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yandere/92518334

2편: https://arca.live/b/yandere/92565644



아카데미 등교시간


평소보다 더한 한숨을 토했다.


"후우우..."

2회차에서 꾼 꿈 중 오늘의 꿈이 가장 생생한 탓에 일어나자마자 또다시 오열해버렸다.


꿈 속에서 내가 껴안은 그녀의 몸은 그저 빙장 같아서 '아 내 연인이였던 그녀는 이미 이 세상에 없구나' 를 이제와 새삼 체감한 기분이였다.



그녀 또한 그리워서 내 눈앞에 나타난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드디어 미쳐서 환각을 보는걸지도 모르고.


그렇게 껴안고 다시 잠에 들었고 평소처럼 아침을 맞이했다.


당연하게도 그녀는 내 옆에 없었고



오늘도 그녀에게 고백하면 마치 사회악의 벌레를 보는 듯한 경멸의 표정과 함께 내 뺨을 때리겠지.


그래도 어쩌겠나 내가 그녀를 잊을 수가 없는데 그런 천박한 고백을 해야 그녀가 나에 대한 호감을 없애고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일석이조..다.





《++++++++++》





오늘 아일린,그녀를 현실에서 본다면 장담컨데 나는 울음을 터뜨릴것을 확신한채 오늘만큼은 그녀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라도 그녀에게 눈길이 가는것과 추악한 고백은 참을 계획이다.




그렇게 그녀에게 뺨을 내주는 시간이 없어지니 매교시 수업이 끝나도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할지 몰랐고 친구도 없던 나는 결국 책에다가 시간을 매진했다.



주변에선 내가 뭘 잘못 처먹었나 싶은 눈길만 보일뿐 그외엔 별다른 반응이..



"요한 선배 맞죠?"


..있네


책에서 눈을 때고는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들자,

금발에 에메랄드 빛 눈..딱 봐도 유명하게 생길거 같은 여자애다.


주변 남학생들도 그녀를 보곤 하나같이 우오오 소리를 낸다.



이 여자애가 근처에 있다는걸 알았지만 내 곁으로 오는건 상상도 못했다.


질문을 던진 여자의 이름이 분명..분명...기억이 안 나 직접 물어봤다.


일단 후배인듯 해 말을 놨다.


"어 맞아 근데..누구? 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 제 이름을 모르시는거에요?"

"어 몰라"


진심으로 모른다 답하자 뭐 이런게 있냐는 눈빛.


"와..선배 눈엔 아일린 선배밖에 눈에 안 보여요? 저 꽤 유명한데.."

그녀는 대놓고 시무룩하는 표정을 짓다가 다시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크흠! 제 이름은 마레 슈 크리스마리아 부끄럽지만 1학년의 여신이라고 불린다구요?"


가슴에 손을 얹이며 말과 다르게 하나도 부끄러워보이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


뭔가..휙휙 바뀌는 애다.

근데 슈 크리스마리아? 귀족이였구나 귀족의 풀네임은 길어서 외우기 귀찮단 말이지..


"그렇구나 마레라고 부르면 될까?"

그래서 그냥 줄여 불렀다.


"어음..네헷..."



..마레의 볼이 붉어졌다.


왜 부끄러워하는거야 나 아무짓도 안 했는데?


주변의 남학생들의 눈엔 불길이 휩싸이길 잠시



"음음..그래서 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크흠 오늘 저랑 둘이서 시장 구경 가요!"


주변에 있던 남학생들의 시선은 또다시 마레가 아닌 나에게로 향했고 애정이 묻어나는 눈빛이 아닌 기필코 나를 담구겠다는 살기만을 담아 내게 쏘아보냈다.



그렇게 눈빛을 보내지 않아도 거절할 생각이다 남자들아


"마음은 기쁘지만 내 소문을 듣지 못한 모양이네 내가 너한테 해를 끼칠 수 있어, 미안하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찾아줘."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했다.


안 그래도 나의 평판은 이미 나락인데 이 여자애랑 꼬이면 분명 귀찮은 폭력사태가 생겨날 것이고 무엇보다 몇달만에 얻은 자윤데 처음 보는 여자애랑 같이 다니기 싫다.




내 거절에 마레는


"어..어..?음??음???어????"



어째선지 고장났다.




《++++++++++》




내 이름은 마레 슈 크리스마리아



백작의 둘째딸이란 훌룡한 배경과 


신체엔 잡티 하나 없었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튀어나와야할 곳은 튀어나온 완벽한 몸매


그리고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 에메랄드 색 눈동자, 조각같은 이목구비


어딜가더라도 아부든 아부가 아니든 신이 내린 외형이라는 말을 듣는건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어린시절부터 백작인 아버지의 일을 도울 정도로 머리까지 좋았으며 교우관계 또한 훌룡해 성격도 좋다?



나를 제외한 백작의 아들들은 나에게 장문의 고백편지를 보내왔고 처음엔 정성들여 거절의 편지를 보냈지만현재까지 그런 식의 편지들에 지쳐 나날이 창고에 쌓이고만 있었다.


