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빙 ai로 만들어봄


삐삐삐삐

 

하늘이 이제 막 밝아질 때 쯤, 알람이 울렸다.

아직 등교하기에는 많이 이른 시간, 하지만 얀순이는 언제나처럼 즐겁게 일어났다.

 

“드디어 다음 날이다!”

 

일어나자마자 순식간에 등교 준비를 마친 얀순이는 잠깐의 지체도 없이 그녀의 방 맞은 편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는 사방을 메운 얀붕이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얀순이는 그 중 몇 장의 사진을 떼서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 공부하는 얀붕이 귀여워. 밥 먹을 때 흘리는 것도 귀여워.”

 

그렇게 한참 동안 사진을 보다가 마지막 사진에서 얀순이의 손이 멈췄다.

그 사진은 얀순이가 가진 얀붕이 컬렉션에서도 가장 아끼는 사진이다.

바로 얀붕이의 잠자는 사진

어떻게 찍었는지는 묻지 말자.

 

“어쩜 잠자는 모습마저...”

 

그렇게 얀순이가 감탄하고 있는 동안 등교 시간이 되었다.

절대 지각은 하지 않는다. 얀붕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렇게 학교로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계속 얀붕이 삼매경이었다. 얀붕이가 수업 시간에 조는 것도, 지우개가 없는지 대충 샤프로 긋는 것도 전부 눈에 담았다. 잠깐도 놓칠 수 없지.

 

딩동댕동~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쉬는 시간!

끝과 끝 자리인 나와 얀붕이 사이를 줄일 수 있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나와 얀붕이의 사이를 막는 

얀붕이는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책상에 엎드렸다. 그러면 안 되지 나랑 놀아야 하잖아. 줄 것도 있고.

 

“얀붕아~, 또 자는 거야? 너한테 줄 게 있는데.”

 

얀붕이는 고개를 들고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 모습에 정신을 잃을 뻔 했다.

그래도 줄 게 있으니 정신 차려야지.

 

“아직 안 자. 뭔데?”

 

그런 얀붕이에게 내가 쓰던 지우개를 건넸다. 내가 쓰던 지우개를 쓰는 얀붕이라니...

상상만 해도 견딜 수가 없다.

 

“어? 웬 지우개야?”

“너 아까 지우개 없어서 대충 지운 거 봤거든.”

 

얀붕이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이네.

 

“아...그냥 칠판 보는데 보이더라고. 편하게 써.”

“오, 고마워. 잘 쓸게.”

 

나랑 썼던 지우개를 써주면서 고맙다는 말을 하다니...

큭! 심장에 무리가!

심장을 부여잡자 얀붕이가 서둘러 일어났다.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어서 급하게 팔을 뻗어 막아 섰다.

 

“후... 그런 말을 하면 못 참을 뻔 했잖아.”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왔다.

그렇게 첫번째 쉬는 시간이 끝났다. 아쉬운 마음이 절로 들었지만 괜찮다. 어차피 매 쉬는 시간마다 찾아갈 거니까. 그래도 다른 여자가 접근하는 걸 막는 걸 멈출 수는 없다. 얀붕이는 눈치가 없으니까.

 

딩동댕동~

 

얀붕이가 겉옷과 가방을 챙긴다. 그리고 난 그 전에 교실 문 뒤에 숨었다.

얀붕이가 교실 문을 나서는 순간 놀래키자 얀붕이는 화들짝 놀랐다.

됐다. 이제 나만 봐주네. 저절로 입에 웃음이 머금어졌다.

 

“놀랬어? 같이 가자. 오늘 너희 집에서 같이 공부하기로 했잖아.”

“그랬었나...?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물론이지. 거짓말이니까. 하지만 얀붕이라면 실망한 표정만 보여줘도

 

“했던 것 같네. 가자.”

“그래!”

 

역시, 얀붕이야. 너무 순진하다니까? 이러면 다른 년들이 꼬리치는 걸 눈치 못 채잖아.

역시 평생 내가 지켜줘야겠네. 평생 얀붕이와 같이 살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피어났다.

이제 두번째 계획을 실행해야지.

 

“맞다. 얀붕아, 그 겉옷 무거우면 나 줘.”

 

얀붕이는 사양했다. 뭐, 한 번에 줄 거라고는 생각 안 했지.

하지만 텅 빈 가방을 가리키며 가져가자 얀붕이도 그대로 주었다.

드디어 얻었다. 이따가 있을 밤이 벌써 기대되네. 못 참겠다. 잠깐이면 안 들키겠지?

