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나만 같이 살거든?


왜 할머니를 내가 모시고 있냐?

저 노인내 성격이 ㅈ같아서 자식이 많은데 아무도 안모시고 살고 심지어 쫒겨나기도 했었고

여차저차해서 내가 모시고 살고는 있는데


이 늙은이 때문에 점점 내 성격이 이상해지고 있는거 같아

내가 밖에서 친구 만나던가 이런 경우 아니고 집에서 가족이랑 있을때는 험한말 아예 안하거든?


근데 이젠 아주 입에 붙었어

길가다 그냥 노인만 봐도 화가 치밀어 올라


귀가 먹은거도 아닌데 그냥 사람이 말을 하면 안들으려고 하는건지 신경을 끄는건지 무시하다가 뒤늦게 지자식들한테 전화해서는 무슨일 있어다더니 니들은 뭐 말도 안해줬냐 이런식으로 꼬장부려대서 안그래도 할머니 보러 오지도 않는데 얼굴보러 오겠냐고...


그래서 제발 좀 그런 짓 좀 하지말라고

몇십번을, 몇달을 좋게 말해도 안들어먹고 하다보면 나도 열받아서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일단 눈 앞에 보이는 모든걸 잡아 던지면서 할머니 앞에서 화를 내거든


그제서야 듣는 척하고 지는 냉철한 척 하면서

너는 그 성격이 문제야 어쩌구 지랄을 하시는데

그 나이 먹도록 쌓은 화술이 저정도 밖에 안되나 인생 ㅈ같이 마이웨이로 사셨구나 싶고


듣다듣다 하도 짜증나서 자식새끼가 그렇게 처 많은데

아무도 너 안모시고 사는 이유를 모르냐


자식들 한테 전화할때도 잘지내냐 어떠냐 안부를 물어도 모자랄 판에 너는 니 애미가 뭐 먹고 사는지 관심도 없냐고 어쩌구 그 지랄로 꼬장을 부려대면 어이구 죄송합니다 하고 와서 잘할거 같냐


나 없었으면 그냥 요양원에 처박혀지냈을건데 나한테까지 이렇게 하는게 맞냐


있는 힘껏 소리 첬는데 그제서야 듣고 삐져서는

지 자식들한테 전화해서 내가 뭐 자기한테 화내고 뭐집어던지고 아주 나를 인성개쓰레기 같이 만들어서 이집저집 다 전화해대는데 진짜 미처버릴거같다


근데 웃긴건 그 소식을 들은 그 누구도 나를 혼내지 않으신다는거야

다 아시거든 저 노친내가 저따위로 산다는걸

소식들은 분들마다 니가 제일 착한건데 너한테 고마운걸 모르고 산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지

아무도 나를 질책하지 않아


자꾸 이런일이 생기다보니까 내마음에 병이 생기는거 같아

나 이런 사람 아니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