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무슨 인소제목같네

나는 연애경험있고 남친은 모쏠임

둘 다 비선호이고 반년 이상 사귀었음


연애초에는 나보고 잘생겼다고 

연예인 누구누구 닮았다고 만날 때마다 칭찬해줌

내가 먼저 뽀뽀나 포옹같은 스킨십하면 받아는 주고

애정표현 하면 “나도” 정도는 해주지만

먼저 나한테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

(이 부분은 모쏠+무뚝뚝한 성격이라 생각함)

반대로 키스나 그 이상은 내가 잘 안하고

남친이 한 번 먼저 덮쳐서 같이 한 적 있음


키스 이상의 스킨십을 안 하는 이유는

남친의 외모나 성격엔 전혀 불만이 없는데

성적 취향이 잘 안 맞는 것 같음

그 상태로 친해지니까 그런 생각이 잘 안 들더라

그리고 아래에서 더 말하겠지만 갈수록 남친이 스킨십을 피해서

점점 조심스러워지다가 안 하게 되었음


남친이 이직 준비하면서부터 바빠지고 스트레스가 생기고

(특히 요즘 막바지라 더더욱)

동시에 나와의 연애가 익숙해지면서 나에 대한,

그리고 연애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면서

점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함


칭찬같은 플러팅류는 이제 거의 안 하고

내가 먼저 가벼운 스킨십을 시도하면 소리를 내면서 피함

정색하는 정도는 아니고 반쯤 장난스럽긴 해서

처음엔 그냥 장난이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반응이 커지고 진심같아져서 가끔 상처받음

내가 만지는 것 자체가 싫은 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성추행을 하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도 들고

오늘도 그렇지만 만날 때마다 새롭게 다짐함

이렇게 싫어하면 앞으로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근데 그런 관계가 남친으로서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또 내 맘이 뜰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래서 전보다는 덜 자주, 더 가볍게 스킨십을 하고는 있음


이쯤되면 남친이 맘이 식은 거 아니냐고 할법도 한데

남친도 무조건적으로 날 피하는 건 아님

일단 위에서 말한 더 가벼운 스킨십은 아직 피하지 않음

잠시 손을 잡거나, 머리 쓰다듬거나, 자기 전 짧은 포옹 정도.. 쓰다보니 현타옴 암튼 그런 것들


그리고 내가 스킨십이 싫냐고 물어보면

그건 또 아니라고 대답함

그리고 그 질문을 한 날은 소리를 내지도 피하지도 않음

그럴 때면 남친에게 있어서 소리내며 피하는 게 둘 사이의 애정표현? 장난? 같다는 생각도 들고

내심 본인의 행동에 대한 자각과 반성은 있구나 싶기도 하고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게 더 미안해서 한두번 물어봤다가 다시는 안 물어봄


무엇보다 스킨십 이외엔 날 싫어한다는 느낌은 없음

연락도 꾸준히 하고, 기념일도 꼬박꼬박 챙기고

만나서도 나한테 잘 해줌


쓰다보니 내가 봐도 남친 뒷담화같긴 한데

난 아직도 남친이 귀엽고 남친을 좋아함!

스킨십만 빼면 난 남친도 우리 관계에도 만족함


다만 모쏠인 남친이 연애하는 방법을 몰라서

변화하는 연애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몰라서

시험 준비로 힘들어서 그런 거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음

시험만 끝나봐라 같은 생각도 함

(이 문제로 대화를 한다면 시험 이후로 생각중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합리화인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유지되는 관계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처럼 흔들리는 날이 올 때가 있는 것 같음

아 모르겠다

푸념이 하고 싶었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