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딱님께서 남성 후회물도 작성 가능하게 규정을 바꾸셨고,

그렇게 된 데에는 제가 크게 일조한 면도 있기 때문에,

약간의 해명? 을 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파딱이 아니라, 후회물 채널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써 썼다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어느 분야나 다 그렇겠지만, 후회물이라는 분야도 넓게 잡으면 넓고, 좁게 잡으면 좁습니다.

그래도 일단 우리 챈에서의 후회는, 어긋난 인간관계에서의 후회를 다루는 걸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듯 합니다.


다만 인간관계가 항상 그렇듯이, 한 마디로 정리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후회물도 권선징악의 형태를 띠는, 복수형 후회물이나 NTR형 후회물 같은 곳에서는

후회하게 될 주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제가 쓴 소설을 예시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소설 '암에 걸린 얀붕이'와 '사랑하는 이를 위한 삶'에서 후회하는 주체는 여주인공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주인공이 후회하지 않은 채로 느긋한 삶을 사는 것만은 아닙니다.

남주도 분명 자신이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의 감정을 느끼고, 그런 묘사 또한 거의 직접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 후회물을 전부 막아버리게 된다면, 위와 같은 경우가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그때그때 알아서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규정 없이 너무 원님재판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바로는, 다음의 세가지 경우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 전면 허용안: 보기 싫으면 내가 안 보면 된다. 일단 허용한 채로 두자.

2. 절충안: 규정이 복잡해져도, 여성만 행복해지는 결과가 나올 법한 배신(NTR)계에서만 남주 후회물을 금지하자.

3. 전면 금지안: 다 필요없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금지하자.


개인적으로는 2번을 선호합니다.

비록 하나의 분야이지만, 후회물의 정석인 분야이기도 하고 

지금 우리 채널의 글 중 절반 이상이 배신 및 괴롭힘에 속한 만큼

저 정도만 막아도 마음에 들지 않는 남성 후회물은 거의 쳐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해 봐도, 우리 채널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

여성만 행복해지는 남성 후회물을 좋아할 분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나 독자나요.

그렇기에 최저한의 규제만 두고, 창작물들을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얀붕 부부의 연구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이 정도 수준의 간접적인 후회 느낌만 나는 글이 올라오는 것도 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물론 너무 느슨하게 채널을 관리하는 것도 문제이니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만.


솔직히, 얀데레나 몬무스 같은 것에 비해 후회물의 스펙트럼이 좁기는 합니다.

소재가 아니라 구조를 제한하는 형식이니까요.

그런 만큼, 어느 정도는 우리가 넓은 마음으로 풀어두는 게

더 좋은 글, 더 참신한 글, 더 감동적인 글들이 나올 수 있는 터를 마련하는 길이 아닐까요.


아직 후회물의 정확한 범위도, 가이드라인도 결정나지 않았는데,

무턱대고 막으면 나중에 아쉬운 일이 생길까 해서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을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