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우리 부대는 정신전력주간임.


오늘은 토론을 했는데, 주제가 '노출이 심한 복장은 성폭력을 부추기는가?' 였음.

여기서 찬성과 반대가 나와서 토론을 해야 하는데, 찬성쪽에 아무도 안 나오는 거.


그래서 내가 나갔음. 상점 1점 정도 준다고 했거든. (상점 10 = 휴가 1일)


이기는 쪽에 상점 2점 더 준다는 이야기에 내 눈깔은 돌아갔음.

그런데 토론 끝나고 난 개미친놈으로 박제됨.


"노출이 심한 복장이 왜 성폭력을 부추긴다. 이건 전부 정신나간 놈들의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그 사람들의 입장에선 정말로 그럴 수 있지."


"......?"


"성폭행법들은 주장합니다. 저 사람이 너무 야해서 그랬다. 물론 어처구니가 없는 변명이지만, 그 거짓이 과연 순도 100% 거짓일까요?"


"피해자들 중에선 초등학생도 있는데요?'


"그럴 수 있죠."


당직사관 : 저놈 방금 뭐래는 거?

소대장 : 일단 뭐라고 하는지 두고 보자고.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선 초등학생을 보고 성욕을 느끼는 사람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 수영복을 보고 꼴리는 사람이야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원래 저희와는 사고방식이 다릅니다."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통계를 보면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피해자가 더 많이 나옵니다.

노출도와 성폭행은 별로 상관이 없다는 증거죠."


"글쎄요? 그렇다고 하기엔 여름과 겨울의 차이는 단순히 노출도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겨울의 밤은 길고, 여름의 밤은 짧죠. 만약 겨울과 여름의 밤이 똑같았다면 어땠을까요?"


"......"


"그럼 제가 반대로 질문을 드려보죠. 얼굴이 똑같은 쌍둥이 자매가 있습니다.

한쪽은 수영복을 입고, 한쪽은 평상복을 입고 사이좋게 치안이 안 좋은 마을로 향할 겁니다."


"그럼 여기서 어느 쪽이 더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시나요?"


번쩍!


"수영복쪽이 더 높게 나왔네요. 이것도 반박해보시죠."


"......"


"의견이 없으면 여기선 제 주장이......"


"잠깐. 여기서 할 말이 있습니다."


"네, 발언 해주시죠."


"만약 쌍둥이 자매의 얼굴이 시무라 아주머니였다면 어땠을까요?"


"......"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는 시무라 아무머니를 강간하려는 사람이 있다고요? 저라면 도망쳤을 겁니다."


"그게 노출도와 무슨 상관이..."


"당연히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그 놈들도 취향이라는 게 있을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럼 제가 반대로 물어보죠. 수영복 입은 시무라 아주머니, 꽁꽁 싸맨 미인.

여기서 어느 쪽이 더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을까요?

중요한 건 노출도가 아니라 얼굴입니다."


"그러니까......중요한 걸 몸매가 아니라 얼굴이다?"


"네."


이렇게 2시간 정도 더 토론했는데,

결과는 무승부 나오고 우리 둘 다 상점 2점씩 받음.


근데 너희 둘 다 정신나간 또라이라고 박제당함.


솔직히 내가 더 정상이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