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션트 드래곤, 고대로부터 대대로 존재 해오며. 세속과는 거리가 멀어 인간들도 존재하지 않는 숲 속에 살던 드래곤.

그런 나의 둥지 입구에 놓여져 있던 아이를 키운지 18년.

나를 뛰어넘진 못했지만, 이 아이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단명종은 보지 못하였다.


찬란히 빛나는 것만 같은 보석과 같은 육체.

폭포와 같이 마르지 않고 끊임 없이 새어 나오는 마력.

독수리보다 날카로운 눈과 어중이떠중이 용들보다 굳센 의지.


가끔은 그가 단명종이 아니었다면……, 이라는 생각이 어느 새부터 끊임 없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로불사의 비약이라던지.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주는 물건들은 이미 행방을 알 수 없었고.

속세에서 살지 않았던 만큼 나도 그에 대한 정보는 알지 못한 채.


제자가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보며. 원래라면 짧게 느껴졌을 더욱 짧게 느낀 19년을. 나는 보내게 되었다.


'분명 그 작고 귀엽던 아이가, 어떻게 저리 우람한……. 아니, 정신 차리자. 방금 그 말은 마치 내가 인간에게 '욕정'을 품은 듯 들리지 않느냐? 나는 그저 재능 있는 존재, 특히 내 첫 제자가 시간이라는 것에 사그러지는 것이 싫은──."

"으랴아앗!!"


웃통을 벗은 채. 세계수의 가지를 흔들며 땀을 흘리는 제자의 모습에 나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아니, 이건 단명종의 노력이 가상해서 그런 것이다. 긍지 높고 고고한 용은 절대 단명종을 향해 욕정을 품는 일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 천공을 꿰뚫는 우주의 용 스페라시아시스나 어둠을 깨우는 지하의 용 데드하니그 같은 애들을 제외한다면…….

근데 에이션트 드래곤은 나와 걔네를 포함해서 4마리 밖에 없다.


"어라."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제자는 자신이 휘두르던 나뭇가지를 옆에 세워두고.

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아니 멋있는 모습으로 내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


"저, 스승님."

"뭐지? 제자여."

"이만 하산해보겠습니다."

"……하극상? 네가 이제 날 뛰어 넘으려는 것이냐?"

"아뇨아뇨 하산이요 하산. 이제 그만 이 산을 내려가, 마을에서 사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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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모프 드래곤 누님이 헤으응 따라와서 질투하는 게 좋아서 쓰기 시작했음

천천히 가면서 좋아하는 맛 넣을 테니까, 기달려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