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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교회 다닐거니까. 내가 해달라는거 좀 해줄 수 있겠어..?" 


뇌에서 따로 필터를 거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왔다. 


누나가 듣기에는 어떻게 들릴지 몰라서, 순간적으로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뭘 하면 되는데..?" 


누나는 내가 했던 말을 그렇게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 


...아. 지금 잠깐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이 누나.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종교에 진심이구나. 


처음에는 뭐... 내가 여기 사이비 다니는데 어쩌라고? 


그런 식으로 나와버리니까. 


어...? 이 누나 그냥 사람이 고파서 사이비에 다니는건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왜... 그 스탑러커...? 뭐 그런거 있잖아. 


버러우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가, 상대가 완전히 사정거리에 들어왔다. 그런 느낌이 들면 지금까지 숨기고 있던 가시를 뽑아내서 상대를 공격하는 거. 평범한 척, 멀쩡한 척 하지만.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누나가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만 더 강하게 들었다. 


이런건 쥐뿔도 모르는 내가 봐도. 


이 누나 지금 인생을 종교에 바쳤구나, 그런게 느껴졌으니까. 


무슨..? 교회 명단에서 이름이 제명됐다는 말만 들어도 이렇게 눈물을 팡팡 흘리면서 어떻게 할 줄 모르는데. 


그게 비정상이 아니면 뭐가 비정상인데? 


"내가 뭘 하면 되냐고..?" 


아무 생각없이 내뱉었는데, 누나는 무엇이든지 다 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냥 나를 교회에 데려가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것 같은...? 


느낌이라서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누나..." 


이런 생각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꽉 체웠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두 팔로 누나를 꼭 끌어안았다. 


누나의 작고 여린 몸이 내 품 안에 쏙, 들어오는게 느껴졌다. 


누나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고. 


나를 그런데 데려가려고 했지만... 그걸로 누나한테 보복을 가할 생각은 진짜 하나도 없었다. 


좀... 다른건 둘째치고 일단 안쓰러운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연민의 감정이 먼저 들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으면, 한국대에 다닐 정도로 똑똑한 여자가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었을까? 


사실, 우리 아빠가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누나네 엄마도 변호사 타이틀을 달고는 있지만, 그렇게 딸 아이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오면서 누나는 지금까지 마음에 상처도 많이 입었겠지. 


나 혼자 집에서 게임을 하고 밥을 차려 먹었던 것처럼 누나도 그렇게 살아왔을게 분명하고... 그런걸 생각하니까, 누나가 불쌍하기도 하고...좀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괜찮아" 


내가 그렇게 말을 조리있게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 막... 엄청 멋드러진 말로 누나를 위로하지는 못했는데... 다행인건 이런 내 진심이 누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는 한 것 같았다. 


"...유선아..." 


가슴팍이 축축하다. 아래를 살짝 보니까, 누나는 울고 있었다. 


펑펑...울고 있는 걸 보니까, 좀 마음이 이상했다. 


손으로 울고 있는 누나의 눈물을 닦아줬다. 


보통 나는 여자가 울고 있으면 좀 짜증나고 귀찮은데...오늘은 그런 생각이 하나도 안 들었다. 


누나는 귀엽게 생겨서 그런가...? 


"...괜찮아..?" 


"..응" 


"...그럼 이제 일하러가자. 계속 여기에서 죽치고 있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겠다" 


"...알겠어" 


누나가 먼저 터덜터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사람이 울어서 그런가...뒷모습이 많이 쳐졌다. 


"...하..." 


시발...보고 싶어서 본 건 아닌데. 


누나의 뒷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엉덩이 부분에 시선이 갔다. 


그게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니까. 미칠 것 같았다. 


동생이랑 같이 살다보니까...


그냥 여자를 보면 이런게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 


2) 


"오빠, 이야기는 잘 하고 왔어?" 


좀 심숭생숭한 느낌으로다가 집에 돌아오니, 동생이 환한 얼굴로 나를 반겨줬다. 


요 근래에 이렇게 얘가 기분 좋게 웃고 있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어...잘하고 왔다" 


"어떤...부분에서 잘 하고 왔다는거야? 나한테 이야기 해주면 안 될까?" 


"그냥, 앞으로 교회는 다닐건데. 헌금은 자기가 하겠다. 그냥 자기 옆에 있어만 달라. 뭐 그런 이야기를 했지" 


"오빠, 그게 이야기를 한거야? 바뀐게 없잖아" 


생글생글 웃고 있던 동생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시발... 좀 쉬고 싶은데.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누나는 어린 시절에 불행한 일을 겪었고, 사이비 종교를 다니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고 있다. 근데,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누나가 좀 광신..?적인 느낌을 받았지. 그래도 지금 당장 누나보고 교회에 다니지 마라. 그렇게 말하면 이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고. 옆에서 일단 지켜보는 걸로..."


