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쿵! 달그럭! 달그럭!


그녀가 무슨 요리를 하는지 가구를 만드는지 모를 정도로 요란스러운 소리가 방안을 메웠다.


부엌이 서른 걸음쯤 떨어져 있는데 왜이리 소란스러운지 과연 먹을수 있는 음식일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쿵쿵쿵쿵! 


(만약 저 발소리가 절에서 들렸다면 스님들에게 혼이 많이 났겠지)


그녀의 쿵쿵 거리는 발소리는 매우 시끄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사는 느낌이 들기도해 새로운 감정이 스멀스멀 올랐왔다.


나를 쫓아오던 그 여우 두마리는 무엇이었을까? 누나와 관련이 있을까? 그러면 왜 나를 해하려 했는지 이러한 잡생각을 하다보니


스북!


문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음식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콩! 


그녀가 상을 조심히 내려 놓았고 나를 바라보며 이거 전부 내가 만들었다는 식으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눈을 감고 살짝 콧방귀를 뀌었다.


"넌 참 운도 좋아! 목숨도 나 덕분에 구해지고 또 같이 예쁜 색시한테 맛있는 식사도 대접 받고 말이야! 

이러한 진수성찬은 처음 보지? 하긴 그 절간에서 뭘 얻어 먹었겠어~!"


그녀는 내게 소반하나를 내밀고 반찬을 집어 담았다.


뭔가 참새 다리같기도 한데 물갈퀴가 달려 있었다.


"저기.... 이게 무슨 음식입니까?"


나는 조심스럽게 젓가락으로 이상해 보이는 다리를 집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뭐긴 뭐야! 아무리 절이라지만 개구리도 안봤어?"


"....?! 개구리요?"


"뭐야 싫은가 보지! 흥! 목숨 구해줘도 이런식이네!"


"아닙니다 잘먹겠습니다! 절이라 고기를 잘 못봐서 그랬습니다!"


나는 서둘러 개구리 다리를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


생각보다 맛있어서 한점 더 집어들었다.

그녀도 내가 음식을 더 집어 먹자 기뻐하며 소반에 쥐처럼 보이는 고기와 메추리알 같은 알과 병아리고기를 잔뜩 소반에 올려주었다.


"이것두 맛있어~! 후후! 자 팍팍 먹어!"


한참의 괴식이 끝난후 

그녀는 산처럼 올라온 내 배를 보고 만족하더니 시종을 불러 상을 치우도록 시켰다.


"내가 그리 보고 싶어서 이리도 빨리 올 줄이야! 아기때 한번 봤는데 내 얼굴도 모를텐데~ 히히!"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내게 부끄럽다는듯 말하였다.

그리고 붕대로 감싸져 있는 내 어깨를 쓰담으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어머니께서는 아직 열흘이 지나야 오시는데... 그렇다고 내 임의대로 혼인하겠다고 할 수도 없구...."


"....."


"으음~! 나중에 생각하지뭐 일단 놀자! 너 바둑은 잘 두냐?"


그녀는 귀찮다는듯 생각을 미루고 나에게 놀이를 권하였다


"조금은 둘 주 압니다..."


"그래 그래! 향숙아! 바둑판 가져와라!"


그녀는 곧바로 시종을 불렀다


"좋아 좋아! 어디 얼마나 잘 두는지 보자!"


그렇게 1시간이 흘렀고


"씨잉! 뭐야 내돌이 왜 다 죽었어?!"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못뒀다


....탁!


"야 잠시만! 잠시만! 한 수만 물러줘!"


"그러시지요"


나는 돌을 거뒀다 


하지만 그녀는 고심끝에 악수둔다는 말이 맞드시 또 두어선 안돼는 것에 돌을 두었다


바둑판에 집중하느라 그녀의 얼굴을 잘 보지 못해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고개를 들었을때

그녀는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이 눈물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다른 애들은 그냥 이기는데.... 겨우 6년산 애송이한테....! 씨잉!"


