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vq6jcg/strange_food_keeps_appearing_inside_my_fridge/


도저히 어디에 이 글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어. 그래도 조언 부탁해.


모든 것은 8개월 전,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신지 좀 되었을 때였어. 난 좀 더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은 후 내 고향, 이 작고 외진 시골 동네를 떠나버렸어. 누나는 내가 새로운 아파트를 찾도록 도와줬어. 너무 넓거나 화려하지도 않고, 집세가 싼 곳. 나 같은 남자한테는 그거면 충분하고도 남지.


 그 전까지 나는 거의 평생을 그 낡은 동네에서 살았어. 누나는 졸업 후에 떠났지만, 나는 거기 남아 동네 약국에 취직해서 우리 부모님을 간병해야 했거든. 부모님은 전혀 건강한 몸이 아니었으니, 우리 중 한 명이 돌봐드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어. 그래서 나는 몇 년간 함께 살았었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니 이제 뭘 하면서 살지 모르겠더라. 슬픔이 자리잡았고, 나중에는 완전한 허무감과 이제 난 뭔가 중요한 걸 하거나 깨닫기엔 너무 늙은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어. 


매일같이 그 마을에서 똑같은 사람을 보고, 똑같은 곳에 가며 사는 걸 견딜 수가 없었어. 마치 바깥 세계로부터 고립된 거품 속에 갇혀버린 기분이었지. 그래서 앞서 말했듯이 나는 취직해서 누나의 도움으로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했어.


그리고 정말이지, 신선한 공기에서 숨쉬는 것 같았어. 물 밖에 나온 물고기 꼴이기는 했지만 전혀 다른 거리를 걷고 직장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말 그대로 가치가 있었어. 마치 드디어 내 인생이 정상적인 방향으로 시작된 것 같았지. 그리고 나는 옛 집에서 새 집으로 올 때 물건 몇 개밖에 가져오지 않았어.


냉장고 같은 거. 그리고 여기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져.


난 냉장고를 가져왔어. 왜냐하면 그건 산 지 사오 년도 안 된 비교적 신형 모델에 고장 한번 일으킨 적 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새 집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말이야.


첫 몇 주간은 평범하게 작동했어. 평범한 냉장고처럼 아무 미스터리 없이. 어느날 밤 무언가 이상한 걸 보기 전까지는.


나는 직장에서 막 퇴근해서 너무 지쳤고, 요리하는 것도 귀찮았어. 그래서 인스턴트 라면이 있나 찬장을 찾아봤지만 불행하게도 다 떨어졌어. 그래서 남은 음식이든 뭐든 있나 보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난 그 속에서 비닐로 포장된 커다란 초콜릿 케이크 한 조각을 마주했어.


문제는, 난 초콜릿 케이크를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거야. 애초에 내 입에는 너무 달아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거든. 하지만 그게 어디서 났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어. 이웃이 준 선물인지, 아니면 직장에서 가져온 건지 떠올려 보려고 하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결국 내가 잊어버린 거라고 결론을 내렸어. 내가 케이크를 구울 리도 없으니. 그건 꼭 허공에서 솟아오른 것 같았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어. 그냥 내가 잊어버린 거라고 생각하고 그날 밤 아무 걱정 없이 그걸 먹었어. 그리고 이건 말해둬야겠는데, 꽤 맛이 좋았어. 난 누구한테도 이 사소하고 이상한 사건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어. 일주일이 지나자 그 일에 대해서는 거의 잊어버렸지. 그 일이 다시 벌어지기 전까지는.


똑같은 전개야. 방금 직장에서 막 퇴근했고. 그리고 냉장고를 열었을 때 커다란 피자 상자가 있었어. 지역 피자 체인점의 8개들이 상자로 보이는 것에 커다란 페퍼로니 피자 세 조각이 들어 있었어. 그 가게는 일하러 가는 길에 항상 보이던 곳이었지만 한 번도 거기서 뭘 먹지는 않았어. 그리고 조금 더 내 기억을 더듬어본 뒤, 나는 무언가가 아주 이상하다는 결론을 내렸어.


나는 자물쇠를 확인하고, 주변에 내 아파트에 누가 들어오는 모습을 봤냐고 물었지만 쓸모가 없었어. 심지어 누나한테 내가 없을 때 내 집에 왔었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난 누나한테 집 열쇠를 주지도 않았고 누나도 그런 적 없다고 했어. 나는 당황스러워서 피자를 먹지도 않고 바로 버렸어.


그로부터 이틀도 안 되어, 또 그 일이 벌어졌어. 이른 아침에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커다란 우유 한 통이 있었어. 아직 신선했고 개봉도 안 된 걸로. 그리고 다시 한번 내 두려움과 편집증이 발발했고, 나는 분명히 누군가가-아마 신만이 알고 계실-내 아파트에 쳐들어와서 냉장고를 열고 아무 음식을 거기 두고 온 거라고 확신했어. 나는 그때의 초콜릿 케이크를 떠올렸고, 이 일이 몇 주간 계속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무서움만 커질 뿐이었어.


나는 알아야 했어. 그래서 나는 일요일 내내 집을 비우지 않고 문과 창문을 죄다 잠근 다음 부엌에서 눈을 떼지 않았어. 냉장고를 세 번씩이나 확인해서 모든 내용물이 안에 있다는 걸 봤어. 경찰에 신고할까도 생각해봤지만 뭐라고 신고해야 해?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음식을 사놓고 잊어버린 것 뿐이고 이상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믿음이 아직 있었거든. 


