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고 싶다. 


사지 멀쩡히 태어난 신세에 이런 소릴 입에 담으면, 누군가는 한 소리 던지겠지만 그래도 나오는걸 어쩌겠는가.


난 지독하게도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다. 부모님께선 최선을 다해 나와 내 동생을 열심히 키워주셨다. 가난하긴 했어도 화목함은 살아있어 불행하단 생각은 요만큼도 한적 없다.


근데 내가 교복을 입을 쯤부터 뭔가 망가져갔다. 산재로 인해 아빠가 돌아가셨고, 공장에선 근무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는 눈가리기와 함께 보상금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다.


안 그래도 위태롭던 가정 형편이 걷잡을 수 없게 무너진건 이때 부터였다. 그래도 당시의 난 삶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어떻게든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아르바이트도 병행하며 학교를 다녔다.


늙어가는 엄마와, 자라나는 동생 사이에 낀 존재인 내가 어떻게든 이끌어가고 싶었다. 타고난 머리가 별로인 탓에 좋은 대학은 못 갔지만, 일단 간 곳에선 거의 매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살았다. 그럭저럭 취직도 했다.


직장인이 된 뒤엔 숨통이 좀 틔였다. 생활은 빠듯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수입이 생기니까 동생 학비도 낼 수 있고 엄마 부양도 그럭저럭 가능했다.


난 이 정도에도 만족했다. 가족들과 함께 아둥바둥 살아가며 소소한 행복이 터지는 그런 생활만으로 더 바랄게 없었다. 앞으로도 쭉 이런 생활을 이어가리라 믿었다.


구조 조정으로 부서가 통폐합 되는 과정에서 여러 직원이 잘려나갈 때, 그중 딱 한 명 잘린 1년 미만의 신입 사원이 내가 되기 전 까진


설상가상이랬나, 얼마전엔 엄마도 몸져 누우셨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계속 일을 하신 여파가 덮친 것이다.


퇴직금도 없다. 당장 재취업할 여유도 없다. 아득바득 아껴서 모은 돈엔 0이 6개 뿐이다.


나 정도면 완벽하진 않아도 열심히 살았다곤 생각했는데, 크게 욕심 부린것도 아닌데, 그냥 가족들이랑 소소하게 사는 것만 바랐을 뿐인데, 이런 사소한 바람조차 세상은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이렇게 허우적 거리기만 할 거라면, 작은 희망조차 품을 수 없을 바엔 차라리.


‘...그냥 다 포기하고 싶다.’


“그럼 포기하면 돼죠”


“어?”


갑작스럽게 들리는 여자 목소리, 하지만 내가 공원 벤치에 앉아 있을 때 까지만 해도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다시 봐도 아무도 없는데… 그냥 잘못 들었나’


“아니요! 제대로 들으셨답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목소리조차 나오질 않는다.


쿡, 난데 없이 볼을 찌르는 손가락을 두 눈으로 보고도 두 눈을 믿을 수 없다.


분명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는데, 도대체 이 여자는 언제 내 옆에 앉은걸까


“아하하, 제가 좀 놀래켰나요?”


그걸 말이라고, 여자는 그걸 가늠조차 못하는지 빙긋이 웃을 뿐이다.


“...누구 신가요?”


“뭐 어렵게 생각할거 없어요. 그냥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려 온 존재? 그 쯤으로 해 두죠.”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 어려운데요...”


“음 그런가? 하지만 진짜 신분을 밝히긴 좀...”


“뭔데요?”


“지옥의 악마?”


말문이 꽉 막힌다는게 이런 거구나. 어처구니 없는 답변에 입만 벌어진다.


“아이 참! 농담 한것 뿐이니 표정 풀어요. 영화나 소설 같은데서 나오는 그런거 아니고 악마는 그냥 직업이에요, 지옥은 내 직장이고. 하여간 인간들은 상상력이 너무 뛰어나서 탈이야.


나도 내가 사는 세계에선 일도 하고, 세금도 내고, 정부 하는 짓거리에 욕도 하고 그래요. 그냥 사는 곳만 다른거지 생활상은 비슷하다구요.“


그녀는 양 손을 내저으면서 주절주절 늘어놓기 바빴다. 사실 난 그녀의 말은 하나도 듣지 않은 채 슬며시 내 볼이나 꼬집고 있었다.


아픈걸 보니 꿈은 아니다. 근데 난데없이 자신을 악마라 지칭하는 미친여자가 나타난게 현실같진 않다.


