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까지입니다, 주인님.
더 이상 당신을 한 발짝도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어째서죠? 이 저택에서의 생활에 대체 무슨 불만이 있으신지요?
이 저택에 계시면 의식주는 물론 모든 것을 자유롭게 누리실 수 있습니다.
여기 계시는 한, 저희 또한 당신의 소원을 가능한 한 이룰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인지 탈주하려고 하시네요.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들려주시겠습니까?
...지금 뭐라고 하셨죠?
잘 못 들었습니다, 한 번 더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하계에 있는 인간 여자들과 놀고 싶다, 고요.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당신을 막는 데에 봐줄 필요는 일절 없다, 그런 말씀이로군요.
그럼 지금부터 주어지는 선택지 중 마음에 드시는 것을 골라주십시오.
업화에 불타오를지, 격류에 휩쓸릴지, 벼락을 맞을지, 폭풍에 날아갈지...
알겠습니다. 전부 말씀이시군요.
부디 각오하시길.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또 내가 진 건가, 라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주인님께서는 사신의 일각이자 동문의 수호를 담당하는 이 청룡을 이기실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상대조차 안 되었나이다.
이제 그만, 탈주를 포기하시는 게 어떠신지요?
이 저택에서 나가려면 동서남북 중 하나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문이든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존재인 저희 사성수가 지키고 있습니다.
북문은 현무, 서문은 백호, 남문은 주작...
그리고 이 청룡이 동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주인님께서 저택을 빠져나갈 틈 따위는 전혀 없습니다.
한 번 더 말씀드리죠.
이 저택에서 나가는 것을 단념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저희와 함께 쭉 함께 살아가시지요.
네? 당신을 감금하는 이유, 말씀이신가요?
그것도 지난번에 말씀드렸을 텐데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요.
당신이 저를 사랑해 주시는 것처럼, 저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거짓말 마십시오.
그 때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너희 모두 다 사랑해줄게'라고요.
그건 오해라고요?
아니오, 이 귀로 똑똑히 들었습니다.
저도 명색이 신인 몸, 제 귀가 장식으로 보이십니까?
...너무 얕보시면 화낼 겁니다.
아니면 한 번 더, 용의 숨결(드래곤 브레스)를 맛보고 싶으신지요?
그것도 괜찮겠죠?
봉래의 약을 잡수신 주인님께서는 불로불사시니까요.
한 번 더 용의 숨결을 맞아도 문제 없으시겠죠?
하아... 아무튼, 이제 탈주하시는 건 그만두십시오.
아무리 불로불사가 됐다 한들, 주인님은 인간.
저희 신들에게 당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이해하셨다면 여기서 얌전히 계시지요.
정말이지...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시다니, 어쩔 도리가 없는 주인님이로군요.

(허그)

주인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인간과의 싸움에서 상처입은 저를, 그 힘으로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입으로 제게 사랑을 속삭여 주셨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랑스러운 주인님...

미코토좌는 역시 저음이 잘 어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