"오빠,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야, 얼마나 불쌍하냐. 사는게 씹창이라서 종교로 마음의 평화를 얻겠다는데. 일단은... 누나랑 친해져야, 교회에 다니지마라. 뭐...이건 아니다. 그렇게 말 할 수 있는거지. 다짜고짜 누나, 거기 다니지 마라. 그렇게 말하면 누나가 어떻게 생각하겠냐? 무슨 명단..? 거기서 자기가 재명되면 천국에 못 가니. 그런 소리를 하는데..." 


"오빠, 왜 그렇게 그 여자에게 잘 대해주는거야?" 


"...어?" "그 사람이 불쌍해..? 걔는 돈도 많고, 엄마도 변호사인데. 오빠가 보기에 나는 어떤 것 같아?" 


"....야, 니는 그래도 사이비는 안 다니잖.." 


"오빠. 오빠는 지금 오빠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생각해봐야해"


동생은 그 말을 끝으로 방에 들어가서, 문을 있는 힘껏 쾅-하고 닫았다. 


내 생각에는 동생은 오늘은 방에서 안 나올 것 같았다. 


좀 아차 싶었다. 


솔직히 이런건 나 혼자 생각해야 되는건데, 너무 경솔하게 내 생각을 필터링 없이 그대로 쏟아낸 것 같고... 특히, 동생은 누나를 좀...싫어한다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으니까. 


말을 좀 가려서 해야 됐는데. 


또 곰곰히 혼자 생각해보니까, 동생이 한 말이 맞긴 맞아. 혼자 앉아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진짜 반쯤 박살난 대가리가 원래대로 붙어버린 느낌이야. 


내가 누나보고 불쌍하다고 동정할만한 입장이 되나..? ...시발 그렇게 생각하니까 좆같네. 


"...오빠" 


"..어..? 어어..왜?" 


의외로 화가 빨리 풀린지 동생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하면 얘 화를 달래줄까?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먼저 말을 걸어주니. 조금...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될 수 있으면 얘가 하는 말은 들어주고 싶었다. 


"...나도 복지관에서 봉사 할래" 


"...어..? 어..." 


좀 고민했다. 맛있는 걸 먹고 싶다. 예쁜 곳에 놀러가고 싶다. 그런거면 모르겠는데... 복지관에서 봉사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이 아닌데..? 


막말로 동생은 아직 학생인데, 학교는 안 가고 복지관에서 나랑 같이 봉사 활동이나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거 아니야. 


"어... 일단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는데. 허락은 한번 받아보자"


"그리고,오빠. 사회 봉사 끝나면 복지관에서 계속 봉사 활동...할거야?" 


"아니, 안 할건데" 


솔직히 말해서 나는 무슨 잡초 뽑기 같은 개잡일이나 하는데, 그런 의미없는 노동같은건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았다. 


거기서 그나마 대화를 하는 사람이라고는 누나 말고는 없고, 내가 가고 싶어서 간것도 아니고 죄 지어서 간거잖아. 


굳이 거기서 사회 봉사가 끝나고 나서 봉사 활동을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반겨줄까..?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 


"...정말..?" 


활짝-!하고 동생이 방문을 열었다. 


방긋방긋 웃고 있네. 


"오빠, 그거 끝나면 우리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 사회 봉사 끝난 기념으로다가" 


"...그래, 뭐 알겠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동생이랑 같이 복지관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갔다. 


"...뭐,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나야, 뭐. 담당 복지관이 있어서, 그 사람이 나한테 뭘 할지 가르쳐주거든? 근데 니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겠다. 사회 봉사도 아니잖아" 


"...어..." 


오늘 뭘 해야 되는지 업무를 받기 전까지, 대충... 복지관 입구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었는데. 누나도 복지관에 도착했다. 처음에 나를 보면서 좀 반가운...표정이었는데, 옆에 있는 동생을 보니 표정이 금방 안 좋아졌다. 


"오늘부터 오빠랑 같이 봉사활동 하려구요." 


"어...그래...? 대단하네..?" 


"언니, 근데 지금 입고 계신거. 키츠네 아니에요?" 


"그런데?" 


"나는 보세옷 입고 있는데..." 


"뭐, 어쩌라는거야? 그래서?" 


"말이 그렇다는거죠. 누가 뭐라 했어요?" 


"아...야, 봉사 활동 하러가자. 누나도 나중에 필요한 일 있으면 저한테 먼저 연락하세요" 


이게 뭐, 무슨 미친 쌈닭도 아니고. 


굳이... 막... 이게 누나가 사이비 종교에 다니고, 돈도 존나 많고. 한국대 다니고...이것저것 막 동생이 생각하기에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근데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맨날 볼때마다 시비걸고. 싸우고, 치고 받고. 그러는걸 보니까,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괜히 데리고 나왔나? 그 생각이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생한테 주의를 줬다.


"...야, 우리 입 다물고. 오늘 봉사만 하고 가는거다?"


"오빠, 내가 뭐 나쁜 짓이라도 할 것 같아?" 


하나도 믿음이 안 갔다.


총...15화로 끝낼 생각입니다... 


캣파이트가 달달 하군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