처음에 나도 소설에서나 보던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편지가 아닌 그 편지를 보낸 남성들과 만났을때 내 환상은 그때부터 깨져갔다.


고백했던 남성들의 말은 아무리 고급지다 할지라도 그들의 눈동자에선 오직 추악한 욕망만으로 이루어졌고 눈동자엔 내 가슴과 허리, 다리에 자리한 것을 목격한 나는 순간의 혐오감이 치솟아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그 자리에 재빨리 나왔다.



그렇게 여러 만남을 가졌어도 모두 하나같이 똑같았고 어떨땐 진심으로 뺨 한대 칠까 하다가 그래도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들에게 민페를 줄 수 있다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현재까지 꾹 참아왔다.



그렇게 가족외에 사람들이 내게 보이는 감정들은 모두 다 내 겉면만을 볼 뿐 내면에 어떠한 관한 관심도 없다는것을 깨달은 후로 나는 사람들 눈에 있는 깊음을 보며 이 사람은 어떤지 저 사람은 어떤지 평가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드디어 추악한 마음을 숨긴 편지들을 안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입학하였고 당당하게 1학년 수석을 차지했다 


그렇게 수업을 들으며 학업에 집중하던 중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걷던 복도에 끝으로 제법 인파가 몰려있는지 사람들의 옆모습이 튀어나와있는게 보였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자 까치발을 들어 어떤 상황인지 보기 위해 애쓰다가 나를 알아본 학생들은 앞에 자리를 차례차례 양보해주었고 나는 감사인사를 반복하다 어쩌다보니 특등석에 서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만났다.


진정한 사랑을




왼쪽엔 학년이 다르더라도 이미 유명한 외모의 여성, 아일린이였다.


마법계의 젊은 거성이라며 불린 그녀는 외모 또한 훌룡했다.


..나보단 아니지만 어머니를 제외하고 내가 처음으로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인정했으니 할말 다 했다.



늘씬한 몸매에 큰 키, 대충 봐도 170은 돼 보였다.



연한 회색머리카락은 광이 났고 푸른 눈동자는 다이아몬드에 파란색을 비치듯 아름답게 났다.


거기에 살짝 차가운 느낌까지


요약하면 차가운 냉미녀 스타일,


반면 오른편엔 외모는 저 여성보단 못하지만 키는 180 정도 되보이는 큰 키에 정갈한 흑발, 보는 사람이 따뜻할 정도로 포근한 외모와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여자쪽을 바라보곤 무릎을 꿇어 고백을 하고 있었다.



좀 많이 추잡한 성희롱이란 이름의 고백이라 차마 다시 떠올리진 못하겠다.


솔직히 고백은 내가 들었던 수많은 고백 대사 중 최악을 달렸다 하지만 나는 맨앞에 서있었기에 볼 수 있었던 그의 눈을 보고야 말았다.



그의 눈에는 앞에 있는 그녀의 끝없는 사랑과 애정으로 점칠되어 있다는 것을.




그게 시발점이 되었고 그가 그녀에게 고백 하는때엔 나는 변장까지 해가며 사랑을 하는 남자의 눈을 조금이라도 내 눈으로 더 담기 위해 매번 그 고백장면을 찾아다녔다.



저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긴걸까

처음으로 남자의 이름에 호기심이 생겼고 마침 내 옆에 서 있던 여성에게 물어봐서 그제야 그의 이름을 알아냈다.


그의 이름은 요한, 이름부터가 아름답다.



..아름답다? 내가 이름 보고 아름답단 적이 있던가? 이때쯤에 자신이 왜 이런지 의구심도 들었기도 했지만




매번 성희롱과 함께 붙어오는 남자의 고백을 여러본 보고 확신했다.


그는 앞에 있는 여성의 겉면도 사랑하지만 내면은 훨씬 더 사랑한다는걸,


매번 천박한 말따위를 입에 담지만 단 한번도 그는 여성의 얼굴에 눈을 땐적이 없었으며 매번 뺨을 맞고 거절했을땐 비에 흠뻑 젖은 강아지 같아서 보는 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사정이 있어 보이지만 천박한 말을 하던 그의 잘못이 맞다..내 눈동자는 멀어져버린 아일린이라는 여자에게 꽂혔다.



근데 저 여자는 저 남자의 눈빛을 못 본건가? 사실은 장님인건가? 인생에서 저렇게 자신만을 좋아할 남자를 또 찾을만한 자신감이 있는걸까?


난 결코 아니라 본다.



문듯 이런 생각을 하고서야 반대편의 맞은 뺨을 잡고 터덜터덜 걷는 뒷모습을 보고서야 그제야 깨달았다.




아..나는 그에게 매료됐구나.



그의 사랑 넘치는 눈이 나에게로 향했으면 무척이나 행복할 텐데 하지만 그는 나를 봐주지 않아 질투가 났다.


나에게 고백한다면 소리도 지르지 않고 욕도 하지 않고 뺨도 때리지 않을텐데 왜 하필 저 여자일까..



