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최애의 아이】 애니메이션 1화에 대해 비극적인 1화라 말하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어떤 점에서 옳다.


1화의 주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호시노 아이는 보호시설에서 자란 소녀로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진심어린 사랑이란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아이돌로서의 활동,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두 아이들에 대한 애정 표현 또한 '거짓말'로 규정하고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후반부에 가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친부를 만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그녀는 연락을 취하고, 그 정보는 그녀에게 집착하는 팬 중 하나에게 전달되어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아이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며 이것이야말로 진실이었다고 확신하고 숨을 거둔다.


이제 정석적인 비극의 공식에 대입해 생각해 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시학>에서 비극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고결한 주인공이 인간적인 결함에 의한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에 대한 대가를 떠안게 되는 것이라 말했다. 고결함의 정의를 다루는 것은 이 글에서 다루기는 힘든 내용이니 일단 넘어가고서라도, 아이가 아이돌로서의 생활과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생활 중 어느 쪽도 놓치지 않고 병행하려 하였던 것은 그녀를 보통 사람들보다 도전적이고 고결한 사람으로 만드는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위해 자신의 두 아이에 대한 것을 대외적으로는 숨기는 선택을 하고,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친부를 만나게 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해 정보를 노출하게 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로 인해 그녀는 죽음을 맞게 되었으니 전체적으로는 비극의 공식에 들어맞는다 하겠다.


허나 완결된 비극이라 보기는 어렵다. 첫째로는 앞서 말했듯, 고결함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두 가지 생활과 행복을 모두 쟁취하려고 했던 것은 그녀의 도전적인 성품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오만에도 해당된다. 둘째는 깨달음의 부재이다. 고전적인 비극이 주인공이 자신의 욕망, 즉 의지가 절대적 진리와는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아이가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셋째로,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의 주인공으로서 어울리는 것은 아이의 자녀들이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호시노 아쿠아마린으로서 환생한 의사 고로는 사회적으로 볼 때 별다른 범법 행위 없이 자신의 욕망을 소소하게 충족시켜 왔을 뿐인 고결한 인물이다. 하지만 호시노 아이의 죽음이라는 그 사건은 그로 하여금 그 배후에 있는 인물을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살해하겠다는 뒤틀린 방향성을 가지도록 만들었고, 이는 사회의 정의와 충돌한다. 이 점에서 볼 때, 작품의 결말이 호시노 아쿠아마린이 스스로가 품었던 친부 살해의 욕망이 그릇된 것이었음을 깨닫고 복수를 단념하는 것으로 종결된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비극이 될 것이다. 이 해석에서, 호시노 아이의 죽음은 단순이 사건의 발단이 될 뿐이다.


표현적인 측면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주인공 일가의 빛나는 눈이다. 여러 차례 생기 등을 형상화한 것이라 밝혀진 점이 있는 이 특수한 표현법은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상징하는 것과 동시에 목적의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의 생활 모두를 꿈꾼 아이가 하나의 개별적인 목표만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 자신의 주 아이들과는 다르게 두 개의 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뭇 다른 의미로서 다가온다.


또 다른 하나는 1화 전체를 관통하는 '거짓말'이라는 주제이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 스스로 평하기로는 거짓말로 가득한 삶이다. 거짓말이 계속되면 언젠가 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래 아이는 거짓말을 지속해왔고, 결국에는 그것을 자각함으로 인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낀 자신의 광적 추종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결말을 맞게 된다. 하지만 유일하게 죽음이 찾아온 순간에야말로 자신의 사랑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확신하게 되고, 팬의 이름과 선물을 기억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에 대한 애정만큼은 진실이었음을 보여준다. 거짓말로 규정해 쌓아온 인생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지는 순간에 진실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점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은 아이의 죽음과 관련한 장면이다. 직접적 사인은 과다출혈로, 흉기인 칼은 하얀 장미 꽃다발 안에 숨겨져서 왔다. 하얀 장미는 순수함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볼 때, 그리고 범인이 살해를 결심한 적이 순수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임을 볼 때, 아이의 피로 인해 하얀 장미가 붉게 물드는 것은 아이의 대외적인 순수한 모습은 거짓이었을지언정 그녀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감정인 사랑은 피로 붉게 물든 장미를 통해 자각되고 표현된다. 흰 장미에 숨겨진 칼이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출혈을 만들고, 땅에 떨어진 흰 장미가 피로 물들어 붉은 장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순수함을 연기한 이미지를 벗어나 죽음을 계기로 사랑을 자각함을 은유하는 것이다.


아직 서적도, 애니메이션도 결말이 나지 않았다. 초기부터 이런 다양한 상징들을 이용해 풍성하게 만드는 이 작품의 앞으로의 행보가 대단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