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64.9로 나오게 될 것 같다...


아직은... 여성으로 살아가기엔

세상이 너무 두렵다.


가족들의 시선... 주변 사람들의 시선...

패싱의 문제....


종종 그런 생각이 들더라

진짜 내가 무엇때문에 여성으로 살아가길 희망하는지


상담을 한 의사 선생님은 나한테 말했다.

상담하러 온 트랜스젠더들은 확신을 갖고 방문하는데

나는 아직도 망설이는 것이 많은 것 같다고...


시스 여성으로 태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내가 그저 온전한 남성으로 살길 바라는 부모님....

너무나도 남성적인 문화인 직장까지.....

모두 내 앞의 장애물이 되어 내 의지를 조금씩 좀먹어 간다...


나는 착각을 하고 살았다.


직장만 잡으면 내 멋대로 할 수 있을 거란 착각을...

물론 여성 폼으로 꾸미는 것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어딘가 깊은 내면에서 여자였으면 하는 바람이 결국 남들이 말하는 한계선을 넘어버리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며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여자가 됨으로서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해서 쉽게 버리질 못한다.


그래서 결단을 내려야 할 나이가 이미 지남에...

오늘도 한숨만 깊어지고 

오늘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머리 싸매며 고뇌한다


사실 나에게 조금의 용기와 명확한 결심이 있었더라면...

조금이리도 달라지지 않있을까....


아니 어쩌면 지금 내린 결단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