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순이와 피가 이어지지 않다보니 근친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것 같아서 스토킹 주제도 추가함.


얀붕이 시점의 이야기 (근친)과 얀순이 시점(스토킹)의 이야기로 나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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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 시점)


나의 소꿉친구이자 여동생이며 아내이기도 했던 그녀, 얀순이.


나는 지금부터 그녀와 나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


때는 내 나이 7살, 우리 옆집에 어느 가족이 이사해왔다.


금슬 좋은 부부 하나와 작고 귀여운 여자아이 하나.


그 가족은 이사오자마자 바로 우리 집에 인사하러 왔고 거기서 나는 얀순이와의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아, 안녕하세요! 유얀순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7살이에요! 잘부탁드립니다!"


"어머! 우리 애와 같은 나이네? 얀붕아, 어서 너도 인사해야지!"


첫만남이라고는 하나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래도 내 나이와 비슷한 또래를 이웃으로 만나게되니 친해지기 쉬웠고, 우리 부모님도 얀순이네 부모님 못지않게 사이가 좋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기에 우리 이웃은 금방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이렇게 친해진 두 이웃은 언제나 바쁜 일이나 중요한 일이 생기면 이웃 간의 정을 내세우며 서로 도와갔고, 거기에는 애들 돌보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얀순이네 집에 맡겨지거나 얀순이가 우리 집에 맡겨져 노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고 그렇게 나와 얀순이는 어느샌가 뗄레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부모님들처럼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고 챙겨주며 항상 같이다니는 친구 사이, 나는 이런 사이가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생각했다.


***


나와 얀순이가 10살이 되었을 때, 항상 친하게 지내왔던 내 가족과 얀순이네 가족이 모여 여행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두 가족은 미니밴 하나에 모두 탑승하여 신나는 여행을 떠났다.


그게 비극의 시작인지도 모른 채.......


문제없이 안전 운행하며 잘 가고 있던 우리 차량은 안타깝게도 다른 차량의 졸음 운전으로 인해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에 휘말리게 되었다.


차량의 앞 쪽에만 큰 피해를 입은 터라 뒷자석에 타고 있었던 나와 얀순이는 다행히 경상 정도로 그치기했지만, 운전자였던 얀순이네 아버지와 조수석에 탑승해있던 나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다.


기뻐하며 즐겁게 보내야하는 여행날이 가족을 잃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 날로 변하게된 것이었다.


통곡의 장례식을 치루고 난 뒤에도 얀순이의 울음은 그칠 줄 몰랐고, 그때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나 또한 엄마를 잃은 슬픔에 가슴이 아팠지만 나마저도 울어버리면 더욱 슬플 것 같아서 눈물을 참아내가며 그녀를 위로해주었다, 얀순이의 눈물이 마르는 날이 올 때까지.


하지만 얀순이의 마음이 겨우 추스려졌다고 생각한 한달 뒤, 그녀는 더 이상 내 이웃이 아니게 되었다.


가장이셨던 아버지를 잃은 얀순이네의 생활이 매우 힘들어지게 되었으니 이사를 결정한 것이었다.


그렇게 찾아온 얀순이의 이삿날, 얀순이는 나와 헤어지기 싫다며 다시 한번 눈물을 터트렸고 나도 이번에는 참을 수 없어 울게 되었다.


이래나저래나 3년을 함께한 운명의 짝처럼 지내왔기에, 헤어짐이 당연히 싫어질 수 밖에 없었다.


"싫어! 얀붕이와 헤어지기 싫어! 얀붕아!!"


"으아앙!! 나도 얀순이와 헤어지기 싫어!!"


이런 식으로 우리는 서로 부둥켜 껴안으며 보내지 않겠다고 오열했지만.......


"얀순아, 멀리 안갈 거란다. 얀붕이와 계속 만날 수 있어."


"그래, 얀붕아. 이웃이 아닐 뿐이지, 학교는 같이 다닐 거야."


세상 무안하게도 얀순이와의 소꿉친구 사이는 계속될 예정이었다.


그래도 우리 둘은 이 소식에 눈물을 닦아내며 같이 기뻐했다, 소꿉친구라는 관계라는 것에 변함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소중한 소꿉친구의 사이가 틀어지는 사건은 금방 찾아왔다.


그것도 별로 친하지도 않은 학급 친구들로 인해서.


"야, 너 얀순이랑 사귀냐?"


