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선생님의 첫 번째니까요?"
많은 이들이 선생님에 대한 호감을 키워나가고.
애정에 해당하는 감정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 학생들의 다수가 공유하는 특징은, 바로 '첫 번째'라는 것에 집착한다는 것.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뭐, 여고생답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그런 점에서.
선생님의 옆에서 가슴을 펴고 서 있는 세미나의 회계는, 명확히 틀린 말을 하고 있다.
첫 번째, 그건 나다.
가장 처음 만난 학생이고, 가장 큰 신뢰를 받았다.
가장 먼저 사랑했다고는 못 하겠지만.
결국 내가 받은 쪽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선생님."
"린, 어서와."
"총학생회의 일인지라, 외부의 학생은 잠시..."
"아, 응."
"이쪽이 1순위니까요."
웃음이 새어나온다.
참으려다 만 이 표정은, 조금 나쁜 사람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차피 위에서 조율하다 보면 나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기 마련이니 바뀌는 건 없겠지.
"그래서 린, 무슨 일이야?"
"휴가입니다."
"응?"
"선생님이 일에 대한 불평을 하시기에, 이것저것 조사해 보았습니다만... 일을 간단히 끝내버리고, 그것으로 모자라 일거리를 찾아서 과로를 해버리는 일이 잦으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크게 회의를 연 것은 아니지만, 총학생회 임원들과의 토론 결과."
툭-
선생님에게 던지듯 내민 이 서류는 간단하게 말해 '휴가 서류'이다.
"서명하시면 됩니- 왜 서명이란 말에 그렇게 반응하시나요?"
"아, 아니. 내 서명을 받겠답시고 서류를 들고 다니는 아이가 생각나서."
"...대충 알 것 같습니다만, 혼인신고서에는 서명하시면 안 됩니다. 일단 여기 서명하시면, 원하시는 활동을 최대한 보조하겠습니다."
"고맙지만, 린. 나는 학생들을 위해서-"
"저를 위해서 쉬어주시죠."
아, 조금 흥분했나.
생각은 해봤지만, 진짜 말하려고 한 건 아닌데.
"으음... 거기까지 말해준다면야, 쉬어볼게. 그런데 휴가를 준다니, 정말 그냥 내가 일을 많이 한다고 주는 게 맞아?"
"조금 심경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강제적이긴 했지만, '카야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이 활개칠 당시 오랜만에 푹 쉬어보았으니까요."
"아, 그거였구나."
"서명, 확인했습니다. 내일부터 5일간 휴가이니... 내일부터 찾아뵙겠습니다."
"응?"
"어라, 밑의 부가항목을 안 읽어보셨나요? 예산, 인원 등을 지원하는 데 쓸데없는 과정을 줄이기 위해,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인 제가 상시 동행합니다."
"그, 혹시-"
"취소는 안 됩니다."
속여버렸지만, 부가항목 자체에 나쁜 의도는 없다.
하나를 빼고, 부가항목은 어디까지나 선생님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중간중간의 각주는 그렇지 않다.
동행인을 위해 소비하는 체력, 자금 등을 문제삼아 오직 나만이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다.
결재권, 아니 애초에 카드 자체가 내게 있으니 긴급상황에 대비해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지 못하게 제한할 것이며.
크로노스 등의 '괜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나와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 것을, 선생님이 읽었을 턱이 없다.
스캔 후 확대해도 작게 보일 정도이니, 종이로는 보이지도 않겠지.
"조금 늦긴 했지만, 스캔본을 보냈습니다. 읽지 못하신 세부사항도 확인해두세요."
"별로 다른 것 같진 않은데."
역시.
언제나 철저할 듯 하다가도 학생을 대할 때면 이렇게 되니.
내가 지켜줄 수 밖에는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거다.
"여기, 자세히 보시죠."
"...린! 속였구나 린!"
"...후후."
"하여튼, 너까지 이럴 줄이야... 벌은 제대로 줄 거니까."
"좋습니다."
계획대로.
구독자 21189명
알림수신 421명
너'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채널입니다.