그리고 하루가 지나갔고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어. 그리고 그날 밤, 네 번째로 냉장고를 확인하러 갔을 때, 내가 기억하는 것과 똑같은 음식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커다란 과일 한 그릇과 마주했어. 냉장고에 가운데에 떡하니 앉아서 마치 그 빌어먹을 과일 그릇이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그리고 나는 내가 미쳐가는 건지 생각했어.


나는 누군가가 숨기엔 너무 작은 내 아파트를 구석구석 확인했어. 하지만 나 말고 아무도 없었어. 냉장고 뒤에도 그저 딱딱한 콘크리트 벽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래서 나는 자러 가면서 다음날 아침 누나한테 좋은 심리치료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기로 결심했어. 아마 나는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거겠지.


하지만 그 일은 계속되었어. 매일같이, 각기 다른 음식들이 냉장고 안에 나타났어. 그리고 환각이 아니라 진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어. 비록 용기를 모아 직접 먹어보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지만. 가끔씩은 냉장고를 열어보니 내가 산 적 없는 저녁거리의 잔반이나 달걀, 아이스크림, 심지어 맥주 팩까지 있었어. 아니면 라자냐 같은 냉동식품이나 음료수일 때도 있었고. 그리고 신에게 맹세코 한번 익숙해지고 나니까 거의 일상처럼 느껴졌어.


요리하고 싶은 기분이 아닐 때는 냉장고에 가서 뭐 새로 온 게 없나 확인했어. 식중독에 걸리거나 죽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정도로 충분히 먹어봤거든. 심지어 랜덤 야키소바 모듬까지 먹었어. 게다가 접시에 담긴 음식이면 접시도 그대로 남았어! 그때 즈음에는 거의 매주마다 새로운 그릇들에 컵까지 생겼어. 그리고 음식 맛도 좋으니까 더 이상 뭘 요리하느라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게 되었어. 그래서 나는 언제나 일정한 기대를 품고 냉장고로 향했어. 즐거움에 놀랄지, 아니면 반쯤 열린 깡통에서 콩을 꺼내먹거나 둘 중 하나였어. 


몇 개월이 지나자 그건 내 삶의 일부가 되었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부가.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았어. 그 음식들은 어디서 오는 거야? 꽤 오랫동안 그게 어디서 오는 걸지 고민했고, 나는 미신 신봉자가 아니었지만 그건 내가 굶어죽지 않게 해줄 마술이나 초자연적인 존재 같은 거라고 받아들였어. 하지만 냉장고에 자주 보이는 그 음식은 누군가에게서 온, 마치 누군가가 준비해서 자기 집 냉장고에 넣어둔 것 같은 모습이었어. 그리고 한참 뒤, 나는 답을 찾았어.


어느 날 밤, 냉장고 문을 열자 생일 케이크가 통째로 들어 있었어. 불을 켜지 않은 초에 빵에 "생일 축하해, 케빈!" 이라고 적혀 있더라고.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이 케이크의 주인이 누군지 정확히 알아차렸어. 오늘 위층에 사는 가족이 막내 아들을 위해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 아들 이름이 케빈이거든. 미친,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 숨이 멎는 것 같았어. 아마 너흰 이 글을 지루하게 읽고 있겠지만, 어떤 미친 이유에서인지 내 냉장고가 이웃집 음식을 훔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는 돌려줄 수도 없었어. 뭐라고 말해야 해? '여기 네 생일 케이크란다 꼬마야. 방금 우리 집 냉장고로 순간이동했거든' 케이크 없는 생일을 보내야 할 그 꼬마한테는 정말 미안했지만 어떻게 설명할 방도가 없는걸.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 아파트에 침입해서 음식을 훔쳐가는 놈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래서 나는 무거운 죄책감과 함께 케이크를 먹었어.


하지만 나는 좀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해서 조심스럽게 몇 개의 질문을 해봤고, 마침내 내 나름의 이론을 완료했어. 내 냉장고에 나타나는 음식들은 내가 사는 이 아파트의 집에서만 오는 거야. 그 사람들이 만들거나 산 음식들이 갑자기 사라진 셈이지만 거기에 대해 누구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나 봐. 참고로 대부분 먹다 남은 음식이었어.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기로 결정한 이유가 바로 이거야. 왜냐하면 오늘밤 냉장고를 열었다가 심장마비에 걸릴 뻔 했거든. 왜냐하면 거기 잘려나간 사람 팔이 들어 있었으니까.


나는 뒷걸음질치면서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려고 했어. 내 시선을 향해 그 길고 창백한 손가락들이 뻗어져 얼어붙어 있었어. 손톱들은 더러웠고 까진 상처들이 가득했어. 그게 남자의 팔인지 여자의 팔인지까지 보이자 심각하게 메스꺼워져서 방금 구역질을 했어. 그건 장난감도 아니고, 팔 모양으로 만들어진 음식도 아니었어. 진짜, 잘려나간 사람의 팔. 


그리고 지금 이 문장을 적으면서도 떨고 있지만, 맹세컨대 거기 깨문 자국들도 있었어.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만약 경찰에 신고한다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해? 너무 무섭고,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겠어. 그리고 저 팔은 이 아파트의 누군가가 가지고 있던 거야. 분명해. 이 생각을 멈출 수 없어. 정말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무나 조언해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