"갑자기 뭔 소리야?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런데 왜 맨날 얀순이랑 함께 다녀? 딱봐도 사귀는 거드만."


"사귀는 거 아니거든? 얀순이는 그저... 그저... 그래! 여동생이야! 아끼는 여동생같은 거야!"


"거짓말치시네! 여동생이 아니라 여자친구겠지!"


"아, 아니라고!!"


"얼레리 꼴레리~ 얀붕이는 얀순이와~ 사귀는 사이래요~"


"둘이 뽀뽀도 했데요~"


"이익!! 진짜 아니라고!!"


학우들의 놀림을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그들에게 화를 내보지만 돌아온 건 더한 조롱 뿐이었다.


결국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나는 그들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고자질로 호출된 선생님한테 끌려가 크게 혼나는 일이 되었다.


내가 먼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나만 왜 꾸중을 들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얀순이와 함께 다니는 것이 잘못이였다며 미련하게도 엉뚱한 곳을 문제로 삼았다.


그리하여...


"얀붕아, 같이 가자!"


"싫어, 오늘부터 나 혼자 갈거야!"


"어...? 왜에?"


"너와 계속 같이 다녀서 애들한테 놀림 받잖아! 그러니 이제부터 따로따로 다닐 거야!"


"하지만 나는 얀붕이와 함께 있는 게 좋은 걸......"


"나는 이제 싫어! 그러니까 따라오지마!"


"야, 얀붕아!"


"저리 가!"


이런 식으로 나는 우리 둘이 완전히 남남이 되어 멀어질 때까지 얀순이를 멀리하며 피해다니기 사작했다.


하지만 얀순이는 나만큼이나 집요하였기에, 언제나 나를 찾아와 자신을 피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왔다.


"제발 이유를 말해줘, 얀붕아. 내가 잘못한 거야? 그럼 내가 사과할게! 그러니까 나를 떼어내지 말아줘!"


"거 참 끈질기네! 이렇게 네가 자꾸 나한테 들러붙으니까, 애들이 너와 내가 사귀는 사이라고 오해하며 계속 놀리잖아! 너는 여동생같은 존재일 뿐인데!"


"내가 여동생...?"


"그래! 나는 네가 여동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걸!"


"그치만 나는 여동생보다도 너의 아내가 되고 싶은데......"


"어쩌라고! 아무튼 내 여동생이 될 거 아니면 앞으로 가까이 오지마!"


이에 얀순이는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짓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이를 무시하며 등 돌려 떠나버렸다, 


이리하여 나와 얀순이의 친한 소꿉친구 사이는 완전히 박살나게 되었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때까지 나는 그녀와 말 한마디도 섞지 않았다.


***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나는 얀순이와 말을 섞을 수 밖에 없는 일을 마주하게 되었다.


"얀붕아, 네 새엄마가 되어줄 사람이야. 누군지 너도 잘 아니까, 따로 소개하지 않아도 되겠지?"


"잘부탁해, 얀붕아! 어쩜 못보던 사이에 이렇게 많이 컸니?"


그렇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이웃 사이였던 얀순이네 어머니가 내 새엄마가 된 것이였고 그 뜻은 다시 말해.......


"잘부탁해요, 얀붕... 아니, 오빠."


얀순이가 정말로 내 여동생이 되었다는 뜻이었다.


"으응... 잘부탁해."


그래도 중학생이 되고 조금이나마 성숙해진 나였기에, 과거의 그 사건은 온전히 내 잘못이며 괜히 얀순이에게 화풀이했던 거라고 깨닫고 있었다.


그러니 옛날처럼 얀순이를 막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얀순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그녀가 껄끄러웠던 건 여전하였다.


사과를 해야하지만 쉽사리 할 수 없었던 그 상황에서, 부끄럽게도 얀순이 쪽에서 먼저 나서서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이제 진짜 여동생이 되어 있으니까, 같이 있어도 되는 거죠? 오빠?"


"으윽, 그때의 일은 미안해. 애들에게 놀림받아서 짜증난 나머지, 괜히 잘못 없는 너에게 화풀이 해버렸어."


"괜찮아요! 오히려 제가 눈치 없어서 오빠를 힘들게 만들었는 걸요? 그러니 오빠가 사과하실 필요는 없어요!"


"정말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그렇게라도 말해줘서."