여자를 슬쩍 살펴본다. 악마라 주장하는것 치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냥 사람이다. 굳이 특이점을 꼽자면 동공이 붉은 빛으로 빛난다는 점과


“저 예쁘죠? 몸매도 장난 아니에요. 가슴이 인간 기준으론 아마 e컵?”


“...그걸 본인 입으로 말하시네요”


“뭐 사실인걸. 못 믿겠음 한번 만져봐요”


이런 미친, 여자가 갑자기 내 손을 붙잡더니 자기 흉부를 향해 그대로 끌고간다.


“으아앗! 괜, 괜찮아요.”


“흥, 진짠데...”


그래서 그런건 아닌데. 여자는 사색이 된 내 표정을 잘못 해석한건지, 심통이라도 난 듯 볼을 한껏 부풀리며 삐진듯한 시늉을 해댄다.


후우, 일단 저 여자의 말이 사실이라 치자. 하지만 그걸로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의 반의 반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럼…악마분께선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어떻게 되시나요?”


“맙소사 극존칭이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니까. 뭐, 별거 없어요! 제가 사는 세계로 오세요.”


“네?”


“제 반려자가 되란 뜻이에요.”


“반려자요?”


“음 더 쉽게 말해야 했나? 그냥 제 남편이 되어주세요. 돈은 제가 잘 버니까 그냥 집안일만 좀 해 주시고… 뭐 어차피 집에 식세기랑 로청 같은거 다 있어서 할 일도 없을거에요”


“아뇨 그걸 물은게 아니라…”


난 좋게 말해도 장점이랄게 딱히 없는 남자다.


키도 평균을 겨우 넘는 정도에, 얼굴은 나이에 비해서 좀 어려보인다 정도지 대단한 미남은 아니다.


외적 매력을 덮을 만큼 집안이 든든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엉망에 더 가깝다.


“그런데 대체 왜 저를...”


“당신이 그런 사람이니까요.”


“네?”


“포기하고 싶다고 중얼거리실 만큼, 지금 삶에 진절머리가 나셨잖아요?


저도 괜히 미련 남아서 찡찡대는 사람은 강제로 데려가긴 양심에 찔리거든요. 


하지만 한달 가량 지켜봤는데, 당신은 거의 매일 한숨이나 푹푹 내쉬며 지내시더라구요?


그 정도면 확실히 지금 삶을 벗어나고 싶으시구나 싶어서 찾아온거랍니다.“


“비슷하긴 한데, 그런게 이유가 돼요?”


“물론 당신을 흠모하고 있었다 그런건 아니고… 아까 말씀드렸죠? 제 직업은 악마라고.


악마는 당신 같이 이 쪽 세상에서 살기 싫어하는 사람을 데려오는게 제 업무거든요.


특히, 그 사람이 원래 세상에서 보다 더 만족감을 느끼기 까지 하면 보너스가 왕창 붙어요.


반려자가 되라는건 그걸 위한거에요. 조사해보니 그쪽은 살면서 연애 한번 안 해보셨던데, 이 기회에 저 같이 예쁜 아내 맞이해서 새출발 하면 즐겁지 않겠어요?


뭐 결혼하기 싫으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버려질까 걱정은 마세요. 아무리 못해도 의식주는 제대로 챙겨줄테니까, 애초에 그 책임을 지는것 까지가 제 업무고.“


그녀의 말을 정리해보면 결국 본인에게 그 이상으로 이득이 되어 베푸는 거지만, 차라리 그 덕에 신뢰가 좀 생긴다. 난데없는 호의보단 상호 타협간에 이득을 얻어가는게 더 투명하니까.


“그러니 너무 재지 마세요. 저는 저 대로 성과 내고 보너스 받아서 좋고, 당신은 당신대로 지금보다 훨씬 쾌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서로 윈윈 아닌가요?


그리고 음… 제 직업 특성상 불행해진 사람 여럿 봐 왔는데 당신은 좀 심각해요. 천사들 사이에서 요주인물인거 알아요? 불행이 겹치는게 정도를 넘었다며 저희가 손댄거 아니냐고 감사까지 보내더라니까?


그만큼 좀 안타까워서 온 것도 없진 않아요. 나는 그냥 지옥에서 일 할 뿐인데 당신은 지옥에서 살고 있으니까“


여자의 말투가 조금 진지해졌다.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눈빛은 살짝 변했다. 한 손으론 슬쩍, 내 어깨를 쓰다듬어준다.


“...악마라 하셨는데 성격이 되게 좋으시네요.”