그럼 요한,그가 그녀에게 질리는 그때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내가 매번 뺨에 울분을 담아 손을 날리는 여자가 아닌 사랑으로 뺨을 어루어만져 키스해주는 연인이 되자


그리고 미래의 그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그리고 그를 욕했던 학생들과 선생들은 조치를 밟게 했다

감히 내 남편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드디어 내게로 왔다.


그가..아니지 선배가 쉬는 시간마다 그 여자에게 찾아가는게 아닌 제 자리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 눈에 담아졌다.



그래 선배는 고백 때문에 평판이 나빠졌을 뿐이지, 평소 모습만 본다면 그는 한폭의 그림 같은 사람이다.


..선배가 책을 보는 모습에 빠지길 잠시,


고개를 좌우로 막 흔들며 선배에게 다가가기 전 화장실을 먼저 들렀다.



입냄새가 나지 않는지 

머리카락이 잘 정돈 돼있는지

교복의 차림새가 단정한지

혹시 모를 땀냄새가 나지 않을지


그렇게 5분 동안 점검을 마치고 선배에게로 갔다.



선배의 조금 낮은 목소리가 나에게 향했다.


아아..귀호강이란 이런거구나를 느끼며 정신 차리고 성배와의 대화를 이었다.


선배는 나의 이름을 모른다 했다 좀 충격이여서 슬픈 표정을 지었음에도 담담하게 반응하는게, 아직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거겠지..



조금 울적해졌지만 이러면 죽도밥도 안 된다는 사실에 빠르게 표정을 풀고 자신감 넘치는 자기소개를 했다.


뜬금 선배가 마레라 불러주는 목소리에 심장이 쿵쾅이며 대화가 잠시 끊겨지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이번엔 착한 선배가 먼저 말을 해준 덕분에 나는 그제서야 본론을 이야기 했다.



데이트 한쌍의 남녀가 서로 붙어다니며 여러곳을 붙어다니는 행위,


그 이름은 데이트!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울림인지!



여성쪽이 그것도 백작의 딸 되는 사람이 데이트 신청하는건 드물테지만 뭐 어때 냅다 데이트 신청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에 잠깐 고장났다.


또다시 잃을뻔한 정신을 차리곤 슬픈 마음이 들다가도 기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의 소문을 몰랐기에 했다는 말인 줄 알고 나를 걱정하는 저 마음씨..하아아..♡


데이트 신청은 거절 당했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때까지 대화하면서 선배는 단 한번도 천박한 말을 내뱉지 않았다.


역시 선배는 사정이 있는게 분명해


저 순진해 보이는 얼굴도 무척이나 따뜻한 마음씨도 얼른 내껄로 만들어야된다


다른 년한테 뺏기기 전에.





《++++++++++》





얘가 좀 이상하다.


방금은 고장나질 않나

그리고 나선 웃질 않나..뭐야 얘 무서워..



그렇게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 일어나려는 사이 교실의 앞 문은 부서질 것 같이 격하게 열렸다.


쾅!!


그 소리에 반 애들과 복도에 걷던 학생과 선생들의 시선은 모두 문쪽으로 몰렸고 그 주인공은


오늘만큼은 마주 치고 싶지 않던 아일린이 보였다.


그녀는 온몸에 땀이 흘렀고 머리카락도 산발이 되어 얼굴이 대부분 가려져 있었다.


아 젠장 


1회차때의 평소 그녀의 머리카락 항상 얌전하고 가지런하였지만 사랑을 나눌때만 머리카락이 저렇게 자유를 갖는다.


그때가 생각나 눈물이 나려는 상황에서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교실의 뒷문쪽으로 성급히 걸어갔다.



그렇게 조심히 걸어가던 중 아일린은 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나의 어깨를 잡아 힘껏 교실 벽 쪽으로 나를 밀었다.


근력부여 마법이라도 쓴건지 나는 별다른 저항도 못한채 힘없이 밀려났다.


그리고 내 등에 벽이 닿을 정도로 밀리자 그녀의 두손은 내 어깨에 손을 때었고 오른팔로 내 왼쪽편 벽에 손바닥을 붙였다.



일명 벽쿵.

이상한건 내가 당했다는 것




아일린이 굳이 나를 찾아오는 이유가 뭐지


오늘은 분명 눈도 안 마주쳤는데..?



주변엔 쥐 죽은듯 조용했고 간신이 나는 눈동자를 내려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내 코앞에 있는 그녀의 눈가엔 물방울이 끝없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표정은 그저 분노와 슬픔 미안함이 섞인 미묘한 표정이였다.




"..너 왜 말 안 했어"


첫마디가, 그 첫마디가 나에게 엄청난 당혹감을 주었다


'그녀가 1회차를 기억해냈다'라는 말도 안 된다는 생각.


아무리 그녀라도 기억하지 못할것이다



"무..무슨 일이야"

나 또한 그 모습에 눈가가 떨리려는걸 최대한 참고 모른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니 돌리려했다




아일린의 입이 내 입과 맞닿기 전까진.










정지 먹고 환생했는데 앞으로 몸 좀 사릴겸 댓글에 댓글로 감사를 표하지 못할거 같음..



질문답변은 열심히 할테니 부족한 글 봐줘서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