나의 잘못을 원망조차 하지 않았던 얀순이의 넓은 아량에 나는 감동하게 되었고,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로 다짐하게 되었다.


"오빠~♡"


"왜 그래?"


"그냥! 좋아서, 에헤헤♡"


"하하, 뭐야 그게."


그리고 그동안 곁에 있지못한 만큼 더욱 달라붙어 애교 부리는 얀순이를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얀순이가 소꿉친구가 아니라는 사실엔 변함없지만 그보다도 더 각별한 사이인 여동생이 되었으니 소중히 대하기로 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사이 좋은 남매 사이로서 함께 지내왔다.


***


아무 문제없이 고등학생이 된 우리들에게 특별한 일이 찾아왔다.


우선 얀순이에게는.


"모델 제의?"


"응, 오늘 하교하는데 어떤 사람이 내게 다가와서 모델이 되어보지 않겠냐며 제의해오며 이걸 줬어."


"명함이네? OO컴퍼니? 얀순아, 괜히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거 아니니?"


"아니에요, 엄마. 휴대폰으로 찾아보니까 상당히 유명한 소속사라고 뜨네요, 명함의 주인도 꽤 이름이 알려진 사장이구요."


"어머, 그러니 얀붕아?"


"예, 그래서 사기는 아닌 거 같아요."


"그건 다행이긴 하지만 얀순아 어떻게 할 생각이니?"


"솔직히 하든 안하든 상관없지만 어떻게 할까나?"


"유명한 곳에서 모델 제의해온 거면 대단한 거 아니니?"


"그렇긴 한데... 오빠 생각은 어때?"


"어? 나?"


"응! 오빠 생각도 괜찮다고 하면 해보려고!"


솔직히 오랜 기간 같이 자라오다보니 그리 신경쓰지 않고 있었지만 얀순이는 어마무시한 미인으로 자라온 것이었다.


갸름한 얼굴, 똘망똘망해서 귀여운 눈, 아름답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코, 작고 붉은 입까지 얼굴은 흠잡을 데가 없었으며, 몸매 또한 고등학생 답지 않게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와야할 곳은 풍만하게 나온 글래머하게 발육이 되어있었다.


그러면서도 성격와 행동들은 완전 청순가련한 흑발의 미소녀였으니, 되려 지금까지 스카웃 제의가 오지 않는 게 이상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진짜 대단한 일이잖아? 해봐도 좋을 거 같아!"


"그래? 그러면 나 모델 해볼게!"


이리하여 얀순이는 모델이 되어 금방 주변에 자신을 이름을 알렸고, 나는 유명한 모델을 자랑스러운 여동생으로 두게 되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얀순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학업과 모델 일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테니 얀순이을 이해해줘야만 했다.


그래도 뒤이어 나에게 찾아온 특별한 일덕분에 이런 아쉬움은 금새 털어낼 수 있었다.


"어머! 우리 얀붕이에게 드디어 여자 친구가 생긴 거야?"


"네, 요전 날 생각지도 못한 아이에게 고백을 받아서요. 들뜬 나머지 냉큼 수락해버렸어요."


"그래! 잘했어! 이 엄마는 여태까지 우리 아들이 영원히 모태솔로가 되는 줄 알고 걱정했잖니~"


"부끄럽게 엄마가 왜 그런 거까지 걱정해요!"


"아들이 여자 손도 못잡아본 쑥맥이 될 거 같아서 그랬지~"


"아으~ 정말! 맞다! 얀순아, 나한테도 드디어 여친이 생겨서 그런데 여친 선물로... 어?"


주책 바가지인 엄마를 냅둔 내가 얀순이에게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오빠에게 여친......? 내가 아니라......?"


충격에 휩싸여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여동생의 얼굴만이 남아있었고,


"야, 얀순아?! 괜찮아?"


"어...? 응...? 괘, 괜찮아! 걱정하지마."


내가 곧바로 그녀를 걱정을 해주자 얀순이는 금새 표정을 바꿔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을 하였다.


"그것보다도 축하해, 오빠. 드디어 오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거구나!"


"으응, 고마워."


"그럼 난 이만 방으로 돌아가볼게, 내일도 아침 일찍 촬영 스케줄이 있어서 빨리 자야하거든."


"응, 잘자."


