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지능이 어려운 이유들을 생각해보건데, 감정 지능은 오감의 영역과는 완전 '거꾸로' 노는 요소들이 더러 있음.


  1.  오감의 영역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는 것은 아주 쉬움. 감정 지능도, 사물 (그림, 악기 등) 을 다루는 감정 지능을 발견하는 것은 쉬움. 그렇지만, 사소한 말빨로 인식과 감정을 바꾸는 재능은, 우리는 얕잡아보거나, 거부감을 표하거나, 초자연적 비유를 통해 다룸.
    1. 심지어, 오감의 영역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감정 지능이 없는 사람은 이용해먹기 쉬워서라도 광범위하고 보편적인 지원과 '교육 기회'를 받는데, 감정 지능, 특히 멀쩡한 어른을 구워삶는 데에 필요한 마음가짐과 말빨을 배우는 그것들은 의외로 흔치 않음. 감정 지능에 대한 과외라면 과외라고 부를 만한 것이, 기독교의 영신 수련 정도가 있으려나. 
  2. 우리는, 물리적인 문제 (e.g. 어디 부러짐, 피부에 상처가 남 등) 에 대해서는 참으로 쉽게도 진단명과 확실한 치료를 찾는데,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섣부른 진단을 받기를 거부함: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의 주관적 경험은 단 하나밖에 없기에, 우리의 뇌 자체가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 부터가 어려움. 심지어 진단과 치료를 받은 정신과 환자인 본인의 경험부터가 이러하니 뭐. 
  3. 2번에 대해서 이어나가자면, 우리는 외부의 자극과 행동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당연히 여기기 쉬움: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마음가짐이 우리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그 자체를 비판하고 통찰해 보는 것은 매우 어려움.
  4. 설사 우리가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한 깨달음이 있고, 그를 설명하려고 뭐라고 뭐라고 열심히 주절거려도, 내가 사용하는 용어들이 내 의도대로 받아들여진다는 보장부터가 없음.
    1. 하이데거가 이와 관련해서 특히 악명이 높은데, 자신의 이러저러한 감정이나 체험에 대해서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 까지 불사하면서 열심히 끄적였는데, 그 결과는...
    2.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이 시대를 정말 파격적으로 앞선 책인 이유 중 하나를 성찰해보건데, 1인칭 시점에서,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로 열심히 주절거렸을 뿐인데, 그 과정에서 대단하고 희귀한 심리학적, 철학적 성찰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옴.
    3. 현대심리학은, 전통 철학과는 달리, 귀납 논법을 추구하며 문어적 견인력에 주목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배우는 과정에서 오해가 종종 생기니, 철학은 뭐.
  5. 오감의 영역에 있어서는, 그 뉴턴 말 따라,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지? 감정의 영역에 있어서는, 작용이 없어도 지 멋대로 반작용이 있으며, 심지어 우리의 감정은 우리가 보듬어주지 않으면, 우리의 감정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들이 지천에 널림. 
    1. 어찌 보면, 감정 지능은 상대가 쉽게 느끼지 못 하는 것을 느끼고 사유하는 만큼, 오감의 영역의 천재와는 달리 미친놈으로 몰릴 가능성도 그만큼 높음. 심지어 필자는 진짜로 약을 먹는 정식 진단을 받은 미친놈이기까지 하고.
  6. 우리는, 오감의 영역에 대한 지식이 틀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가보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에 대한 이견이 일어난다 치면, 무언가 육체적으로 큰일이 날 거라고 우리 스스로 망상을 하는 수가 있으며, 그를 걱정할수록 우리의 감정이 무시당하는 것을 못견뎌함.
    1. 감히 주장하건데, 감정 공감에 민감한 사람들이 이견을 못 견뎌하는 것도 그와 연관이 있음. 그런 사람들과 대화할 때에는, "동의하지 않기로 동의하며, 이것도 괜찮다"는 화술이 큰 위력을 발휘.
    2. "불안"한 사람일수록 상대에게 감정 공감을 베풀 여력이 없음. 즉, 우리는 "불안"해보이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함. 잠시 위험한 소리를 하겠는데, 보수적 성향을 띠는 종교가 광역 거부감을 유발하는 것도, 남자가 감정에 둔감하다는 스테레오타입이 있음에도, 전문적인 영역으로 가면 여자가 정신 멀쩡한 성인을 상대로 통솔력을 발휘해야 하는 (= 다시 말해 감정 공감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뜻; 막무가내로 윽박지르기만 하는 통솔은 결코 오래 못 감) (= 잠시 사회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여자의 불안 장애 문제가 남자보다 더 심각한데다가 남자한테 맞는 약은 여자한테는 안 맞는 등의 문제까지 있음) 직업군에 용이하게 진출하는 것이 그렇게 오래 걸린 것도, 그와 연관이 없지는 않다고 봄. 
  7.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는 상대의 감정에 건설적으로 대처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회피하려 듬:
    1. 대표적으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이성적"이라고 자위하고, 우리가 상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갖다가 상대가 미쳤다고 함.
    2. 우리는, 공포를 악용해서 상대를 짓누르고 상대의 기운을 빼앗음.
  8. 감정에는 원인이 없는 동시에, 상대가 내 말, 내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방법하는 것 부터가 본론임.
    1. 상대가 알아서 내 말을 좋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지 말고, 상대에게 내 말이나 내 생각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깔아두는 것 부터가 일임.
    2. 상대가 내 말을 어떻게 최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상상해보고 그를 막는 것은 힘든 동시에 우리는 그를 당연히 여기고 얕잡아보기 쉬움.
  9. 몸은 날쎄게 움직이는 게 재능이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음: 침착하고 절묘하지 못 한 사고는 각종 논리적 오류에 휩쓸리는 원인.
    1. 특히, 우리는 쓸데없이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를 "고르려는" 경향이 있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여럿, 심지어 전부 다 맞는 경우도 있는데.
  10. 우리는, 상대가 우리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눈치채고 공감해주기를 바라지만, 정작 우리는 상대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읽는' 것을 힘들어하거나, 심지어 그런 시도 자체를 두려워함.
  11. 우리는 남의 감정이나 불만은 사소하다고 얕잡으면서, 우리 자신의 불만에 대해서는 100% 진지를 빰.
    1. 우리는, 우리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상대의 의도에 대해서는 100% 고의성을 간주함. 예를 들어서: 특정 입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가져다가 고의적으로 무시한다고 급발진을 하던지.
    2.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자기도 모르는 상대방에 의해, 상대가 우리의 감정을 무시했다는 고발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