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단어, 발번역으로 인해 호불호 주의


- 과거 초등학교 2~3학년 시절

우리 부모님은 외교관 출신에 프랑스어 전공자여서 그런지 날 데리고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였다.


프랑스 파리 흔히 사랑의 도시, 낭만, 에펠탑이 떠올라서 기대를 했지만 막상 와보니 크게 실망했다.


주위 길거리에는 쓰레기, 노숙자와 흑인, 아랍계 이민자들이 있을정도로 여기가 아프리카인지 중동인지 헷갈릴 수준이다.


현지 학교에서 현지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걸 생각했지만 처음엔 동양인이라고 차별당하고만 살았다.


'Nihao'

'Ching Chang Chong'

'Chinese, Japanese, Dirty knees, look at these!'


이러한 인종차별 경험으로 고국 '한국' 과 학교 친구들이 그리울정도였지만,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서 나는 현지 친구들앞에서 많은 어필과 개인기, 축구로 어떻게든 친하게 지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


- 날씨가 따뜻한 토요일


모처럼 주말이라 나는 놀이터에서 프랑스 친구들과 축구를 하였다.


축구를 하는도중 우리 또래로 보이는 패거리들이 소녀를 심하게 괴롭히는 걸 목격했다.


"Hé ! Espèce de monstre ! Sortez de la cour de récréation."

(야! 괴물! 놀이터에서 나가라)

"C'est une grenouille ! Grenouille Hahaha !"

(개구리다! 개구리 하하하하)


"S'il vous plaît, arrêtez !"

(제발 그만해!)


소녀가 울며 말하였다. 그러나 패거리 애들중 리더로 보이는 애가 소녀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결국 도저히 못참은 나는 소녀를 괴롭힌 패거리들쪽에 돌멩이를 던지고 소녀의 팔을 잡아 빠르게 도망쳤어.


다행히 깊숙한 골목길까지 가서 패거리들을 따돌렸지만 소녀는 울먹거리면서 울고 있었다.


"Pourquoi suis-je né..... Je suis injuste......!"

(난 도대체 왜 태어났을까.... 억울해....!)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소녀의 억양을 듣고 대충 이해를 했다. 


"어어엄.. 알유오케이? 아임 낫 배드 갸흐..송"


어떻게해야할지 몰라서 바디랭귀지 하면서 어눌한 콩글리시, 알고있는 프랑스어 단어로 소녀를 달래주고 있다.


"Mais qui es-tu ? Pourquoi m'as-tu aidé ?"

(그런데 너는 누구야? 왜 나를 도와줬어?)



소녀는 눈물을 닦으면서 내 시선을 바라보았다.


이럴거면 프랑스어 빡세게 배울걸 그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나는 소녀의 눈동자를 보게 되었다.


자세히보니 소녀의 눈동자는 자수정같은 분홍색 눈동자를 가졌어.


분홍색 눈동자 이외에 소녀의 모습은 부드러워 보이는 연한 갈색 머리카락과 피부를 가졌고 외모는 인형처럼 귀여웠다.


나는 소녀의 눈동자에 매료되어서 실수로 이상한 말을 했다.


"유얼 핑크 아이즈 쏘 뷰티풀."


뭔가 애매하게 대답해서 창피했지만, 소녀는 오히려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Hehehe.. Tout le monde m'évite à cause de mes yeux...

Merci pour ton compliment.."

(히히히 다들 내 눈동자때문에 피하는데.. 칭찬 고마워..)


나는 그 말을 듣고 더욱 당황하고 말았어.


단지 분홍색 눈동자 칭찬을 한거뿐인데 소녀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한거 같았다.


"Je suis curieux de ton nom, Je m'appelle Chloé."

(나 너의 이름이 궁금해, 내 이름은 클로에야.)


대충 소녀의 이름은 클로에 라는걸 알아들은 나는 어눌한 악센트와 바디랭귀지로 이름을 말했다.


"마이 nom.. 이즈.. 어..... 얀붕"


"ahh! Jan Bung~ Tu as un joli nom."

(아! 얀붕~ 이름이 예쁘네)


그렇게 나는 클로에와 함께 골목길을 걸으며 어색한 대화를 나누었어, 클로에는 프랑스어로 말하고, 나는 콩글리시와 바디랭귀지로 대답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둘다 나이가 동감인것도 놀라웠고, 클로에는 내가 한국에서 온 것을 알게되어 신비스럽게 쳐다 보았어.


우리는 서로의 국가와 문화에 대해 궁금하기 때문이니까..


- 클로에와 친해진 이후


친구들과 축구하는 시간보다 클로에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아졌다.


같이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맛있는 크루아상 빵집가서 있거나 도서관에서 클로에가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으면서 재밌게 보냈다.


클로에는 내가 좋아하는거와 취미, 한국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등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나는 콩글리시와 바디랭귀지로 대답하려고 했지만, 클로에는 행복하게 웃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나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것도 있었다.


"Salut Jan Bung! Comment vas-tu aujourd'hui ?"

(얀붕아 안녕! 오늘은 어떻게 지냈어?)


학교 마치고 나가니까, 갑작스럽게 클로에가 내가 있던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 봉주르 클로에?"


나는 클로에를 보고 놀랐다. 


클로에는 어떻게 내가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나를 만나러 온 걸까? 라는 시점부터 나는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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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사전, 번역기 한계.


아주 예전에 쓰다가 연중(지금은 소실)된거 리메이크 해서 다시 써볼려고 시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