그녀의 눈을 보자 나는 목숨을 구해주었는데 너무 불쾌히 대했다는 생각이들어 티가 안나게 무리수를 두었다


조금씩 그녀에게로 전세가 기울자 그녀는 조금씩 미소를 짓고 시작했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어린동생과 노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추가로 놀라는 연기를 더했다


"어라?! 이럴수 없는데...!"


다시 의기양양해진 그녀 나는 그녀를 보고 귀엽다 느꼈다


탁!


그녀의 마지막 수에 내 흑돌이 절반 넘게 죽어 버렸다


"뭐야! 서방~! 방심했구나~!"


"방심 안했습니다! 확실히 끝내려 했습니다!"


"그래 어림도 없지!"


탁!


그녀의 마지막수에 계가할 필요도 없이 승부가 결정난 것이 보였다.


나는 당황스럽고 분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시 한판 두자고 제안 하였고 나는 그녀에게 일부로 2연패를 내주게되었다.


"서방~! 조금 둔다면서 이러면 실망인데~~~ 후후!"


비록 바둑에서 졌지만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행복해져갔다.


그렇게 서너 시간 두니 나와 그녀는 지쳐 버리게 되었고 나와 그녀는 바둑판에서 떨어져 뒤로 벌렁 눕게 되었다


"정말로 영리하시네요 더이상 상대가 되지 않은것이 조금 분합니다!"


"서방도 꽤 괜찮게 뒀어! 그런데"


"네?"


"서방 존댓말 쓰지 안아두 되니까! 나 편하게 불러줘"


"신님의 따님분이 신데 제가 어찌 감히..."


"얌마! 어머니가 지아비를 너무 부담스럽게 하면 안돼는거라 했어! 부부면 항상 살갑게 지내야지! 그냥 나를 순자라 부르고 존댓말도 쓰마!"


"알았어 순자야..."


"흐음! 옳지!"


그녀는 흡족해하며 뒤로 누워있는 내게 기어와 턱을 두손으로 받친채 나를 보고 배시시한 표정을 지었다.


"인물좋고! 마음씨도 곱고~ 서방하난 잘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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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놓쳤다고?"


두여우를 향해 한 커다란 여우가 공포스러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네에...."


.......


기나긴 침묵이 이어졌고 그 침묵에 두 여우의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갔다.

둘중 한 여우가 입을 겨우 열었다.


"저 주인님 이제 그만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뱀을 괜히 상대했다가는 여러가지 골치 아픈"


콰직! 


큰 여우는 커다란 입을 열어 감히 입을연 여우의 얼굴을 뜯어 버렸다


".....!"


"너도 같은 생각이니?"


"아닙니다! 제가 반드시 도련님을 모시고 오겠습니다!"


"그래..."


커다란 여우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자 고개를 돌리며 다시 사람으로 둔갑한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내 아가...!"


그녀는 뱀신의 영역에 있는 은길을 생각하며 방안에 남자 아이가 입을 옷을 펼치고 미리 준비한 다리미로 옷의 주름을 펴기 시작했다.


"이 어미가 아가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어서 빨리 모시러 갈테니..."


"조금만 기다리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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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뱀신은 자신을 부르는 시종에게 도도하게 고갤 돌리며 답하였다.


"왜 그러느냐?"


"아가씨의 지아비 되실분께서 미리 따님분께 찾아 오셨다고 하십니다..."


"....."


"무슨 문제가 있어서 온듯 한데..."


뱀신은 관심 없다는듯 기다란 손톱을 이리저리 둘러보여 말하였다


"그까짓 여우가 뭘 할 수 있겠느냐? 내게 그런년은 문제 될 것이 없다."


"제가 괜한 소리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 몇일 동안 이곳에 더있어야 하느냐?"


"열흘 입니다... 주인님"


"........"


뱀신은 기나긴 침묵으로 생각에 잠긴뒤 아무런 말도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


"아가씨....!"


시종은 멀리서 영역을 지키고 있는 그녀를 걱정하였다


5부계속


1부

2부

3부


좀더 많은 연습으로 얀데레의 아름다움을 알릴 글을 쓰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