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https://arca.live/b/yandere/9343842


시작하기 전에 앞서 본편의 내용은 원글과 이어지니 짧은 원글을 읽고 감상하면 이해하는데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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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


잠에서 깨어난 얀붕이는 옷이 다 젖을 만큼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꿈......인가?"


그가 깨어난 곳은 자신의 방. 


얀붕이는 곧장 베게 위에 있었던 휴대폰을 집어 날짜를 확인하자 그는 전부 꿈이였음을 깨닫게 되며 안심하였다.


"어라? 근데 내가 왜 무서워하고 있었지?"


허나 꿈은 금방 희미해지기 마련이었으니 얀붕이는 꿈에 대한 내용을 금방 잊어버렸고 찝찝한 기분을 안은 채 일어나야만 했다.


출근하기 전, 세수하고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꿈에 대한 걸 떠올리려고 노력해보지만 그는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나마 병원과 관련된 악몽이라고만 알고 있었기에 오늘 하루는 쉴까? 하며 고민하는 얀붕이였으나 당장의 생활비도 빠듯하며 갑자기 쉬겠다고 하기엔 염치 없었다.


결국 일하던 병원에 가게된 얀붕이, 탈의실에서 간호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자 어여쁜 여성이 그를 반겨주었다.


"앗! 얀붕씨 출근하셨네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힘내봐요!"


"히익!"


얀붕이의 엄마 뻘 간호사들이 많은 이 병원에서 유일하게 젊고 예쁜 얀순이.


그런 그녀가 얀붕이에게 활기차게 인사해주었으나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평소의 그였다면 얀순이의 인사를 웃으며 받아주었어야 했으나 오늘은 다르게 경악하는 반응을 보이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시나요? 앗! 혹시 제가 깜짝 놀라게 만들었나요? 그렇다면 죄송해요!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아...아니에요! 제가 딴 생각 좀 하다가 보니......아무튼 얀순씨가 사과할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행이다~"


얀붕이의 이성은 까먹었겠지만, 그의 몸은 꿈에서의 얀순이가 가한 행동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허나 그런 사실을 알 턱이 없는 얀붕이는 그저 웃으면서 그녀와 몇마디의 대화를 나누다가 간호사장의 부름에 헤어져야만 했다.


그 뒤로 둘은 다시 만날 일없이 빡세게 병원 일에 치여야만 했고 점심시간이 되고 나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오늘도 병원 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으러 가려던 얀붕이, 그런 그를 얀순이는 붙잡아 세웠다.


"그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오늘 도시락 반찬을 많이 만들어버려서 그런데 같이 드실래요?"


"네? 예에......저야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식비가 굳었다는 이점도 있었지만 얀순이의 호의를 거절한다는 생각을 그는 할 수 없었다.


예전에 한번 부담되어서 얀순이의 호의를 거절했다가 그녀가 울상을 지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병원 근처에 있는 정원에서 식사 시간을 가진 둘은 주변 풍경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꽃들이 하나둘씩 피는 걸 보니 벌써 봄이네요~"


"그러게요, 제가 병원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눈 내리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얀붕씨도 참 오랫동안 병원 근무를 하셨네요! 많이 힘드셨죠?"


"아니에요, 저보다 얀순씨가 더 많이 힘들었을 텐데요! 그리고 저 얼마 남지 않았어요."


"네? 뭐가요?"


"이곳에서 일하는 날이요, 이번에 병원에서 저같은 간호조무사가 아니라 간호사로 인원 보충한다고 통지해줬거든요."


"저...저는 처음 듣는 사실인데요?"


"기존에 있던 간호사들은 그대로 근무시킬 예정이니 통지를 안했나보죠, 아무튼 그래서 저 곧 있으면 이 병원 나갈거 같아요."


그 순간, 초롱초롱했던 얀순이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싸늘하게 변해갔다.


그러나 얀붕이는 그 사실도 모른 채 그저 꽃구경하며 그녀가 싸온 도시락을 먹고만 있었다.


"그렇군요, 아쉽네요 무척........"


"얀순씨가 저와 친해지며 이것저것 챙겨줬는데 저는 무엇 하나 도와주지 못해서 많이 아쉬워요."


"그럼 혹시 괜찮으시다면, 마지막으로 저랑 환자 한 분 좀 봐주실래요?"