“그으러니이까아, 악마는 그냥 직업이라구요 직업! 천사도 겨우 직업이구요. 걔내 다 착할거 같아요? 민원인 뒷담화 얼마나 까는데”


“하하 네… 일단 수락하면 저 혼자 가는거죠?”


“네, 그래도 걱정마세요. 떠나게 되시면 이곳에서 당신의 존재는 처음부터 없었던게 되니까요. 따로 정리할건 없어요.”


“좋네요 하하... 잠깐 생각 좀 할게요”


언젠가 엄마가 말씀하셨다. 괜히 가족에게 얽메이지 말고 넌 너의 삶을 살아가라고, 그때 옆에선 동생도 거들었다. 자기도 이젠 엄마를 잘 보살필 수 있으니, 오빠는 따로 지내도 된다고.


그래, 난 솔직히 자식으로써든 오빠로써든 나름 할 만큼은 했다. 다른 것 없이 그저 가정이 어떻게든 원활이 굴러가기만 소망했다.


그렇게 몇십년을 살다가 딱 한번, 이제라도 내 인생을 살아가겠다는건데. 게다가 가족들도 애진작에 허락한지 오래인데.


그래, 결정했다.


“거절할게요.”


“네?”


그녀가 나를 노려본다. 노려본다기 보단 미소가 사라져버린 것 뿐이지만, 처음 보는 정색이라 어쩐지 그렇게 느껴졌다.


“말 그대로에요. 전 그냥 이대로 살겠습니다.”


“왜요? 혹시 제가 못생… 아냐 이건 진짜 아닌데.”


“맞아요. 악마씨는 제가 뵌 분들 중 가장 예쁘세요.”


“그럼 혹시 뭐가 걸려서... 다른 세계라고 딱히 겁먹을거 없다니까요? 금방 적응하실거고, 안되면 제가 옆에서 도와드릴 수 있어요.


게다가 지금 사는거 힘들다면서요, 벗어날 수 있는데 왜…“


그녀의 동공이 도무지 납득을 못하겠다는 듯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래, 나도 내 결정을 납득할 수 없는데 그녀라고 별 수 있을까.


하지만, 선택에 변함이 없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제 성격이 이런거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고맙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나마 챙겨주려 하셔서“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몇번 들렸지만,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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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왔어? 오늘은 좀 늦었네.”


“어어… 버스 타다가 깜빡 졸아가지고 정거장을 네개나 지나치는 바람에 다시 환승해서 오느라. 엄마는?”


“으휴 조심 좀 하지. 엄마는 주무셔, 오빠도 얼른 씻고 자.”


“그래, 너도 잘 자라.”


후우우, 방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옷 조차 벗지못한 난 침대 위에 바로 쓰러졌다.


여러모로 피곤하다. 푹 꺼친 매트릭스 따위는 지친 나를 딱히 편안히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정말이지 아까 내가 겪은게 사실이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반신반의긴 하지만, 어쨋거나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약속한다는 것 만큼은 사실 같았으니까.


하지만 도무지 그 제안을 수락할 수 없었다.


평소엔 티격태격해도, 또래 애들이랑 비교하며 투정한번 부린 적 없는 동생이랑


사실 누구보다 힘들었을텐데, 도망치고 싶었을텐데. 그러지 않고 키워주셨던 엄마를


“어떻게 버리냐… 가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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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년쯤 되었구나, 그런 일을 겪은지.


그 사이 적지않은 일이 있었다. 


처음엔 회사에 짤린걸 숨기고 알바를 전전했지만 결국 동생에게 들켜버렸다.


그때 날 향해 짓던 날카로운 표정을, 나는 회사에서 잘린 오빠를 향한 한심함 정도로 여겼었지만


“야, 알바 하지 말고 그냥 공부 하라니까? 차라리 장학금 타는게 더 힘 되는거야.”


“그럼 대학 아예 포기하고, 그 시간에 일이나 하면 훨씬 더 도움 되는거네?“


“야이씨, 수능도 잘 본 애가 대학을 안가? 미쳤냐?”


“시끄러! 나도 이제 성인인데 오빠가 자꾸 뭐라하지마. 진짜로 대학 때려쳐버리기 전에“


성인이 되자마자 대학과 알바를 병행하는 동생의 태도를 보며 그게 무슨 뜻이었는지 깨달았다. 하여간 오빠 말 뒤지게 안들어.


그리고, 노년에 접어든 엄마는 가벼운 수술도 몇번 받으셨다.


난 여전히 제대로 된 직장은 구하지 못했다. 낮에는 공장 돌고, 저녁에는 파트타임 알바를 뛰며 어떻게든 생활비나 모은다.