여동생의 축하까지 받았으니 기뻐해야했는데 되려 나는 그 날의 여동생이 지었던 그 표정을 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당시의 나는 별 일 아닐 거라며 넘어가버렸고, 방으로 돌아가는 얀순이를 붙잡지 않아 추궁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뒤늦게라도 얀순이의 방에 찾아갔어야 했는데 눈앞에 있는 행복에 눈이 멀었던 나머지, 그녀를 방치해 버린 것이었다.


그 행동이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 지 꿈에도 모른채......


***


여친에게 고백받은 한달 후, 나는 실연의 아픔에 시달려야만 했다.


연인 사이가 되면 최소 3달 정도는 가야하는 게 아닌가 싶었음에도 나는 고작 한달만에 차이고 말았다.


내 휴대폰 안에 있는 카톡의 마지막 메세지에는 여친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만이 남아있었다.


"어째서, 도대체 왜...?"


여친에게 곧바로 왜 그러는 건지 이유를 물어보지만 내 카톡 메시지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1'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으니 그녀 쪽에서 차단한 것이리라.


결국 나는 사귄 지 1달만에 나도 모르는 이유로 인해 여친에게 미움받고 차인 남자가 된 것이었다.


"흐으윽... 나쁜 년.......!"


그 날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이불 안에 들어가 울기만 했다.


저녁 식사도 거르고 그저 여친의 욕만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의 방을 두드리는 것으로 그 해프닝이 시작되었다.


"오빠, 왜 그래? 밥도 안먹고... 어디 몸 안좋아?"


"미안해,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


내 방에 찾아온 건 다름 아닌 나를 걱정해주는 얀순이였으며, 나는 그녀의 걱정을 무색하게 거절하였다.


하지만 얀순이는 내 코맹맹 소리를 들었던 것인지 여전히 내 방 문 앞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오빠, 혹시 울고 있어?"


"아니야, 아니니까! 그만 가줘."


"아니긴 뭐가 아니야! 무슨 일이야? 제발 말해줘!"


"아무 일도 아니라니깐! 그만 가!"


"알았어, 오빠......."


시무룩해진 여동생의 목소리를 듣게 되자 나는 옛날 초등학생 때의 기억을 떠오르게 되었다.


항상 나를 생각해주며 좋아해주는 얀순이를 매몰차게 대했던 지난 날의 잘못.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겠다고 다짐 했건만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걸 깨달은 나는 곧바로 방문을 열고 얀순이를 붙잡았다.


"미안해, 또 너에게 화풀이하고 말았어!'


"아니야, 나도 똑같아. 눈치없이 집요하게 굴었는 걸? 그러니까 사과하지 않아도 돼, 오빠."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내게 말해줄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응, 알았어."


그렇게 나는 얀순이를 내 방으로 데리고 와서 모든 사정을 설명해주었고, 사정을 들은 얀순이는 같이 화내거나 같이 슬퍼해주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마치 옛날의 내가 그녀를 위로해주었던 것처럼.


"고마워, 덕분에 마음이 한층 가벼워졌어."


"별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 걸?"


"그래도 마음이 편안해진 건 변함없으니까. 이번 일은 꼭 보답할게!"


"그러면 오빠,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어?"


"그럼! 말만 해. 모든 지 들어줄테니까!"


"그럼 있잖아, 그런 못된 여친보다도 나는 어때?"


"어어...?"


순간 나는 나의 귀를 의심하였고, 내 머리 속은 얀순이가 말한 것이 무슨 의미를 뜻하는 것인지 몰라 혼란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옛날부터 쭉 오빠만 좋아해왔는데...... 내가 오빠의 여친이 되면 안될까?"


"자, 잠깐만 얀순아?! 네가 무슨 말하는 지 몰라서 지금 되게 당황스럽거든?"


"말 그대로의 의미야, 이제부터 내가 오빠의 여친이 되어줄테니까. 나를 받아줬으면 해, 이게 나의 부탁♡"


천천히 옷을 벗어던지며 잘익은 과일처럼 아름다운 알몸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여동생의 행동에 나의 당황스러움은 한층 더 가속되어갔고, 끝내 나는 얀순이를 밀어내기도 전에 그녀에게 덮쳐졌다.


"스읍~♡ 하아~♡ 역시 오빠의 냄새가 제일 좋아♡"


"진정해 얀순아! 갑자기 이러는 건...으읍?!"