소설(단편)
몰루) 첫 번째란 무언가 다른 법이다
추천
86
비추천
0
댓글
10
조회수
4445
작성일
수정일
댓글
[10]
글쓰기
이신
글못쓰는사람
소비에트_1918단
킹갓오이맨
ddd
익명_6fuc9k
소눈
숙청
앗닙
나카츠카사_키아나
최근
최근 방문 채널
최근 방문 채널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수
추천
공지
아카라이브 모바일 앱 이용 안내(iOS/Android)
29361800
공지
얀데레 채널 규정 (24.05.19. 수정)
38494
공지
얀데레 내용 없는 무지성야스글 ㄴㄴㄴ
19535
공지
얀데레 채널 2024년 1분기 소설 결산
9086
공지
채널 규정 이것저것 수정함 + 하고싶은 말
2772
공지
호출기 & 완장 리스트 8.
34018
숨겨진 공지 펼치기(1개)
62893
짤(외부)
"그 누구에게도 내 마스터를 넘겨주지 않을거야."
[19]
7265
75
62892
잡담
???: 그래도 남자한테는 여자가 서너 명은 항상 있어야지
[22]
4982
82
62891
잡담
내가 얀순이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
464
4
62890
잡담
개꼴리는 소재 생각남
[2]
442
2
62889
잡담
"이 검이 너의 검이냐?"
[15]
4061
99
62888
잡담
[5.23]그날입니노.
[72]
4133
145
62887
잡담
나 보다 키 큰 얀순이랑, 나 보다 작은 얀순이는 매력이 다름
[3]
652
13
62886
짤(외부)
라인을 처음 써보는 학생회장
[9]
8438
140
62885
잡담
"엄마, 미쳤어?"
[4]
1275
24
62884
소설(단편)
얀붕이와 얀순이가 연예인 부부인 이야기
[7]
2705
57
62883
잡담
"이런게 사랑인가 보다" 제목의 소설 기억나는 얀붕이 있어?
398
0
62882
리뷰/홍보
왕자계 얀데레 연제중이넹
[3]
1102
3
62881
소설(단편)
병약한 남자의 이별 방법
[24]
3946
69
62880
잡담
꿈에 동방엔딩록이 나와서 울었어
[2]
1037
8
62879
짤(외부)
ai)레슬러 얀순이는 경기장이랑 침대랑 다를듯
[6]
4463
72
62878
짤(창작)
개추만큼 호감도가 오르는 유우카
[21]
7366
180
62877
짤(창작)
스타레일) 재미
[5]
3160
51
62876
소설(연재)
너는 내운명(5)
[8]
1347
28
62875
잡담
얀붕이들은 얀순이의 키가
[8]
947
8
62874
짤(외부)
짤 3편
[7]
6357
69
62873
잡담
오늘자 탑툰
[4]
2156
26
62872
짤(외부)
고전명작 소꿉친구가 약았어요!
[21]
10358
184
62871
잡담
오늘 꿈꿧는데
[7]
482
11
62870
잡담
이 일러스트 작가 누구냐
[9]
1700
15
62869
잡담
얀데레는
272
4
62868
잡담
얀순이가 피넣은 초콜릿 줬으면 좋겠다.
[1]
481
10
62867
잡담
지배 vs 당하기
[3]
1036
5
62866
짤(외부)
겉과 속이 다른 여자친구
[21]
10273
195
62865
잡담
"이예이~ 얀붕아, 보고있어?"
[9]
4002
87
62864
짤(외부)
얀데레의 고백
[18]
8270
137
62863
소설(단편)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물었다
[11]
2948
68
62862
짤(외부)
(몰루)아기집은 미리사야지?
[14]
6608
94
62861
짤(외부)
거유 헬창 얀순이한테 점찍히고싶다.
[4]
4865
57
62860
잡담
마유 너무 귀여워
[3]
779
21
62859
소설(연재)
그녀는 나를 아빠로 보지 않는다 - 3
[23]
2267
74
62858
짤(외부)
블아) 선생님이 다치면 벌어지는 일
[19]
7255
95
62857
소설(외부)
얀데레 마법소녀를 회피하자! 231~240
[4]
404
8
62856
잡담
우리 얀붕이,오토바이 타는버릇 고친 썰푼다.
[4]
1074
18
62855
잡담
"아, 연애하고 싶다"
[28]
4668
125
62854
잡담
마유 달달하다
[4]
952
24
62853
소설(연재)
아빠 만나러 가는 날 - 0
[11]
1512
30
62852
소설(단편)
색을 잃은 소녀와 화가
[18]
2045
45
62851
잡담
취향)방치형 얀데레가 꼴린다
[2]
757
13
62850
짤(외부)
(몰루)짐승새끼들
[23]
8542
122
62849
짤(외부)
미카야...
[16]
7536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