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 채널

사람에 따라 외향적이고 활발한 사람들이 있죠. 아무하고나 잘 지내고, 낯가림이 없는 사람들.


저는 그런 사람들을 '홀'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비나 홀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듯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다니니 말이죠.


저는 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딱히 반사회적이지 않아도 남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현실에서 대화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공유할 경험도, 나눌 생각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처럼 좁은 자신의 공간에서 진면모를 보이는 사람을 '룸'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룸에서 상대에게만 조용히 명함을 건네듯이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거나, 또는 여러 사람을 만나더라도 한 번에 만나는 사람은 적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의 '룸'에서 나오고 싶지 않습니다. '룸'에서 만나는 사람은 적어도 저와 공통점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화에 있어 어려움이 없습니다. '룸'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겁지만, '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어쩐지 소란스럽거나 생각이 깊지 않아 보이는 식으로 마음에 들지가 않아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오면 눈을 둘 곳도 잘 모르고, 남들과 아주 다른 세상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그들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어려워요.


유감이지만, 서로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회식은 그야말로 '홀' 스타일 사람들의 무대입니다. 회식자리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저와 맞지 않아, 저는 최대한 구석진 자리에서 저의 '룸'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룸' 스타일의 사람들은 이리저리 다니다가 혼자 있는 저에게도 어울리라고 말씀을 하곤 하세요. 다만 그것이 마치 '룸' 스타일은 성격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건 물고기와 새의 차이입니다. 서로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