뭐라고 하기도 전에 첫키스를 빼앗겼고,


"오늘 우리 엄마도 늦게 들어오신데, 그러니까 그때까지 연인끼리 하는 사랑을 나누자! 오빠♡"


"자, 잠깐... 으학?!"


다른 사람에게 성기를 만져지는 첫경험을 하게 되었으며,


"쭈웁~♡ 하아~♡"


"윽!! 얀순아, 그거 자극이 너무.....!"


다른 사람에게 빨리는 경험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오빠, 이제 넣을게? 내 첫경험, 맛있게 맛봐줘야해?"


"아, 안돼! 으앗?!"


여동생과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리게 되며 우리는 쾌락이 넘치는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이에 어떻게해서든 저항해보고자 했지만 처음이면서도 미쳐 날뛰는 얀순이의 테크닉이 나를 쾌락의 구렁텅이에 빠트리게 하였고,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한 나는 순순히 얀순이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장시간에 걸친 행위가 끝난 뒤, 우리는 침대 위에서 뜨거운 입김을 내뿜은 채로 격렬한 키스를 나누며 서로 간의 사랑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나는 오빠 꺼고, 동시에 오빠는 내 것이야♡ 그러니까 참을 수 없게 되면 언제든지 불러줘야해? 알았지?"


"으응, 알았어......"


이렇게해서 여동생과 연인 관계가 되버린 나의 배덕적인 생활이 시작되었다.


***


늘 순수하며 청순한 줄로만 알았던 얀순이의 숨겨진 이면을 알게된 그 날을 기점으로 우리들의 생활은 금방 문란해져갔다.


"으윽...?!"


"어머? 왜 그러니! 혹시 음식 맛이 이상하니?"


"아, 아니에요!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다보니......"


"뭐야~ 이상한 소리를 내길래 걱정해버렸 잖니~"


"죄송해요. 엄마."


가족끼리 오붓하게 모여 식사하고 있는 중에 식탁 밑에서는 얀순이의 부드러운 발이 나의 고간을 자극하고 있었다.


"오빠도 차암~♡ 가끔 이상하다니까?"


"하하... 읏!"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다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갈 때 나는 얀순이를 붙잡아 내 방으로 데려가면.......


"아핫♡ 내 발이 그렇게 기분 좋았어?"


"깜짝 놀랐잖아! 식사할 때는 그런 짓좀 하지마."


"알았어, 조심할게! 그것보다도 내 발은 기분 안좋았나보네?"


"그건 아니지만......"


"그러면 또 해줄까? 발로♡"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플레이와 함께 또 몸을 섞게 되었고, 이는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았는데......


"너희 남매는 사이가 좋아서 참 다행이야, 다른 집 애들은 맨날 물고 싸운다는데."


"하읏! 그야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남매인 걸요? 싸울 리가 없잖아요, 그치 오빠?"


"으응, 맞아. 으윽...!"


설거지하느라 어머니가 볼 수 없을 때를 노려 서로의 성기를 만져주는 여동생과 거실 소파에서,


"짜잔! 오빠만의 변기가 준비 되어있으니까, 잔뜩 싸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오빠의 컴퓨터 안에 있는 영상 중에서 이런 플레이가 있잖아? 직접 해보고 싶지 않아?"


"윽...!"


직접 변기를 자처하는 여동생과 화장실에서도.


"오빠! 오랜만에 같이 목욕하자♡"


"우리 나이를 생각해."


"왜에~ 같이 목욕하자! 목욕! 목욕!"


"알았으니까, 진정해! 같이 목욕해줄테니까."


"아싸! 그러면 내가 특별히 오빠 등을 밀어줄게! 물론......풍만한 내 가슴으로♡"


온몸을 사용하여 유혹해오는 여동생과 좁은 목욕탕에서도 우리는 계속 음란한 행위를 반복해왔다.


그것도 무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젋은 남자의 끓어오르는 성욕과 아름다운 미녀의 넘쳐흐르는 음탕함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완전히 어른이 된 나에겐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얀순이와의 관계,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지만 언제나 쾌락에 져버려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실.


끝내 나는 이 잘못을 바로 잡겠다고 마음먹었다.


3년 동안 몸을 뒤섞었으면서 이제와서 그러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만 이대로 계속 유지했다간 진짜 큰일날 것 같아서 해결해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지체없이 얀순이를 방에 불러 데려왔다.


"혹시 기가 막힌 플레이라도 떠오른 거야?"