"화...환자 한 분이요?!"


데자뷔를 느낀 얀붕이는 이제서야 오늘 아침에 식겁했던 이유를 깨닫게 되었으며, 지금도 꿈과 상황이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음에 당황을 숨기지 못하였다.


"혹시 안되시나요?"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니 간호사장님이 시키신 일이 있어서요! 오후동안 마치지 않으면!"


당연히 그의 말은 거짓.


하지만 그는 이 상황을 거절하지않으면 안될 것 같았기, 생존 본능에서 튀어나온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런가요? 어쩔 수 없네요, 아! 혹시 식사 다 마치셨다면 제가 커피 한 잔 뽑아올까요?"


"아...아뇨, 괜찮아요! 빨리 일하러 가야할 것 같아요! 그럼 도시락 잘먹었어요!"


커피에다가도 무슨 약물을 넣을지 모르기에 얀붕이는 거절하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러지 않으면 또 무슨 꾀임에 넘어갈지 모르니 도망치는 것이다.


'오늘만 하고 바로 그만두자! 퇴근 시간까지만 버티면........!'


그렇게 떠나가고 있는 그를 얀순이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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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얀순이와 마주치지 않아 마음 놓고 있었던 얀붕이에게 절망적인 소식이 내려졌다.


"야...야간 당직이요?!"


"으잉? 고것도 몰랐어? 오늘 얀붕씨 야간 당직이잖아?"


야간 근로표를 본 얀붕이는 정말로 자신의 이름이 오늘 날짜에 적혀있는 걸 보았다.


"아, 안되는데."


"안되긴 뭘 안돼~ 저번에 야간 수당 받기위해 숙직하겠다고 한 사람이 얀붕씨잖아?"


"그건 그렇지만........"


"오늘은 대타자 없어, 그리고 남자가 하겠다고 했으면 책임져야지!"


"알겠습니다......."


마음같아선 숙직이고 뭐고 때려치고 싶은 그였으나 그래도 그와 함께 숙직을 할 간호사가 한명 더 있었으며 얀순이는 곧 퇴근할 예정이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그가 마음먹고 있을 때, 문을 벌컥 열어젖히며 어느 한 간호사가 들어온다.


"송 선생님! 금일 야간 당직인 장 선생님이 갑작스런 복통 때문에 못 설 것 같은데 어떻게 하죠?"


"뭐어?! 그건 또 무슨 일인디?"


"그게 오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오후에 배가 아프다고 하시면서 복통을 호소하셨어요."


"이걸 어쩌냐? 오늘 대타자 없는데!"


"그럼 제가 장 선생님 대신에 당직 설게요."


열려진 문을 지나쳐 또다른 간호사가 대화에 난입해왔으며 그와 동시에 얀붕이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이고! 얀 선생 괜찮겠어? 오전부터 일했는데 너무 무리 하는 거 아녀?"


"괜찮아요, 그리고 얀붕씨도 아침부터 근무했는 걸요?"


"얀붕씨는 자기가 하겠다고 희망했으니까 그런거고."


"얀붕씨도 열심히 하는데 정직원인 저도 더 열심히 해야죠!"


"그려~ 그러면 말리지 않을테니 무리하지말고 얀붕씨랑 교대로 쉬면서 해, 그럼 우린 근무표 수정하러 갈게~""


"네, 고생하세요~"


이상하게 흘러가버린 상황때문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가 된 얀붕이를 향해 얀순이가 다가왔다.


"그럼 오늘 밤에도 잘부탁드려요, 얀붕씨♡"


"하...하하하, 네에......."


끝내 얀붕이는 정신줄을 놓은 채 그저 허탈하게 웃으며 볼을 꼬집고 있었다.


병실에서 자고있을 환자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는 병원에서 그녀와 함께 밤을 지새워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꿈이 아닌 현실이니 얀순이가 그를 겁탈해오려는 건 확실.


이로서 얀붕이는 어떻게해서든 야밤의 병원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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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씨, 어디계시나요~? 순찰 시간 이미 지났다구요~?"


아무도 없는 병실 안에 숨어있던 얀붕이는 조용히 숨 죽인 채 벌벌 떨고 있었다.


그가 이러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복도에서 서성이는 얀순이 때문이었으며 사정은 이러했다.


.........


