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 얀데레한테 키워지고 싶다


어린시절 숨바꼭질을 하며 놀다 아무리 기다려도

술래가 나를 잡으러 오지않아 밖으로 나와보니


현실이 아니라 처음 보는 세계였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몇날 며칠을 쫄쫄 굶으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들어간 집에 놓여진 갓 구워진 빵들을

정신없이 집어먹다가 잼과 우유를 가지고

돌아온 엘프 얀데레한테 걸리고 싶다


너무 배가고파 그랬다고 사과를 하며 도망을

치려는 순간 얀데레가 사뿐사뿐 내게 다가와

팔을 붙잡더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가 쓰는 언어로 말을

걸어왔으면 좋겠다


"빵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손부터 씻고 먹자

알겠지?"


내 손을 뽀득뽀득 씻겨주고 내가 빵을 허겁지겁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집은 있는지 혹시 가출한건지 이것저것 물어보다


당분간 잠깐동안만 자기의 아들이 될 생각이

없냐고 부탁했으면 좋겠다


갈 곳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없어 얀데레의

부탁을 단번에 받아들이고 얀데레와의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



포근한 이불속 얀데레의 품에서 따스하고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잠을 청하고


얀데레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치카치카 얀데레가 직접 내게 양치를 시켜주고


얀데레의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공부를 배우고


얀데레의 생일날 나이를 세는것도 잊은 얀데레한테

고사리같은 손으로 삐뚤빼뚤 적은 생일편지를 써주자 

크게 감동하며 소중하게 내 편지를 보관해 줬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해도 좋고 어떤 잘못이든 상냥하게 

용서해주는 얀데레였지만 


뒷문으로 절대로 나가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얀데레의 말을 따라 얀데레의 집에서 함께하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렇게 몇년을 순종적인 삶을 보내다 얀데레가

잠시 집을 비우게되던날 얀데레 몰래 밖으로

나가고싶다


오랜만에 나가는 바깥 세상은 어떨까? 어쩌면

얀데레가 말하는 것 만큼 무섭지는 않을거란

생각을 품고 얀데레의 집에 있는 뒷문을 통해


몰래 밖으로 나가고 싶다



그렇게 문을 열자



어린 시절 그대로인 내 방이 눈에 들어오고


방에는 실종된 나를 걱정하는 친구들의 롤링

페이퍼들과


책상위에 나지막하게 놓여진 가족사진


고개를 돌려보자 내가 들어왔던 문은 온데간데

없고 문 넘어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광고회사에 전화를 걸어 돈은 어떻게든 마련할

테니 제발 우리아들 실종 광고좀 조금만 더 오래

실어달라고 부탁하는 엄마의 목소리에


엄마!! 라고 외치며 문을 열고 뛰쳐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얀데레가 나를 붙잡고 

집으로 끌고갔으면 좋겠다


다시 원래세계로 돌아온 순간 


단 한번도 내게 보이지않은 험악한 표정을 한

얀데레가 내 뺨을 세차게 후려치고


나는 빨갛게 달아오르는 뺨을 붙잡고 지금까지

나를 속인거냐고 엉엉 울어대며 얀데레에게 

화를 내고싶다


평소같으면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하던

얀데레였겠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나를 침대로

이끌고 데려가 내 목을 세게 조여줬으면 좋겠다


"어디 가려고 한거야? 어디 가려고 한거야?

엄마가 밖은 위험하니까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지?

네가 자꾸 이상한 곳으로 가려 고집을 피우니까

엄마가 걱정되서 너를 두고 어떻게 밖을 나가?

저런 버러지만도 못한 것들이랑 어울리면 우리

착한 아들도 더러워지잖아 그렇니 안그렇니?


착한 아들이면 빨리 대답해야지? 아들? 아들?

아들? 아들? 아들? 응? 응? 응? 응? 응????"


얼굴이 새파래진 채 꺽꺽거리고 팔을 바둥거리며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눈물을 흘려대다가


무의식적으로 "엄마.." 라고 중얼거리자


모성애가 원래대로 돌아온 얀데레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있는지 눈치채자 기겁을 하고 괜찮냐며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금까지 내 목을 조이던 손으로

내 뺨을 상냥하게 훑어줬으면 좋겠다


싫다고 얀데레를 떨쳐내려 해도 이미 내 엄마처럼

다정해지고 익숙해진 얀데레의 품에 파묻혀


한참을 끅끅거리다가 어느정도 숨이 가라앉자


얀데레가 나를 침대에 앉히고 


여느 때 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정말 꼭 돌아가고

싶냐고 더럽고 위험한 세상이 더 좋냐며


두번 세번 연거푸 물어보는 얀데레에게


꼭 돌아가고 싶다고


우리 엄마가 나를 기다린다며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렇게 단호한 내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얀데레가 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전


외출했을 때 사온 약을 내게 먹여줬으면 좋겠다


나를 위해서 비싼 돈 주고 사온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 있는 약이라며 내게 먹여준 뒤 

나의 행복을 위한 축복의 기도를 마치고


약속대로 다시 나를 원래있던 집으로 돌려보내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이를 먹지도 않고 2차 성징조차 오지

않은 상태로 나이가 27이 넘도록 7살의 모습 그대로


작은 덩치로 제대로된 직업 하나 구하지 못하고


하루 하루 그 씨발년한테 속았단 생각을 품으며 

방에 틀어박힌 채 정신과에서 받은 약을 삼켜대는 

순간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준 나를 지켜보며


잠깐 자기가 없던 사이 말이 조금 험해진 것 

같으니 훈육이 필요하겠다고 웃음꽃을 피우며 


내게 사용할 구속구와 채찍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가며


나를 다시 얀데레의 집으로 데려올 채비를 

마쳐가는 얀데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