"아니, 그 정반대야. 우리 오늘부터 야한 짓은 그만두자."


이에 싱글벙글하던 얀순이의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으며 눈에는 생기가 사라지게 되었다.


"......어째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이러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이제 야한 짓같은 건 그만둬야해."


"우리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였던 거야? 전부 내 착각이었어?"


"그건 아니야, 지금도 난 누구보다도 얀순이 너를 사랑하고 있어."


"그럼 어째서!! 어째서 그만두려는 거야? 이 3년동안 행복하게 사랑을 나누며 즐겼잖아!!"


"그야, 우린 남매 사이잖아.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해도 사회에서는 우리의 사랑을 인정해주지 않아."


"고작 그런 이유때문에, 그러는 거야?"


"고작 그런 이유라고 불릴 사항이 아니야. 아무리 세월이 지나가도 우리가 남매 사이인 이상, 우린 맺어질 수 없는 거지."


"남매 사이인 것 때문에 맺어질 수 없다고? 어째서? 여태까지 우린 잘만 사랑하며 지내왔잖아."


"그거야 그 사실을 우리 밖에 모르니까, 하지만 우리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를 비난할 뿐더러 우리의 결혼을 인정해주지 않을 거야. 그렇게 결국 우리는 결국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게될 거고,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그만두자."


".......싫어, 난 절대 포기 안할 거야."


"얀순아, 달라지는 건 없어."


"달라질 거야! 아니, 내가 달라지게 만들 거야!"


"얀순아, 제발 그만하자."


"......알았어, 요는 나와 오빠가 남매 사이라서 안된다는 거지?"


"응."


"그럼 오빠 말대로 당분간은 얌전히 있을게."


"어어...? 자,잠깐! 얀순아!"


얀순이는 내 외침을 무시하며 방을 떠났고, 그 뒤로 얀순이가 유혹해오는 일은 아예 없어졌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다행이지만 얀순이의 마지막 말에 있는 '당분간' 이라는 단어가 나의 마음에 걸렸다. 


왠지 모르게 무슨 일을 벌일 것만 같아서 그날부터 나는 몰래 얀순이를 감시하였지만 얀순이는 언제나 다름없이 모델 일에 치중하여 바쁜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괜한 기우였다며 생각이 들게될 즘에, 영락없이 충격적인 소식이 찾아왔다.


"우리 이혼할 거란다."


"예...?!"


재혼할 거라면서 불쑥 찾아올 때는 언제고, 우리 부모님들은 갑자기 우리 앞에서 이혼 선언을 하였다.


"갑자기 어째서요!"


"이 여편네가 나도 모르는 사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더라! 그것도 3년 전부터!"


아버지의 말에 문득 떠오르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


얀순이와 사랑을 나눌 때마다 이상하게도 부모님이 집을 비우는 정도가 날이 갈수록 빈번해지기는 했다.


아버지야, 일 때문에 바쁘시니까 이해하지만 전업 주부였던 어머니가 집을 비우시는 건 이상하긴 했다.


설마 그게 불륜을 저지르고 있어서인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하! 여편네? 그래! 나 불륜 저질렀다! 그런데 내가 왜 불륜을 저지르겠어? 당신이 3년 전부터 같잖은 도박에 빠져서 그런 거잖아!"


어머니의 말에 또 한가지의 생각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직장 생활이 문제없이 순탄하면서도, 매번 가계부가 쪼달린다고 한탄하던 어머니의 모습.


설마 아버지가 도박에 빠져 쓸데없이 돈을 과소비해서 그런 줄 모르고 있었다.


"말 다했어?"


"그래, 말 다했다!"


그렇게 우리 부모님은 자식들 앞에서 서로의 온갖 추함을 꺼내들며 싸우기 시작했고, 나는 이를 보며 벙 쪄있었다.


그러는 순간에 내 옷깃을 잡아당기는 손이 있었으니......


"오빠......아, 이젠 아니지? 얀붕아, 이제 남매가 아니게 되었네?"


음탕하게 미소 지어보이며 나를 바라보는 얀순이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나의 머릿속에서 오만가지의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설...설마 네가?"


"글쎄~? 어떨까? 뭐, 아무래도 좋잖아? 중요한 건 너와 내가 더 이상 남매 사이가 아니게 되었다는 거고, 이제 문제없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거겠지?"