모두가 퇴근하고 본격적으로 야간 근무가 시작되자마자 그녀는 얀붕이에게 이런저런 추파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 예로, 숙직실에서 한숨 자고 오라고 권유하거나 힘내라면서 커피를 내주는 일이 있었다.


원래라면 아무 문제없는 행동이겠지만 문제는 그가 잠들게끔 유도한다는 점이었다.


숙직실에서 자고 오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녀가 타준 커피의 색깔이 미묘하게 연했다.


평소 병원 내의 커피 자판기를 많이 이용한 얀붕이는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커피에 무언가를 탔다는 것을.


그리하여 연신 괜찮다며 거절하는 얀붕이, 그런 그를 보며 얀순이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눈가에 그늘이 생겼으며 가식적인 미소에서 강렬한 악의가 느껴져옴을 얀붕이도 알 수 있었다.


그에 그치지 않고 그녀의 행동또한 대담해져갔다.


얀붕이의 몸을 신기하다며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하더니 고간 근처까지 그녀의 손길이 닿았고, 끝내 참지못한 얀붕이는 벌떡 일어나며 순찰 갔다오겠다며 그녀의 손을 떨쳐낸 뒤 황급히 도망쳤다.


그리고 현재, 순찰 시간이 지났음에도 얀순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싫어 망설이고 있었으나 그녀가 직접 그를 찾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하자 본능적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이상하네~? 얀붕씨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음산한 복도에서 홀로 혼잣말하며 돌아다니는 그녀의 존재는 얀붕이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또각또각.......


점점 그가 숨어있는 병실에 가까워지는 그녀의 발걸음과 손전등의 빛.


얀붕이는 그저 그녀가 지나가길 간절히 빌고 있었다.


허나, 그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라~? 어째서 이 병실만 문이 살짝 열려있는 걸까? 아무도 없는 병실인데?"


"?!"


그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서 자신의 위치를 노출해버린 것이다.


망해버린 얀붕이, 곧바로 안으로 들어올 얀순이에게 어떤 변명을 해야할지 잔머리를 굴리고 있었으나 예상과는 다르게 그녀는 조용히 문 앞에 서있었다.


".......역시 얀붕씨도 알고 있으셨나 보네요?"


갑자기 생뚱맞은 소리를 하기 시작한 그녀에 의해 얀붕이는 의아해 했다.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마음을 눈치채고 있는 거죠?"


얀붕이의 몸이 다시 떨리기 시작한다.


"낮에 간호사장님에게 물어봤어요, 얀붕씨를 따로 도울 일이 없는지 그런데 얀붕씨는 지금 한가하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거짓말이 들키자 그의 몸이 한층 더 떨기 시작했다.


"일부로 거짓말까지 해가며 제 부탁을 거절했던 이유, 그리고 제가 타준 커피를 계속 거부하는 이유.......전부 알고 있는거네요!"


"!!"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던 얀붕이는 확실하게 느끼는 바가 있었다.


이 여자에게서 도망쳐야한다, 이제 변명따윈 통하지 않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에게 벗어나야한다.


그리하여 얀붕이는 곧장 다음 수를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런 시간따위 주지 않겠다는 듯이 얀순이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아! 이제 숨지말고 나오세요~! 얀붕씨♡"


할 수 없이 얀순이를 힘으로 밀치고 도망치려고 한 얀붕이, 하지만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그녀는 자세를 취하더니 그의 힘을 역이용해 그를 침대 위에 눕히는데 성공한다.


침대로 내던져진 얀붕이는 곧장 일어나려고 했으나 그녀에게 붙잡혀 꼼짝도 못하게 된다.


"아아~! 저는 너무 기뻐요♡ 어찌 됐든 간에 얀붕씨가 저의 마음을 알아줬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걸요♡"


얀붕이의 눈동자에 얀순이의 현재 모습이 각인되어간다.


어두운 병실 안, 달빛에 비친 그녀의 광기 어린 표정만큼은 선명해서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웠다.


이미 풀어 해쳐진 간호사복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속살마저도 달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었으니 남성의 성욕을 자극했다.


"어머♡ 이렇게 벌써 이렇게 부풀어 오르다니? 간호사로서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후훗♡"


이대로 있다간 갈 때까지 갈 것 같은 상황.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얀붕이는 머리를 굴렸고 그 결과, 그는 손에 닿는 어떤 버튼을 누르게 되었다.


