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주인님.
완전히 곯아떨어졌었어.
하루 종일 자고 있었다구.
후훗. 보아하니 다른 애들한테 완전히 쥐여짜인 모양이네.
여기? 여긴 저택의 북문이야.
현무인 내가 여기 있는 게 그 증거고.
왜 자기가 북문에 있냐고?
그건 말이지... 후후후... 백호가 행복한 얼굴로 주인님을 물어뜯으면서 자고 있는 걸 몰래 데려왔거든♪
응? 고개를 못 들겠다고?
후훗. 대지의 안정을 관장하는 이 현무의 무릎베개에서는 벗어날 수 없어.
주인님쯤은 이렇게 손가락 하나로도 막을 수 있다구.
날 좋아한다면 북문으로 날 나가게 해달라, 라고?
어머나, 아직 잠이 덜 깬 모양이네.
뭐 지금 막 일어났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그건 안~돼♡
주인님은 우리 곁에 있으면 돼.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아도 돼.
아니, 생각하면 안돼.
그리고 지금은... 나만 바라봐줘.
자... 눈 돌리지 말고.
고개, 이쪽으로 확실히 돌려줘.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있으니, 주인님도 참 귀여운 얼굴이라니까.
거기다 동안이야... 후후후.
어머나? 지금 뭐라고 했어?
...! 헤에, 늘 우리들의 모습을 그렇게 봐주고 있었구나.
후후후, 주인님한테 칭찬받으니 기뻐. 고마워.
저기, 주인님... 다른 말은 안 할게.
탈주 같은 거 그만두고 여기서 평생 살자.
주인님이 원한다면 이런저런 것들도 다 해줄게.
자유롭게 하계에서 보내다가 가끔씩 여기로 돌아오는 생활이 좋다고?
주인님도 참 욕심꾸러기라니까.
물론 대답은 NO야.
안타깝지만 우린 주인님의 바람기를 두고 볼 만큼 만만하지 않거든.
뭐, 하계의 인간이 멸망해도 좋다면 난 상관 안 해.
그래. 주인님 이외의 인간이야 어찌 되든 내 알 바 아니야.
후후후... 못할 것 같아?
우리들 이래봬도 신이라구?
후후훗, 주인님은 상황 판단이 빨라 좋다니까.
이 저택에 있으면, 그 어떤 적도 주인님께 손댈 수 없어.
그야 우리들 사신이 있으니 당연한 거 아니겠어?
주인님...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당신을 사랑해.
인간인 주인님은 인간과의 싸움에서 상처입은 내 몸과 마음을 치유해줬어.
주인님이 지켜줬으니까 내가 여기 있는 거야.
그래, 맞아.
신인 우리들이 인간인 당신을 주인으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고.
당연히 주인님의 종자가 된 우리에게는 주인님을 지킬 의무가 있어.
그런데도 주인님은...
여자만 보면 여기저기 어슬렁거리기나 하고...
이렇게 감금된 것도 다 주인님 탓이라구?
우리들과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으면서도 금세 바람을 피우다니...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주인님이네.
이제 바람 안 피울 테니까 내보내 달라고?
후후후, 그 말도 벌써 몇번이나 들었는지.
그 다물지 않는 입을 다물게 해 줄게.

(키스)

주인님, 저는 사신의 일각으로서, 아니오, 한 사람의 여자로서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인님도 내 사랑에 응해줘, 나만 바라봐줘...
이번엔 내가 주인님을 지켜줄 테니까...

헤으응 현무눈나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