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빗 소대 4.



오늘도 저격 작전은 성공이었습니다.



소대원분들도 저의 저격 실력에 대해 칭찬해주었습니다.



특히나 미야코가 나날이 실력이 느는 거에 대해 과찬과 함께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그야 늘 이렇게.



"미유, 오늘도 대단하네."



선생님께서 직접 칭찬해주시는 덕분입니다.



선생님은 분명 이상한 사람이지만 저에게는 특별한 사람입니다.



겁쟁이에 소심한 제가 맘 편히 있을 수 있도록 상냥하게 맞이해주는 건 오직 선생님뿐입니다.



소대원분들도 제게 있어 정말, 정말 소중합니다만 선생님은 더 소중합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아무리 부정해봐도 제 마음속에 피어나는 이 감정들의 새싹이 굳히지 않으려 합니다.



역시 이건 이상한 거예요.



하지만 그 이상한 걸 품은 건 저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저 또한 이상해요.



전 어쩌면 좋을까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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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선생님의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이 제멋대로 나아가는 거 같습니다.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 가슴 한편이 조여와 숨쉬기가 가쁩니다.



하지만 괴롭지는 않고 오히려 기대되는 그런 이상한 감정입니다.



엘리트 학원 학생으로서 이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소대원분께 민폐가 될 거 같아 말하지도 못하고.



계속 끙끙거린 채 허공만 주구 창창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한 결과, 역시 선생님께 고백하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무섭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내 입으로 말하고 내 귀로 듣고서 포기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도 저와 다를 바가 없었나 봐요.



"선생님, 정말로 하실 건가요...?"



고백하자 선생님은 대뜸 저를 쓰러뜨리고 둘이서 나아갈지 갈팡질팡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나 저와 하고 싶었던 거군요.



저또한 같은 마음이니 선생님의 몸에 맡겨 그대로 맘 편히 맘 편히 말아버렸습니다.



기쁨으로 가득 찬 저와 달리 선생님은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전 선생님과 이어진 몸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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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저격 실력이 지체된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할 생각에 잔뜩 빠져 작전에 제대로 침착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소대원분들도 저의 이상 반응에 걱정하셨지만.



과연 제가 뒤에서 선생님과 몰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선생님께 호감을 느끼고 계시는 소대원 전원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비밀, 저와 선생님과의 비밀이예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선생님, 저 왔어요."



역시 선생님께선 미리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지난번과 똑같이 선생님은 무거운 표정을 짓고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이내 곧 제게 말했습니다.



"이제 그만하자."



선생님, 그런 말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표정도 짓지 말아주세요.



언제나 그렇듯 기분 좋게 되어주세요.



제게 보여주는 건은 선생님의 행복에 젖은 모습이지 맘 편히 괴로워하는 모습이 선생님뿐입니다.



자 선생님, 오늘도 기분좋게 되어주세요.



전 선생님은 밀치고 그대로 위에 올라탔습니다.



처음날과 달리 정 반대가 되버렸습니다.



여전히 선생님은 불안한 표정을 짓고 계셨습니다.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 걸까요.



그저 기분 좋아지고 또 기분 좋아지고.



그렇게 행복해지면 되는 겁니다, 우리 둘 모두.



그러니 선생님.



제게 보여주고 있는 이 행복을, 이 꿈을 영원히 깨지 않도록 해주세요.



언제나 오순도순하게 살아가는 토끼의 꿈을 깨지 않도록 해주세요.



선생님께서 늘 칭찬하시는 그 저격수는 토끼의 꿈을 꾸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