간호사들을 급히 부르기 위해 사용되는 너스콜, 병원에 있는 간호사라고는 현재 이 둘밖에 없었으니 본래 소용없는 짓이다.


하지만 얀붕이가 노린 건 그게 아니였다.


순간적 발생한 소음으로 인해 얀순이의 의식이 잠시나마 분산되자, 그 틈을 노려 얀붕이는 그녀의 속박을 풀고 도망쳤다.


그 어느 순간보다도 빠르게 도망친 그는 병원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정문은 이미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소용없어요, 얀붕씨가 나가지못하도록 병원 밖으로 나가는 문은 진작에 잠궈뒀으니까요♡"


뒤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얀순이의 목소리, 얀붕이는 어쩔 수 없이 정문을 포기하고 밖과 이어져있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곳도 이미 닫혀져 있었으며 열려면 카드키가 필요했다.


하필이면 카운터에 두고온 자신의 카드키, 가져올려면 다시 돌아가야하지만 당연히 뒤에는 얀순이가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뒤쫒아오고 있는 그녀의 손에는 꿈에서 봤던 주사기가 들려있었으니 바늘에 꼽히면 그는 끝이었다.


게다가 힘으로 제압하기엔 그녀가 배운 무술이 워낙에 뛰어났기에, 실제로 당해본 얀붕이는 그 선택지를 아예 머릿속에서 지웠다.


할 수 없이 병원 내부 계단을 통해 윗층으로 올라가는 얀붕이.


환자의 도움을 받으면 어찌할 수 있겠지만 개인의 사정으로 자고 있는 환자들에게 민폐를 끼칠 순 없었다.


그리하여 그가 도달한 곳은 병원 5층의 남자화장실.


병원 원장밖에 쓰지않는 이곳에서 그는 문을 걸어 잠그고 아침까지 농성하기로 했다.


그제야 한숨 돌린 얀붕이는 화장실 변기에 앉아 공포로 인해 놀란 마음를 진정시켰다.


그러자 그의 머릿속에 하나둘씩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중 으뜸이였던 건 휴대폰으로 경찰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었다.


그리하여 휴대폰 꺼내드는 순간........


띠로로로롱~♪ 띠로로로로롱~♪


"?!"


지정해둔 벨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켜져있는 휴대폰 화면에는 얀순씨 라고 큼직한 글자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는 빠르게 수신 거부하고 무음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화장실 밖에서 통화 연결음이 들려왔으니 이미 늦은 듯 했다.


"잠겨 있어.......이 안에 있는 거네요! 얀붕씨♡"


고작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얀붕이의 피부 위에 닭살이 돋았으며 진정되었던 그의 마음이 미친듯이 요동쳤다.


그래도 다행히 화장실 문을 굳게 잠궜으니 그녀가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물리적인 힘을 가해 문을 부수고 들어올 수 있겠다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환자들이 깰 수 있었으니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녀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기에 문을 마구잡이로 두드리지 않고 똑똑 정도로만 노크하고 있었다.


"혹시 여기서 자위하고 계신 건가요? 아깝게 그러지 마시고 제 아기방에 퓻퓻 싸시면 더 기분 좋답니다♡"


"윽! 이상한 소리좀 그만하세요! 지금 상황에서 할 마음이 들겠어요? 하물며 얀순씨랑 그럴 일은 절대 없으니까요!"


"......어째서죠? 어째서 얀붕씨는 저를 그토록 거부하는 건가요?"


"저야말로 묻고 싶거든요!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에요?"


"그야 당연히 얀붕씨를 좋아하니까요♡ 매일매일 선배들에게 갈굼 당해 피폐해져있던 제 마음을 유일하게 위로해주고 치유해준 게 얀붕씨이니까요, 그런 얀붕씨를 사랑하게 돼버렸다구요♡ 매일 같이 웃고 지내며 많이 행복했는데, 갑자기 얀붕씨가 병원을 나간다고 했으니까요!"


"그건 병원의 사정이라 어쩔 수 없는 걸요! 그리고 평범하게 교제 신청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과격하게 하지않아도 저라면 얀순씨의 마음을 받아줬을 거고 연인으로서 병원 밖에서 만나면 되잖아요!"


"그렇네요,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면 이제 이런 짓은 그만둬요! 지금이라면 못 본 걸로 해드릴 테니까요! 네?"


