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서 꿈을 가져가실때 저는 기꺼이 내어드렸어요.
제 꿈은 운동선수였지만 당신이 바라는 대로 경찰법학과를 갔어요.
그래도 부모님. 당신이 바라는거니까 괜찮다 생각했어요.

제게서 친구를 없애실때 저는 기꺼이 내어드렸어요.
제 친구들 앞에서 저런애들이라느니, 급이 떨어진다느니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말을 하시고 제 친구들을 욕하셨죠.
그 덕에 저는 왕따가 되었지요.
그래도 부모님이 계시니까 괜찮다 생각했어요.

제게서 돈을 가져가실때 저는 기꺼이 내어드렸어요.
제게 2400만원의 빚을 안겨주고 300만원 받는 월급을 모두 다 가져가셔도 저는 부모님이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러시겠지.
라며 괜찮다 생각했어요.

근데 제게 돌아온건
왜 더 돈을 못벌어오냐,
먹는걸 줄여라.
친구가 뭐 필요하냐.
넌 가족이아니냐.
굶어라.

등의 말이었죠.
저는 다른건 다 필요없었어요.
그냥 사랑한다. 괜찮을거다. 힘내라.
그런 말을 듣고싶었어요.
주간 야간 일하고 돌아왔을 때,
젊은놈이 겨우 그거가지고 힘들어하냐는 말 보다는 말이죠.

저.
12월 12일까지.
버텨보려고.
노력했어요.
저.
너무.
너무.
너무 힘들어요.
저.
있잖아요.
수도 없이 죽으려했어요.
제가 키가크고 덩치가 크고 이런걸 말을 잘 안해서 그렇지.
저.
매일같이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집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화장실에서, 게임속 세상에서, 침대위에서.
죽고싶단 생각을 해요.
저.
매번 자살시도전에 망설였거든요.
그래서.
매번 도망쳤어요.
근데 이젠 망설이지 못할것같아요.
이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쉽게도 사망보험을 안들어놨어요.
저보다 돈을 더 좋아하시는 부모님이시라면 제가 죽고나오는 돈을 받고 좋아할텐데.
죄송해요.
제가.
근데 제가 그래서 6년전에도 제 앞으로 사망보험 들어놓으라했잖아요.
어쩔 수 없죠
당장은 못죽어요.
그러니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죽으려면.
월급 모아서 필리핀이나 베트남으로 갈려구요.
스위스엔 안락사가 있다는데
그거 신청은 안될거같기도하구요
아무튼
네.
이젠 포기할게요.
네.
이번엔 포기하지않을거라
제가 가진 모든걸 제 주변사람들에게 나눠주었어요.
이 글을 읽을 부모님.
당신들 덕에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고,
당신들 덕에 세상을 저주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미안해요.