당연히 내 선택을 후회하곤 한다.


하루에 10시간을 넘게 일을 하다 몸이 쑤셔올 때나


이젠 말 싸움에서 절대 안 밀리는 기특한 망할년과 한바탕 한 뒤나


거동도 슬슬 힘들어지시는 엄마 수발 들다가 내심 지쳐버릴때나


그 여자의 말이 늘 생각났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결정을 바꿀거 같지는 않다.


누구는 바보라 욕하겠지, 사실 바보가 맞기는 하지.


그래도 어쩌겠어, 가족은 원래 이런거잖아.


동생은, 첫 월급을 타자마자 지 갖고싶은걸 사기보단 나 한테 선물부터 사주고 앉았고.


엄마는, 그런 나이에도 어떻게든 부업이라도 찾아 우리에게 보탬이 되려 하신다.


후회는 있어도 번복은 없다.










“아들 왔니?”


“어, 오빠 왔어?”


“앗, 오셨어요?”


근데 이게 뭐야.


왜 이 여자가, 자신을 악마라 주장하던 여자가, 나를 자기 세계에 데려가고 싶다던 여자가.


대체 왜 자신의 집에 당당히 앉아 있는건가.


“어… 지금 옆에 이 사람...”


“그래, 네 약혼자라면서?”


“진짜 놀랐잖아, 언제 사귄거야?”


“뭐?”


또 한번 느껴보는 말 문이 막히는 순간.


몰아치는 질문 공세에 도무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눈치만 살피던 그때, 여자가 일어났다.


“아 참! 말할거 있었는데 깜빡했다. 저희 잠시만 얘기 좀 하고 올게요!”


내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여자는 멋대로 가족들과 손인사를 하곤 내 팔을 붙잡고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후후, 잘 지내셨나요? 라고 묻기엔 얼굴이 그때보다 더 초췌해지셨네… 아휴”


그리곤 내 뺨을 어루만지며 걱정스런 눈길까지 보낸다.


도대체 의중이 뭘까, 알 수가 없다.


“설마… 한번 더 물으러 온건가요? 죄송하지만 거절...”


“무슨 말씀을. 당신을 데리러온건 아니에요”


“그럼 대체 왜 또 오신건데요? 멋대로 약혼자 행세까지 하시고”


“그야 결혼할거니까”


반응을 위해 입을 열었지만, 나는 말 한마디 내뱉지 못했다.


그저 입술을 뚫고 들어와, 내 입안에서 무자비하게 날뛰는 축축한 침입자를 허용하고 말았다.


떼어내려 해도 떼어낼 수 없는 감각, 벗어나려 해도 몸이 저절로 달라붙는 듯한 경험


그녀의 입술이 겨우 나를 해방시켜준 순간엔 다리 힘까지 풀릴 뻔 했다.


첫 키스는… 이토록 강렬하구나


“이, 이게 무슨 짓이에요...”


“당신이 자초한거에요.”


“...네?”


“괴로움을 벗어던질 기회를, 시궁창에서 빠져나올기회를 주었음에도


그 모든걸 단념하고 정을 고른 지조가 저를 부른거에요.


혹시 생각 안 해봤어요? 이렇게 가족에게 충실한 남자라면, 자기 아내한텐 얼마나 잘 해주는걸까? 라면서.


누군가는 당신의 그 모습에 반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녀가 길게 늘어져 있던 침을 손가락으로 휘감아 그녀 자신의 입에 밀어넣었다.


표정, 목소리, 손짓… 할 수 있는 모든 교태와 함께 그녀가 내 목을 감싸쥔다.


“그래서 왔어요. 물론 나도 넘어오느라 고생한게 많지만… 당신을 생각하면 하나도 안 아까워.”


“자, 잠깐만요… 그게 대체 무슨 소리...”


“닥쳐요. 난 시덥잖은 얘기 들으러 온게 아니라 당신의 것이 되러 온거니까.


다시 봐요, 나 예쁘잖아요? 인간 나이로 환산하니 고작 20대 초반이던데 이만하면 어리기도 하죠?


넘어오느라 비용을 그렇게 썼는데, 당신은 물론 가족분들도 함꼐 평생 먹여살리고 남을 만큼 돈이 있어.


그러니 잔말말아요. 당신께 결정권은 없어, 그냥 날 가지면 돼요, 그리고 아껴요.“


그녀의 마지막 말이 내 입술 앞에서 속삭여진다.


“당신의 그 본성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