이에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들이 그녀가 벌인 짓이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말이 되지 않았기에, 나의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사랑을 나누기 전에 알려줄게 있어! 우리 부모님이 이혼하자마자 우리 둘의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어! 그러니까 우리 둘은 지금부터 부부사이야♡ 인적 사항은 전부 다 내가 써놨고! 인감도 얀붕이가 자고있을 때 다 찍어 놨으니까. 문제 없어!"


"......언제부터야?"


"뭐가?"


"언제부터 이런 일을 꾸몄던 거냐고!"


내가 남매 사이라는 이유로 얀순이를 거부했을 때부터라고 하기엔 다소 부자연스러운 점이 많았다.


어머니의 불륜이나 아버지의 도박 중독은 그녀를 거부하기도 전부터 일어난 일이었으니까.


그들이 스스로 그런 일에 빠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하필 그녀와 내가 이어진 시기부터 그들의 만행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없는 의문을 일으켜 세웠다.


"...... 처음부터야♡"


"처음부터...?"


"응! 처음부터 얀붕이 널 보자마자 생각 했어, 아! 이 사람만이 나의 운명이라고, 그래서 늘 붙어다니면서 함께 해왔던 거야."


"아무것도 모르던 코찔찔이 7살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고?"


"어리더라도 첫눈에 반했다거나 이 사람은 내 운명이다 라고 느낄 수 있는 거잖아?"


"그러면 지금까지 모든 일을 꾸며왔던 것도 네가?"


"모든 일까지는 아니야, 원래는 부모님들에게 인정받는 커플이 되어 결혼까지 순탄하게 흘러갈려고 했어. 하지만 변수가 생겨버리고 말았지."


"변수라고?"


"응, 그 비극적인 교통 사고와 처음으로 얀붕이 네가 나를 밀어낸 그 사건."


이 말까지 듣고 나는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말이 안되긴 했지만 설마 그 날의 사고를 얀순이가 벌인 일이었다면 나는 절대 그녀를 용납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그녀를 밀어내었던 일이라면 온전히 내 잘못이 맞기는 하다.


"그 날의 사고로 인해서 나는 항상 붙어다녔던 너와 떨어지게 되었지, 그리고 그 떨어져있던 틈에 끼어든 훼방꾼들이 너와 나의 사이를 갈라버린 거고!"


"그렇다면 그 뒤에 일어난 일들은?"


"전부 내가 계획한 일들이야♡ 처음부터 말해주자면......"


이로서 내가 완전히 안심할 수 없었던 이유가 드러나게 되었다.


내 아버지와 그녀의 어머니가 재혼한 것도, 내가 첫 여친에게 갑자기 차인 일도, 내가 그녀와 이어지게된 일과 다시 부모님이 이혼하게된 이유도 모조리 전부 다 얀순이가 짜놓았던 판이었던 것이었다.


"어...어째서 그런 짓을!"


"어째서냐고? 그야 당연하잖아? 모두 얀붕이, 너와 이어지기 위해서지♡"


얀순이는 오직 사랑 하나를 이루기 위하여 사람들의 감정을 농락하였고, 부모님들의 행복마저도 수단으로 사용해왔던 것이었다.


얀순이의 이런 미친 발상과 계획들에 질려버린 나는 말 한마디만 남겨둔 채 그 자리에서 벗어나 도망쳐버렸다.


"너는 미쳤어! 미쳤다고!!"


그 뒤로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목적지따윈 없이...... 아니,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향하여.


***


그렇게해서 또 다시 세월이 흘러갔다.


휴대폰이나 지갑, 옷까지 전부 두고 나온 나의 도주 겸 가출은 무모했다고 아직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어찌어찌 좋은 인연들과 만나며 살아갈 곳을 찾은 나는 이전에 연이 있었던 사람들과 모든 연락을 끊은 채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혹여 얀순이가 나를 실종 신고했을지도 모르니, 매일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썼고 머리 스타일도 완전히 바꿔버렸다.


완전히 나를 찾지 못하도록.....


"얀진씨! 이것좀 도와줘요!"


"네에!"


이름마저도 바꿔버린 나는 나를 도와준 사람의 직장에서 일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고된 일이기도 하고, 급여도 짜다보니 이전에 비해 풍족한 삶은 살아갈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신분도 모르는 나를 도와준 것 자체가 감사해야할 일이었으니까.


아무튼 이렇게 홀로 살아가다가 언젠가 또 다른 인연과 만나 살아갈 거라 생각하고 있다.


