우 및 권위 등으로 인해서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 것은 분명하고, 개인적으로는 슬슬 모택동식 통치를 도모하고 있다고 봅니다. 잘되면 죄다 지 덕이고 잘못된건 다 부하들 잘못인 당상황제적인 통치인데, 지적하신 것처럼 그렇다고 해서 무식하게 공포정치로만 일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그게 정은이가 똑똑해서 그런 것인지 아님 이제 지도부 내의 주요 간부들이 정은이가 육성해가며 키워온 애들이니 정이 있어서 오냐오냐해가며 그런건진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점이 있죠.

소위 비사, 반사 투쟁을 벌이면서 김정일 시대에 생존 문제로 용인된 관행들에 대한 가혹한 탄압을 보여주고 가정을 기본적 정치적 탄압 단위로 삼고 있는 것 등을 들 수 있겠죠.

뒤의 질문은 너무 커서 뭐라고 답할지 모르겠네요.

무당에게 물을 일로 보입니다.

그리고 북한하고 간접적으로 연결된 문제지만, 양안전쟁 발발시 한국내 주한미군의 상당수 일부 또는 전부가 대만으로 재배치될 가능성도 궁금하고요

자신들에게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양 시간 가지고 과거에 주접을 떤 것을 보면 언제든지 지도자 변덕에 따라 왔다리 갔다리 하는 동네니까요.

정은이 승깔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CIA나 국정원이라고 알까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여깁니다만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1.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익보단 정치적 이익, 즉 통제를 더 중시해서 경제논리로 사회가 돌아가지 않음.
2. 독재국가 특유의 억압과 부정부패로 있는 경제도 잘 안돌아감. (시장경제, 계획경제 모두)
3. 정은이가 일성이가 정말로 경제 잘했다고 착각하는 것으로 보임. 그래서 이미 망한 계획에 올인 중.
4. 말아먹은 외교로 시장 다 말아먹음.
5. 4번과 같다면 같은 것인데 과거의 막장 행태로 신용도란게 없으니 뭔가 새로 추진하려고 해도 무역이고 투자고 하기가 어려움.

눈알 빠지게 테레비를 보고 주석단을 보고 해야합니다. 다만 김정은 시대에는 임명에 대해서 과거에 비해서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해서 그 부분에 있어선 정말 (상대적으로) 파악이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신뢰성 있는 신상정보 등은 못 구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있어도 국정원 휴민트발일테니 학술적으로 인용하기도 어렵고요.

북한학이란게 정치, 경제, 문화 등을 다 망라하는 거대 학문이기 때문에 북한학 하려면 이거 봐라.... 라고 추천하긴 좀 힘든 면이 있습니다. 분야를 좁혀주신다면 추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