".........."


이후 얀순이의 대답은 없었으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매한가지였다.


그녀가 왜 이리 오래 망설이고 있는 건가 궁금했던 얀붕이는 조심히 문에 귀를 갖다대며 문 밖의 상황을 알아보고자 했다.


그러자 문 밖에는 어떠한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누군가의 기척조차도 없었다.


순간 나가보고자 손잡이를 붙잡은 얀붕이였으나 이내 생각을 고치며 관두었다.


지금의 상황이 그녀의 함정일 거라 예상했기 때문.


만약 그가 이대로 문을 열고 나가면 문 앞에서 얀순이가 대기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문에서 최대한 떨어진 얀붕이는 하는 수 없이 아침까지 기다려보자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얀붕이가 다시 마음을 놓는 순간.......


드르륵.


그의 뒷편에서 미세한 소음이 들려왔다.


설마? 하며 얀붕이가 뒤로 돌아보자 얀순이가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중 이었다.


그녀는 남자 화장실 바로 옆에 있는 여자 화장실의 창문을 통해 건너오고 있던 것이다.


자칫하면 허망하게 죽을 수 있는 상황, 그럼에도 죽음을 각오한 그녀는 짤막하게 튀어나와있는 턱을 이용해 건너왔다.


"이런 미친!!"


차마 창문으로 올 거라 예상하지 못한 그는 창문을 잠굴 걸 생각하지 못했고 이제 와서 창문을 잠그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다시 화장실 문을 열고 도망치려던 얀붕이였지만 그가 예상치 못한 또다른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화장실 문 앞에 있는 영문모를 양동이.


아마도 얀순이가 이를 예상해 갖다놓았던 양동이를 밟으며 얀붕이는 고꾸라지고 말았고 마침내 화장실 안으로 들어온 얀순이에게 다시 잡히게 되었다.


"아까 전에 평범하게 교제하면 된다고 하셨죠? 죄송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연인도 좋지만 그래선 언젠가 헤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러니 좀 더 저희만의 특별한 걸 원해요! 사랑의 결정체가 필요하다구요! 사랑의 결정체라면 역시 아기네요♡ 그러니 얀붕씨의 아기를 갖고싶어요♡"


"아...안돼!"


붙잡힌 그의 팔뚝에 주삿바늘이 꼽힌다.


주사기 안에 있는 수면제가 서서히 그의 안에 들어가면서 얀붕이의 의식도 흐릿해져간다.


희미한 의식 속, 평소처럼 해맑게 웃고있는 얀순이의 미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음탕하며 미쳤다고 할 수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얀붕이의 귓가에 입을 갖다 대며 조용히 속삭였다.


"잠시만 잠들어주세요, 귀여운 아기를 만들어줄게요♡"


"아아.......!!"


그제서야 얀붕이는 깨닫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꿨던 악몽이 사실은 무엇을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예지몽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을 해도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잘자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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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이런 일들이 있었단다."


"와우, 아빠! 생각보다 무서운 이야기 잘 지어내네요?"


"지어낸 이야기라고?"


"네! 생각해봐요,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쫒아온다든지, 고층인데 창문을 통해서 들어온다든지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가?"


"그렇다구요! 그러니까 다음 번에는 조금이나마 신빙성 있게 지어봐요!"


"그렇다는데 여보?"


"어머♡ 당신도 참~ 부끄럽게 옛날이야기를 하고 그러세요!"


"엑......?"


"방금 전 이야기로 인해서 태어난 아이가 너란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가 실화고 그 공포의 간호사가 우리 엄마?!"


"딸아, 믿기지 않겠지만 이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실화들이 많단다, 그러니 이를 교훈 삼아 현실을 만만히 보지마렴."


"........이왜진?"


"아무튼 이야기는 여기까지, 오늘은 이만 늦었으니 자러 가볼까!"


그 순간.......


"하아♡ 안되겠어요 당신♡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다보니 아기방이 뜨거워졌어요♡ 그러니 오늘 밤에도......알죠? 후훗♡"


"엑......?"


그렇게 엄마에게 끌려가는 아빠를 보며 소녀는 결말을 예측할 수 있었다.


오늘밤 자신의 동생이 생긴다는 결말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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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포게임 하다보니까 공포게임 시점으로 쓰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