가방의 넣기 전에 잠깐 얀붕이 겉옷의 냄새를 맡자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가방에 넣고 나서는 녹음기를 켰다. 요즘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했는데 얀붕이 목소리로 원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니. 절대 내 목소리는 들리면 안 된다.

녹음을 하며 얀붕이의 집 엘리베이터로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얀붕이가 사는 16층으로 손이 갔다.

실수다.

 

“어? 너 나 몇 층에 사는지 어떻게 알아?”

“아, 친구한테 들었거든. 너가 16층에 산다고.”

“아... 그렇구나.”

 

얀붕이가 눈치가 없어서 다행이다.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실수하면 안 돼. 들키면 미움 받을 거야.

얀붕이의 집 앞까지 도착하자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몇 번 찾아오긴 했지만 공식적인 건 처음이니까. 비공식 횟수는 비밀이다.

 

“자, 여기가 내 방이야.”

“왜 그래? 창피해?”

“어, 조금? 여자 친구를 내 방으로 데리고 온 건 처음이라.”

 

여자친구라니.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곧장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 물을 최대로 틀어놓고 오직 본능에 몸을 맡겼다. 또 다른 물소리가 들리지 않게.

충분히 이성을 찾고 나서 뜨거워진 얼굴을 숨기기 위해 세수를 하고 나왔다. 얀붕이는 이미 공부할 준비를 마쳤다.

 

“미안해. 배가 아파서. 세수도 좀 하고 나왔어.”

“괜찮아. 그럼 이제 공부할까?”

 

얀붕이 옆에 붙어 공부를 시작했다. 바로 옆에서 공부하는 것에 얀붕이가 의문을 가졌지만 가볍게 넘겼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얀붕이가 말을 꺼냈다.

 

“얀순아, 나 과자라도 가져올게. 먹으면서 하자.”

“그래. 좋아.”

 

기회다.

얀붕이가 문을 나선 순간 방 곳곳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제 어디서도 얀붕이의 자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얀순아~ 너 좋아하는 과자 있어?”

 

과자 정도는 좋아하는 거 먹어도 되는데. 너무 착해. 역시 얀붕이 넌 내 거야.

 

“나? 너가 좋아하는 건 다 좋아해.”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얀붕이 속옷 몇 개를 가방에 숨겼다. 아! 얀붕이 방 공기 담는 것도 잊으면 안 되지.

공기까지 모두 담자 얀붕이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얀순아, 나 왔어.”

“어, 왔어? 어서 먹자.”

 

깜짝 놀라 앉았지만 얀붕이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다행히다. 안 들켰네. 그렇게 과자를 먹으며 얀붕이의 방 안을 눈으로 담고 있는 순간 있으면 안 되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아이돌 사진

얀붕이 앞에서 숨기고 있었지만 자동으로 분위기가 차갑고 날카롭게 변했다.

 

“이거? 내 최애 아이돌 사진인데?”

“최애...?”

“그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거기 그 사람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거든.”

 

감히 이딴 년이 내 얀붕이의 최애 자리를 가져가?

속에서 온갖 욕이 다 튀어나왔다. 사진은 대충 던지고 얀붕이에게 더 가까이 붙었다. 아예 팔짱을 끼고 가슴도 살짝 붙였다. 확실하게 유혹해야지.

 

“저기... 얀순아, 이건 너무...”

“뭐.”

“아니야... 공부하자...”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얀붕이에게 겉옷에 대한 문자가 왔다.

 

[아! 그러네 미안해ㅠㅠㅠㅠ 까먹었어 내일 빨래해서 갔다 줄게ㅠㅠ]

 

이건 됐고. 이제 그 아이돌이란 년을 끌어내야겠지. 아예 정이 다 떨어질 정도로...

 

다음날, 그 아이돌에 대한 뉴스가 전국에 퍼졌다. 불법 도박과 학교 폭력에 대한 내용이었다. 얀붕이도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이 정도면 되겠지?

이럴 때는 위로해야겠지?

 

“얀붕아, 괜찮아?”

“어, 괜찮아.”

“그래서 어떡할 거야? 계속 팬 하려고?”

 

아니라고 해 줘. 난 더 이상 널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아.

 

“아니. 그동안 너무 많이 배신 당한 것 같아. 이젠 당분간 아이돌 팬 안 하려고. 가지고 있던 것도 다 버려야지.”

“그래 잘 생각했어. 앞으로는 나랑 공부하고 놀면서 지내자.”

 

됐다. 얀붕아. 넌 평생 내거야. 절대 딴 년에게 넘기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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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얀붕이 시점이랑 얀순이 시점 같이 쓰려고 계획했는데 그냥 얀붕이 시점만 써서 상상력 자극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