가끔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얼굴이 그립긴 하다만 그들을 보러 가면 또 다시 얀순이의 손아귀에 빨려 들어갈 것 같아서 무서웠기에 그럴 수 없었다.


"모두 고생하셨어요! 이만 퇴근해보셔도 괜찮습니다!"


"고생들 하셨습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자주가는 단골 술집에 들려 안주와 술을 홀짝인다, 소소하지만 이게 나의 유일한 즐거움이였다.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얀순이와의 섹스만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는데... 그것마저도 전부 계획된 일이였다고 생각하면 오한이 들며 몸이 수축되어버린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그 날의 일들을 잊기 위하여 술로 위장을 적신다.


"에구, 젋은 나이에 딱하네......"


"저렇게 참하게 자란 처자가 자살이라니, 말세야 말세. 에잉, 쯧쯧!"


옆 테이블 쪽에서 두 어르신들이 티비에 나오는 뉴스로 이야기를 하고 있자 나도 조금은 호기심이 가게 되어 보게 되었다.


그러자 티비 속에는 내가 알던 사람의 얼굴 사진이 띄워져 있으며 그 하단에는 투신 자살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쓰여져 있었다.


"야, 얀순이가 자살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소식에 나는 그 자리에 벌떡 일어나버렸다.


주변 사람들은 나의 돌발 행동에 깜짝 놀라버렸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뉴스를 계속 시청하였다.


그러자 나는 얀순이가 자살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슈퍼 모델이었던 얀순이에게는 숨겨진 남편이 있었는데, 불과 몇 년 전 그 남편이 그녀를 냅두고 어디론가 떠나버리며 실종되었다고 한다.


마음 속 깊이 남편을 사랑했던 얀순이는 어떻게든 이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혼자 끙끙 앓으며 활동을 계속해왔으나 결국 우울증에 걸리게 되었고, 이에 견디지 못해 투신 자살을 택했다고 뉴스에 보도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터뷰에서는 어머니와 얀순이의 소속사 사장이 나와 그녀의 자살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울고 있었다.


그 소식을 접하게 된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며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뉴스 속에서 나온 얀순이의 남편이 바로 나였으며 내가 도망쳐버린 탓에 얀순이가 자살을 택한 것이었다.


결국 나는 몰려오는 눈물을 참아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오열하였다.


나는 예전처럼 똑같은 실수와 과오를 저지르고 만 것이었다.


"으아아아!!"


그렇게해서 나는 도망자 생활을 포기하고 뒤늦게라도 얀순이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그 동안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감사와 이별의 인사를 마친 나는 그리운 고향으로 향했다.


달라진 것 하나 없는 동네를 돌아보며 잠시 추억에 잠겼지만 그 추억에는 전부 얀순이가 포함되어 있었다.


7살 때부터 이어져온 얀순이와의 인연은 잊어버리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이제 그녀라는 존재는 없었으니,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아려왔다.


그리고선 한결같이 내가 그때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하고 뒤늦은 후회와 망상을 할 뿐이었다.


그렇게 동네를 한바퀴 둘러보고나서 도착하게된 얀순이의 장례식장.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었던 슈퍼모델답게 거대한 규모의 인파들이 얀순이의 조문을 하기위해 찾아와 있었다.


그들은 보게된 나는 갑자기 내가 무슨 체면으로 이곳에 온 것인지 생각하게 되며 입구에서 망설이게 되었다.


그녀를 죽게한 원인이 바로 나였기에, 그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게 되었다.


"돌아가자."


끝내 자신감을 잃어 다시 도망치자고 결심하며 걸음을 돌리던 그때.......


"어서 와! 얀붕아... 아니, 여보♡"


그곳에는 변함없이 야릇하게 미소 짓고 있는 얀순이가 서있었고 그녀의 손에는 자그만한 휴대폰이 들려있었다.


그 휴대폰 속에서는 자살한 사람이 얀순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는 뉴스가 띄워져 있었다.


"이렇게 돌아오기만을 쭉 기다려왔어! 그러니까 이젠 정말로 놓치지 않을 거니까♡"


나는 여전히 그녀의 손바닥 안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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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만자 짜리 얀붕이 시점으로 보는 스토리이자 빌드업이고

다음 화로 바로 쓸 글은 얀순이 시점으로 스토킹 +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스토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